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상처는 다양한 외상에 의해 유발되며, 정상 피부의 외형 및 조직병리학적 구조에 변화를 초래한다. 켈로이드와 비후성 반흔은 임상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병적 반흔의 대표적인 형태이며, 성형외과 영역에서도 여전히 해결이 어려운 과제로 인식된다1). 조직병리학적으로 켈로이드는 피부 손상에 대한 반응으로 발생하는 양성 증식성 흉터로, 성장과 콜라겐 침착이 조절되지 않으면서 원래 상처 경계를 넘어 확장되며, 크고 무질서하게 조밀하게 배열된 콜라겐 섬유, 확장된 혈관, α-smooth muscle actin을 발현하는 섬유아세포가 특징적으로 관찰된다2).
켈로이드 치료의 궁극적 목표는 염증 신호의 억제와 함께 과도하게 생성된 콜라겐의 제거에 있다. 치료 알고리즘은 병변의 크기, 긴장도, 중증도, 환자의 피부 및 치유 특성, 중심 증상, 기존 치료 이력 등을 기반으로 결정된다3). 최근에는 레이저 치료가 켈로이드 치료에 있어 유망한 방법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그 효과는 사용되는 레이저의 유형과 병변의 특성에 따라 상이하다4). 과도한 반흔 환자를 대상으로 한 체계적 검토 결과, CO2 레이저와 Er:YAG 2940㎚ 레이저가 병변의 높이, 유연성, 홍반 개선에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다5). 레이저 치료의 일반적인 부작용으로는 과색소침착, 저색소침착, 수포 형성 등이 있으며, 다양한 치료 옵션에도 불구하고 재발률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수술 절제 후 재발률은 50–100%6), 방사선 치료 후 37%, 냉동치료 후 24%에 달한다7). 특히 CO2 레이저를 적용한 연구에서도 높은 재발률이 관찰되었다8).
본 증례에서 병행된 加味十全湯은 十全大補湯의 가감방으로, 十全大補湯은 기혈허증(氣血虛證)의 대표적인 한약 처방이며 모세혈관 투과성 시험, 육아종 형성 실험, 섬유아세포 증식능에 대한 실험 등을 통해 생기(生肌) 작용이 있음이 입증되었으며9), 혈중 면역세포 수 감소, TNF-α 및IL-1β 등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및 매개인자 발현 억제, 콜라겐 과침착 및 만성 염증 진행 억제 등의 항염 효과를 통해 상처 회복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0). 加味十全湯은 상처의 회복을 돕는 용도로 사용되는 한약으로, 항산화, 항염증 효과 및 화상으로 인한 피부조직의 손상을 완화시키고, 손상된 조직을 보다 빠르게 회복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11)가 있다.
켈로이드 혹은 흉터각화증은 한의학 문헌에서 창구견경(瘡口堅硬)의 범주 중 하나로 볼 수 있으며, 창구견경은 창독(瘡毒)이 오래되어 창구(瘡口)가 단단하고 딱딱한 것을 뜻한다. 국내의 켈로이드와 관련된 한의학 전문 학술지 게재 논문은 거의 없으며, 기존 연구에서는 해당 부위에 단침 산자법으로 치료하거나12), 상처 치유 과정에서 歸脾湯을 사용하면 콜라겐 이상증식 억제가 되어 켈로이드, 비후성 반흔 예방이 가능하다는 연구가 존재한다13). 다만 본 증례에서는 CO2 레이저 절제 시술 이후, 켈로이드가 회복지연과 관계있다는 특성을 고려하여, 상처 재생 촉진과 재발 방지를 위해 加味十全湯을 병용하였고, 실제로 우측 귓바퀴에 발생한 켈로이드 절제 후 50일간의 복용을 통해 부작용 없이 9주간 재발이 관찰되지 않아 보고하는 바이다.
Ⅱ. 증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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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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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나이 : F/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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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증 : 우측 귓바퀴 Helix 의 약 1cm 크기의 켈로이드 결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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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일 : 2020년 (5년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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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력
환자는 7년 전 우측 귓바퀴 Helix 부위에 피어싱 시술을 받았으며, 약 5년 전 동일 부위에 종물이 발생하기 시작하였다. 자연 치유를 기대하며 해당 병변을 방치하였으나, 이후 5년간 종물은 점진적으로 크기가 증가하였고, 간헐적인 통증과 가려움이 동반되었으며, 본원 내원 이전 2024년부터 트리암시놀론 주사 치료를 3회 시도하였으나 치료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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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력: 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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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 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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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력: 별무
환자는 본원 내원 당시 우측 귓바퀴 Helix 부위에 약 1㎝ 이상의 단단한 병변을 보였으며, Modified Vancouver Scar Scale(mVSS)에 따라 10점을 기록하였다(Fig. 1., Fig. 3. 참조). 트리암시놀론 병변 내 주사 치료가 여러 차례 시도되었으나, 병변이 매우 견고하고 약물 주입이 어려워 실패하였다고 한다. 치료 시 통증이 유발되어 환자가 트리암시놀론 주사를 거부하였고, 이에 따라 CO2 레이저 치료로 전환하였다.

시술 전 시술을 담당한 한의사가 국소마취의 필요성을 판단하여 lidocaine 25㎎과 prilocaine 25㎎이 포함된 국소 마취 크림(Emmao cream 5%, Arlico Pharmaceutical Co., Korea)을 병변 부위에 도포하고 20분간 유지하여 표면 마취를 시행한 뒤, 무균장갑 착용 후 알코올 스왑으로 시술 부위를 소독하였다. 이후 비분획(non-fractional) CO2 레이저(하니매화CO2 laser)를 이용하여 단회 치료를 시행하였다. 레이저 설정은 surgical 모드의 ultra pulse로, on time 1000㎲, frequency 100㎐로 병변 부위를 절제하였다. 총 1회의 시술이 이루어진 후, 1주 간격으로 총 9주간 경과를 관찰하였다.
또한, 상처 부위의 피부 재생을 촉진하고 재발을 방지하기 위해 2025년 2월 27일과 2025년 3월 18일에 두 차례에 걸쳐 처방한 加味十全湯(Table 1)을 채움생한의원 부설 원외탕전에서 탕전하여 2첩을 100㎖로 등분하여 매일 식후 30분 3회, 총 50일간 복용하였다. 흉터의 특성은 시술 전과 치료 종료 후 3개월 시점에서 각각 평가되었다.
치료 전후의 비교를 위하여, 레이저 치료 부위의 사진은 동일한 조명, 환자 자세, 카메라 설정 및 이미지 처리 조건하에서 촬영되었다. 치료의 효과 평가는 환자 및 관찰자 흉터 평가 척도(POSAS)를 통해 이루어졌으며, 이 척도는 병변의 혈관성, 색소침착, 두께, 융기, 유연성, 표면 상태 등을 항목별로 평가한다. 또한 환자의 주관적 증상인 통증, 가려움, 색상 차이, 피부 경직, 표면 불규칙성, 전반적인 변화에 대해서도 평가를 포함한다. 각 항목은 10점 척도로 구성되며, ‘1점’은 정상 피부에 가까움을, ‘10점’은 가장 나쁜 상태를 의미한다. 관찰자 항목은 총점 6–60점 범위, 환자 항목은 총점 7–70점으로 산출된다.
이 외에도 흉터의 특성은 Modified Vancouver Scar Scale(mVSS)을 사용하여 평가하였으며, 평가 항목은 색소침착(0–3점), 유연성(0–5점), 높이(0–3점), 통증(0–2점), 가려움(0–2점)이다. 환자 만족도는 10점 척도인 Numeric Rating Scale(NRS)을 이용하여 평가되었고, 0점은 ‘매우 불만족’, 10점은 ‘매우 만족’을 의미한다. 동일한 척도가 치료 시 통증 강도 평가에 사용되었으며, 0점은 ‘전혀 통증 없음’, 10점은 ‘최악의 통증’을 나타낸다.
치료 1주 후, 병변의 크기는 80% 이상 감소하였고, mVSS 점수는 3점으로 개선되었다. 시술 관련 부작용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1회 치료만으로 병변이 해결되었다. 이후 환자에게는 듀오덤(DuoDerm®)을 적용 하여 외부 감염으로부터 보호하도록 지시하였으며, 감염 발생 시 병원에 내원할 것을 지시받았다.
모든 치료 과정은 계획대로 완료되었으며, 중대한 부작용은 보고되지 않았다. 치료 종료 3개월 후 추적 관찰에서, 임상의는 치료 전과 비교하여 현저한 개선을 확인하였다(Fig. 1 참조).
환자가 자가 평가한 POSAS 점수는 치료 전40점에서 치료 후 12점으로 감소하였다(Table 2. 참조). mVSS에서는 색소침착이 2점에서 1점으로, 유연성 3점→ 1점, 높이 3점→ 1점, 통증과 가려움 각각 1점→ 0점으로 개선되어 총점은 10점에서 3점으로 감소하였다(Table. 3. 참조).
mVSS item | Pre-treatment | Post-treatment | Improvement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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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igmentation | 2 | 1 | 50.0 |
Pliability | 3 | 1 | 66.7 |
Height | 3 | 1 | 66.7 |
Pain | 1 | 0 | 100.0 |
Pruritus | 1 | 0 | 100.0 |
Total score | 10 | 3 | 70.0 |
치료 중 통증은 비교적 잘 견딜 수 있는 수준이었으며, NRS 기준 4점으로 보고되었다. 통증의 지속 시간은 평균 21분(범위: 10–60분)이었고, 이후 발생한 경미한 통증 및 부종은 7일 이내에 자연 해소되었다. 치료 이후 3개월 동안 켈로이드 재성장은 관찰되지 않았다. 환자의 최종 만족도는 NRS 9점으로, 매우 높은 수준의 만족을 나타냈다.
Ⅳ. 고 찰(Discussion)
켈로이드는 반흔의 일종으로, 반흔은 매년 전 세계적으로 약1억 명 이상의 선진국 인구에 영향을 미치며, 특히 진피층을 포함한 깊은 손상은 더 심한 병적 반흔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4).
임상적으로, 경미한(minor) 켈로이드는 국소적으로 융기되어 있고 가려움을 동반하며 정상 조직을 넘어서 확장되며, 손상 후 1년 이내에 발생하나 자연적으로 퇴축하지 않는다. 반면 주요(major) 켈로이드는 크기와 융기 정도가 크며(>0.5 mm),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지속해서 확산 될 수 있고, 치료 저항성이 있으며 재발가능성도 더 높다1).
켈로이드의 발생은 다양한 요인의 영향을 받는다. 인종, 유전적 소인, 성별, 연령 등의 환자 요인과 더불어, 해부학적 위치(예: 고장력 또는 낮은 탄성계수 부위), 경미하거나 중등도의 외상 등 환경적 요인까지 복합적으로 작용한다2). 이러한 요인이 존재하는 개인에게 상처가 발생하면 섬유아세포가 과활성화되며, TGF-β1 및TGF-β2 등의 염증 매개물질의 분비 및 민감도가 증가하고, 조직 내 금속단백분해효소(MMPs)의 억제인자 증가, MMP 생성의 감소가 함께 발생한다.
다양한 치료 방법이 사용되며, 대표적으로는 실리콘 젤 시트, 병변 내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 스테로이드 테이프 또는 패치, 국소 제제, 냉동요법, 5-FU 주사, 수술, 레이저 치료 등이 있다. 1차 치료는 일반적으로 보존적 접근을 포함하며, 여기에는 병변 내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주사, 국소 화학 치료제 또는 면역조절제, 실리콘 젤 혹은 실리콘 시트의 사용이 포함된다. 이러한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refractory) 켈로이 드는 세포독성 약물을 포함한 보다 공격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이후 수술, 방사선 또는 레이저 치료가 적용된다.
수술적 처치는 병변을 완전히 절제하거나 감염된 덩어리를 축소하기 위해 시행되며, 이 과정에서 오히려 원래의 켈로이드보다 더 긴 흉터가 남을 수 있다. 방사선 치료는 켈로이드에 수반되는 염증, 통증 및 소양감을 완화하는데 특히 효과적이며, 흉터의 색상 및 두께도 점차 개선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4). 그러나 고용량 방사선 노출이 동반되므로, 일반적으로 절제가 어렵거나 크기가 크고,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병변에 국한되어 사용된다. 냉동치료는 비교적 작은 켈로이드에 제한적으로 적용되며, 치유 기간이 길고 영구적인 색소침착, 피부 위축, 심한 통증 등의 부작용이 동반될 수 있다15).
비후성 반흔과 켈로이드의 치료 시장은 2030년까지 약 157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측될 만큼, 임상적 수요가 높은 분야이다. 그러나 현재까지 널리 사용되는 치료법들은 효과의 지속성, 재발률, 부작용 측면에서 여러 한계를 안고 있다16). Behera(2016)의 단일 연구에서는, 12개월 시점에 켈로이드 흉터 60 부위 중 6건(16.66%)이 재발하였으며, 이들 모두 CO2 레이저 치료군에 속하였다. 해당 연구의 상대위험도(RR)는 13.00으로 보고되었고, 95% 신뢰구간은 0.76–220.96이었다17).
본 증례에서 사용된 CO2 레이저는 연조직의 절제, 절개, 응고를 위한 조직 박피 기술에 매우 적합한 시스템으로, 펄스 지속 시간과 에너지 전달 모드를 조절함으로써 열 효과와 깊이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다. 본 치료에서는 비분획 펄스파 모드를 사용하여 균일한 열 박피가 이루어졌다.
이 증례에서 대상 병변은 귀의 helix 부위에 위치하였으며, 해당 부위는 해부학적으로 낮은 장력과 기계적 자극이 적어 치료에 상대적으로 적합한 부위로 간주된다. 본 증례에서 사용된 파라미터가 다른 해부학적 부위, 특히 고장력 부위에서도 동일한 효과를 낼 수 있는지는 향후 연구를 통해 검증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CO2 레이저는 절단, 응고 및 기화를 통해 조직을 파괴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photobiomodulation 기능을 통하여 에너지를 생성하고 조직을 살리는 생화 기능(生化機能)을 함께 가지고 있으며, 이는 한의 임상에서도 더욱 유용하게 쓰일 수 있는 기반이다18). 한의 외치법 중 烙法과 동일한 원리로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로, 한의 외과 치료의 표피 낭종 절개 시술에 사용되어 왔으며19), 본 증례에서는 절제 시 지혈 효과를 위하여 CO2 하니매화레이저의 surgical 모드, ultra pulse를 이용하여 절제함으로써 출혈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중국에서는 비후성 반흔 치료에 桃紅四物湯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숙지황, 당귀, 천궁, 작약이 들어간 桃紅四物湯은 교원질의 형성을 억제하고 반흔이 만들어지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다20). 이번 연구에서 병행 투여된 加味十全湯의 원방인 十全大補湯은 혈액 내 면역세포 수를 조절하고, TNF-α 및IL-1β 등의 염증성 사이토카인 및 염증 매개 인자 발현을 억제하는 항염 작용을 기반으로 한다. 나아가 콜라겐 침착을 억제하고, 만성 염증으로의 이행을 방지하는 기전은 욕창을 포함한 다양한 상처에서의 치유를 돕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기에, 加味十全湯 투여를 통해 생기 작용을 촉진시켜 절제 부위의 켈로이드화를 방지 가능성을 고려할 수 있으며, 동시에 加味十全湯의 원방인 十全大補湯의 적응증인 허로, 氣血兩虛에 해당하지 아니하지 않기 때문에 처방할 수 있었다. 비후성 반흔 치료에 있어서 절제 시술 후 加味十全湯 복용은 상처의 재생 및 반흔 억제에 도움이 될 수 있으며, 병행 치료가 환자의 삶의 질(QOL) 및 만족도를 향상시킬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본 분석에서는 CO2 레이저를 통한 병변 절제와 加味十全湯의 병용 요법이 절제 후 생화작용 및 생기작용을 통해 귀 부위 켈로이드에 있어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 전략임을 확인하였다. 치료 결과는 색소, 두께, 표면 불규칙성과 같은 주요 평가 항목에서 80% 이상 개선을 나타냈으며, 환자의 통증 및 가려움도 현저히 감소하였다. 환자는 미용적 결과에 대해 매우 높은 만족도를 보고하였고, 부작용은 경미하거나 자연 소멸되었다.
그러나 본 연구는 후향적 단일 증례이며, 추적 관찰 기간이 짧다는 한계를 가진다. 미용적 개선은 뚜렷하게 기록되었으나, 치료 효과의 지속성은 향후 장기 추적을 통해 평가되어야 한다. 현재 기준으로는 최소 15개월, 이상적으로는 조기 재발을 포함해 3년 이상의 추적 관찰이 권장된다. 본 연구의 치료 요법은 병변의 평탄화 이후 장기적 조직 회복을 유도함으로써, 콜라겐 합성과 분해 간의 균형을 회복시키는 것을 목표로 하였으며, 이는 환자의 높은 만족도로 이어졌다.
본 증례에서는 단회 레이저 절제와 50일간의 加味十全湯 복용을 통해 9주간 재발 및 부작용 없이 안정적인 경과를 확인하였으며, 통증 및 흉터 특성 전반에서 유의미한 개선을 입증하였다. 따라서 비분획 CO2 레이저 치료와 加味十全湯 병용은 켈로이드 치료에 있어 안전하고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을 확인하였으며, 향후 보다 다양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연구와 장기 추적 관찰을 통해 그 임상적 유효성을 추가적으로 검증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