Ⅰ. 서 론
결절성 가려움 발진(결절성 양진, prurigo nodularis, PN)은 극심한 소양감으로 반복적인 긁음(scratch-itch cycle)이 유발되어 다수의 결절성 병변이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1).
결절성 가려움 발진은 대표적인 난치성 소양성 질환으로, 심한 수면장애와 정서적 스트레스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피부 병변으로 인한 미용적·사회적 문제를 동반하여 환자의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킨다. 임상적으로는 과각화, 발적, 색소침착, 가피 및 미란, 2차 감염이 흔히 관찰되며, 치료하지 않을 경우 만성화되어 재발을 반복하고 예후가 불량한 경우가 많다2).
병인의 정확한 기전은 완전히 규명되지 않았으나, 최근 연구에서는 신경-면역 상호작용, 뉴런 감작(neuronal sensitization), IL-31, IL-4, IL-13 등의 사이토카인 경로가 주요 기전으로 제시되고 있다3).
현재 서양의학적 치료로는 국소 스테로이드, 항히스타민제, 광선요법, 면역조절제, capsaicin, gabapen tinoid 등이 사용된다2,4). 최근에는 dupilumab (IL-4/13 억제), nemolizumab(IL-31 억제), JAK 억제제 등 새로운 치료법도 연구되고 있으나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고 재발률이 높아 임상적 한계가 존재한다5).
최근 연구에 따르면 결절성 가려움 발진의 유병률은 전 세계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며, 특히 고령 인구에서 발생 위험이 높다고 보고되고 있다6). 따라서 고령화가 가속되는 한국 사회에서도 결절성 가려움 발진 환자 수는 향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국내에서도 Woo 등은 다기관 연구를 통해 3,591명의 결절성 가려움 발진 환자를 확인하였고 외래 환자 대비 유병률을 약 4.82/1,000명으로 보고하였으며7), Ahn 등은 건강보험 자료를 기반으로 전국 유병률을 약 0.036%로 추정하였다8).
이와 같이 결절성 가려움 발진은 고령화 사회에서 유병률 증가가 예상되는 만성 피부질환임에도 불구하고, 국내 연구는 여전히 부족한 상황이며 특히 한방치료를 적용한 임상 연구나 증례 보고는 매우 드문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기존 서양의학적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중증 각화성 결절성 가려움 발진 환자 2례를 대상으로 한약 및 약침 복합 치료를 시행하여 유의미한 호전을 확인하였기에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Ⅱ. 대상 및 방법
본 연구는 본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외래에 내원한 환자 중, 기존 양방 치료에도 호전이 없고 전신에 결절성 병변이 광범위하게 분포한 중증 결절성 가려움 발진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모든 환자는 연구 목적과 치료 과정에 대해 충분한 설명을 듣고 자발적으로 참여에 동의하였다.
탕약은 淸心蓮子湯加味方 또는 當歸飲子味方를 기본방으로 하여 환자의 피부 병변 상태, 피부 소양감의 변화 등에 따라 약물을 가감하였다(Table 1). 한약은 1첩 2팩, 1팩당 120㏄로 전탕하여 1일 2회 아침·저녁 식후 복용하도록 지도하였다.
약침 치료에는 AJ 탕전원에서 조제한 소염 약침을 사용하였다. 시술에는 일회용 주사기(성심메디컬, INSULIN SYRINGE 1 ㎖, 30 G × 8 ㎜)를 사용하였다. 약침 치료는 단독 결절의 경우 결절에 직접 주입하였고, 결절이 군집 형태로 모여 있는 경우 결절과 결절 사이에 주입하였다. 약침액은 부위 당 0.3 ㎖를 주입하였고, 1회 치료 시 총 30 ㎖를 사용하였다. 이후 증상의 호전에 따라 주입량을 점진적으로 줄여 나갔다.
증례 1은 2024년 8월 28일부터 2024년 12월 11일까지 약 4개월간 주 1회 약침 치료를 시행하였으며, 이후 2025년 1월 15일부터 6월 25일까지는 월 1회 약침 치료를 시행하였다.
증례 2는 2024년 10월 31일부터 2025년 3월 13일까지 주 1회 약침 치료를 시행하였다.
환자들에게는 scratch-itch cycle과 2차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환부를 긁지 않도록 지도하였다. 기존 사용하던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 사용은 중단시켰으며, 소양감 완화를 위해 OVACO Herbal Healing Zone X2 Mist(OVACO / Sonimedi, Republic of Korea, 100 ㎖)를 분사제로 처방하였다. 이 제품의 주요 복합성분인 NAFLEX™2(구상나무잎 및 홍만병초추출물 복합체)는 민감한 피부의 진정, 피부 상태 안정화, 거칠어진 피부의 개선 및 수분 공급에 도움을 줄 수 있음이 보고되어 있다9). 또한 피부 보습을 위해 OVACO Herbal Healing Zone X7 Lotion (OVACO / Sonimedi, Republic of Korea, 200 ㎖)과 목욕 시 사용할 수 있는 OVACO Herbal Healing Zone X10 Cleanser(OVACO / Sonimedi, Republic of Korea, 500 ㎖)를 처방하였다(Table 2)9).
증례 2 환자의 경우 비만 체형으로 체중 감량을 위한 운동 및 식이 조절을 추가로 지도하였다. 또한 두 증례 모두 당뇨병 병력이 있어 혈당 조절에도 주의를 기울이도록 교육하였다.
Ⅲ. 증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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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 환자 : 정OO (64/M)
* 시멘트 관련 광업 종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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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 Prurigo nodularis (L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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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진 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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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두피를 포함한 전신에 산재된 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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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신의 극심한 소양감
상기 환자는 두피를 포함한 전신에 극심한 소양감을 동반한 결절성 병변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전신에 약 200-250개의 결절이 관찰되었으며, 주로 하지 신전부, 둔부, 체간, 우측 견부 및 두피에 분포하였다. 결절은 직경 5–7 ㎜의 구형 또는 반구형 융기 형태였고, 일부는 융합하여 직경 1.5 ㎝ 이상으로 확대되었다. 표면은 과각화, 황갈색 가피 및 일부 농을 형성하였으며, 주변부에는 발적과 오래된 병변의 색소침착이 동반되었다. 두피에는 결절과 함께 습진양(濕疹樣) 병변이 관찰되었다. 결절이 없는 부위에서도 심한 소양감으로 인한 긁은 자국이 다수 관찰되었다. 기존에 양방의원 및 병원에서 스테로이드 경구제·주사제 및 국소 연고 치료를 받았으나 뚜렷한 호전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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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일 : 2024년 02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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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기간 : 2024년 8월 28일 - 2025년 06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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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력 : 고혈압 및 당뇨병으로 약물치료 중이며 이 외에 특이 질환이나 외상 병력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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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 : 특이 사항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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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통적 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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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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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부 병변의 변화
치료 시작 시점인 2024년 8월 28일에는 IGA 4단계(severe)로 전신에 약 200-250개의 결절이 관찰되었으며, 주로 하지 신전부, 둔부, 체간, 우측 견부 및 두피에 분포하였다. 병변은 대체로 직경 5–7 ㎜의 중심부 함몰성 결절로 나타났으며, 일부는 서로 융합하여 1.5 ㎝ 이상으로 확대되었다. 결절 표면은 과각화, 가피 형성, 2차 감염으로 인한 농의 동반이 관찰되었고, 주변부에는 발적과 오래된 병변은 갈색의 색소침착이 관찰되었다. 두피에서는 다수의 결절과 함께 습진양 병변이 관찰되었다.
치료 종료 시점인 2025년 6월 25일에는 환자의 IGA는 전신의 결절 수가 5개 미만으로 감소하여 1단계(almost clear)로 평가되었다. 기존 병변은 정상 피부 높이로 회복되었고, 잔여 병변은 갈색의 색소침착만 남았다. 특히 두피 병변은 완전히 소실되어 어떠한 흔적도 관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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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양감 NRS 호전
치료 시작 시점에서 환자는 극심한 소양감을 호소
하였으며, NRS 9으로 평가되었다. 이로 인해 입면 및 수면 유지에 뚜렷한 장애가 동반되었다. 치료 경과에 따라 NRS 점수는 점차 감소하였으며, 치료 종료 시점에는 국소 부위에서만 간헐적으로 소양감을 호소하는 정도로 호전되어 NRS 1로 평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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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환자 : 고OO(75/M)
* BMI 32.3(Obesity, Class 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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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 : Prurigo nodularis(L2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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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진 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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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전신에 산재된 결절성 병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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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전신에 동반된 극심한 소양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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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복부 비만 및 지팡이를 이용한 보행 상태
상기 환자는 전신에 극심한 소양감을 동반한 다발성 결절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전신에 약 300-350개의 결절이 분포하였으며, 주로 5–10㎜의 구형 또는 반구형 융기 병변이었고, 일부는 군집(cluster) 또는 선상 배열을 보였다. 병변은 상·하지 신전부(특히 주관절·슬관절 주위)와 체간에 주로 분포하였으며, 대부분 표면에 과각화를 형성하고 일부에서는 황갈색 또는 출혈성 가피가 동반되었다. 결절 주변에는 홍반과 염증 후 색소침착이 관찰되었으며, 결절이 없는 부위에도 긁은 흔적과 표재성 미란이 다수 확인되었다. 촉진 시 결절은 견고하였고, 환자는 수면장애를 동반한 극심한 소양감을 호소하였다. 기존에 양방 의원 및 병원에서 스테로이드 경구제·주사제 및 국소 연고 치료를 받았으나 뚜렷한 호전은 보이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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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일 : 2024년 03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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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기간 : 2024년 10월 31일 - 2025년 03월 13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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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력 : 고혈압 및 당뇨병으로 약물치료 중이며 이 외에 특이 질환이나 외상 병력은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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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 : 특이 사항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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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통적 문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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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치료 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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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피부 병변의 변화
치료 시작 시점인 2024년 10월 31일에는 환자의 IGA는 4단계(severe)였으며 전신에 약 300여 개의 결절성 병변이 관찰되었다. 병변은 주로 상하지 신전부와 체간에 분포하였으며, 일부는 군집 형태로 밀집되거나 융합되어 크기가 확대되었고, 표면에는 과각화·가피·미란 등이 동반되었다.
치료 종료 시점인 2025년 3월 13일에는 환자의 IGA는 2단계(mild)로 호전되었으며 전신 결절 수는 30개 미만으로 감소하였다. 잔존 병변의 크기 또한 축소되었고, 대부분 정상 피부 높이로 회복되었으며, 일부 병변만 갈색의 색소침착이 남았다. 병변 주변의 홍반은 소실되었고, 2차 감염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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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양감 NRS 호전
소양감 NRS는 치료 시작 시 9점이었으며, 치료 종료 시 2점으로 호전되었다. 극심한 야간 소양감으로 인한 수면장애도 개선되어, 수면의 질이 뚜렷하게 향상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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Ⅳ. 고 찰
본 증례의 두 환자는 고령 및 당뇨병을 동반한 중증 결절성 가려움 발진 환자로, 기존 서양의학적 치료에 반응이 없었음에도 한약 및 약침 복합 치료를 통해 유의미한 임상적 호전을 보였다.
결절성 가려움 발진은 지속적이고 극심한 소양감과 다발성 결절성 병변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피부질환으로, 아직 진단 기준은 명확히 확립되지 않았으나, 일반적으로 6주 이상 지속되는 소양증과 단단한 결절의 존재가 주요 소견으로 제시된다. 또한 병변 부위에는 반복적인 긁기, 꼬집기, 문지르기 등 기계적 자극의 병력 또는 흔적이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8). 병리학적으로는 과각화증(hyperkeratosis), 거짓상피종 증식(pseudoepitheliomatous hyperplasia), 이상각화증(focal parakeratosis)과 과과립증(hyper-granulosis) 등이 특징적으로 보고되며10), 병변 피부에서는 NGF 수용체 양성 신경섬유 밀도의 증가와 NGF 발현 상승이 확인되어 신경 과민화 및 만성 소양감 유발에 기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1).
현재 서양 의학적 치료로는 국소 및 전신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항히스타민제, 광선치료 등이 활용되고 있으나, 대부분 증상의 일시적 완화에 그치며 장기 예후 개선에는 한계가 있다. 스테로이드 제제의 경우 내성 및 피부 위축, 혈관 확장과 같은 국소 부작용뿐만 아니라 전신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으며12), 광선치료는 일정 수준의 효과가 보고되었으나, 빈번한 치료 빈도와 경제적 부담으로 장기간 지속적인 유지가 어렵다13). 최근 IL-4/IL-13 억제제인 dupilumab, IL-31 수용체 억제제인 nemolizumab, 그리고 JAK 억제제 등이 도입되었으나, 고비용 및 안전성 문제로 임상 적용에 제약이 있다14).
한의학에서는 결절성 가려움 발진은 ‘粟瘡’으로 분류되며, 馬疥, 血疳, 血風瘡 등으로도 불린다. 《醫宗金鑒·外科心法要訣》에서는 “形如粟粒, 其色紅, 搔之愈痒, 久而不瘥, 亦能消耗血液, 膚如蛇皮”라고 기술하여, 좁쌀 모양의 결절이 나타나며 색은 붉고 긁을수록 심하게 가려우며 장기간 낫지 않고 오래되면 혈이 소모되어 피부가 마치 뱀의 껍질과 같이 거칠어지는 양상을 설명하였다15). 辨證은 風盛濕阻, 血熱風盛, 血虛風燥 등으로 나뉘며, 이에 따라 疏風止痒, 養血潤燥, 淸熱解毒의 치법이 적용된다16).
본 증례의 환자들은 모두 60세 이상의 고령이며, 기저질환으로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었다. 고령은 피부 장벽의 회복력과 면역 반응을 저하시켜 결절성 가려움 발진의 난치성 경과와 관련이 있으며17), 당뇨병 역시 전신적인 면역·대사 불균형을 통해 만성 소양증 및 피부질환의 중증도를 높이는 요인으로 보고된다18). 이러한 점에서 두 증례의 환자에서 관찰된 광범위하고 중증의 결절성 병변은 고령 및 당뇨와 연관된 면역·대사적 배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사료된다.
본 증례에서 사용된 淸心蓮子湯加味方은 《太平惠民和劑局方》에 근거한 처방으로, 본래 心腎不交로 인한 虛煩不眠 및 心悸 등에 활용되어 왔다19). 최근 연구에서는 항산화 효소(SOD, catalase)의 활성 증가, 면역 지표 조절(IL-4, IL-6)20), HPLC 성분 분석 및 3T3-L1 지방세포 분화 억제를 통한 항비만 효과21) 등이 보고되었다. 이를 통해 淸心蓮子湯이 항염증·항산화 작용뿐 아니라 면역 및 대사 조절을 통해 염증성 피부질환에도 응용될 수 있음을 시사하였다.
본원에서 사용하는 淸心蓮子湯加味方은 金銀花, 連翹, 梔子, 柴胡, 黃芩, 地骨皮, 石膏의 淸熱解毒藥, 蟬蛻, 葛根, 牛蒡子, 升麻의 發散風熱藥, 茯苓, 車前子, 蒼朮의 利水滲濕藥, 當歸, 麥門冬, 大棗, 生薑의 養血潤燥藥, 厚朴, 陳皮, 檳榔子의 理氣消導藥으로 구성된다. 군약인 蓮子肉의 경우 아연(Zn), 구리(Cu), 망간(Mn) 등의 미량원소를 함유하여 항산화 효소 활성에 기여하며, 최근 연구에서는 Cu/Zn-MOF 기반의 미량원소 보충이 아토피 피부염 모델에서 산화 스트레스 억제 및 염증 완화 효과를 나타낸 바가 있다22). 본원 외래에서는 이러한 연구 결과와 임상 경험에 근거하여, 淸心蓮子湯加味方을 결절성 가려움 발진뿐 아니라 홍반, 구진, 소양감 등 血熱로 인한 급성기 피부질환이나 血虛·血燥로 인한 만성 피부질환에 변증 가감하여 사용해왔다. 본 증례에서도 淸熱解毒 효능의 金銀花와 항산화 및 면역조절 효능의 蓮子肉이 염증 완화와 소양감 호전에 중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판단된다.
當歸飲子味方은 《濟生方》에 근거한 처방으로, 본래 血虛風燥로 인한 소양증, 두드러기, 건선성 피부질환 등에 사용되어 왔다23). 최근 연구에서는 비만세포 탈과립 억제 및 TLR4/PI3K-Akt 경로 차단, IL-6·TNF-α 감소, quercetin·paeoniflorin 등 항산화·면역조절 성분의 존재가 확인되었다24). 이러한 결과는 當歸飲子가 항염증·항산화·면역조절 작용을 통해 만성 소양성 피부질환에도 적용 가능함을 뒷받침한다.
본원 當歸飲子加味方은 生地黃, 當歸, 川芎, 芍藥, 麥門冬, 白首烏의 養血潤燥藥, 金銀花, 連翹, 地骨皮, 柴胡, 黃連의 淸熱解毒藥, 牛蒡子, 防風, 升麻, 荊芥, 蟬蛻, 白芷의 發散風熱藥, 薏苡仁, 白朮의 利水滲濕藥, 五味子, 大棗, 生薑, 甘草의 補益藥, 山楂, 肉桂의 活血化瘀·理氣消導藥을 배합하여 구성하였고, 피부건조증, 노인성 피부소양증 혹은 다양한 피부질환의 급성기 치료 후 회복기에 활용해 왔다.
결절성 가려움 발진은 일반적으로 血熱風盛에 해당하는 급성기에는 심한 소양감, 홍반, 구진, 미란 등이 나타나며, 병정이 장기화되면 氣血兩虛·血燥生風으로 진액이 손상되어 피부 건조와 만성 소양감이 지속되는 양상을 보인다. 본 증례에서는 발병 기간과 무관하게 임상적으로 소양감, 홍반, 미란이 뚜렷한 경우를 급성기 상태로 간주하여 淸心蓮子湯加味方을 적용하였으며, 증상이 완화되고 피부 건조·혈허 소견이 두드러지는 단계에서는 生血潤膚의 효능을 고려하여 當歸飲子加味方을 사용하였다. 이러한 淸熱解毒·養血潤燥의 병용 접근은 결절성 가려움 발진의 병리적 특징인 血熱·血虛·風操가 병행된 상태를 종합적으로 조절한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있다.
증례 1에서는 초진 시 소양감, 홍반, 미란 등의 급성기 양상이 뚜렷하여 우선 淸心蓮子湯加味方을 투여하였다. 이후 피부 증상이 일정 부분 완화되면서도 血虛·血燥에 기인한 피부 건조와 잔여 소양감이 지속되어 當歸飲子加味方을 사용하였다. 장기간의 병정으로 전반적인 기력 저하와 피로가 동반된 시기에는 氣血陰陽의 균형 회복이 필요하다고 보아 補氣·補血·益精·助陽을 함께 고려한 陰陽雙補湯을 단기간 적용하였다. 이후 다시 當歸飲子加味方를 투여하여 피부 회복기를 유지하였으며, 최종적으로 새로운 병변 발생은 없었으나 계절적 요인으로 경도의 소양감이 잔존하여 淸心蓮子湯加味方을 재투여하며 치료를 마무리하였다.
증례 2에서도 초진 시 소양감, 홍반, 미란 등 급성기 양상이 뚜렷하여 淸心蓮子湯加味方을 우선 투여하였다. 이후 증상이 완화되면서 피부 건조와 血虛 소견이 나타나, 生血潤膚의 효능을 고려하여 當歸飲子加味方으로 전환하여 치료하였다.
약침 치료에는 黃連解毒湯을 기본으로 蒲公英, 金銀花, 生地黃, 連翹 등을 가미한 소염약침을 사용하였다. 소염 약침은 淸熱解毒, 瀉火燥濕, 凉血消腫의 효능를 가지며25), 본 증례에서도 항염증 및 소양감 완화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시술 시 단일 결절에는 병변 내 직접 주입을, 군집된 결절의 경우 결절과 결절 사이에 주입을 원칙으로 하였다. 약침 총 주입량은 약 30 ㎖였으며, 임상 증상의 호전에 따라 치료 간격을 연장하고 주입량을 단계적으로 감량하는 방식으로 치료 강도를 조절하였다.
증례 1은 64세 남성으로, 두피를 포함한 전신에 다수의 결절과 극심한 소양감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초진 시 전신에 약 200-250개의 결절이 관찰되었으며, 대부분 직경 5–7 ㎜였으나 일부는 서로 융합하여 1.5 ㎝까지 확대되었다. 결절은 중심부 함몰을 보이는 구진 또는 결절 형태로, 과각화, 가피 형성, 일부 농포, 갈색 색소침착 및 홍반을 동반하였다. 병변은 주로 두피, 우측 견부, 양측 둔부, 측복부, 하지 신전부에 분포하였다. 기존 양방 치료에도 뚜렷한 호전은 관찰되지 않았다. 치료 종료 시점에는 IGA가 4단계(severe)에서 1단계(almost clear)로 호전되었으며, 전신 결절 수가 5개 미만으로 현저히 감소하였다. 병변 부위는 정상 피부 높이로 회복되고 잔여 병변에는 갈색 색소침착만 남았다. 특히 두피 병변은 완전히 소실되어 흔적이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소양감(NRS)은 치료 시작 시 9점에서 치료 종료 시 1점으로 감소하여, 전신 결절과및 극심한 소양감이 유의하게 개선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증례 2는 75세 남성으로, 전신에 산재한 다발성 결절과 극심한 소양감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초진 시 전신에 약 300-350개의 결절이 관찰되었으며, 대부분 직경 5–10 ㎜의 구형 또는 반구형 융기성 병변이었다. 일부 병변은 군집(cluster) 또는 선상 배열을 이루었고, 표면에는 과각화, 황갈색 혹은 출혈성 가피가 형성되어 있었다. 병변 주변에는 홍반 및 염증 후 색소침착이 관찰되었으며, 긁은 흔적과 표재성 미란이 동반되었다. 촉진 시 결절은 견고한 양상을 보였다. 환자는 수면장애를 동반한 극심한 소양감을 호소하였고, 기존 양방 치료에 반응이 미미하였다. 치료 종료 시점에는 IGA가 4단계(severe)에서 2단계(mild)로 호전되었으며, 전신 결절 수는 30개 미만으로 감소하였다. 잔존 병변의 크기 또한 축소되었고, 대부분 정상 피부 높이로 회복되었으며, 일부 병변만 갈색의 색소침착이 남았다. 병변 주변의 홍반은 소실되었고, 2차 감염 소견은 확인되지 않았다. 또한, 소양감 NRS는 치료 시작 시 9점에서 치료 종료 시 2점으로 감소하였고, 야간 소양감이 완화되어 수면의 질이 뚜렷하게 개선되었다.
본 증례들은 수백 개 이상의 병변과 극심한 소양감을 동반한 중증 결절성 가려움 발진 환자에서 한방치료를 통해 뚜렷한 임상적 호전을 확인한 사례이다. 특히 기존 양방 치료를 종료한 후에도 한방치료 단독으로 병변의 감소와 소양감 호전이 관찰되었으며, 이와 함께 수면장애 완화 및 삶의 질 향상도 동반되었다. 중증 환자에서도 의미 있는 개선을 보였다는 점은, 경증 및 중등도의 환자에서는 보다 신속하고 용이한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본 증례에서는 피부 소양감 완화를 위한 침치료를 병행하지 않아, 침치료의 추가적 효과를 관찰할 수 없었던 점은 제한점으로 남는다.
현재 결절성 가려움 발진의 치료는 주로 양의학적 접근에 국한되어 있으나, 본 증례를 통해 한방치료의 임상적 가치와 가능성을 확인하였으며, 향후 대규모 임상 연구를 통해 그 효과와 활용 범위가 보다 명확히 밝혀질 것으로 기대된다.
Ⅴ. 결 론
중증 결절성 가려움 발진 환자 2명을 대상으로 하여 한약치료, 약침치료, 생활 습관 관리를 시행한 결과, 치료 전후의 IGA 점수, NRS 점수 및 사진 비교에서 유의미한 임상적 호전을 확인하였다.
1. 증례 1의 IGA 점수와 NRS 점수가 첫 내원 당시 각각 4단계·9점에서 치료 후 1단계·1점으로 감소하였으며, 약 10개월간의 치료 후 병변이 거의 소실되었다.
2. 증례 2의 IGA 점수와 NRS 점수가 첫 내원 당시 각각 4단계·9점에서 치료 후 2단계·2점으로 감소하였으며, 약 4개월간의 치료 후 결절 수 및 소양감이 현저히 개선되었다.
이 결과는 기존 양방 치료에 반응이 미미한 증증 결절성 가려움 발진에서도, 한방 단독 치료가 병변의 개선과 소양감 완화에 유의미한 치료적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시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