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방사선 피부염이란 암 치료 중 하나인 방사선 요법에서 이온화된 방사선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피부 염증 반응을 말하며 피부 모세혈관의 확장 및 투과성의 증가, 세 동맥의 손상과 표피 기저 층의 분열 억제 등이 원인이 되어 발생한다1).
방사선 피부염은 방사선 노출량에 따라 방사선 치료 환자 중 50-95%까지도 나타난다고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유방암으로 인해 방사선 치료를 받는 환자의 90% 이상에서 보고 될 정도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할 수 있는 질환이다2).
방사선 피부염은 그 발생 기간에 따라 급성 또는 만성으로 구분할 수 있는데 급성 방사선 피부염은 방사선 치료 시작 후 90일 이내에 발생하는 피부 변화로, 방사선 노출 후 초기 24시간 이내 발생하는 일과성 홍반으로 시작하게 된다. 이후 치료 2-4주 후에 보이는 지속적인 전신 홍반, 건조감, 과색소 침착, 탈모 증상이나 3-6주 후에 나타나는 건조성 박리 증상이 보일 때 진단하게 되며 임상적으로 건조한 피부와 가려움증, 각질, 피부 박리 등의 증상을 보이게 된다3,4).
만성 방사선 피부염은 방사선 치료 완료 후 90일 이상 경과 후에도 발생하는 피부 변화를 말하며 얇아진 표피, 혈관 손상, 진피층의 위축, 피부 섬유화부터 시작하여 혈관 확장, 피부 괴사 등의 심각한 피부 손상까지도 나타날 수 있다3,4).
현재 국내외로 한·양방 치료를 통틀어 급성 방사선 피부염의 치료로 제시되고 있는 것은 일상 관리(씻기, 의류, 면도, 드레싱 등), 레이저 치료, 합성 제제(스테로이드, 스타틴, 히알루론산, 실리콘 겔 등), 생물학적 제제(표피성장인자, 과립구-대식세포 집락자극인자) 그리고 한약 제제가 있다5). 양방 치료에서 일반적으로 처방되는 약물 치료는 국소 스테로이드제이며6) 약물뿐 아니라 일상 관리를 통해 환부를 청결하게 하는 것이 중요한 치료법이라고 보고되고 있다7). 한방 치료로서 제시되었던 약물 제제로는 금송화, 카테킨, 알로에 베라 등이 있었으며8) 2020년 공 등9)은 방사선 피부염에 대한 자운고의 효과에 관한 연구를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아직까지 급성 방사선 피부염에 단독 한방 치료를 적용한 치험례는 보고된 바 없다.
따라서 본 증례에서는 급성 방사선 피부염으로 본원에 내원한 환자 1례에 대하여 한방 치료를 통해 양호한 효과를 보였기에 보고하고자 한다.
Ⅲ. 본 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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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정보 : 50/F, 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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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일 : 2021년 11월경 항암 치료로 방사선 치료 과정에서 발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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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증 : 안면 부종, 안면 발진, 안면 열감, 안구 불편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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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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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0년 10월경 폐암(RUL, 비소세포성) 4기 진단 및 뼈, 쇄골하림프절로 전이되었다는 진단, 2021년 3월경 뇌전이 진단, 2021년 4월경 오른쪽 눈 전이 진단 후 안구 레이저 수술 2회, 항암제 치료(2020년 11월 3일 - 2021년 3월 18일 Alimta+Cisplatin, 2021년 4월 5일 Amivantamab, 2021년 4월 7일 - 2021년 9월 20일 Ramucirumab+Docetaxel), 방사선 치료(2020년 10월 9일 - 2020년 10월 20일 10회, 2021년 4월 22일 - 2021년 8월 17일 2회, 2021년 11월 8일 - 2021년 11월 26일 10회) 시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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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21년 7월경 고혈압 진단하에 약 복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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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력 : 별무 음주 및 흡연, 별무 기호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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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력 : 상기 증상으로 2021년 12월 초 건양대병원에서 방사선 피부염 진단하에 연고(1일 2회 사용)처방 받아 사용하시다 별무 호전하여 보다 적극적인 한방 치료를 위하여 2021년 12월 6일 본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외래 경유하여 입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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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기간 : 2021년 12월 6일부터 2021년 12월 13일까지 8일간 입원 치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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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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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침 치료 : 동방메디컬 사의 멸균된 0.20×15㎜ 규격의 1회용 스테인리스 호침을 사용하였으며 입원 기간 동안 매일 오전, 오후로 1일 2회 시행하였다. 안면부의 발진 부위를 따라 아시혈에 20분간 留鍼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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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습포 치료 : 加減黃連液(Table 1)을 멸균 거즈에 적신 후에 안면 전체에 입원 기간 동안 매일 1일 2회 10-15분간 도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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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한약 치료 : 雲泉膏加減方(Table 2)을 안면 발진부 및 열감이 느껴지는 부위에 입원 기간 동안 매일 1일 2회 도포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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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광선 치료 : 엠아이테크 사의 Nouvo Photo Dynamic Therapy R&B 기계의 Blue light(430㎚ 파장)를 입원 기간 동안 매일 1일 2회 침 치료와 동시에 20분간 안면부에 조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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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양약 치료 : 입원 시부터 양쪽 안검 주변에 부종 및 결막 하 부위 진물이 있었으며 한방 치료 과정에서 다른 안면부의 발진은 줄어들었으나 안검 주변의 부종 및 진물은 크게 호전이 없어 2021년 12월 9일 local ENT 외출하여 양쪽 눈에 결막염이 있다는 소견 듣고 Pureone Eye drops(하나제약, Fluorometholone 1㎎/1㎖, 항알러지제, 1일 4회 사용), Ofus Ophthalmic Ointment(삼천당제약, Ofloxacin 3㎎/㎖, 항감염제, 1일 2회 사용), Lenacin Eye drops(하나제약, Levofloxacin hydrate 5㎎/㎖, 항감염제, 1일 4회 사용) 처방받아 2021년 12월 9일-2021년 12월 13일까지 사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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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가방법
급성 방사선 피부염의 정도의 평가는 미국 국립 암 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에서 제시한 항암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이상반응 평가도구인 Common Terminology Criteria for Adverse Events(CTCAE)를 사용하였다(Table 3). 또한 증상의 자각적인 불편감을 수치화하기 위하여 Visual Analog Scale(VAS)를 이용하였다. VAS scale은 입원 당시 환자가 증상으로 인해 느끼는 불편감의 정도를 10점, 자각적인 증상이 느껴지지 않을 때를 0점으로 가정하여 증상의 호전도를 파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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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경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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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안면 부종 : 입원 당시 사진(Fig. 1)과 같이 양쪽 눈 특히 오른쪽 눈 주변으로 VAS 10의 심한 부종감 호소하였고 진물도 흘러나오는 양상이 있었으나 입원 6일 차부터 VAS 5 정도로 붓기가 줄어들고 있다고 진술하였으며 외관상으로도 양쪽 눈의 붓기가 줄어들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퇴원 시까지 VAS 5 정도의 불편감이 지속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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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안면 발진 : 입원 당시 사진처럼(Fig. 1) 안면부 전체에 발진 증상이 나타났으며 특히 눈 주변과 양쪽 볼이 가장 발진이 심하게 나타났다. 안면 발진은 치료 이후 입원 5일 차부터 VAS 3으로 불편감이 줄어들었으며 환자도 입원 당시 있던 얼굴 전체의 발진은 이제 없어졌으며 부분적으로는 미약한 발진만 남은 것 같다고 진술하였다. 이후 퇴원 시까지 안면 발진은 새로 생기거나 악화되는 부위 없이 유지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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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안면 열감 : 환자는 초기 VAS 10의 열감을 호소하였는데 의사 촉지 시 열감은 미약하였으나 발진이 심하게 올라온 눈 주변과 양쪽 뺨 부위에 자각적인 열감이 심하다고 하였다. 치료 이후 입원 5일 차부터 안면 발진이 줄어듦에 따라 열감 또한 VAS 3으로 불편감이 줄어들면서 열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였고 이후 퇴원시까지 자각적인 열감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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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안구 불편감 : 안면부 특히 안검주위의 부종으로 인해 입원시에 VAS 5 정도의 시야 흐릿함 및 건조감, 유루증상을 호소하였으며 입원 2일 차에는 안구가 너무 뻑뻑한 느낌이 들어 3-4시간 수면 및 수차례 중도각성으로 천면하였으며 VAS 10으로 증상이 악화되었다고 진술하였다. 이후 증상 호악 없다가 입원 5일 차부터 안면부 부종이 점점 줄어들며 시야 흐릿함 및 유루증상 모두 VAS 3 정도로 호전되었다고 하였고 이후 약간의 유루 증상만 남아있는 상태 유지하다 퇴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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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rbal name | Scientific name | Dose(g)/pouch(6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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黃連 | Coptis japonica Makino | 0.083 |
Total | 0.083 |
Ⅳ. 고 찰
2019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보고한 국내 방사선 치료 경향 분석에 따르면 항암 치료를 위하여 일차 선택지로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의 수는 2011년에 1,921건에서 2018년에는 34,759건으로 약 18배 증가 하였고 상기 기간 동안 매년 최소 1.08배에서 최대 2.92배까지 환자 수가 증가 하고 있으며 방사선 치료가 적용된 최빈도 암은 유방암인 것으로 보고되었다10). 비록 상기 연구에서는 방사선 치료 방법 중 한 가지인 세기 변조 방사선 치료에만 국한하여 환자를 분석하였으나 서론에서 언급했던 유방암에 방사선 치료를 받은 환자의 90%이상에서 방사선 피부염이 보고되었다는 것2)으로 미루어 볼 때 매해 방사선 치료 과정에서 발생하는 부작용인 방사선 피부염 환자 수가 증가하고 있음을 추측해 볼 수 있다.
방사선 피부염의 초기 염증 반응은 Interleukin-1 (IL-1), Interleukin-3(IL-3), Tumor Necrosis Factor (TNF)-α, Chemokine 등으로 매개되어 세포가 각질화되고 탈락되어 정상적인 세포 생성이 저해되며 지속적인 기저 세포의 파괴가 발생한다. 홍반과 부종은 피부 염증반응에서 발생한 히스타민과 세로토닌 분비로 인한 모세혈관 확장의 결과로 나타나게 되고, 반복적인 조직 손상 이후 멜라닌이 표피의 표면으로 이동하게 되면서 색소 침착이 발생하게 된다8).
방사선 피부염의 중증도는 총 혹은 분할 방사선량, 방사선의 조사 부위, 연령, 과거력, 유전자 등에 영향을 받게 되는데8), 피부에 20㏉ 이상의 누적 방사선 조사 시 통증, 가려움을 동반한 건성 표피 박리가 발생할 수 있으며 40㏉ 이상의 방사선 노출 시 습성 표피 박리가 발생 할 수 있고 55㏉ 이상의 방사선에 노출 시 탈모 증상이 발생할 수 있다1,5).
방사선 피부염이 발생하면 환자는 통증, 부종, 가려움, 작열감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옷 입기, 환부의 움직임 제한,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받는 불편감 등 일상생활 활동에도 많은 영향을 받게 되지만1) 현재까지도 방사선 피부염 치료에 긍정적인 효과가 보고되고 있는 생활 관리 방법, 약물 및 레이저 치료 등이 제시만 되고 있을 뿐 방사선 피부염의 등급에 따른 표준 치료 및 관리에 대한 합의는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은 상황이다6).
또한 일반적으로 급성 방사선 피부염에 일차 치료로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또한 장기간 사용 시에 피부가 얇아지는 부작용5)이 보고되고 있어 새로운 대체 치료가 필요하다.
급성 방사선 피부염과 정확히 일치하는 한의학적 병명은 없지만 방사선 노출 이후에 갑자기 발생하는 환부의 홍반과 열감, 증상이 심해짐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피부의 탈락 및 괴사 증상을 고려해볼 때 丹毒 중 안면부에 발생하는 抱頭火丹과 비슷하다는 것을 생각해 볼 수 있다. 抱頭火丹은 《瘍科心得集》에서 처음 기술된 질환으로 피부나 점막의 손상으로 인해 風熱火毒이 원인이 되어 발생하는 질환이며 散風淸火解毒을 치료 원칙으로 제시하고 있다11).
상기 환자는 2021년 11월경 방사선 치료 이후 홍반, 부종을 동반한 급성 피부 염증 증상을 보였기 때문에 급성 방사선 피부염으로 진단할 수 있었으며 입원 당시 증상의 심각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CTCAE_v5.0 기준에 따라 환자를 평가하였고 약간의 홍반 증상이 있으나 표피의 탈락 증상은 보이지 않아 Grade 1로 분류 하였다. 입원 당시 자각적인 열감을 동반한 홍반 및 부종 증상이 있었으며 항암 치료 중 한약 복용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여 복용약은 거부하였기 때문에 침 치료 외에도 환자 피부의 열감을 줄이고자 외용제인 加減黃連液과 雲泉膏加減方을 사용하였다.
한의학에서 사용하는 외치법은 피부에 직접 화학적 또는 물리적인 작용을 가하여 치료 효과를 기대하는 방법으로 외치법 중 하나인 한방 외용제는 크림, 연고, 습포 등의 다양한 제형으로 국소 피부 병터에 적용하여 습윤 작용, 냉각 작용, 윤활 작용, 보호 작용을 통해 손상된 피부의 회복 및 동반되는 여러 증상을 경감시키는 역할을 할 수 있다11,12).
黃連(Coptidis Rhizoma)은 미나리아재비과에 속하는 여러해살이 본초식물인 黃連의 뿌리줄기를 말린 것으로 淸熱燥濕, 瀉火解毒의 작용이 있다. 黃連에 대한 이전 연구들에 의하면 黃連이 瀉火 작용을 통해 항균13), 항염증14,15)에 효과가 있으며 염증성 매개 물질의 억제를 통해 피부 손상 회복16)의 효능이 있음이 밝혀져 현재 소아 아토피 피부염 등의 열성 피부 질환에도 외용제로서 다용되고 있다17). 상기 환자의 급성 방사선 피부염 또한 열성 질환으로 변증되며 따라서 黃連을 사용하여 염증 증상 및 피부 손상을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어 加減黃連液 1포(60㏄)를 멸균 거즈 6매에 나누어 적셔 환부에 직접 접촉시키는 방법인 습포의 방식으로 안면부에 도포하였다.
雲泉膏는 蒼耳子, 蛇床子 등으로 구성된 한방 연고로 두 약재 모두 피부 염증 억제 효과가 실험을 통해 입증된 바 있다18,19). 상기 환자는 雲泉膏에 靑黛 1g을 가감한 雲泉膏加減方을 사용하였는데 靑黛는 본초학에서 淸熱藥에 해당하여 淸熱解毒, 凉血의 효능이 있으며 이미 건선에 단방 연고제로 효과를 보인 연구도 존재하여 상기 질환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판단되어 가감하였다20).
입원 당시 환자의 자각적 증상은 모두 VAS 10 정도로 일상생활을 할 수 없을 정도의 불편감을 호소하는 상태였으며 치료 이후 입원 4일차 까지는 별무 호전 하였으나 입원 5일차부터 발진, 열감 및 안구 주변의 건조감 및 유루 증상 모두 VAS 3으로 감소하였다. 특히 안면부에 발생했던 발진이 거의 대부분 소실되었으며 입원 6일차부터는 안구 주변의 부종감 또한 VAS 5로 감소하였고 이후에는 더 이상의 VAS 수치의 감소는 없었으나 환자가 느끼기에 큰 불편감은 소실되었다고 진술하였다. 퇴원 당시에 CTCAE로 Grade를 평가했을 때는 Grade 1 또는 무증상으로 분류 할 수 있을 정도로 발진이 소실된 상태였다. 이후 환자의 개인 사유로 인하여 추가적인 통원 치료 없이 치료를 종료하였다.
비록 입원 중 안검의 발적 및 진물 증상이 우심하여 외부 안과에서 처방받아 사용한 연고 및 점안액이 안구 부종 증상의 개선에 교란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과 사례가 적어 CTCAE Grade 2 이상의 비교적 높은 등급의 방사선 피부염에 효과를 보일지는 판단할 수 없다는 점이 본 연구의 한계점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본 연구에서 급성기 방사선 피부염에 치료과정에서 일관된 한방 치료를 적용하였다는 점과 일정 기간 이후 제반 증상에서 호전도가 있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향후 급성 또는 만성 방사선 피부염의 한방 치료에 관한 연구의 기초 자료로 활용이 가능하고 생각되며 이후 방사선 피부염에 대한 한방 치료의 임상적 활용 확대가 이루어질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