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외안근의 움직임을 담당하는 신경으로는 동안신경, 활차신경, 외전신경이 있으며 이 중에서 외전신경마비는 외안근마비 중 가장 높은 유병률을 보인다1). 외전신경마비는 특발성 마비 또는 고혈압, 당뇨 등 혈관성 원인에 의한 경우가 가장 흔하며, 이 외에도 외상성, 다발성 경화증, 신생물(neoplasm)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함이 알려져 있다2).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이를 먼저 치료하며 대부분 경과를 관찰한다. 복시가 심할 경우 안과적 치료로 차폐, 프리즘 안경, 보톡스를 시행하며, 6개월 이상 호전이 없을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한다3).
내시경적 부비동 수술(endoscopic sinus surgery, ESS) 이후 발생하는 외안근마비는 매우 드물게 발생하는 수술 후 합병증으로, 부비동 수술 후 발생하는 외안근마비의 기전으로는 해면정맥동을 통한 국소 마취제의 확산, 비강 내 패킹(nasal packing)으로 인한 안와 내압의 상승이나 부종으로 인한 허혈성 손상 등이 제시된 바 있다4,5).
한편, 외투세포림프종(mantle cell lymphoma, MCL)은 전체 림프종의 약 5-10%를 차지하는 B세포 림프종의 아형으로, 공격적인 임상 경과를 보이며 재발이 잦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비인두를 침범하는 경우는 드물며 결절성 병변이나 점막 충혈 등 비특이적인 소견으로 단순 림프성 과형성이나 염증성 질환 등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있다6).
2020년까지 국내 한의학 학술지에 게시된 사시 관련 논문들의 경향성 분석7)에 따르면 내시경적 부비동 수술 후 발생한 외안근마비에 대한 치험례는 보고된 바가 없었으며, 이후의 문헌 검색에서도 관련된 증례는 확인할 수 없었다. 또한 기존의 외전신경마비에 대한 증례를 확인했을 때, 초진 시 외전 운동이 거의 관찰되지 않는 완전 외전신경마비의 회복 경과를 보고한 증례는 제한적이었다. 이에 저자는 내시경적 부비동 수술 이후 발생한 외전신경마비 환자에게 침, 한약 등의 한의 치료를 시행하여 임상적 호전을 확인하였기에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Ⅱ. 증 례
6. 현병력 : 2026년 1월 29일 심한 두통으로 은평성모병원 이비인후과에서 시행한 검사상 외투세포림프종의 비인강 전이가 진단되었으며, 2026년 1월 30일 내시경적 부비동 수술을 통한 종양 절제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2일 후인 2026년 2월 1일 안구의 이물감과 복시를 동반한 좌안의 외전 장애가 발생하여 2주간 입원하여 안과적 검사 및 Brain MRI 등 시행하였으나 정확한 원인을 찾지 못하였다. 이후 다른 치료를 받지 않고 안정 가료 하였으며, 2026년 2월 27일 동국대학교 일산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과 외래에 내원하였다.
사시의 호전 정도를 수치화하여 표시하기 위하여 우측, 좌측을 주시하였을 때 우안과 좌안 각각에 있어서 각막(검은자위)에서 외안각(가쪽 눈구석)까지의 길이를 측정하였다.
Scott and Kraft score8)를 평가 척도로 하여 안구의 외전 범위를 정상(0), 정상의 75%(-1), 정상의 50%(-2), 정상의 25%(-3), 중간선을 넘지 못함(-4)의 총 5단계로 구분하여 평가하였다.
침치료는 2026년 2월 27일부터 2026년 5월 4일까지 주 2-3회, 총 27회 외래를 통하여 내원 시마다 시행하였다. 한약은 2026년 3월 13일, 2026년 3월 27일, 2026년 4월 13일 각각 10일분씩 처방하였다.
우안의 각막에서 외안각까지의 거리는 치료 기간 동안 0 mm로 유지되었다. 반면 좌안은 초진 시 6 mm였으나 치료 경과에 따라 점진적으로 감소하여 2026년 3월 30일에는 0 mm로 측정되었으며, 이후에도 정상 상태를 유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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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2026년 2월 27일(초진) : Scott and Kraft score –4로 안구의 외전이 거의 관찰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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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2026년 3월 6일(치료 4회차) : Scott and Kraft score –3으로 안구의 운동이 정중선을 미약하게 넘는 것이 관찰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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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2026년 3월 16일(치료 8회차) : Scott and Kraft score –2로 안구의 운동이 50% 가량 회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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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2026년 3월 20일 (치료 10회차) : Scott and Kraft score –1로 안구의 운동이 75% 가량 회복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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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2026년 3월 30일 (치료 14회차) : Scott and Kraft score 0으로 안구의 운동의 정상측과 비교하여 동일한 수준으로 회복되었다.
| Date | Treatment Session | Scott and Kraft Score |
|---|---|---|
| 2026.02.27 | Initial visit | -4 |
| 2026.03.06 | 4th treatment | -3 |
| 2026.03.16 | 8th treatment | -2 |
| 2026.03.20 | 10th treatment | -1 |
| 2026.03.30 | 14th treatment | 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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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2026년 3월 6일 : 별무요인으로 안구 이물감이 VAS 8로 심화되었다. 복시는 초진 시와 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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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2026년 3월 11일 : 안구 이물감이 VAS 4로 완화되었다. 복시는 초진 시와 동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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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2026년 3월 20일 : 안구 이물감이 VAS 2로 완화되었고 복시는 VAS 5로 완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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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2026년 3월 25일 : 안구 이물감이 VAS 1로 완화되었고 복시는 VAS 2로 완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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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2026년 3월 30일 : 안구 이물감이 소실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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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2026년 4월 6일 : 복시가 VAS 1로 완화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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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2026년 4월 17일 : 복시가 소실되었으며, 증상의 재발 방지를 위해 2주간 더 치료를 시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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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 2026년 5월 4일 : 안구 이물감, 복시의 재발 없이 유지되어 치료를 종료하였다.
Ⅲ. 고 찰
외전신경은 뇌교에서 기시하여 모든 뇌신경 중 가장 긴 지주막 밑 공간(subarachnoid space)을 지나게 되는데, 두개강 내에서 Dorello’s canal과 해면정맥굴(cavernous sinus)을 지나 최종적으로 상안와열(superior orbital fissure)을 지나 외직근에 정지한다. 이러한 해부학적 특성은 외전신경이 압력 변화나 허혈, 염증에 취약한 원인이 된다9).
한편, 부비동과 안와는 안와지판(lamina papyracea)라는 얇은 뼈 하나로만 분리되어 있으므로 내시경적 부비동 수술 시 안와 내 구조물이 손상될 위험이 있다. 또한 내시경적 부비동 수술 후 발생하는 안구운동 장애는 직접적인 구조적 손상 뿐 아니라 혈관 또는 신경 손상에 의한 일시적인 기능장애로도 발생할 수 있다고 보고되었다10). 이와 관련하여, 부비동 수술 중 발생하는 국소 마취제의 확산, 비강 내 패킹 등에 의한 국소적인 압력 변화로 인한 뇌신경의 허혈성 손상 역시 가능한 기전으로 제시된 바 있다5).
외전신경마비는 다양한 원인이 알려져 있으나 고혈압이나 당뇨 등으로 인한 미세혈관의 허혈로 인한 신경 손상이 중요한 원인으로 지목된다2). 그러나 일부 외안근마비 환자에서는 종양이나 뇌경색 등 다른 원인이 확인될 수 있으므로 MRI를 통한 배제진단이 중 요하다11).
본 증례의 환자는 수술 전에는 외전신경마비의 증상이 없었으나 비인두로 전이된 악성 림프종에 대한 부비동 수술 후 증상이 발생하였고, 타 의료기관에서 시행한 MRI 등의 검사에서 구조적 병변이나 다른 원인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명확한 원인은 규명되지 않았다. 이후 본원에서 한의 치료를 받던 중 시행한 추적 검사에서도 종양의 재발은 관찰되지 않았다. 또한 기존에 고혈압 및 항암치료의 병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혈관성 요인이 외전신경마비 발생에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도 함께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종합하였을 때, 본 증례의 외전신경마비는 직접적인 구조적 손상이 확인되지 않은 상황에서, 수술과 관련된 신경이나 혈관의 국소적인 변화와 기존의 혈관성 위험인자가 복합적으로 관여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한의학에서 마비성 사시는 神珠將反, 瞳神反背, 墜睛, 仰視 등으로 불리며 氣血不足, 腠理不固, 風邪乘虛 襲入, 筋脈弛緩을 주 원인으로 치료한다고 하였다12).
침치료는 외전신경마비의 한의학 치료에 대한 체계적 문헌고찰에서 빈용된 혈위를 참고하여 LI4(合谷), EX-HN5(太陽), GB1(瞳子髎), BL2(攢竹), TE23(絲竹空), LR3(太衝), BL1(睛明), ST2(四白), GB20(風池), ST36(足三里) 등을 取穴하였다13). 한편, 기존 연구에서는 침치료가 신경성장인자의 발현 증가와 축삭 재생을 촉진할 가능성이 보고되어 있으므로14) 본 증례에서도 외전신경의 기능 회복에 기여했을 가능성이 있다.
한약치료는 보중익기탕 연조엑스를 1일 3회 식후 복용하게 하였다. 보중익기탕은 암 관련 피로(Cancer-Related Fatigue, CRF)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는 처방으로15), 평소 기력저하, 불면 등의 증상이 있고 항암치료를 지속 중인 환자의 상태를 고려하여 氣血不足으로 변증하여 처방하였다. 氣血不足은 마비성 사시의 주요 병인 중 하나로 알려져 있으므로 전신 상태의 개선과 함께 외안근의 기능적 회복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였다.
본 증례에서는 안구 운동의 제한 정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Scott and Kraft score 척도를 사용하였다. Scott and Kraft score는 안구 운동의 제한 정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척도로 외전 운동의 제한 정도를 중증도에 따라 총 5단계로 분류하며, 0은 정상 외전을, -4는 안구의 정중선을 넘지 못하는 심한 외전 제한을 의미한다8).
한편, 급성 외상성 외전신경마비의 회복을 방해하는 요인들을 분석한 다기관 전향적 연구에서는 안구의 운동이 정중선을 넘지 못하는 완전 마비가 회복 실패의 독립적인 예후인자라고 하였으며, 불완전 마비와 비교하였을 때 회복하지 못할 위험이 9배 높다고 보고하였다16). 또한 내시경적 두개저 수술(endoscopic endonasal skull base surgery, ESBS) 시행 후 발생한 외전신경마비의 자연 회복률을 분석한 연구에서는 불완전 마비의 회복률은 83%이었으나, 완전 마비의 회복률은 38%에 불과하여 완전 마비의 예후가 유의미하게 불량함을 보고하였다17).
본 증례의 환자는 Scott and Kraft score –4에 해당하는 좌안의 외전신경 완전마비 환자로 2026년 2월 27일부터 약 한 달간의 치료 후 2026년 3월 30일 정상측과 동일한 수준으로 안구 운동이 회복되었으며, 이후 약 한 달간의 추가적인 치료로 2026년 5월 4일 복시나 안구 이물감의 증상도 소실되어 치료를 종료하였다.
이상의 내용을 종합하였을 때 본 증례는 다음과 같은 의의를 가진다. 첫째, 본 증례는 비인두를 침범한 외투세포림프종이라는 드문 질환에서 부비동 수술 이후 발생한 외전신경마비라는 드문 합병증에 대해 한의학적 치료를 적용한 증례로, 기존 문헌에서 관련 보고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임상적 참고가 될 수 있는 사례라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 둘째, 앞서 보고된 외전신경마비의 자연 경과와 수술 후 발생한 외전신경마비의 회복률 및 예후를 고려하였을 때, 본 증례의 환자는 Scott and Kraft score –4에서 0까지 약 1개월 만에 완전 회복을 보였으며, 특히, 완전마비에 해당하는 불량한 예후 인자에도 불구하고 완전한 회복을 보였다는 점에서 한의 치료가 기능적 회복과 증상의 개선에 기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러나 본 연구는 증례 1례에 대한 보고로 일반화가 어렵다는 점, 사시각 측정이 시행되지 않아 사시 정도에 대한 표준적인 데이터를 확보할 수 없었다는 점, 수술 후 발생한 외전신경마비는 자연적으로 회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안구 외전 장애의 호전이 한의 치료에 의한 효과인지, 자연 관해에 의한 결과인지 명확하게 구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