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이명은 이과 영역에서 흔한 증상 중의 하나로, 신체 외부의 물리적인 음원의 자극 없이 음을 느끼는 상태를 말한다1). 일반적으로 완전히 방음된 조용한 방에서 95% 가량의 사람들이 20㏈ 이하의 이명을 느끼지만 이런 소리는 임상적으로 이명이라 하지 않고, 괴로울 정도의 잡음일 때 이명이라고 한다2).
이명은 청각 세포나 상위 청각신경계 이상에서 발생하는 경우와 청각계 주변 혈관, 관절, 인대 및 근육 등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로 구분할 수 있다. 2010년 Tinntius Research Initiative(TRI)에서는 전자의 이명을 ‘비박동성 이명(non-pulsatile tinnitus)’, 후자의 이명을 ‘박동성 이명(pulsatile tinnitus)’으로 분류할 것을 권고하였다3). 비박동성 이명은 ‘주관적 이명’, 박동성 이명은 ‘객관적 이명’ 혹은 ‘혈관성 이명’으로 불리기도 한다4).
이명은 명확한 발생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으로5), 비박동성 이명의 경우 증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요인으로 노화, 정신적 스트레스, 소음에의 노출, 귀지 혹은 이물, 중이염, 턱관절 장애, 청신경 종양 등이 꼽히며, 박동성 이명의 경우 중이 혹은 구개의 근육 경련, 지속적 이관 개방, 턱관절 질환, 경부 동맥 협착, 심장 기형 등이 이명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턱관절 장애는 비박동성 이명과 박동성 이명에 모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공통 악화 요인에 해당한다.
턱관절 균형의학은 턱관절의 다차원적인 불균형을 척추와 신경계의 구조를 무너뜨리는 주된 원인으로 간주하고, 구강내 장치(oral appliance)를 이용해 하악 및 턱관절의 7가지 균형 요소에 해당되는 균형위치를 찾는 현대 한의학의 구조의학이다. 턱관절 균형의학은 여기에 전신 자세 훈련과 기본 스트레칭 운동, 걷기 및 뛰기 운동을 비롯한 여러 훈련을 더하여 전신 척추를 정렬시키고 신경 안정화를 도모한다6).
기존 발표된 연구에서 이명과 턱관절의 상호관계를 조사하거나5,7,8) 턱관절 균형요법의 신경계 질환에 대한 치료 효과를 보고한 연구들이 발표된 바 있으나9-11) 턱관절 균형요법을 병행한 이명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예는 보고된 바 없는 상태이다. 따라서 이명에 대해 전통 한의학적 치료 및 턱관절 균형요법과 추나요법을 병행하며 호전된 39세 남자 환자 1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II. 연구방법
III. 증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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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명 : 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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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성별/나이 : M/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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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초진시 주소증 : 이명(양측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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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발병일 : 2023년 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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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발병동기 : 2023년 1월 26일 보행 중 넘어지며 경추부 수상 이후 발생
경추부 가동범위 확인 시 굴곡 80°, 신전 10°, 측굴 30°, 회전 우측 80°, 좌측 60° 가량,
Ely test +/++,
craig test +/++,
Patrick test ++/+
상기 환자 2023년 1월 26일 보행 중 넘어져 경추부에 힘이 가해진 이후 2023년 2월 2일 발생한 양측성 이명으로 내원하였다. 두부 외상은 없었으며, 두통, 어지럼증, 구역감 혹은 구토는 모두 동반되지 않았다. 이명의 양상은 “전기 접촉 불량 상태처럼 찌직거리는 소리가 난다”고 표현하였으며, 소폭의 이충만감을 동반하며 이하통은 발생하지 않았다. 조용할 때, 수면 전 소리가 들리며 소리 크기 자체는 많이 크지 않다고 표현하였다.
내원 전 타원 이비인후과에서 청력검사 진행하였으며, 좌측 청력의 경미한 손상 외 특별한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과거 약 15년가량 고음역대 악기를 연주하였기에 스스로 소리에 대한 민감도는 큰 편이라고 표현하였다.
구강 내 상태는 총생을 동반하며 상악에 비해 하악이 후면부로 편위되어 턱관절의 전후 중심 균형이 맞지 않는 상태였다. 환자의 평소 좌위 및 입위 시 자세는 forward head posture 25° 가량이었으며, 경추부 가동 범위를 확인하였을때 신전 동작의 가동 범위 제한이 큰 편이었다.
五苓散加味(Table 1)는 2023년 2월 4일부터 2023년 4월 18일까지 30첩을 45포로 나누어 1일 3회 투약하였으며, 荊防地黃湯加味(Table 2)는 2023년 4월 19일부터 2023년 6월 17일까지 20첩을 45포로 나누어 1일 3회 투약하였다.
Herbal Name | Scientific Name | Amount(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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澤瀉 | Alisma orientalis | 10 |
白朮 | Atractylodis lancea | 6 |
豬苓 | Polyporus umbellatus | 6 |
茯苓 | Poria cocos | 6 |
桂枝 | Cinnamomum cassia | 2 |
柴胡 | Bupleuri Radix | 4 |
total amount(g) | 34 |
진바이오테크에서 의료용 연성 실리콘으로 제작한 구강 내 착용하는 표준형 균형장치 중 Accurate Balancing Appliance (ABA) 8호를 처방하여 최대한 오랫동안 착용할 것을 권고하였으며, 턱관절 스트레칭 및 전신 스트레칭, 걷기 및 달리기 운동을 지도하였다. 환자는 주로 수면 시에 장치를 사용하여 일평균 8-10시간 가량 착용하였다(Fig. 1).

- 측정 도구는 Numeric Rating Scale(NRS)를 사용하였다.
2023년 2월 2일 첫 내원, 최초 발생한 이명으로 인한 불편감 호소(NRS 10). 이명 양상은 고음역대의 찌직 소리로 “주파수 소리와 비슷하다”, “전기 접촉이 불량한 느낌”이라고 표현함. 경추부 가동범위 확인 시 굴곡 80°, 신전 10°, 측굴 30°, 회전 우측 80°, 좌측 60° 가량.
2023년 2월 3일 한약(五苓散加味) 처방하여 복용 시작
2023년 2월 8일 표준형 균형장치(ABA 8호 처방), 전신 스트레칭 및 턱관절 스트레칭, 걷기 믿 달리기 운동 안내하였으며 최대한 장시간 착용할 것 권장함.
2023년 2월 18일 1차 발생 이명으로 인한 불편감 감소(NRS 8)
2023년 3월 4일 1차 발생 이명으로 인한 불편감 감소(NRS 3), 새로운 유형의 2차 이명 발생(NRS 5), “아침이면 티비를 끌 때 잔여음처럼 삐- 소리가 나요.”
2023년 3월 15일 1차 발생 이명 소실(NRS 0), 2차 발생 이명 유지(NRS 5)
2023년 3월 25일 2차 발생 이명 소폭 감소(NRS 3) 경추부 가동범위 확인 시 굴곡 80°, 신전 25°, 측굴 양측 40°, 회전 우측 80°, 좌측 80° 가량.
2023년 4월 14일 1차 발생 이명 재발(NRS 5)
2023년 4월 15일 1차 발생 이명 심화 유지(NRS 5), 2차 발생 감소(NRS 2). 설변의 두꺼운 설태 감소, 설 중심부는 대체로 설태가 없고 이전 대비 진맥 시 맥 교 약, 교 무력.
2023년 4월 19일 한약 처방 荊防地黃湯加味로 변경하여 복용 시작
2023년 5월 3일 1차 발생 이명 소실(NRS 0), 2차 발생 이명 들렸다 말았다 하는 정도로 감소 유지(NRS 1)
2023년 6월 5일 두 가지 양상의 이명 모두 크게 신경 쓰이지 않을 정도로 완화됨(NRS 0)
2023년 6월 17일 완화된 상태 유지되어, 치료 종료함.
III. 고찰 및 결론
Didier 등은 비박동성 이명의 일종인 체성 감각이명(somatosensory tinnitus)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이명 환자의 97.8%가 턱관절 장애를 앓고 있음을 보고하였으며5), 김 등은 턱관절 장애가 있을 경우 이명의 발병률이 높고, 턱관절 장애와 이명이 함께 있는 환자에게 턱관절치료를 하였을 때 이명이 호전될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7).
국내에서는 이명 환자들 163명의 217개 귀를 대상으로 체성 조절 검사를 실시하였을 때, 125개의 귀에서 이명의 크기가 변화되었음이 보고되었다(57.6%). 특히 턱관절의 등척성 운동을 실시하였을 때 하악을 좌측으로 이동시킬 경우(9%), 이를 악물었을 경우(9%), 입을 벌렸을 경우(13.7%)의 환자들에게 특히 이명이 심화되었다8). 이와 같은 연구 결과는 턱관절의 적절한 무게중심과 위치가 확보되지 않았을 경우 이명 증상이 유발되거나 더욱 심해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턱관절 균형요법은 구강내 장치를 통하여 양측 턱관절의 균형을 조절함으로써 턱관절 주변의 신경이 압박되거나 이로 인해 발생하는 전신 척추의 부정렬을 치료하는 치료법이다. 턱관절에는 다량의 신경이 분포되어 있어 12개의 뇌신경 중 삼차신경을 포함하여 총 9개의 뇌신경이 턱관절 주변을 경유한다6). 특히 제5뇌신경인 삼차신경은 뇌신경 중 크기가 가장 크며 눈신경, 위턱신경, 아래턱신경으로 나뉘어 얼굴에 전체적으로 분포하는데, 그 신경절이 턱관절 근처에 위치하여 턱관절 불균형에 따른 영향을 많이 받는다. 턱관절과 신경계 질환의 관련성에 대한 선행 연구로는 원인이 불분명한 경추 기원 추정 어지럼증이나 틱 장애, 이상운동증 등에 턱관절 균형요법이 활용되어 개선된 사례가 보고된 바 있다9-11).
턱관절 균형요법에서 턱관절의 균형구조는 수평 중심균형, 좌우 중심균형, 전후 중심균형, 상하 중심균형의 4가지 중심균형요소와 상단전 균형, 중단전 균형, 하단전 균형의 3가지 전신균형구조로 이루어진다. 수평균형중심은 양쪽 턱관절의 수평 높이가 동일하여 두 턱관절 디스크 공간의 높이가 차이나지 않는 균형적 위치를 말하며, 좌우 중심균형은 하악이 두개와 상악에 대한 안면 중심선에서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는 상태를 말한다. 전후 및 상하 균형 중심은 턱관절이 있어야 할 전후 및 상하의 가장 이상적인 중심균형위치를 의미한다. 상단전, 중단전, 하단전 균형은 각각 두부, 흉부, 요추 및 골반부의 무게중심이 척추의 중심균형위치에 정확히 놓인 상태이다. 턱관절의 균형 구조들 중 하나라도 문제가 생긴다면 턱관절의 편위로 인하여 머리의 무게중심이 척추 중력중심축에서 벗어나 상부 경추가 아탈구되거나 연관 신경계통의 이상이 발생할 수 있으며 경추·흉추·요추·안면구조의 구조적 변화가 초래될 수 있다6).
본 증례에서 환자는 총생과 함께 상악에 비해 하악이 후방으로 편위되어 있는 부정교합 상태로 내원하였는데, 이러한 경우 턱관절의 전후중심균형이 무너지며 머리의 무게중심 또한 전방 혹은 후방으로 편중되게 된다. 해당 환자는 두부가 전방으로 돌출된 forward head posture를 갖고 있었으며 경추부의 가동범위를 확인하였을 때 신전 동작 시 가동범위의 제한이 크고 회전 동작을 하였을 때 우측으로는 80°, 좌측으로는 60° 으로 양측의 가동범위에 차이가 있었다. 따라서 환자에게는 턱관절 균형의학의 표준형 구강 장치를 최대한 오래 착용하도록 하고 착용 상태에서 턱관절 및 전신 스트레칭, 걷기 및 달리기 운동을 지도하여 턱관절 및 두개의 중심위치, 경추 가동범위를 회복할 수 있도록 하였으며 내원 시마다 추나요법을 시행하였다12). 약 2달 간의 외래 치료를 통하여 해당 환자의 경추부 가동범위는 굴곡 80°, 신전 25°, 측굴 양측 40°, 회전 우측 80°, 좌측 80° 가량으로 호전되었다.
또한 본 증례에서는 五苓散加味 및 荊防地黃湯加味 복용을 통하여 이명을 적극적으로 치료하였다. 이명 환자들의 경우 實證(肝火上搖, 痰火阻塞, 氣滯血瘀, 風熱 등)과 虛證(氣虛, 血虛, 腎陰虛, 腎陽虛, 心腎不交, 脾胃虛弱 등)으로 나누어 변증할 수 있는데2) 해당 환자는 돌발적으로 이명이 발생하였으며 설진 상 설태가 비교적 혀의 주변부로 두껍게 끼어 있고 진맥 상 약간의 緊脈 경향을 겸하되 滑脈 경향이 뚜렷하여 實證 경향의 濕痰형 이명으로 분류하였다.
五苓散加味는 豬苓, 澤瀉, 白朮, 茯苓, 桂枝로 구성되어 水濕內停으로 인한 諸症을 치료한다13). 해당 환자는 약 73일간 五苓散加味를 복용하였으며, 복용 중 2월 2일 최초로 발생하였던 이명(1차 이명)이 거의 소멸되었으나 3월 4일 처음 내원 당시 없었던 다른 유형의 이명(2차 이명)이 발생하였다. 또한 1차 이명 역시 4월 14일경 다시 심화되어 4월 19일 荊防地黃湯加味 처방을 변경하였다.
荊防地黃湯의 荊芥, 防風, 羌活, 獨活은 모두 소양인의 補陰藥으로 작용하고 茯苓과 澤瀉는 傷寒論의 五苓散에서 기원한 것으로 해석되며, 熟地黃 및 山茱萸는 虛勞를 치료하는 역할로 六味地黃湯에서 기원한 것으로 본다14). 해당 환자는 치료 경과 중 작고 가느다란 삐-소리가 지속적으로 들리는 새로운 양상의 이명이 병발하였고 맥진 상 이전 대비 脈 較 弱, 無力하며 舌診 역시 苔白薄한 경향을 보였다. 따라서 두 양상의 이명을 치료하면서 증상의 재심화를 방지하기 위해 利水劑와 補益劑의 성격을 함께 지닌 荊防地黃湯加味로 변경하여 복용하도록 하였다.
荊防地黃湯加味를 59일간 복용한 이후 6월 5일 1차, 2차 이명 모두 완화되어 거의 인식되지 않을 정도가 되었으며, 6월 17일 해당 상태가 유지 중인 것을 확인하여 한약 치료를 종료하였다. 또한 외래 내원기간 동안 침치료를 지속적으로 시행하였으며, 증상 발현이 두드러지는 귀 주변과 경항부의 근위취혈 위주로 시행하였다.
유 등의 연구에 따르면 국내에서 한약 치료를 주요 중재로 하여 이명을 치료한 증례보고 총 22례 중 가장 많이 언급된 처방은 大陷胸湯加減 5례, 苓桂朮甘湯加減·滋陰補元煎加減 3례, 五苓散加減·葛根芩連湯加減 2례씩으로, 五苓散加味方을 비롯한 水濕을 치료하는 처방 및 滋陰補元煎加減方 등 熟地黃을 君藥으로 하여 腎陰을 補益하는 처방이 이명 치료를 위해 많이 활용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13). 정 등의 연구에서는 이명 치료에 있어 서양의학적 약물치료만을 시행하거나, 기존의 한의학적 치료(한약치료 혹은 침치료)만을 시행하였을 때에 비해 추나요법과 침 치료를 병행하였을 경우 이명이 유의미하게 호전되었음이 보고되었다15).
본 증례에서는 변증에 따른 한약 치료를 통해 이명을 개선할 뿐 아니라 턱관절을 비롯한 인체 구조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것이 이명의 증상 완화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인 중 하나일 수 있다고 판단하여 침치료 외에 추나요법 및 턱관절 균형요법을 추가적으로 적용함으로써 환자의 이명이 나아질 수 있도록 하였다.
이명은 전 세계적으로 7억 4천만 명 이상의 성인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1억 2천만 명의 사람들에게 매우 심각한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16). 세계적으로 이명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였을 때 이명에 대한 연구 및 보고는 지속적으로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증례 보고의 특성상 본 연구는 후향적 연구의 한계를 벗어날 수 없어 경과 자료를 온전히 수집하기 어려웠다는 것과 치료 과정이 유효성을 갖게 된 기전의 상세한 규명이 어렵다는 한계점을 갖는다. 그러나 현재까지 이명에 대하여 턱관절 균형요법을 병행하여 치료한 기존 연구자료 및 발표가 없었고, 한약 치료, 침 치료 등 기존의 전통 한의학적 치료에 더하여 추나요법과 턱관절 균형요법의 표준형 균형장치의 사용을 병행함으로써 유의미한 호전 결과를 얻었기에 본 증례를 보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