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Report / 증례

한방치료로 호전된 족부백선 환자 1례

송미사1https://orcid.org/0000-0002-3392-4563, 윤화정2,*https://orcid.org/0000-0003-0211-7213
Mi-Sa Song1https://orcid.org/0000-0002-3392-4563, Hwa-Jung Yoon2,*https://orcid.org/0000-0003-0211-7213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동의대학교 부속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수련의)
2동의대학교 부속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
1Dept. of Korean Medicine Ophthalmology & Otolaryngology & Dermatology, Clinical Korean Medicine, Dong-Eui University
2Dept. of Korean Medicine Ophthalmology & Otolaryngology & Dermatology, Clinical Korean Medicine, Dong-Eui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 Hwa-Jung Yoon, Dep. of Korean Medicine Ophthalmology & Otolaryngology & Dermatology, Dong-Eui University, San 45-1, Yangjeong-2dong, Busanjin-gu, Busan, 614-710, Korea. (Tel : 051-850-8658, E-mail : yhj1226@deu.ac.kr)

© 2020 the Society of Korean Medicine Ophthalmology & Otolaryngology & Dermatology.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Sep 29, 2020 ; Revised: Oct 12, 2020 ; Accepted: Oct 19, 2020

Published Online: Nov 25, 2020

Abstract

Objectives : This study is to report a case of tinea pedis accompanied with erythema and pruritus, treated with Korean medicine treatment.

Methods: A 26-year-old female patient has suffered from erythema and pruritus on her right 3rd toe. She applied desoximetasone ointment on it for a month, but the effect didn't last long and the symptoms got worse. After disappointing application of the corticosteroid, she received Korean medicine treatment including herbal medicine and herbal external medication for 1.5 months.

Results: The skin symptoms such as erythema and pruritus were remarkably improved. Also, the Visual Analogue Scale(VAS) of pruritus changed from 4 to 0.

Conclusions: This case report suggests that Korean medicine may have a role in treating tinea pedis with some skin symptoms such as erythema and pruritus.

Keywords: Tinea Pedis; Injinho-tang; Korean Medicine; Case Report

Ⅰ. 서 론

표재성 피부진균증은 피부과 외래 환자의 약 10%를 차지하는 비교적 빈도가 높은 질환군이며, 그중에서도 족부백선(tinea pedis)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백선으로 전체 백선의 33-40%를 차지한다1). 임상적으로 지간형(intertriginous), 수포형(vesicular-bullous), 각화형(hyperkeratotic)으로 구분한다. 원인균으로는 Trichophyton rubrum이 가장 많고 지간형과 각화형에서 흔하게 보이며, Trichophyton metagrophytes는 수포형에서 가장 흔한 원인균이다2).

족부백선은 20-50세에 많이 발생하고 소아에게도 드물게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여자보다 남자에게 호발하여 성인 남자의 15-20%가 감염된 상태로 생활하고 있다. 1960년 이전에는 발생빈도가 낮았으나, 생활양식, 직업 등이 다양해지면서 감염률이 증가하고 있다3). 표재성 피부진균증은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이로 인하여 심한 불편감 또는 미용상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삶의 질을 저하하는 원인이 될 수 있다4).

현재까지 다양한 항진균 약물이 개발되어왔으나 진균 감염의 유병률은 최근 수십 년간 변화하지 않았다. 진균 치료는 국소치료와 전신치료로 구분되는데, 항진균 약물은 종종 신독성(nephrotoxicity) 및 간독성(hepatotoxicity)을 일으킬 수 있고, 피부 진균이 항진균 약물에 내성을 가지게 되면서 치료의 효능이 감소하기도 한다. 따라서 부작용이 적으면서 보다 널리 사용될 수 있는 새로운 항진균 치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4).

무좀이라고도 알려진 족부백선은 현재뿐 아니라 과거에도 빈번히 발생하였던 질환으로, 여러 의서에서 찾아볼 수 있으며 그 치료법도 기록되어 있다. ‘脚氣’, ‘脚濕氣’, ‘臭田螺’, ‘田螺皰’ 등의 한의학적 병명이 족부백선에 해당되며, 이는 濕熱이 內蘊하고 下注하여 발생하거나 혹은 오랫동안 습지에서 있다가 毒에 감염되어 발생하는 것으로 인식하였다3).

기존의 한의학 연구 중 족부백선의 치험례는 권 등5)의 이드반응이 동반된 족부백선 환자 치험 1례와 안 등6)의 봉약침을 사용한 족부백선 환자 치험 1례 등을 포함하여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2016년 8월에 발표된 박 등3)의 연구에 따르면 NDSL, KISS, RISS, KTKP의 검색 사이트를 통해 족부백선으로 검색된 논문은 127편이었으나 이 중 한의학 논문은 중복을 제외하고 총 5편에 불과하였으며, 각각 실험논문 2편, 임상시험 1편, 증례 논문 2편이었다고 한다. 이렇듯 족부백선의 한의학적 연구는 드물게 보고되고 있으며 환자를 대상으로 한 증례 보고 역시 부족한 실정이다.

저자는 양방 치료 후 한 차례 재발한 피부병변으로 동의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과에 내원한 환자를 족부백선으로 진단하고 한의학 단독 치료를 시행하여 유의한 결과를 확인하였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Ⅱ. 대상 및 방법

1. 증례
  • 1) 환자 : 26세 여성

  • 2) 주소증 : 右側 足3趾의 發赤 및 瘙痒感

  • 3) 발병일 : 2019년 6월경

  • 4) 현병력

    본 환자는 특별한 피부질환의 병력이 없었던 신장 168㎝, 체중 58㎏의 여성 환자로, 2019년 6월경 우측 足3趾 근위지골부에서부터 중족골의 원위부까지의 피부에 發赤 및 瘙痒感 증상이 초발하였으나 스스로 보습 및 사진 촬영만 하면서 경과 관찰하였다. 그러나 증상이 지속되어 2019년 9월 4일 타병원 피부과에 내원하여 특별한 검사는 받지 않고 건선 또는 접촉피부염으로 추정진단 받게 되었으며, 스테로이드 연고(0.25% desoximetasone)를 처방받고 증상이 호전 없으면 조직검사를 하도록 권유받았다. 환자는 약 1개월간 증상이 심화될 때만 본 외용제를 사용하다가 증상이 호전된 것으로 생각하여 임의로 종결하였다. 그러나 2019년 11월경부터 해당 부위의 표피가 가볍게 벗겨지면서 發赤과 瘙痒感이 다시 재발하였다(Fig. 1). 지속적으로 보습 및 사진 촬영만 하면서 경과 관찰하던 중 증상 점점 심화되면서 적극적인 한방치료 원하여 2020년 3월 11일 동의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과에 내원하였다. 본원에서는 임상증상을 진찰하여 족부백선으로 진단하고 한방치료를 시행하였다.

  • 5) 과거력 : N-S

  • 6) 가족력 : N-S

  • 7) 望聞問切

    • - 睡眠 : 7-8時間(수면 시에는 숙면하나, 병동간호사로 3교대 근무하여 입면 시간이 불규칙함.)

    • - 食慾 : 旺盛, 多食(식사량은 많으나, 식사 시간이 불규칙하고 간식도 많이 섭취함.)

    • - 消化 : 良好

    • - 小便 : 5回/1日(근무 시 시간 여유가 없어서 尿意感을 느낄 때도 배뇨를 참을 때가 많음.)

    • - 大便 : 1回/1-2日(平)

    • - 飮水 : 口渴多飮

    • - 汗 : 手足多汗(그 외 두면부 또는 체간부 등은 平)

    • - 面 : 面黃黑

    • - 寒熱 : 惡熱(특히 顔面, 上體, 手足掌部)

    • - 舌脈 : 舌紅苔少, 脈滑有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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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Changes before, during and after Applying 0.25% Desoximetasone on Tinea Pedis The patient was treated with 0.25% desoximetasone ointment from September 4, 2019 to October, 2019, then she stopped applying it since the symptoms of tinea pedis seems to disappear. However, she had a relapse on the same area from November 9, 2019, and the symptoms has gradually worsened through March 10,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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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치료
1) 한약 치료

2020년 3월 11일부터 茵蔯蒿湯을 10첩 21팩 또는 20첩 42팩의 단위로 100㏄씩 처방하여 식후 30분에 복용하도록 하였다(Table 1). 초진 시 한약은 1일 3회 꾸준히 복용하도록 지도하였으나, 본 환자가 병동간호사로 근무 중으로 업무가 바쁘고 식사 시간이 불규칙하여 실제로는 1일 2회 정도로 복용하였다고 한다.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어 2020년 4월 23일에 복용을 종결하였다.

Table 1. Composition of Injinho-tang
Herb name Botanical name Amount(g)
茵蔯蒿 Artemisia capillaris 15
梔子 Gardenia jasminoides 4
大黃 Rheum palmatum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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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外治

2020년 3월 11일부터 본원 안이비인후피부과에서 硫黃, 紫草, 當歸 세 가지 本草를 사용하여 자체적으로 제조한 외용 연고로 1일 2회 정도 환부에 외용하도록 지도하였다. 치료 후 증상이 호전되어 한방 외용제의 사용은 2020년 4월 23일에 종결하였다.

3) 생활지도

본 환자는 타병원에서 상기 질환을 건선 또는 접촉피부염으로 듣고 본원 내원 전까지는 수분크림 또는 호호바 오일(jojoba oil) 등으로 해당 병변부를 자주 보습하고 있었다. 본원에서는 임상 증상에 근거하여 족부백선으로 진단되는 점 설명하였다. 따라서 병변부의 보습은 최소한으로만 시행하도록 하고, 평소에 발을 자주 통풍시키도록 지도하였다.

4) 鍼灸治療

본 환자는 침에 대한 공포를 호소하여 침구 치료는 시행하지 않았다.

3. 경과
1) 피부 증상의 변화(Fig. 1-3)

초발 시 우측 足3趾 근위지골에서부터 중족골의 원위부까지에 국한된 진홍색의 선명한 發赤과 함께 경미한 국소 부종감이 동반되어 있었다(Fig. 1A). 2019년 9월 4일경부터 0.25% desoximetasone을 처방받아 외용한 후 병변은 점차 소실되었고(Fig. 1B), 2019년 10월경에는 發赤이 사라졌으나 해당 부위를 자세히 관찰했을 때 경미한 저색소침착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1C).

환자는 증상이 치료되었다고 생각하여 연고 외용을 임의로 중단하고 지내던 중, 2019년 11월 9일경 기존 병변부의 내 두 군데에서 표피가 가볍게 벗겨지는 증상이 발생하면서 瘙痒感이 다시 재발하였다(Fig. 1D). 상기 두 군데의 병변부에서는 진홍색 發赤이 점차 심화되었으며(Fig. 1E), 2020년경에 이르러서는 두 병변부가 확대·융합되면서 초발 시 상태와 유사하게 되었다. 2020년 3월경에 병변의 원위부는 근위지골 부위를 넘어 중지골 부위까지 확대되고, 병변의 근위부 역시 중족골 원위부에서 근위부로 조금 더 확대되면서 초발 시보다 병변의 범위가 다소 넓어지게 되었다(Fig. 1F).

2020년 3월 11일 본원에 내원하여 한방치료를 시작하였으며, 2020년 3월 16일 發赤은 진홍색에서 담홍색으로 변화하였고 병변부에 소량의 인설이 발생하였으나 국소 부종감은 지속되었다(Fig. 2B). 2020년 3월 25일경에는 發赤이 조금 더 옅어졌으며 인설은 줄어들고 부종이 감소하면서 병변부가 평평해졌다(Fig. 2C). 그 후 發赤은 지속적으로 감소하여 2020년 4월 23일경에는 자세히 관찰하면 확인할 수 없을 정도의 옅은 색의 흔적만 남아(Fig. 2E) 한방치료를 종결하였다. 그 후 2020년 5월 15일경은 한방치료를 시행하지 않는 중임에도 불구하고 發赤이 완전히 소실되어 정상 피부와 유사하게 호전되었으며 해당 부위의 저색소침착 역시 발생하지 않았다(Fig. 2F). 그 이후 2020년 8월 18일경 환자의 병변부를 다시 진찰한 결과 현재까지 증상의 재발은 없는 상태로 양호한 경과를 유지 중인 점을 확인하였다(Fig.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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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Changes before, during and after Korean Medicine Treatment on Tinea Pedis The patient was treated with Injinho-tang from March 11, 2020 to April 23, 2020. She also applied Korean medicine ointment during the Korean medicine treatment. The symptoms were cured well and she had no relapse after stopping Korean medicine trea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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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3. Completely Cured Skin(August 18,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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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瘙痒感의 변화(Fig. 4)

환자의 瘙痒感은 Visual Analogue Scale(VAS)을 사용하여 평가하였다. 본 환자의 경우 瘙痒感이 하루 중 동일한 강도로 지속되는 것이 아니라, 평소 瘙痒感이 있던 중 갑자기 일시적으로 극렬해졌다가 상대적으로 완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瘙痒感이 심화되는 시점은 매일 불규칙했으며, 한 번 발생할 때 10분 이내로 지속이 된다고 한다. 일관적인 평가를 위하여 VAS는 하루 중 瘙痒感이 순간적으로 심화될 때를 기준으로 평가하도록 지도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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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4. Changes of Pruritus throughout the 0.25% Desoximetasone and Korean Medicine Treatment on Tinea Ped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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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6월경 증상이 초발한 이후 瘙痒感의 강도는 점차 증가하다가 2019년 8월 말경부터는 VAS 5 수준으로 악화되어 2019년 9월 4일경에 타병원 피부과에 내원하게 되었다. 0.25% desoximetasone으로 치료를 시작한 이후로는 2019년 9월의 VAS가 3 수준으로 감소하였으며, 10월경에는 VAS 0으로 瘙痒感 증상을 느끼지 않아 연고를 추가로 사용하지 않았다.

그러나 2019년 11월 9일경 피부병변이 다시 경미하게 재발하기 시작하면서 VAS 1 수준의 경미한 瘙痒感이 함께 동반되었다. 그 이후 瘙痒感은 점차 증가하여 2020년 1월 13일에는 VAS 3 정도까지 증가하였다. 환자는 병변부에 보습을 하면서 경과관찰 하였으나, 2020년 3월 10일경에는 피부병변이 최고조에 이르면서 瘙痒感도 VAS 4 수준으로 증가하게 되어 그 다음날인 2020년 3월 11일에 본원에 내원하게 되었다.

한방치료를 시작하고 5일 정도 경과한 2020년 3월 16일경에는 병변부가 가라앉으면서 VAS도 3 수준으로 다소 감소하였으며, 치료를 지속하면서 2020년 3월 25일경에는 VAS 2로 瘙痒感이 약 절반 정도 감소하였다. 또한, 한방치료를 시작한 이후로는 瘙痒感의 지속시간 역시 5분 이내로 감소하였다고 한다. 2020년 4월 17일에는 VAS 0으로 瘙痒感을 전혀 느끼지 않는 수준까지 치료되었고, 그 이후로도 瘙痒感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다.

Ⅲ. 고 찰

족부백선은 일상생활의 불편함과 더불어 사회적으로 적 지 않은 비용이 들어가는 질환이다. 백선의 치료에는 항진균제를 사용하고 있지만 항진균제는 인체에 독성을 보이며, 면역억제제의 사용으로 인한 면역감소로 진균 질환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3). 현재까지 다양한 항진균 약물이 국소 또는 전신 치료제로 개발되어왔으나, 이는 종종 신독성 및 간독성을 일으키기도 하며, 혹은 진균에 대한 내성이 형성되어 치료 효능이 저하되기도 한다. 따라서 부작용이 적으면서 보다 널리 사용될 수 있는 새로운 항진균 치료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4).

족부백선은 KOH 도말 검사 및 진균배양 검사로 진단한다2). 진균 감염은 대개 스테로이드에 반응하지 않으나5) 항진균제를 사용하기 전에 급성 염증이나 2차 감염이 있으면 냉습포를 하고 항생제와 스테로이드를 1주일 정도 사용한다2).

본 환자의 초진 시 치료에 대한 고찰에 앞서 진단에 대한 고찰이 선행하게 되었다. 피부 병변에 대하여 진단검사를 시행하지 못한 한계가 있었기 때문이다. 타병원에서는 본 환자를 건선 또는 접촉피부염으로 추정진단하고 0.25% desoximetasone을 처방하였으며 조직검사를 권유하였다. 그러나 본원에서는 문진 및 육안적 평가 상 족부백선의 양상으로 진단하였으며, 아래와 같은 고찰을 바탕으로 건선 또는 접촉피부염은 진단에서 배제하게 되었다.

건선의 경우 은백색 인설로 덮인 경계가 명확한 붉은 구진 및 판이 대칭적으로 분포하고 瘙痒症은 거의 없으며, 외부의 자극을 잘 받기 쉬운 팔꿈치, 무릎, 두피, 둔부 등에 호발하고, 오스피츠 증후(Auspitz's sign) 또는 쾨브너 현상(Koebner's phenomenon)이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2). 그러나 본 환자의 경우 하루 중 瘙痒感의 심화와 완화를 보이기는 하였으나 瘙痒感의 강도가 일상생활의 불편함을 초래하는 수준이었으며, 병변부에 인설이 두드러지지 않고 일측성으로만 발생하였으며, 문진 및 육안적 평가상 상술한 건선의 특이징후 역시 확인되지 않아 건선의 양상과는 가깝지 않다고 사료되었다.

또한,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의 경우 환자가 알레르기 항원(allergen)에 노출된 과거력이 있으며 피부의 모든 부위가 알레르기 항원에 반응한다는 병인론적인 특징이 있으므로, 환자가 접촉되었으리라고 추정되는 모든 물질에 대한 철저한 병력 조사를 시행하는 것이 진단에 있어서 가장 중요하며 원인 항원을 규명하기 위해서는 첩포 검사(patch test)가 필수적이다2). 본 환자의 경우 진단검사를 원하지 않았으므로, 본원 초진 시 알레르기 항원으로 작용할 수 있는 물질에 대해 구체적으로 문진하였다. 足部에 발생하는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의 경우 주로 가죽 또는 고무 재질의 신발 혹은 스타킹이 흔한 원인물질이 되는데2), 본 환자의 경우 병변이 발생한 이후에 팔목 등 다른 피부 부위에 가죽 또는 금속 재질의 액세서리를 착용하거나 스타킹 또는 고무 재질의 장갑을 착용하여도 기존 병변이 악화되거나 다른 부위에 병변이 새로 발생하지 않았다. 발병일경에 염색, 파마 등을 시행한 적은 없었고, 최근 1년간 기존에 사용한 적이 없었던 새로운 화장품(매니큐어 포함)이나 외용약을 사용한 병력도 없었다. 게다가 본 환자의 경우 병변부가 우측 足3趾의 일부분에 국한되어있으며 전신적인 반응은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과의 양상과 다르다고 판단되었다. 또한, 환자의 직업 특성상 자극물질(irritant)에 의해 피부가 직접적으로 손상된 병력 역시 문진하였으나, 해당 병변부 및 그 이외의 피부에 자극성 물질이 접촉된 적이 없다고 하여 자극성 접촉피부염의 가능성 역시 배제하였다.

한의학에서 脚濕氣란 현대의학의 족부백선과 유사한 개념으로, 그 病因病機는 크게 濕熱下注와 血虛風燥의 두 가지로 구분된다. 그 중 濕熱下注는 濕毒의 外邪에 感觸되어 經絡을 따라 足部로 下注하고 鬱結되어 濕熱로 傳變된 결과 발생하는 것이다7). 백선균의 생존과 성장을 위해서는 수소이온농도, 습도, 온도 등이 중요한 요인이며, 특히 고온다습한 환경요인이 백선증을 악화시키는데 이는 높은 습도가 백선균의 생존 기간을 연장시키기 때문이다. 정상인에 비해 다한증 환자에서 족부백선의 비율이 2.24배 더 높아 다한증 환자에서 족부백선이 더 흔히 동반된다8). 이러한 진균학적 연구 결과는 《外科啓玄·水潰脚丫爛瘡》에서 脚濕氣의 원인을 “久雨水濕, 勞苦之人跣行, 致令足丫濕爛成瘡, 疼痛難行.”이라고 설명7)하였듯 기존의 한의학적인 관점과도 일맥상통한 것으로 생각되었다.

본 환자의 경우 평소 더위를 많이 타는 惡熱 경향의 여성 환자로 특히 몸의 상부 및 手足掌部에 열감이 많아 手足多汗하며, 평소 口渴多飮하고 食慾旺盛, 多食하는 성향이 있었다. 또한, 본 환자는 직업 특성상 계절과 관계없이 양말과 함께 통풍이 잘되지 않는 신발을 신는 환경에서 수년간 근무하였다. 이와 더불어 증상 발병일이 초여름인 6월경인 점을 고려하여 본 환자를 濕熱下注型으로 辨證되는 족부백선으로 진단하게 되었다.

족부백선의 한의학적 치료는 內治와 外治로 구분하여 적용한다. 內治는 일반적으로 祛風燥濕, 淸熱利濕, 養血祛風 등의 治法을 사용하며3), 특히 濕熱下注型의 경우 淸熱利濕, 解毒消腫의 효능을 가지는 처방을 이용하여 치료한다7). 外治의 경우 그 증상이나 사용 방법에 따라 약재를 粉, 溶液, 膏 등의 다양한 형태로 만들어 사용하였다3). 본 증례에서는 환자가 침에 대한 공포를 호소하여 침 치료를 시행하지 못하였으므로 內治와 外治 두 가지에 집중하여 치료를 시행하게 되었다.

茵蔯蒿湯은 張仲景이 《傷寒論》에서 “陽明病, 發熱汗出者, 此爲熱越, 不能發黃也, 但頭汗出, 身無汗劑頸而環, 小便不利, 渴引水漿者, 此爲瘀熱在裏, 身必發黃者, 茵蔯蒿湯主之.”라고 제시하였으며9), 그 이후 경험적으로 황달을 발생하는 질환인 간염, 담낭염, 담도폐쇄증, 간경변증 등에서 광범위하게 응용되어왔다10). 또한 茵蔯蒿湯은 간·담도질환뿐만 아니라 구내염, 설염, 설창, 갱년기장애, 식중독성 두드러기, 피부 소양 질환 등의 질환에서도 응용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9). 그러나 기존에 보고된 연구 중 茵蔯蒿湯을 피부질환에서 응용한 것은 탁 등5)이 古方으로 두드러기를 치료한 치험 39례를 분석한 연구 이외에는 찾아보기 드물었다. 해당 연구에서는 39례의 증례 중 茵蔯蒿湯를 사용한 경우가 5례로 가장 많았다5)고 보고한 점을 보아, 茵蔯蒿湯이 간·담도질환 이외에도 피부질환을 포함한 다양한 질환에 적극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고 사료되었다.

茵蔯蒿湯은 茵蔯蒿, 梔子, 大黃으로 구성된다9). 茵蔯蒿는 利水通淋藥으로 淸熱利濕하는 효능이 있어 濕과 熱이 심한 증상에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는 大黃, 梔子와 配合하여 濕熱薰蒸으로 인한 發黃(濕熱黃疸)을 치료한다고 알려져 있는데, 濕瘡, 疥癬, 風疹과 같은 피부병에 內服 또는 外用할 수 있다. 大黃은 攻下藥으로 瀉熱通腸, 凉血解毒의 효능이 있으며 濕熱黃疸 이외에도 癰腫疔瘡 등을 치료한다. 梔子는 淸熱瀉火藥으로 瀉火除煩, 淸熱利尿, 凉血解毒의 효능이 있으며, 輕淸上行하여 心肺와 胸膈의 熱을 瀉한다11). 더불어 《傷寒論》에서 “陽明病, 發熱汗出, … 小便不利, 渴引水漿者, 此爲瘀熱在裏, 身必發黃者, 茵蔯蒿湯主之.”라고 하였는데9), 본 환자의 경우 惡熱, 口渴多飮, 面黃黑, 食慾旺盛한 점에서 ‘瘀熱在裏’한 病理를 추정할 수 있었으며, 또한 업무상 尿意感을 느낄 때도 배뇨를 참아야 할 때가 많았다는 점에서 ‘小便不利’의 病理까지 연관 지을 수 있었다. 상기 내용을 종합하였을 때 본 증례에서 茵蔯蒿湯은 君藥인 茵蔯蒿를 중심으로 하여 濕熱下注의 病理로 辨證된 족부백선 환자에게 淸熱利濕, 凉血解毒하는 효능으로 치료 효과를 보인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본 증례에서는 본원 안이비인후피부과에서 硫黃, 紫草, 當歸 세 가지 本草로 제조한 膏藥을 피부 병변부에 국소적으로 외용하였다. 硫黃은 性味가 酸溫有毒하여 外用劑로 많이 응용하는데 이는 毒으로 毒을 攻驅하는 것을 이용함이며, 또한 殺蟲力이 강하여 疥癬瘙痒 등 피부병을 치료하는 데 양호하나 효과가 있다. 紫草는 淸熱凉血藥으로 凉血解毒의 작용이 있어 瘡瘍, 濕疹, 火傷 등의 증상에 外用되며, 當歸는 補血藥으로 補血和血의 효능을 가지면서 外科와 傷科에 多用된다11). 따라서 국소부에 표재성 피부 진균증을 가진 환자에게 상기 한방 외용제를 사용하여 국소적으로 殺蟲, 凉血解毒, 補血和血 작용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족부백선 환자에게 국소적인 外治뿐만 아니라 內治를 병행하여 보다 적극적인 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치료의 효능을 상승시킬 수 있다고 사료되었다. 본 환자는 평소 더위를 많이 타는 惡熱 경향의 여성 환자로 특히 手足掌部에 열감을 많이 호소하였는데, 한방치료를 시행한 후 환자는 자각적으로 손바닥과 발바닥의 열감이 크게 감소하고 안면 및 상체의 열감까지 많이 감소하였다고 진술하였다. 또한 환자는 평소 안면부에 화농성 여드름이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었으나, 한방치료 중에 환자가 외래에 내원할 때마다 안면부의 여드름 역시 점차 호전을 보이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치료 종결 시에는 족부백선 병변부가 완치되었을 뿐만 아니라, 초진 시 대비 안면부의 피부까지 깨끗하게 정돈되어 환자의 치료 만족도가 높았다. 환자가 안면부에 여드름 치료 등을 목적으로 다른 처치를 시행한 점은 없었다고 하며, 본원에서 처방한 한방 외용제는 족부백선 부위에만 사용했던 것으로 미루어보아 한약 치료를 통해 전신적인 淸熱利濕의 효능을 이끌어내어 환자의 상태를 개선시킨 것으로 사료된다.

또한, 본 증례에서는 동일한 병변에 대하여 스테로이드 외용제 치료 및 한방치료의 경과를 모두 사진으로 관찰할 수 있었던 점도 흥미롭다고 생각되었다. 본 환자는 본원 내원 전부터 본인 스스로 병변의 상태 및 瘙痒感의 강도를 적극적으로 경과관찰 하였다. 타병원에서 건선 또는 접촉피부염으로 추정진단 하에 0.25% desoximetasone 치료를 시행하였으나, 저색소침착이 나타났으며 약 1개월 만에 증상이 재발하기 시작하는 양상까지 사진으로 확인 가능했다. 본원에서는 병변을 족부백선으로 진단하여 茵蔯蒿湯 및 한방 외용제 치료를 시행하였으며, 기존에 사용하던 오일 성분의 외용제는 사용을 중단하고 병변부의 보습은 최소화하면서 자주 통풍을 시키도록 생활지도를 병행하였다. 상기 치료를 약 1.5개월간 시행한 후에는 증상이 재발하지 않고 완치되었다. 또한, 저자는 치료를 종결하고 약 4개월이 지난 시점인 2020년 8월 18일경에 환자 상태를 다시 확인하였다. 그 결과 해당 연도 여름에 장기간의 장마로 인해 습한 환경이 오래 지속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족부백선이 재발하거나 새로이 발생하지 않았다는 점을 확인하였다(Fig. 3). 이렇듯 한 차례 재발한 족부백선에 대하여 한의학 단독 치료를 시행하여 재발 없이 양호한 치료 결과를 이끌어냈으며, 상기 전체 과정을 사진으로 경과 관찰할 수 있었던 점은 본 증례의 강점으로 사료된다.

본 증례에 대한 한계점 역시 존재한다. 먼저 본 증례는 단일증례로 족부백선에 대한 辨證施治에 대하여 여러 가지 치료 사례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추후의 연구에서는 濕熱下注 또는 血虛風燥 등의 여러 辨證에 근거하여 족부백선을 치료한 다수의 증례를 취합하고 비교 · 분석한다면 보다 심화된 고찰을 얻게 될 수 있을 것이다. 두 번째로 환자가 진단검사를 원하지 않아 시행하지 않은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치료 전후의 상태를 사진뿐만 아니라 KOH 도말 검사 및 진균배양 검사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평가하였다면 보다 우수한 증례 보고가 될 수 있었을 것이다. 마지막으로 혈액검사 등의 기본검사를 통하여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안전성 여부를 함께 확인하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기존의 항진균 약물보다 부작용이 적으면서 보다 널리 사용될 수 있는 치료가 요구되고 있는4) 실정인 만큼, 한의학적 연구에서도 치료 효능과 더불어 안전성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연구가 축적된다면 족부백선에 대한 한의학 치료의 강점을 더욱 부각할 수 있을 것이다.

Ⅳ. 결 론

본 연구는 양방 치료 후에도 증상이 재발한 족부백선 환자에게 1.5개월간의 한의학 단독 치료를 통하여 발적, 소양감 등의 증상을 호전시킨 치험례이다. 치료를 종결하고 수개월이 지난 후에도 증상의 재발이나 새로운 발병 없이 양호한 경과를 유지하는 점을 확인하여 피부과 영역에서 한의학 단독 치료의 효과를 확인하였다. 또한, 본 환자의 경우 국소적인 外治뿐만 아니라 전신적인 內治를 병행하여 평소 가지고 있던 증상인 手足熱感과 안면부의 화농성 여드름까지 부차적으로 호전을 보였기에 환자의 치료 만족도가 높았던 경우였다. 단, 본 증례는 단일증례로서 근거 수준이 높지 않으므로, 향후 추가적인 증례 보고를 축적하고 신뢰도 높은 체계적 연구를 진행하여 근거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다.

연구윤리

본 임상연구의 연구자는 연구 대상자(환자)에게 환자의 의무경과 기록, 사진, 설문지 등의 자료를 학술적 보고의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하였으며, 본 연구는 환자로부터 ‘임상연구 동의서’를 통한 서면 동의를 받아 진행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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