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말초성 안면마비는 가장 두드러지게 발생하는 안면신경 장애 계통 질환 중 하나로, 안면 운동신경의 약화로 인한 다양한 증상이 나타난다. 환측 이마주름의 실조, 안검하수, 안구건조 혹은 눈물 과다, 안면부 근육의 마비, 약화, 입꼬리 쳐짐 등이 나타나며, 이외에도 미각장애, 안면 감각이상, 전정계 장애 등의 다른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 수술, 두부 외상 등으로 인해 발생하기도 하며, Varicella zoster virus, 중이염 등 감염성 질환에 속발하기도 한다. 이외에도 다발성 경화증, 길랑-바레 증후군 등의 신경학적 문제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나 70%의 경우가 특발성인 벨마비로 분류된다1,2).
안면마비의 예후는 경증에서 중증까지 다양한데, 71%는 정상적으로 표정근 기능이 회복되며, 12%는 경미한 후유증, 13%는 중등도, 5%는 심각한 정도의 후유증이 남을 수 있다고 한다3). 후유증의 증상으로는 연합운동(motor synkinesis), 악어눈물(crocodile tears), 불완전한 회복, 안면근육의 수축(contracture), 미각 감소/소실, 구음장애 등이 있다2). 안면마비 후유증을 다룬 여러 논문4-7)에서는 안면마비 발병 3~6개월 후부터 후유증을 야기한다고 정의하고 있으며, 이 등8)이 시행한 말초성 안면마비 후유증의 비수술적 치료에 관한 10년간의 국내외 논문 고찰에 따르면, 후유증 증상들은 발병일로부터 최소 1개월 이후에 발생하였다고 한다.
많은 안면마비 환자의 경우에서 안면 근육 마비로 인해 신체적 활동 중 발생하는 불편감뿐만 아니라 타인에게 보여지는 얼굴의 모습에 따른 심리적 위축, 사회적 활동, 대인관계의 어려움, 완전 회복이 되기 전까지 호전에 대한 불안감 등 많은 이차적인 문제를 호소한다. 때문에 후유증 발생 시에 적절한 치료를 통한 회복이 중요시된다.
한의학적인 안면마비 치료는 침구 치료를 주로 시행하며, 전침요법, 자하거약침, 봉약침, 두침치료, 물리요법, 한약요법, 매선치료 등 다양한 치료법이 시도되어 유효한 효과를 거두고 있다9). 그러나 양방 치료에서는 초기 부신피질호르몬, 혈관확장제, 비타민 등의 약물요법, 물리치료, 안면신경감압술과 같은 수술요법 등의 방법이 있으며10), 이후 일정 시기가 지나면 회복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다는 한계점이 있다. 안면마비 초기에 비해 후유증 단계에서는 증상 지속기간이 오래되었으므로 치료경과가 더디고, 효과가 확연히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치료를 지속하는데 환자가 회의감을 나타내는 경우가 많다.
이에 저자는 말초성 안면마비 후유증 환자의 한의학적인 치료 효과 및 만족도를 확인하고 향후 후유증 환자에게 보편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자 한다.
Ⅱ. 대상 및 방법
2017년 8월 1일부터 2018년 11월 30일까지 동의대학교 부속한방병원 안면신경 마비센터에 내원한 안면마비 후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였다(Fig.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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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鍼治療 : 0.20㎜×30㎜ 또는 0.25㎜×40㎜ 1회용 stainless steel needle을 사용하였고 치료혈은 환측의 地倉(ST4), 頰車(ST6), 四白(ST2), 巨髎(ST3), 顴髎(SI18), 陽白(GB14), 絲竹空(TE23), 攢竹(BL2), 翳風(TE17), 水溝(GV26), 承漿(CV24), 양측 合谷(LI4), 足三里(ST36), 건측의 三重穴을 주혈로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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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電鍼治療 : 매선 치료 시행하지 않을 경우에 자침 시 전침기를 이용하여 地倉과 頰車, 陽白과 絲竹空 등을 연결한 후, 환자가 자극을 느끼고 근육의 가벼운 수축이 일어나는 정도의 강도까지 증가시켰다. 주파수는 2㎐로 하여 20분간 留鍼한 후 발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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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藥鍼治療 : 대한약침제형연구회에서 제조한 SBV를 주로 사용하였으며, 환자에 따라 자하거를 사용하기도 하였다. 일회용 주사기를 이용하여 患側의 地倉(ST4), 頰車(ST6), 四白(ST2), 巨髎(ST3), 顴髎(SI18), 陽白(GB14), 絲竹空(TE23), 攢竹(BL2)에 각각 0.01-0.05㏄씩 총 0.4㏄를 피내로 주입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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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韓藥治療 : 모든 환자에게 한약 치료를 시행하지는 않았으며, 환자가 복용을 원하는 경우 혹은 안면마비 후유 이외의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에 맞추어 한약 처방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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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埋線療法 : 환자의 경과에 따라 10~14일에 1회 정도의 주기로 시행되었으며 멸균 소독된 2.5㎝, 4㎝, 6㎝ 29G needle을 이용하였다. 시술 부위는 매선요법의 기본 원리에 따라 피부의 SMAS층에 자입되도록 하였으며, 시술 방향은 환측 안면부의 눈썹주름근(Corrugator supercili m.), 눈둘레근(Orbicularis oculi m.), 윗입술올림근(Levator labii superioris m.), 관골근(Zygomaticus m.), 입둘레근(Orbicularis oris m.) 등의 근결 방향을 따라 자입하였으며, 환자에 따라 양측 안면의 균형을 맞추기 위해 건측에 자입하기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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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赤外線療法 : 留鍼 시간 동안 환측 안면부에 적외선(Infrared)을 조사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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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원한 환자의 동의를 받아 한의사 1인이 House-Brackmann Grading System(이하 HBGS), Sunnybrook Scale(이하 S-Scale)을 평가하였으며, 환자 스스로 마비로 인한 불편감을 Visual Analog Scale(이하 VAS)로 표현하고, 후유증 증상 조사 및 시행한 치료 방법에 대한 만족도를 설문지로 작성하도록 하였다. 후유증 증상 조사 시에는 환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한의사가 증상에 대한 설명을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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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문지에 응답한 환자들의 성별, 나이, 환측, 발병일, 내원 일수, 매선 치료 시행 횟수 등을 전자의무기록(EMR) 및 전산자료(OCS)를 통해 확인하였다.
Ⅲ. 결 과
여자 15명(54%), 남자 13명(46%)으로 여자가 남자보다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으며(Table 1), 연령별 비율에서는 51-60세군이 11명(39%)으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Table 2).
20 – 30 years old | n=4 (14%) |
31 – 40 years old | n=2 (7%) |
41 – 50 years old | n=2 (7%) |
51 – 60 years old | n=11 (39%) |
61 – 70 years old | n=9 (32%) |
Total | n=28 |
28명의 환자 중 좌측에 안면마비 후유 증상을 보이는 경우가 17명(61%)로 우세한 경향을 보였다(Table 3). 이 중 1명의 환자는 좌측 안면마비 기왕력이 있었으나, 완치 후 재발한 우측 안면마비 후유증을 치료하였으며, 2명의 환자는 편측 안면마비 후유가 남아있던 중에 반대 측에 안면마비가 재발하였고 이는 후유 증상 없이 완치되었다.
안면마비 발생 이후부터 본원 안면신경마비센터에 후유 증상 치료를 위해 내원하기 까지 소요된 시간을 알아보기 위해, 발병 시점에서 초진 진료일 차이를 비교해보았다. 환자가 후유증으로 인한 불편감을 어느 시점부터 치료 대상으로 인지하는지 간접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발생 초기부터 본원에서 치료를 받던 환자 16명은 제외하였다. 안면마비 발생으로부터 10년 이상 경과하고 후유증 치료를 위해 내원한 환자가 4명(33%)으로 가장 많았고, 5개월 이하의 시간이 지나고 내원한 경우가 3명(25%), 6-10개월 사이와 1-5년 사이에 내원한 경우가 각 2명(17%), 6-9년 사이에 내원한 경우가 1명(8%)으로 가장 낮았다(Table 4).
below 5 months | n=3 (25%) |
6 – 10 months | n=2 (17%) |
1 – 5 years | n=2 (17%) |
6 – 9 years | n=1 (8%) |
over 10 years | n=4 (33%) |
Total | n=12 |
초기에 본원 안면신경마비센터를 내원하여 입원 치료를 시행한 환자 중에서, 양방 신경과와 협진을 통해 NCS(Nerve Conduction Study) 검사를 시행한 환자들의 결과를 비교해보았다. 발병일로부터 평균 7일 전후에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10명의 환자 중 31-50% 결과값을 나타낸 경우가 5명(50%)으로 가장 많았다(Table 5).
below 10 % | n=1 (10%) |
11 – 30 % | n=3 (30%) |
31 – 50 % | n=5 (50%) |
51 – 70 % | n=1 (10%) |
Total | n=10 |
후유 증상 설문 및 만족도 조사 시행 당시 한의사 1인에 의해 평가된 HBGS은 Grade Ⅱ가 17명(61%)로 가장 많았으며, Grade Ⅳ는 1명(3%)로 가장 적었다(Table 6).
Grade I | n=2 (7%) |
Grade II | n=17 (61%) |
Grade III | n=8 (29%) |
Grade IV | n=1 (3%) |
Total | n=28 |
초기에 본원 안면신경마비센터를 내원하여 입원 치료를 시행한 환자 13명의 퇴원 당시 HBGS와 후유 증상으로 외래 치료 시행 이후의 HBGS를 비교하였다. Grade Ⅲ로 퇴원한 9명 중 5명은 Grade Ⅱ로 호전되었고, 별무호전인 환자는 4명이었으며 Grade Ⅳ로 퇴원한 4명의 경우 모두 Grade Ⅱ로 변화를 보였다(Table 7).
Grade III | → Grade Ⅱ | n=5 (38%) |
→ Grade Ⅲ | n=4 (31%) | |
Grade IV | → Grade Ⅱ | n=4 (31%) |
Total | n=13 |
후유 증상 설문 및 만족도 조사 시행 당시 한의사 1인에 의해 평가된 S-Scale은 41-50, 51-60점대가 각 5명(18%)으로 가장 많았으며, 평균 S-Scale은 58점이었다(Table 8).
under 10 | n=1 (4%) |
11 - 20 | n=0 (0%) |
21 - 30 | n=1 (4%) |
31 - 40 | n=4 (14%) |
41 - 50 | n=5 (18%) |
51 – 60 | n=5 (18%) |
61 - 70 | n=4 (14%) |
71 - 80 | n=4 (14%) |
81 - 90 | n=1 (4%) |
91 – 100 | n=3 (11%) |
Total | n=28 |
환자 스스로 마비로 인한 불편감을 Visual analog scale(이하 VAS)를 통해 점수로 매겨보도록 하였고, 정상을 0,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심한 증상을 100으로 하여 측정하였다.
VAS 0 – 20점대가 10명(36%)으로 가장 많았으며, 평균 VAS는 40점이었다(Table 9).
0 - 20 | n=10 (36%) |
21 - 40 | n=7 (25%) |
41 - 60 | n=5 (18%) |
61 - 80 | n=5 (18%) |
81 - 100 | n=1 (3%) |
Total | n=28 |
복수 응답으로 조사하였으며, 연합운동(Synkinesis)이 20례(19%)로 가장 높은 빈도를 보였다. 이어서 심리적 위축 및 불안감이 17례(16%), 구축(Contracture) 15례(14%), 눈물과다 14례(13%), 악어눈물 11례(10%), 경련 10례(10%)로 나타났다. 이외에도 이명, 이충만감 등의 청각관련 증상, 식사 시 음식물 끼임, 음수 시 물 흐름 등의 음식물 섭취 시 불편 증상, 시력저하, 안검하수에 따른 시야협소 등의 증상을 호소하였다(Table 10).
설문에 응답을 동의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후유증상 치료 시기를 초기 안면마비 발생 이후 3개월 경과한 시점으로 설정하고, 설문지 응답일까지의 기간 동안의 전산자료를 바탕으로 조사하였다. 치료기간 중 0-4회 매선을 시행한 경우가 18명(64%)로 가장 많았으며, 평균 5회 시행하였다(Table 11).
0 - 4 | n=18 (64%) |
5 - 9 | n=3 (11%) |
10 - 14 | n=5 (18%) |
15 - 20 | n=2 (7%) |
Total | n=28 |
본원에서 시행한 치료 항목 중 약침, 전침, 매선요법, 물리치료, 침치료에 대한 각각의 만족도를 점수로 매겨 조사하였다. 매우 불만족(1) 불만족(2) 보통(3) 대체로 만족(4) 매우 만족(5)의 리커트 척도를 사용하였으며, 본원 양방 신경과 혹은 재활의학과 협진을 통해 물리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경우 물리치료 항목에 대해서는 응답하지 않았다.
각 항목에 대해 약침은 평균 3.84점, 전침 평균 3.63점, 매선요법 평균 4점, 물리치료 평균 3.75점, 침 치료 평균 3.96점으로 나타났다.
28명의 HBGS는 평균 2, S-Scale은 평균 58점이었고, 상관분석을 통한 Pearson 상관계수가 -0.741이므로 HBGS와 S-Scale은 음의 상관관계로 통계적으로 유의하다고 볼 수 있다(Fig. 2, Table 12,13).
Mean | Std. Deviation | N | |
---|---|---|---|
HBGS | 2.2857 | .65868 | 28 |
S-Scale | 57.9643 | 22.59381 | 28 |
28명의 VAS는 평균40점이며, 상관분석을 통한 Pearson 상관계수가 0.182이므로 HBGS와 VAS의 관계는 양의 상관관계이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Fig. 3, Table 14,15).
상관분석을 통한 Pearson 상관계수가 -0.326이므로 S-Scale과 VAS의 관계는 음의 상관관계이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다고 볼 수 있다(Fig. 4, Table 16,17).
Mean | Std. Deviation | N | |
---|---|---|---|
S-Scale | 57.9643 | 22.59381 | 28 |
VAS | 39.6071 | 24.50750 | 28 |
Mean | Std. Deviation | N | |
---|---|---|---|
S-Scale | 57.9643 | 22.59381 | 28 |
E-Tx. | 4.7500 | 5.23255 | 28 |
Mean | Std. Deviation | N | |
---|---|---|---|
VAS | 39.6071 | 24.50750 | 28 |
E-Tx. | 4.7500 | 5.23255 | 28 |
Ⅳ. 고 찰
안면마비로 기능 상실이 발생하면 개인은 타인과의 의사소통, 감정 표현 능력에도 영향을 받으며 먹거나 마시는 등 많은 일상적인 활동 수행에도 방해를 받는다. 따라서 얼굴 근육의 움직임을 회복하는 것은 환자의 삶의 질에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11). 일반적으로 안면마비 후유증을 언급한 논문에서는 3~6개월 이후부터 후유증 증상이 발생한다고 하나, 실제 임상에서는 1개월 정도 경과한 이후부터 후유증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다. 안면마비 및 후유증으로 개인의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은 광범위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를 통해 후유 예방 및 신경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적극적인 한의학적 치료법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양방 치료의 경우10), 발생 초 일정 시기동안 부신피질호르몬과 항바이러스제, 혈관확장제, 비타민 등을 복용하는 약물요법과 외과적으로 안면신경 감압술(Facial Nerve Decompression), 안면신경 회복술(Facial Nerve Repair)12)등의 수술적인 치료법이 제시된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 환자마다 영향을 받는 안면신경분지가 다르며, 나타나는 증상도 다양하게 나타나므로 획일적인 치료 방법보다는 증상 및 부위에 따라 접근해야 한다.
원 등13)에 따르면 안면마비 환자 중 발생한지 2개월이 경과한 후 후유증이 있는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한방 안이비인후피부과 전문의가 한의학적인 변증을 하였을 때, 氣虛 6명(33%), 氣血兩虛 5명(28%), 血虛 合 七情傷 2명(11%), 痰飮 2명(11%), 陰虛 2명(11%), 七情傷 1명(6%)로 분석되었다. 이를 통해 원 등13)은 급성기 안면마비의 원인이 주로 과로 및 스트레스이나, 후유증이 남는 경우 病因이 實證 및 七情傷 보다는 虛證이 더 많다는 의견을 제시하였다.
매선요법, 즉 穴位埋藏療法은 혈위 내에 어떤 이물을 매입하고, 그 이물을 이용하여 혈위 자극을 지속적으로 하여 질병을 치료하는 신침요법으로 장기간의 留鍼이 필요한 제반 질환에 유용하다. 埋藏物의 물리, 화학적 자극뿐만 아니라 혈위에 대한 자극시간을 연장하여 치료 효과를 증대시키는데 목적이 있다14). 이러한 매선요법은 留鍼의 개념에서 시작되었고, 《黃帝內經 靈樞 終始篇15)》에서는 “久病者 邪氣入深, 刺此病者 深內而入留之, 間曰而復刺之, 必先調氣左右 去其血脈”이라 하였다. 오래된 만성병의 경우 병정이 깊으므로 병을 치료하기 위해 더 깊고 오랜 유침을 필요로 한다는 문헌을 이 등16)은 埋法 이론의 근거로 유추하였다.
이러한 의견을 바탕으로, 본원 안면신경마비센터에서는 안면마비 후유증 치료에 있어 허증, 만성 질환에 응용이 가능한 매선요법을 사용하였고, 시술자가 판단하기에 기존 침과 약침 치료만을 시행했을 때보다 호전을 보였다. 또한 환자에게 매선요법을 시술할 때, 환자별 증상을 고려하지 않은 획일화된 방식이 아니라 환자에 따라 건측과의 균형을 맞추면서 마비된 근육에 따라 시술함으로써 보다 효율적인 접근을 할 수 있었다.
본 연구에서는 2017년 8월 1일부터 2018년 11월 30일까지 본원 안면신경마비센터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에 내원한 안면마비(진단명-G510,G510A)환자 1219명 중 발병 3개월 이후에도 안면마비 증상이 남아있으며 후유 증상을 호소하는 108명을 안면마비 후유증 환자로 분류하였다. 이 중 HBGS, S-Scale등 평가지표와 설문지를 시행한 28명을 대상으로 HBGS, S-Scale, VAS, 후유증 증상의 종류, 매선 치료 횟수 등을 분석 및 고찰하였다.
람세이헌트 증후군 환자는 2명이었고, 나머지 26명은 벨마비에 해당하였다. 또한 28명 중에서 초기 발생 당시 입원치료를 시행하고 이후 후유증이 남아 외래 치료를 지속한 경우는 12명, 후유증으로 본원에 내원하여 치료받은 경우는 13명, 발생 초기부터 외래통원 치료 받던 중 후유증상으로 내원한 경우는 3명이었다. 일반적으로 벨마비에 비해 람세이헌트 증후군의 경우가 예후가 불량하다고 알려진 것과 다른 결과를 보였지만, 이는 본 연구의 대상자수가 28명으로 작았고, 경제적 혹은 지리적인 문제 등으로 지속적으로 본원에서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경우는 경과에 대하여 확인이 불가능하여 안면마비 후유증 발병에 미치는 상병의 영향은 알 수 없었다. 또한 안면마비 발생 초기에 입원을 한 환자가 12명, 초기부터 외래 통원치료를 한 환자가 3명이나 본원 안면신경마비센터에 내원한 환자들의 대다수가 입원치료를 받기 때문에, 단편적으로 입원치료를 한 경우와 그렇지 않은 경우의 후유증 발생률을 비교할 수 없었다.
환자군은 여성이 54%로 우세하였고, 51-60세군이 39%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환측의 방향은 좌측이 61%이었으며, 안면마비 후유증으로 본원에 초진으로 내원한 환자들 중 33%가 10년 이상 경과한 경우로 가장 많았다. 안면마비 발생 처음부터 본원에서 입원치료를 받은 환자 13명 중 NCS를 시행한 경우 10명의 결과를 비교하였을 때, 31-50%의 값을 나타낸 경우가 50%를 차지하였다. 이들의 퇴원 당시 HBGS와 후유 증상이 발생하여 내원하여 치료한 이후 HBGS를 비교하였을 때, Grade Ⅳ에서 Grade Ⅱ로 호전된 경우가 4명(31%), Grade Ⅲ에서 Grade Ⅱ로 호전된 경우가 5명(38%), Grade Ⅲ으로 별무호전인 경우가 4명(31%)이었다.
HBGS는 Grade Ⅱ가 61%로 가장 높게 나타났고, S-Scale은 41-50, 51-60점대가 각 18%로 가장 많았으며, 환자가 마비로 인해 느끼는 불편감은 VAS 평균 40점이었다. HBGS와 S-Scale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로 음의 상관관계를 이루어 HBGS가 낮을수록 높은 S-Scale에 해당하였다.
HBGS는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scale로 검사자간의 편차가 비교적 적고 평가 방법이 간단하여 쉽고 빠르게 사용 가능한 지표로 장기간의 안면신경마비의 경과관찰에도 용이하다. 그러나 전반적인 양상을 비연속적인 6단계로 평가하여 다양한 상태를 반영하지 못하고 회복의 평가에 있어서도 단기간의 미세한 변화는 반영하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17). 원 등13)의 안면마비 후유증 환자 18례에 대한 임상고찰에 따르면, 초기 마비정도에서 HBGS이 한 단계 회복하는데 걸리는 기간은 1-2개월 사이가 가장 많았으며 HBGS 1단계까지 완치되는데 걸리는 시간은 초기 마비 정도가 심할수록 더 많은 치료 시간이 걸리는 경향이 나타났다. 또한, 눈, 입 등 특정 부위에 국한되어 후유 증상을 호소하는 경우가 있어 동일한 Grade의 경우에서도 환자의 마비 정도의 편차가 크게 나타나는 경우가 발생하게 된다.
이러한 HBGS의 한계점을 보완하기 위해, 전반적인 안면신경의 기능평가 및 안면 운동기능을 부분적으로 관찰 가능한 Sunnybrook scale(S-Scale)17)을 함께 측정하였다. S-Scale 또한 후유 증상 중에서는 연합운동만을 다뤘다는 단점이 있으나, 본 연구대상 환자들의 경우에는 28명 중 20명이 연합운동을 가지고 있었기에 향후 경과를 관찰할 때, 보다 정확한 비교 지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되었다.
한의사 1인이 객관적인 지표에 근거하여 평가한 HBGS와 S-Scale과는 달리, VAS는 환자 개개인의 주관에 따라 측정되어 다른 지표들과의 상관관계가 통계적으로 무의미하게 나타난 것으로 사료된다.
이 등8)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말초성 안면마비 후유증의 비수술적 치료에 관한 논문들을 분석하였을 때, 후유증 증상들은 빈도순으로 토안, 비대칭, 구축, 경련, 유루증, 연합운동, 감각저하, 악어눈물 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증상은 발병일로부터 최소 1개월 이후에 발생하였다고 한다. 치료법으로는 침술이 49편의 문헌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였고, 이외에도 정안침, 溫鍼과 火針, 割治法, 매선침법, 전침, 약침요법 등 침술과 관련된 것이 대다수를 차지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연합운동 > 심리적 위축, 불안감 > 구축 > 눈물과다 > 악어눈물 > 경련 등의 순서로 증상을 호소하는 빈도가 높았으며, 특히 연합운동을 호소하는 환자가 28명 중 20명으로 71%라는 높은 비율을 보였다. 그 중에서도 구각부 주위 근육과 안구 주위 근육이 연합 운동을 보이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치료방법에 있어서는 침, 약침, 전침, 매선치료가 기본으로 사용되었고 평균 5회의 매선치료를 시행하였다. 치료법에 대한 환자들의 만족도는 약침 평균 3.84점, 전침 평균 3.63점, 매선요법 평균 4점, 물리치료 평균 3.75점, 침 치료 평균 3.96점으로 나타났다. 매선치료에 비해 약침, 전침, 호침 치료 등의 점수가 낮은 것은 대다수의 환자들의 경우에 초기 안면마비 발생 이후부터 꾸준히 침 치료를 받았기 때문에 호응도가 떨어진 것이라고 추측된다.
본원에서는 안면마비 후유증 환자의 경우에 1-2주에 1회 정도 내원하도록 티칭하고, 2주에 1회 매선치료, 매선치료를 하지 않을 경우에는 일반 호침, 약침, 전침 치료를 시행하는 형식의 치료방법을 구성하였다. 안면마비 발생 초기에는 회복 중인 신경을 충분히 자극하여 빠른 호전과 후유 방지를 위해 최소 1일 1회 이상의 치료를 시행하였으나, 후유증의 경우에는 내원 시 소요되는 시간, 비용 등의 사회경제적인 측면을 고려하여 환자의 치료에 대한 회의감, 거부 등을 없애 지속적인 치료가 가능하도록 1-2주에 1회 정도 내원하도록 하였다. 마비된 근육, 혈위에 대한 자극 시간을 연장하기 위해 매선으로 장기간 留鍼하여 연합운동, 경련 증상 등이 나타나는 근육층을 자극하였으며, 환자에 따라 자하거, SBV 약침 등을 사용하여 치료를 시행하였다. 원 등13)의 의견과 마찬가지로 안면마비 후유증을 허증으로 판단하여 氣를 補하고 血을 養하며, 益氣, 補精하는 효과가 있는 자하거 약침18)을 사용하였으며, 신경손상이나 변성이 진행되어 2-3개월이 지나 안면마비 후유증이 남은 경우에 봉약침 복합치료를 시행하여 호전을 보인 최 등19)의 증례를 참고하여, SBV 약침을 응용하였다. 봉약침은 항염작용, 면역계의 조절, 혈액 순환을 촉진시키는 효과가 있으며20), 본 연구에서는 봉독에서 melittin을 순수 분리, 정제하여 만든 SBV18)를 소양감, 부종, 통증 등의 국소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의 환자에 사용하였다.
본 연구는 말초성 안면마비 후유증 환자를 대상으로 후향적 차트리뷰를 시행한 것으로, 모든 대상자의 치료 전후 HBGS, S-Scale, VAS 등의 평가지표 값의 변화를 확인하지 못하였다는 한계점이 있다. 그러나 28명 중 초기부터 입원치료를 시행한 13명의 퇴원시 HBGS와 후유증으로 내원하여 치료를 받은 이후의 HBGS를 비교하였을 때, 9명(69%)이 1-2단계의 Grade 호전을 보였다. 또한 환자들이 자각하기에 경련 정도가 감소하거나, 유력감이 증가되는 등 증상 변화를 보이는 경우도 있었으며, 환자는 인지하지 못하였으나 시술자가 판단하기에 마비된 근육의 움직이는 범위 증가, 연합운동의 강도 약화 등 육안적인 호전을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안면마비의 이환기간이 길수록 후유증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며, 초기에 회복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는다면 초기 3주 이후에도 후유증이 발생할 수 있다8). 이에 저자는 말초성 안면마비 후유증의 치료에 있어, 안면마비 발생 초반부터 집중 치료를 하면서 후유 증상이 동반되어 나타난다면 전통적인 호침자법 이외에도 1-2주의 간격으로 경련이나 연합운동이 발생하는 근육을 자극할 수 있는 자하거, SBV 등의 약침요법, 매선요법 등이 효과적이라고 생각한다.
연구 시행 전, 본원에 내원하여 안면마비 및 안면마비 후유증을 치료 중인 환자들의 호전도에 있어 매선치료를 시행하였을 때 호전 속도가 빠른 경향성을 보였고, 안면마비 환자 중 후유 증상이 차지하는 비율, 환자들의 치료에 대한 반응 등을 전반적으로 알아보기 위해 차트리뷰를 시작하게 되었다. 그러나 대상자의 수가 28명으로 소규모이며, 치료 전후의 HBGS, S-Scale, VAS 등을 측정하여 비교하지 않고 1회 측정한 결과값으로 단면적인 비교를 하였기 때문에 통계적인 유의성은 낮게 나타났다. 또한 28명의 개인별 마비도의 차이와 치료 전후의 평가지표 변화도, 치료기간, 치료율 등을 반영하지 못하였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최종적으로 후유증의 치료에 관한 계획을 제안 해보자면, 우선 경과 관찰을 위한 평가지표로서 치료 전•후에 검사자 간의 편차가 작으며 간단하게 평가 가능한 House-Brackmann Grading System과 부분적인 안면 운동 기능을 관찰할 수 있는 Sunnybrook Scale을 함께 평가하여 장기적으로 관찰하면 효율적인 비교가 가능할 것으로 사료된다. 신경 손상에 대한 예후를 알아보기 위해 NCS, ENoG 등의 검사를 시행하게 되는데, 신경전도검사상 90% 변성이 있으면 양방에서는 수술적 방법을 고려하며, 벨마비의 경우에는 최초 14일 이내 95%이상 변성이 되는 경우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마비 후 2주 이상 시간이 경과하면 근위부에서 이미 신경의 재생과정이 시작되며 또한 변성이 발생된 신경 주위의 건강한 신경에서 측부신경이 발달해 손상된 신경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어렵다10). 그러므로 2주 이내에서만 의미 있는 결과를 얻을 수 있기 때문에 후유증의 경우에는 추가적인 검사를 통한 예후를 알아보는 데 한계가 있다. 따라서 이 시기에는 전문가에 의한 HBGS, Sunnybrook Scale 등의 지표 평가를 통해 치료 경과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리라고 본다.
후유증 치료의 목적은 안면마비 자체의 개선 이외에도 연합운동, 경련, 감각이상 등의 동반 증상 호전에 있다. 물론 후유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초기부터 집중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3-4주 이후부터 후유 증상이 발생하게 되면 약침요법, 매선요법 등의 치료법 위주로 치료 방법의 변화를 통해 후유증상이 고착화되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후유증의 한의학적 치료에 관한 여러 논문들을 살펴보면, 호전을 보이는데 소요되는 치료 기간 및 치료율 등에 관한 연구 자료가 부족한 실정으로 추후 이에 관한 연구가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향후 현재 안면마비에 관한 한의학적인 치료법이 근거중심 의학적 연구 방법에 따라 한의임상진료지침9)으로 개발되어 사용되고 있는 것처럼, 후유증의 치료에 있어서도 한의임상진료지침 개발이 체계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