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후각 장애는 후각 물질에 대한 민감성의 감소와 이상 후각이라고 하는 질적 변화를 포함한다. 민감도의 감소는 후각이 완전히 상실된 상태인 후각소실과 후각이 정상 아래의 상태로 감소된 후각 감퇴로 나뉘며, 이상 후각은 기존의 냄새를 다른 냄새로 느끼는 착후각과 존재하지 않는 냄새를 느끼는 환후각으로 나뉜다. 그리고 후각이 정상 상태보다 증가된 상태는 후각과민이라고 한다1). 독일의 한 연구에서는 성인 1312명 중 18%가 후각 장애 증상을 보였고 3.6%가 후각소실 상태로 보고되었으며2), 국내의 한 연구에서는 성인 7,306명을 대상으로 후각검사를 실시한 결과 약 4.5% 가량이 후각 장애 증상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되었을 정도로 흔히 나타나는 질환이다3).
후각 장애는 생기는 원인에 따라 크게 2가지로 나누어지는데, 감각 신경성 후각 장애는 후각신경 또는 중추신경 기능의 이상으로 야기되며, 전도성 후각 장애는 물리적으로 냄새 입자가 이동하는 경로의 폐색으로 야기된다. 전자의 경우 바이러스로 인한 상기도 감염이나 두부 외상이 대표적이고 그 외, 알츠하이머, 파킨슨병과 같은 퇴행성 질환 또는 독성물질의 노출과 내분비 질환, 선천성 질환 등이 원인이 된다. 후자의 경우 비강이나 부비동종양 또는 알레르기 비염 등이 대표적이다4,5).
후각 장애에 대한 서양의학적 치료 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스테로이드 요법인데, 경구 스테로이드는 강력한 항염증 효과가 있으나 후각 장애에 있어 그 효과에 대한 명확한 근거가 없다. 이외에도 비타민, Aminophylline, Zinc sulfate, Theophylline 등의 약물요법이 제시된 바 있으나 이 또한 유의미한 효과를 보인다고 밝혀진 연구는 없다6).
현재까지 후각 장애에 관한 한방치료에 대해 국내에서 이루어진 연구로는 2001년 김7) 등이 발표한 麗澤通氣湯을 활용한 증례 1례, 2017년 문8) 등이 발표한 상기도 감염 후 나타난 후각 장애에 當歸芍藥散을 활용한 증례 1례, 2017년 전9) 등이 보고한 비강내 침술을 병행하여 후각기능 향상을 보인 증례 2례, 2018년 강10) 등이 발표한 한약과 침 복합 치료로 호전된 만성부비동염으로 인한 후각장애 2례, 2019년 박11) 등이 발표한 스테로이드에 반응하지 않은 후각 장애에 대한 한방치료 효과 분석으로 위의 논문들은 모두 후각 장애의 분류 중 후각저하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를 보고하였고 이상후각의 한의학적 치료 효과에 대한 연구 및 보고는 활발하지 않은 실정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본원에 내원하여 麻黃加朮湯과 침 치료로 호전 반응을 보인 이상 후각(착후각) 1례를 보고하는 바이다.
Ⅱ. 윤리적 승인
본 연구는 환자를 임상에서 치료한 기록을 후향적으로 검토하는 연구로 대구한의대 한방병원 임상연구심사위원회의 심사 면제 승인을 받아 시행되었다(승인번호: DHUMC-D-24008-PRO-01).
Ⅲ. 증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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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명 / 성별 / 나이 : 정○○ / 여자 / 58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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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초진 시 주소 : 후각 장애 (착후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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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발병일 : 2023년 10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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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과거력 : None-speci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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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가족력 : None-speci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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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현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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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년 6월경 수영 시작 후 2023년 10월경부터 일상생활 중 코에서 수영장 물 냄새가 느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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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1월경부터 모든 종류의 향이 악취로 느껴지기 시작했고 그 강도가 계속 심해지고 있다. 강한 향이 나는 음식을 먹으면 악취가 심해지고, 코를 풀어내면 악취가 심해진다. 다른 원인질환 감별을 위하여 Brain CT 검사를 하였으나 검사상 이상 소견이 확인되지 않았다. 뜨거운 음식을 먹으면 콧물이 조금 나지만, 평소 콧물이나 코막힘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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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4월 1일경 본원 초진으로 내원하였다. 양약 병행 없이 한방치료로만 치료를 진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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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치료 기간 : 2024년 4월 1일 – 2024년 5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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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초진 시 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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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4월 4일 – 2024년 5월 11일 (Table 1) : 麻黃加朮湯
탕약은 통원치료 기간 동안 본원 원내 탕전실을 이용하여 전탕하였고, 치료 기간 동안 1첩을 2팩(100㏄씩) 전탕하여 매일 2회, 1회 1팩씩 복용하며 경과 관찰하였다.
Herb | Pharmaceutical Name | Amounts(g)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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蒼朮 | Atractylodis Rhizoma Alba | 10-12 |
杏仁 | Armeniacae Semen | 8 |
麻黃 | Ephedrae Herba | 6 |
甘草 | Glycyrrhizae Radix | 5 |
桂枝 | Cinnamomi Ramulus | 4 |
후각 장애에 대한 평가도구로는 Numeric Rating Scale(NRS)를 사용하였다. 환자의 주관적인 악취를 강도에 따라 0부터 10 사이 점수로 표기하도록 하였다. 0은 ‘악취가 전혀 느껴지지 않음’, 10은 ‘하루 종일 악취가 느껴짐’으로 가정하였다. 경과 평가는 각 외래 방문 시 치료 전에 문진하여 파악하였다.
탕약은 통원치료 기간 동안 본원 원내 탕전실을 이용하여 전탕하였고, 치료 기간 동안 1첩을 2팩(100㏄씩) 전탕하여 매일 2회, 1회 1팩씩 복용하며 경과 관찰하였다.
본원 초진 시 하루 종일 코에서 모든 종류의 향이 강한 악취로 느껴지고 코를 풀어내면 냄새가 많이 나는 상태였다. 강한 향이 나는 음식을 먹으면 악취의 강도가 더 심해졌다. 양측 흉협부 촉진 시 꿀렁거리는 물의 느낌이 촉진되었고, 호흡 시 숨이 가쁘고 물소리가 들렸다. 또한 사지가 저리고 쑤시는 증상이 동반되었고, 문진 시 더워도 땀이 잘 나지 않는다고 답변했으며 추위를 많이 타고 바람 쐬기를 싫어하는 편이었다. 4월 1일부터 침 치료 및 한약치료를 시작하였다.
Visit | Date | Herbal Medicine | A-T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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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2024.04.01 | 15days | ● |
2 | 2024.04.04 | ● | |
3 | 2024.04.11 | ● | |
4 | 2024.04.17 | 20days | ● |
5 | 2024.05.11 | ● |
Ⅳ. 고 찰
후각은 공기 중의 화학물질을 인지하여 냄새를 맡는 능력으로, 삶의 질과 안전에 있어서 중요하지만 지금까지 임상 분야에서 많은 관심을 받지 못했다. 그러나 사회, 경제가 발전하고 생활수준 향상에 더불어, 후각 장애를 질병으로 인지하고 치료받기 위해 병원에 내원하는 환자들이 늘어나고 있다12). 후각 장애의 분류를 살펴보면 후각 장애에서 후각기능이 없는 경우를 후각 소실, 후각 기능이 저하된 경우를 후각 감퇴, 후각 기능이 증가된 경우를 후각 과민이라고 한다. 또한 다른 냄새로 느끼는 것을 이상후각이라고 하는데 후각 자극이 없는 상태에서 냄새를 맡는 환후각과 후각 자극이 있는데 다른 냄새로 인지하는 경우인 착후각으로 분류한다13). 본 증례의 환자의 경우 모든 종류의 냄새를 악취로 인지하는 점으로 보아 후각 장애의 분류 중 착후각으로 사료된다.
서양의학에서 후각 장애의 가장 흔한 원인으로는 부비동 질환, 상기도 감염 그리고 원인 불명인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다른 원인으로는 비중격 만곡, 비강기도폐쇄 등과 같은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 발생하거나 알레르기성 비염, 부비동염 등과 같이 염증성 질환에 의해 발생할 수 있고 후구의 손상이나 벤젠, 아틸아세테이트, 알데히드 등의 오염물질 또는 당뇨병 등의 내분비 질환에 의해서 발생될 수 있다14). 이 중 착후각은 상기도 감염이 그 원인의 42%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15).
후각 장애 중 착후각의 치료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많이 없는데, 한쪽 착후각이 2년 이상 지속된 환자에게 환측 후각점막에 4% 코카인을 1㎤를 비내 투여하여 착후각 증상이 일시적으로 소실된 환자를 대상으로 비내시경을 이용하여 후각상피를 제거하여 착후각을 완치했다는 보고가 있다. 하지만 코카인은 강력한 혈관수축제로 이 방법은 영구적인 후각소실을 가져올 수 있다는 점에서 큰 위험성을 가진다16).
후각 장애는 한의학에서 鼻齆이라고 하며, 鼻齆의 변증시치를 살펴보면, 그 원인으로는 肺經에 風熱이 鬱滯되거나, 脾胃濕熱이 鼻竅를 薰蒸하는 경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17).
麻黃加朮湯은 《金置要略》 조문 중 ‘濕家 身煩疼可與麻黃加朮湯 發其汗鳥宜 愼不可以火攻之’에 기재되어 있으며, 蒼朮, 杏仁, 麻黃, 甘草, 桂枝 5가지로 구성된 처방이다. 《藥徵》18)에서 ‘麻黃湯證曰 身疼腰痛 骨節疼痛 惡風 無汗而喘’ 으로 麻黃湯은 ‘몸이 쑤시고 바람 쐬기를 싫어하고 땀이 없으면서 숨이 찬 증상’을 치료하고, 이에 蒼朮을 더한 麻黃加朮湯은 ‘身煩疼’을 치료한다고 기재되어 있어 ‘몸이 갑갑하고 쑤시는 증상’을 치료한다. 麻黃加朮湯의 군약인 蒼朮은 “利水”를 한다고 기록되어 있고 그 중에서도 ‘水毒을 배출시킬 필요가 있는 상황’이 蒼朮을 사용하는 기준이다. 水毒은 신체 부위 중 흉부와 협부에 잘 정체되는데, 본 증례의 환자는 양측 흉협부를 촉진했을 때 꿀렁거리는 물의 느낌이 촉진되었고, 호흡 시 숨이 가쁘고 물소리가 들렸다. 이는 흉협부에 水毒이 정체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또한 水毒이 흉협부 뿐만 아니라 전신 통처에 스며들어 있는 경우 ‘身煩疼’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사지가 저리고 쑤시는 증상으로 나타난다. 2024년 4월 1일 환자 본원 초진 내원 시 일상생활 중 몸이 지속적으로 갑갑하고 가만히 있어도 저리고 쑤시는 증상이 있다고 진술했다. 鼻齆의 원인으로 濕이 울체된 경우가 대다수이고17) 환자의 진술과 촉진 결과를 토대로 후각 장애의 원인을 水毒의 정체로 변증하여 蒼朮을 군약으로 선택하였다. 2024년 4월 17일 환자 본원 내원 시 흉협부의 꿀렁거림과 호흡 시 물소리가 들리는 증상에 호전이 없었고 身煩疼 증상이 지속되어 蒼朮의 양을 10g에서 12g으로 증량했다.
이후 2024년 5월 11일 내원 시 환자의 후각증상이 호전되었고 더불어 처방의 근거로 본 양측 흉협부의 꿀렁거림, 호흡이 가쁜 증상과 호흡 시 들리는 물소리, 사지가 저리고 쑤시는 증상 등도 함께 개선되었다. 또한 침 치료를 병행하였으나 개인사정으로 한약만을 복용한 이후에 환자의 후각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보아 한약이 후각장애 개선에 더 큰 효과가 있었을 것으로 사료된다.
麻黃은 水氣로 인한 身疼, 無汗, 惡風 증상을 치료하고 杏仁은 胸間停水로 인한 短氣, 結胸증상을 치료한다18). 본 증례의 환자는 더워도 땀이 잘 나지 않는 無汗 증상과 더불어 사지가 저리고 쑤시는 身疼 증상, 추위를 많이 타고 바람 쐬기를 싫어하는 惡風 증상이 동반되었다. 또한 호흡이 짧고 호흡 시 가슴이 그득하고 물소리가 나는 증상은 胸間停水로 인한 短氣와 結胸 증상으로 보고 麻黃과 杏仁이 포함된 麻黃湯에 蒼朮을 더한 麻黃加朮湯을 선택하였다. 麻黃湯의 선행연구로는 2016년 윤19) 등의 연구에서 접촉성 피부염을 麻黃湯으로 호전시킨 증례 1례, 2019년 서20) 등의 연구에서 부종에 麻黃湯을 투여해 호전을 확인한 증례 1례, 麻黃加朮湯의 선행연구로는 2011년경 임21) 등의 연구에서 뇌졸중에 병발한 요로감염으로 인한 발열, 부종 상황을 개선하는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으나 후각 장애에 대한 연구 보고나 증례 보고는 없었다.
본 증례는 후각 장애 증상을 호소하나 양방학적 검사에서 원인을 찾지 못하였고, CT 검사 상 후각 장애의 흔한 원인인 부비동질환과 상기도 감염 과거력이 없는 환자를 대상으로 麻黃加朮湯을 투여해 크게 호전되는 결과를 얻었다. 후각 장애에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 시 3-6개월 이후 증상이 10%가량 호전되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는데22), 이에 반해 본 증례에서는 麻黃加朮湯 투여 후 50일 만에 NRS 10에서 0으로 호전되는 결과를 얻었다. 이에 후각 장애에 스테로이드 치료 대신 한의학적인 치료를 적용해볼 가능성을 제시한 점에서 의의가 있다. 또한 기존에 후각 장애의 한의학적 치료를 다룬 논문은7-11) 모두 후각 장애 중 후각 저하에 관해 다루고 있는 반면, 본 증례는 후각 장애 중 착후각의 한의학적 치료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다만 본 논문은 증례가 1례인 점과 증례에서 후각 장애에 대한 평가지표에 있어서 환자의 주관적 평가인 NRS 외에 후각기능의 정도를 평가하는 검사법 등이 포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이에 후각 장애에 대해 보다 많은 한약 투여 임상증례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