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유두와 유륜은 기능 및 성적 미용적 측면에서 중요성을 가지며, 유두와 유륜에 발생하는 피부질환은 1) 배아형성장애(dysembryoplasia) 2) 유방통증(mastalgia) 3) 염증성 질환(imflammantory dermatoses) 4) 과각화증(hyperkeratoses) 5) 종양(neoplasm)으로 분류할 수 있다1). 그중 습진은 피부의 염증성 질환으로 유두와 유륜 부위의 습진이 한쪽에만 지속될 경우 상피내암의 일종인 파제트병과의 감별을 위해 전문의의 진료와 조직검사가 필요하다2).
유두 습진은 15세부터 30세 사이 여성에서 호발하며, 사춘기, 가임기 및 수유기 여성의 유두 습진은 아토피 피부염의 중요한 증상으로 인식된다. 아토피 피부염의 보조 진단기준 14개 증상 중 하나에 속하며, 아토피 증상과 같이 나타나기도 혹은 단독으로 발생하기도 한다. 아토피 피부염의 과거력을 가진 경우 더욱 흔하고, 상체에서 발생하는 아토피 피부염의 가장 흔한 양상으로 아토피 환자의 12-23%에서 관찰된다3).
서양 의학적으로 유두 습진의 치료는 습진의 치료에 준하는데 급성의 경우 보습을 위한 국소 크림 도포와 국소 스테로이드 도포 및 스테로이드 경구 복용을 하며, 3-4주가 지나도 낫지 않는다면 지속되는 이유를 찾아보도록 한다3). 국소 스테로이드 부작용에는 표피 및 진피조직의 위축과 약화로 인한 모세혈관 확장, 자색반 또는 멍, 튼살, 피부궤양 등이 있으며 여드름 모양 반응, 다모증, 색조 변화와 같은 약인성 피부질환이 생길 수 있다. 이 외에도 다양한 이차감염이 일어날 수 있고 드물게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이 유발된다. 또한, 고강도의 스테로이드나 밀폐 요법 등은 전신 재흡수를 증가시켜 쿠싱증후군, 시상하부-뇌하수체-부신 축 억제, 골밀도 감소, 골 괴사, 백내장, 녹내장, 고혈압, 소아의 성장억제 등의 전신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4).
습진은 가려움을 동반하는 구진 및 물집을 생기게 하는 질환을 통칭하며, 한의학에서 濕瘡의 범주에 속하고, 증상에 따라 瘡, 癬, 風, 燥의 범주로 나뉘고 漆瘡, 奶癬, 白屑風, 浸淫瘡, 濕癬, 乾癬, 疥癬 등의 병증으로 분류된다5). 각각의 증상과 병인 병기에 따라 한약, 뜸, 약침, 침 치료를 치료로 시행한다.
그동안 습진의 치료에 대한 한의학적 연구는 다수 보고되었으나, 특정 부위 습진인 유두 습진에 관한 연구로는 이 등6)의 양명병으로 진단된 유두 습진 환자에 茵蔯蒿湯을 활용한 증례와 박 등5)의 태음인 유두 습진 증례로 유두 습진으로 한 국내 증례 보고 사례는 2례뿐이다. 이에 본 저자는 수년간 스테로이드제 복용 및 도포 이력이 있는 만성 유두 습진 환자를 한의학적 치료를 통하여 호전을 보였기에 다음과 같이 보고하고자 하는 바이다.
Ⅱ. 연구 대상 및 방법
내원 시 문진표 작성과 환부 관찰을 통하여 특징적인 환부 상태와 기타 신체 전반의 증상 변화를 기록하고 환부를 촬영하여 홍반, 삼출, 가피 등의 피부 상태 변화를 평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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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DLQI(Dermatology Life Quality Index) : 피부과 삶의 질에 대한 질문서로 지난 한 주 동안 피부 문제가 얼마나 본인 생활에 영향을 미쳤는가를 측정하기 위한 지표이다. 그 영향 정도를 ‘0-1점은 영향 없음, 2-5점은 조금 영향, 6-10점은 중간 정도 영향, 11-20점은 큰 영향, 21-30점은 극심한 큰 영향’으로 평가한다7). 유두 습진이 생활에 영향을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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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EQ-5D-5L(The 5 level of EuroQol 5 Dimension Scale) : 건강 관련 삶의 질을 측정하는 평가도구로, 각 운동능력, 자기관리, 일상활동, 통증/불편감, 불안/우울의 5개 영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영역은 5개의 척도로 구성되어 있다8). 불안/우울을 평가하는데 주로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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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EQ-VAS(EuroQol-Visual Analog Scale) : 등급 척도 중 하나로, 20㎝의 수직선 모양으로 나타낸 시각아날로그 척도이며, 상상할 수 있는 최고의 건강상태를 100점으로, 상상할 수 있는 최저의 건강상태를 0점으로 부여하고 주어진 건강상태에 대해 0점과 100점 사이의 점수를 부여한다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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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ADSI(Atopic Dermatitis Severity Index)와 Pruritus NRS(Numeric Rating Scale) : 1989년 Hanifin이 처음 제안한 방법으로 부위에 대한 언급은 없이 홍반(Erythema), 소양감(Pruritus), 삼출물(Exudation), 찰상(Excoriation), 태선화(Lichenification) 등 증상의 심한 정도에 대해 각각 0-3점으로 평가하며, 총합으로 증상 정도를 판단한다9). 환자의 유두, 유륜 및 주변 피부에서 홍반, 소양감, 삼출물, 찰상, 태선화 정도를 각각 0점은 없음, 1점은 경도, 2점은 중등도, 3점은 중도로 평가하였다. 유두 및 유륜 부위 소양증에 대해서는 전혀 가렵지 않은 상태를 0점, 아주 가려워 피가 날 정도로 긁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고 정상적 일상생활을 할 수 없는 상태를 10점으로 하여 0-10점까지의 NRS로 평가하였다10).
Ⅲ. 증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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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환자 : 황○○, 여성/만 22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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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치료기간 : 2021년 6월 22일 - 2022년 7월 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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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주소증 : 좌측 유두 및 유륜의 심한 진물과 가피, 아토피, 한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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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발병일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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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가족력 : 환자의 부모 형제 모두 비염과 부비동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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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과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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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J30.4] 상세불명의 알러지비염과 [J32.9] 상세불명의 만성 부비동염 : 2012년부터 2018년까지 local 내과에서 부신피질호르몬제, 항히스타민제 등 약물을 처방받아 매일 복용하였으며 2018년부터 증상이 심할 경우 간헐적으로 복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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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E24.2] 약물유발 쿠싱증후군 : 2020년 6월 얼굴이 붓고 피곤한 증상으로 local 병원에 방문하여 의인성 쿠싱증후군을 진단받고, 전신 및 국소 스테로이드 최소 적용하며 유지함. 타 의원에서 전신 스테로이드 중단을 시도하였으나 증상이 더욱 악화되어 중지함. 내원 현재 전신 및 국소 스테로이드제 적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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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현병력 : 상기 환자 2018년 7월경 양측 유두 및 유륜 부위 습진 발생하여 타병원 진료 후 국소 부신피질호르몬 연고를 지속적으로 적용하였음. 습진 증상은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나 기존 복용 중인 전신 스테로이드에 국소 스테로이드 연고가 더해지며 2020년 6월경 의인성 쿠싱증후군이 발생하여 일상생활에 불편감 증대됨. 상기 증상 적극적 치료 원하여 2021년 6월 22일 본원에 내원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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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望聞問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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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수면 : 입면 불량, 淺眠, 多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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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식사 및 소화 : 하루 2끼. 식후 속이 더부룩하고 가스가 잘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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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대변 : 2-3일에 1회. 변비, 무른 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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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소변 : 3-4회/일. 정상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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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한열 : 더위를 잘 탐. 하복부와 발이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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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땀 : 보통. 주로 머리, 가슴 밑, 등 부위에서 발생. 땀이 나면 증상이 심해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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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음수 : 하루 600-800㎖, 입이 씀, 갈증 없음, 차가운 물을 선호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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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가슴 : 답답하고 막힌듯하고 한숨을 자주 쉼. 자주 열이 달아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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⑨ 평소 심리 : 유두 부위 특성상 드러내기 어려운 부위에서 오는 어려움과 소양감과 진물 등으로 일상생활에서 큰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며, 치료를 위해 휴학 중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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⑩ 월경력 : 월경주기 규칙적, 양 보통, 초반에 밝은 붉은색, 중반에 어두운 자주색, 후반에 짙은 갈색으로 색 변화함, 덩어리 보통. 월경통 약간. 냉대하 약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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⑪ 특이사항 : 편두통이 있고, 밤에 하지부종이 발생함. BMI(Body Mass Index) 23.5로 과체중(키 153㎝/몸무게 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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⑫ 맥 : 脈浮弱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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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증례의 환자는 장기간 스테로이드제 사용으로 의인성 쿠싱증후군을 진단받은 이력이 있고, 스테로이드제의 갑작스러운 중단 시 리바운드(반동) 현상을 일으킬 우려가 있으나, 환자가 스테로이드제를 중단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여 충분한 상담을 통해 한의 단독 치료를 결정하였다.
내원 당시 환자는 유두 및 유륜 부위에 삼출이 있는 습진양 병변과 전신 소양감, 야간증상 악화, 身疲乏力, 消化不良, 氣短, 失眠多夢, 脈細弱 등의 증상을 보였다. 虛症이 지속되었는데 적절한 조치를 하지 못하고 시간이 경과하면서 면역계가 이상을 나타내어 유두 및 유륜 부위의 습진이 만성화된 것으로 보아 久病失治로 인한 氣血兩虛로 진단하였다. 또한, 습진 부위가 유두 부위라는 점, 가슴이 답답하고 한숨을 자주 쉬고, 상열감이 있으며, 머리와 가슴 부위의 汗出 등의 氣鬱과 上熱下寒 증상을 호소하였는데, 오랜 만성질환으로 인해 情志가 抑鬱되고, 肝氣鬱滯가 오래되어, 肝火가 쌓여 유두를 지나는 肝經絡을 따라 유두 및 유륜 부위 습진이 발현될 수 있다고 보았다.
본 처방 복용 전에 오랜 약물 복용으로 인한 독소가 정체되었을 것으로 보고 해독을 위해 甘豆湯 2일과 하지부종, 냉대하 등의 순환 장애를 개선하기 위한 芎歸湯 5일을 선행 투여하였다. 상기 환자의 변증에 맞추어 氣血을 보하기 위한 八物湯에 肝火를 치료하기 위한 加味逍遙散을 합방하였고, 근본은 장기간 치료와 肝火로 인한 津液과 陰血이 고갈된 虛症에 있으므로, 경과에 따라 當歸, 川芎, 龜板, 鹿茸 등의 약재를 加하였다. 약 6개월 후 환자 병변이 보다 만성기에 접어들어 기본처방을 生脈散合芎歸湯合逍遙散으로 변경하고, 龜板, 香附子 등을 가감하였으며, 六味地黃丸을 병행하였다(Table 1). 하루 1첩 3번 분량으로, 아침 점심 저녁 매회 120㏄씩 복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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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침 : 일회용 stainless steel 호침(0.25×30㎜, 0.30×40㎜, 동방침구제작소, 대한민국)과 수지침(0.16×7㎜, 행림서원의료기, 대한민국)을 사용하였으며, 환부와 合谷(LI4), 曲池(LI11), 陰陵泉(SP9), 血海(SP10), 梁丘(ST34), 足三里(ST36), 三陰交(SP6), 太衝(LR3)을 취혈하여 신체 전면과 후면 각각 10분씩 총 20분간 자침하였다. 유륜 부위를 따라 원을 그리며 인설 및 가피 부위를 중점으로 10-15개의 침을 0.5㎜의 깊이로 10분간 유침하였다. 평균 1주일에 3회 시행하였다(Fig.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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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뜸 : 전자뜸(ON뜸, 33㎜×20㎜, 한상메딕스)을 사용하였으며, 補腎, 補血을 위해 三陰交(SP6)와 太谿(KI3)를 주로 하여 환자의 내원 당일 증상에 따라 선택하여 치료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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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약침 : 2021년 12월 초부터 증상이 없던 우측 유두 부위에 습진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초기에 빠른 치료를 위해 약침 치료를 시행하였다. 자연생탕전 실에서 제조한 竹鹽 약침(3%)을 일회용 주사기를 사용해 0.2㏄씩 총 1㏄를 유륜 부위에 주입하였으며, 2주간 총 5회 시행하였다.

八物湯合加味逍遙散 1일 3회 복용. 과거 양측 모두 유두 및 유륜에 습진이 있었으나 스테로이드 연고를 사용하여 내원 당시는 좌측 유두 및 유륜에만 심한 소양감이 있는 습진 모양 병변과 균열 및 가피가 남아있었고, 진물이 흐르고 있었으며, 특히 유두 중심이 두꺼운 가피로 덮여있었다. 양측 유방 주변 피부에는 경미한 인설이 있는 태선화반 및 색소침착 등이 복합적으로 산재하였으며 긁어서 생긴 찰과상이 있었다. 소양감으로 인 해 잠에서 2-3회 정도 깨며, 심할 때는 앉아서 3-4시간 밖에 수면하지 못한다.

스테로이드 중단 후 반동 현상이 발생하여 유륜 부위의 염증과 진물이 심해져 2021년 08월 28일 龍膽瀉肝丸을 병행 투여하였으나 복용 2일 차에 유두 및 유륜 부위 홍반이 심해지고 가피가 탈락되며 진물이 뚝뚝 떨어져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라고 하여 복용을 중단하였다. 하지만 龍膽瀉肝丸을 끊은 이후부터 유두 부위 진물이 멎고, 유두 습진이 계속해서 나아진다고 하였다.
八物湯合加味逍遙散 加 龜板·當歸·川芎 1일 3회 복용. 유두 습진은 나아지고 있으나, 스테로이드 리바운드로 피부가 전체적으로 홍반을 보이고, 가슴부터 대퇴 내측과 무릎에 염증이 퍼지고, 피부가 전체적으로 홍반을 보였다. 피부 건조, 갈증, 입마름, 수면 불량 등의 腎陰虛 증상을 개선하기 위해 龜板을 加하였고, 血의 운행을 원활히 하는 當歸와 川芎을 각각 2배 증량하였다.
八物湯合加味逍遙散 加 龜板·當歸·川芎·鹿茸·龍眼肉·麥門冬·五味子 1일 3회 복용. 좌측 유두와 유륜 부위의 두꺼운 가피가 소실되었고, 하얀 비늘과 같은 얇은 막을 이루며 긁으면 약간의 진물만 나오는 상태가 되었으나, 12월 초부터 우측 유두 및 유륜 부위에 심한 소양감과 함께 경미한 홍반과 인설을 동반한 습진 병변이 재발 되어 심한 불안을 보였다. 초기에 염증을 잠재우기 위해 유륜 부위에 竹鹽 약침을 시행하였다. 환자는 약침 시행 이후 호전도가 높았다고 평가하였다.
生脈散合芎歸湯合逍遙散 加 龜板·鹿茸·香附子 1일 3회 복용. 우측 유두 및 유륜에서 심한 소양감을 호소하였으나, 좌측에 비해 두꺼운 가피를 형성하진 않고, 경미한 인설과 약간의 진물이 나오는 상태로 지속되었다. 전체적 피부 상태는 이전보다 건조한 양상을 띠고 각질 형성이 많아졌다. 加味逍遙散의 牧丹皮와 梔子는 성질이 凉하고 성미가 강하여 오래 사용하면 氣血兩虛 환자가 寒證에 빠질 수 있으므로, 逍遙散으로 변경하였으며 대신 柴胡를 2배 증량하고 香附子를 加하였다. 또한, 이때부터 환자의 병변이 보다 만성기에 접어들었다고 판단하여 처방을 生脈散合芎歸湯合逍遙散 加 龜板·鹿茸·香附子로 변경하였다.
生脈散合芎歸湯合逍遙散 加 龜板·鹿茸·香附子 1일 3회, 六味地黃丸 1일 2회 복용. 우측 유두의 인설이 감소하고, 거칠고 단단하던 유두 및 유륜 부위가 보다 부드러워졌다. 지난달에 비해 유두 습진이 좋아져 삶의 질이 올라갔지만, 전체적인 피부 상태는 태선화와 건조함이 심하여 움직임에 지장이 있다고 하였다. 補陰을 위해 六味地黃丸을 하루 2회씩 병용하였다.
生脈散合芎歸湯合逍遙散 加 龜板·鹿茸·香附子·半夏·陳皮 1일 3회, 六味地黃丸 1일 2회 복용. 유두 및 유륜 부위 피부가 보다 매끄러워지고, 조금씩 색소침착이 옅어지며 밝은 분홍색 새살이 보였다. 자기 전에 약간의 소양감이 있으나, 긁어도 진물은 나지 않는다고 하였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服滿, 中滑脈 등의 痰飮 증상을 보여 상비약으로 二陳湯을 함께 처방하였고, 六味地黃丸은 컨디션에 따라 하루에 1-2회만 복용하도록 하였으며, 風隆(ST40)을 주 혈위에 포함하였다. 초진 당시 습진이 기분이나 감정에 미친 영향이 ‘많다’고 하였으나, 치료 후 ‘약간’이라고 하였다. 또한, 내원 초기에는 침 치료 이후 집에 가서도 계속 가려웠고, 오히려 더 심해지는 듯한 느낌이었으나 현재는 침 치료를 받은 다음 날 증상이 빠르게 호전된 것이 보인다고 하였다.
Ⅳ. 고 찰
유두 습진은 유두, 유륜, 유방 그리고 주위 피부에 나타나는 염증성 질환으로 아토피에 병발하여 나타나기도 하고,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한다3). 한의학적으로 유두 습진은 乳頭風이라 할 수 있으며, 乳頭破碎 또는 乳頭破裂이라고도 일컫는다. 유두나 유륜에 발생하며 표면에 균열을 형성하는 질환으로, 문지르면 피가 나거나 진물이 삼출되어 조열성 동통이 발생하고 나았다가도 재발하기 쉬우며 肝火가 성하고 肝胃에 濕熱邪가 몰려 생긴다고 하였다11). 경락학적으로 유방으로는 陽明經이 지나고, 유두는 厥陰經에 속하며, 여성의 유두를 비롯한 유방질환은 足陽明胃經과 足厥陰肝經의 문제라고 보았다6). 특히 足厥陰肝經은 엄지발가락에서 기시하여 대퇴 내측 및 복부를 지나 횡격막 위로 올라와 흉협부의 氣血散布를 주관하는데, 이는 유선 분포 부위와 유사하며, 足厥陰肝經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면 유선 발달과 유즙분비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12).
유두 및 유륜 부위는 의복이나 여성의 속옷 착용으로 인한 마찰로 접촉성 피부염이 발생하기 쉬운 부위이나 본 증례 환자의 경우 특별한 원인 물질 접촉 이력이 없었고, 습진성 병변이 유두 및 유륜뿐만 아니라 곳곳에 분포하였으며, 약 3년 전 시작되어 과각화 병변을 보였으므로 만성 내인성 습진으로 진단하였다. 또한, 내원 당시 대한아토피피부염학회의 진단기준에 부합하였기에 아토피에 병발한 유두 습진으로 판단하였다. 더불어 유두와 유륜 부위에서 발생하는 습진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파제트병과의 감별이 필요한데 본 증례 환자는 암 발생률이 낮은 20대의 젊은 여성 환자로, 파제트병은 주로 일측성으로 점점 악화되는 경향을 보이나, 본 환자는 초기에 스테로이드 연고에 반응하여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였으며, 처음 발병 시 양측 유두에서 시작되었고, 유방 내 종괴나 유두 분비물 등이 보이지 않았기에 파제트병을 배제하였다2).
소양감은 대체로 虛症이 많은데 대개 血虛하여 肌膚와 腠理를 營養하지 못하여 熱이 鬱滯되어 生風作痒하거나, 脾胃의 虛症으로 인한 濕熱로 蘊于皮膚하여 疏泄이 안되어 일어난다13). 내원 당시 환자는 유두 및 유륜 부위 삼출이 있는 습진양 병변과 전신 소양감에 더하여 만성질환과 장기간의 치료로 인한 身疲乏力, 消化不良, 氣短, 口渴, 失眠多夢, 脈細弱 등의 증상을 보였으므로, 肝氣鬱結과 久病失治로 인한 氣血兩虛로 변증하였다. 증례에 사용된 처방인 八物湯은 《瑞竹堂經驗方》에 처음 수록된 처방으로, 益氣健脾의 四君子湯과 養血活血의 四物湯을 합방한 氣血 雙補劑로서, 久病失治하거나 病後失調하고 失血過多로 인한 氣血陽虛證에 사용한다14). 逍遙散은 《太平惠民和劑局方》에 처음 등장한 이래로 疏肝, 健脾하는 효능으로 신경 정신계통 및 스트레스 증상에 광범위하게 쓰여왔다. 加味逍遙散은 逍遙散에 瀉火除煩하는 梔子와 活血散瘀하는 牧丹皮를 가한 처방으로 丹梔逍遙散이라고도 하며, 逍遙散의 主治에 鬱火를 겸한 경우 더욱 적당하다15). 加味逍遙散에는 항스트레스 효과, 항산화 및 항염증 효과가 있으며, 心身症을 개선하고 자율신경계 균형을 회복하여 아토피 피부염 증상 개선에 효과가 있음이 보고되어 있다16). 生脈散은 《內外傷辨惑論》에 기록된 이래 暑熱에 상하여 땀이 줄줄 흐르며 목이 마르고 몸이 나른하고 맥이 약한 증상이 나타나거나, 肺虛로 인한 마른기침, 호흡이 짧고 땀이 줄줄 흐르는 증상 등을 치료하는데 활용되어 왔고, 肺主皮毛 이론에 근거하여 補肺氣虛나 淸熱生津의 효능이 있는 生脈散의 피부질환에 대한 항염증 효과가 보고되어 있다17).
약 1년간의 한의 치료를 통해 유두 습진에 대한 유두 및 유륜 부위 소양감 NRS가 9점에서 2점으로 감소하였고, EQ-VAS가 30점에서 65점으로 상승하였다. 이와 더불어 DLQI도 28점에서 2점으로 감소하였고, EQ-5D-5L의 불안/우울 또한 5점에서 2점으로 감소하여 전반적인 삶의 개선이 확인되었다.
본 연구의 한계점은 다음과 같다. 첫 번째, 환자 1례에 대한 증례 보고로서 근거 수준이 낮아 일반화된 결론을 도출하기 어렵다. 두 번째, 한약, 침, 뜸, 약침 치료가 복합적으로 시행되어 증상 개선에 가장 유효했던 중재를 산정하기 어렵다. 세 번째, 아직 전신 상태의 완전한 회복을 위해 치료 중인 환자로 장기적인 추적 관찰을 통한 치료 효과 유지를 검증하지 못하였다. 만성적인 습진은 유병 기간이 길고 재발이 쉬운 만큼 치료 효과의 유지에 대한 지속적인 관찰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본 증례는 여러 가지 한계점에도 불구하고 만성 유두 습진 및 소양감으로 인해 심한 자신감 저하 및 우울과 스트레스를 호소한 환자에게 한의 치료를 통해 습진과 함께 우울감을 개선시켰다는 데 의미가 있으며, 肝經에 대한 치료로 유두 습진을 접근하였다는데 유의한 사례로 생각된다. 향후 한계점을 보완하여 유두 습진에 대한 후속 임상 연구가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이며 경락과 변증에 따라 발현되는 습진은 흥미로운 연구주제가 될 것이라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