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돌발성 난청은 순음청력검사상 3개 이상의 연속된 주파수에서 30㏈ 이상의 감각신경성 청력 손실이 3일 이내에 발생하는 이과적 응급 질환이다1).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통계에 따르면 국내 돌발성 난청 환자는 2010년 54,350명에서 2024년 111,885명으로 14년 새 2배 이상 급증하는 가파른 증가 추세를 보이고 있다2). 현재 경구 스테로이드 투여,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이 표준치료로 시행되고 있으며 고압산소치료가 초기 치료 및 구제 요법의 대안으로 병행되고 있으나1,3), 약 1/3의 환자만이 완전한 청력 회복을 보이며, 나머지 상당수의 환자는 치료 후에도 청력이 회복되지 않거나 불완전한 회복에 그치는 것으로 보고된다4). 특히 돌발성 난청은 현훈, 이명 등의 증상을 동반하므로5) 기존 표준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환자들을 위한 더욱 적극적인 치료 전략과 효과적인 대안적 치료법에 대한 임상적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이에 국내 한의계에서도 돌발성 난청에 대한 다양한 임상 연구가 진행되어 왔다. 침, 뜸, 한약 등을 활용한 한의 치료가 청력 개선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다는 증례 보고6-9)와 연구10,11)들이 꾸준히 발표되고 있으나, 대부분 소규모 증례 보고에 그치며 통계적 검증을 갖춘 연구는 드물다. 특히 한방병원에 내원한 돌발성 난청 환자 임상 연구로는 황 등12)이 입원 환자 20례에 대한 임상적 고찰을 보고한 바 있으나, 증례 수가 적어 치료 효과 및 예후 인자에 대한 통계적 검증에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최 등13)은 단일 기관에 내원한 돌발성 난청 환자의 임상적 특성을 분석하여 보고한 바 있으나, 해당 연구는 외래 환자를 주 대상으로 하여 집중적인 입원 치료의 경과를 파악하기 어려웠으며, 초기 청력 손실 정도에 대한 분석에 치중하여, 실제 치료 전후의 청력 호전도와 이에 영향을 미치는 예후 인자에 대한 통계적 검증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한계가 있었다. 돌발성 난청은 발병 초기의 집중적인 치료가 예후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14), 초기 치료 시기를 놓치거나 표준치료 후에도 회복되지 않는 환자들을 위한 구제 요법으로서의 집중치료 전략이 필요하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2022년 1월경부터 2025년 9월경까지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에 입원하여 한의 집중치료를 받은 돌발성 난청 환자를 대상으로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였다. 입원 및 퇴원 시점의 순음청력검사(Pure-tone audiometry, 이하 PTA) 결과를 비교하고 Siegel’s criteria15)를 적용하여 한의 집중치료의 청력 개선 효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고자 하였다. 또한 주요 예후 인자로 알려진 현훈의 동반 유무가 치료 결과에 미치는 영향16)을 중점적으로 분석함으로써 향후 돌발성 난청의 한의 임상 진료 지침 마련을 위한 기초 자료를 제공하고자 한다.
Ⅱ. 연구 방법
본 연구는 2022년 1월 1일부터 2025년 9월 30일까지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에 입원하여 치료받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하였다. 대상자 선정 기준은 주상병이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Korean Standard Classification of Disease and Cause of Death, KCD-8) 상 돌발성 난청(H9120, H9120B, H9121, H9121B, H9129, H9129B)에 해당하는 환자로 하였다.
연구 기간 내 해당 상병으로 입원한 환자는 총 80명이었으며, 이 중 소음성 난청 등 타 질환으로 확인된 환자(2명), 입원 치료 기간이 3일 미만으로 집중치료 효과를 판정하기에 부적절한 환자(3명), 발병 후 6주 이상 경과로 임상 진료 지침에서 제시하는 경구 스테로이드 및 구제 요법의 유효 시한을 초과하여 급성기 및 아급성기 치료 효과 판정이 부적절한 환자(30명)1), 입원 전 1주일 이내의 초기 순음청력검사 기록이 없거나 기록이 불충분한 환자(12명) 등 총 47명을 제외한 33명을 최종 분석 대상으로 선정하였다(Fig. 1.).
선정된 대상자들의 전자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검토하여, 다음과 같은 기준에 따라 인구학적 특성 및 임상 양상을 분석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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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한약 치료: 본 연구의 분석 대상인 환자 33명 전원은 돌발성 난청 치료에 사용된 바 있는 順氣活血湯8)을 기본 처방으로 복용하였다. 환자 상태에 따라 開竅, 補氣, 安神을 위해 石菖蒲, 黃芪, 遠志 등을 가감하여 사용하였다(Table 1). 順氣活血湯은 2첩 3팩으로 탕전하여 1일 3회(120ml/회) 식후 30분에 복용하도록 하였다. 또한, 입원 기간 중 매일 시행되는 문진을 통해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에 따른 소화불량이나 입원 환경으로 인한 불면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경우 砂仁, 酸棗仁 등의 약재를 가감함으로써 환자의 상태나 주관적 증상 변화에 따라 처방을 조정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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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침 치료 및 침전기자극술: 침 치료는 동방메디컬사의 0.20×30㎜ 규격의 멸균된 일회용 스테인리스 호침을 사용하여 오전과 오후 2회로 시행하였다. 주요 穴位는 耳門(TE21), 聽宮(SI19), 聽會(GB2), 完骨(GB12), 陽白(GB14), 翳風(TE17), 百會(GV20), 俠谿(GB43), 風池(GB20) 등을 취혈하였다. 자입 깊이는 각 혈위의 해부학적 위치에 따라 적절하게 조절하였으며 자입 후 득기감이 유발되도록 수기를 시행한 후 15분간 유침하였다. 침전기자극술은 오전 침 치료와 동시에 1일 1회 시행하였으며 환측 翳風(TE17)과 完骨(GB12)에 자입된 침에 전극을 연결하고 침전기자극기(STN-111, 스트라텍)를 이용하여 continuous mode에서 3㎐의 빈도로 전기 자극을 15분간 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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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뜸 치료: 關元(CV4), 神闕(CV8), 中脘(CV12)에 44도-46도의 전자뜸(새뜸사, 무연전자 왕뜸기)으로 유침 시간 동안 병행하여 1일 2회 시술하였으며 翳風(TE17), 耳門(TE21)에 동방메디컬사의 무연 뜸으로 온침 치료를 10분간 1일 1회 시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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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증기 치료: 침 치료시 환측 귀 부위에 증기 치료를 병행하였다. 溫經通絡의 효과를 유도하기 위하여 약재는 羌活, 獨活, 木瓜, 香附子, 桂枝, 半夏, 白芍藥 3g 丁香 1g으로 구성된 처방을 사용하였고17) 부직포에 포장된 약재를 증기 발생기(Herbal steam generator, Model SK-750)에 투입하고 가열하여 발생한 증기를 환측 귀로부터 일정한 거리(약 30cm)를 유지한 채 1일 2회 15분간 시행하였다.
본 연구는 환자의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하는 연구로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심의 면제 승인을 받아 시행되었다(승인번호 : DJDSKH-25-E-25-1).
수집된 데이터는 Python ver 3.10 (Python Software Foundation, DE, USA) 및 SciPy ver 1.10.1 라이브러리를 이용하여 통계 처리하였으며, 구체적인 분석 방법은 다음과 같다.
연구 대상자의 일반적 특성 및 임상적 특성을 파악하기 위해 기술 통계(Descriptive Statistics)를 실시하여 빈도(N)와 백분율(%), 평균(Mean)과 표준편차(SD) 또는 중앙값(Median)과 범위[Min-Max]를 산출하였으며 치료 전후의 청력 역치 변화를 비교하기 위해 대응표본 t-검정(Paired t-test)을 시행하였다. 예후 인자(현훈 동반 유무)에 따른 치료 효과의 차이를 비교하기 위해 독립표본 t-검정(Independent t-test)을 시행하였고 모든 통계 분석의 유의수준은 p-value 0.05 미만인 경우를 통계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판정하였다. 본 연구의 표본 크기에 대한 타당성을 검토하기 위해 G*Power 3.1.9.7을 이용한 사후 검정력 분석을 실시하였다. 분석 결과, 유의수준(α) 0.05, 검정력(1-β) 0.80 하에서 본 연구의 표본 크기(n=33)가 탐지 가능한 최소 효과 크기는 0.503으로 산출되었다.
Ⅲ. 결 과
본 연구에 포함된 최종 대상자 33명의 평균 연령은 43.6 ± 15.6세였으며, 성별은 여성(22명, 66.7%)이 남성(11명, 33.3%)보다 많았다. 이환된 귀의 방향은 좌측이 20례(60.6%), 우측이 13례(39.4%)로 좌측이 다소 많았으며, 양측성 난청 환자는 포함되지 않았다(Fig. 2.). 동반 증상을 분석한 결과, 이명을 호소한 환자가 30명(90.9%)으로 가장 많았고, 현훈을 동반한 환자는 14명(42.4%)으로 나타났다. 이 중 이명과 현훈을 동시에 동반한 환자는 12명(36.4%)이었다(Fig. 3.). 스테로이드 병용 치료 현황을 살펴보면, 경구 스테로이드와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사요법을 병행한 환자가 30명(90.9%)으로 대부분을 차지하였으며, 경 구 스테로이드 단독 치료는 2명(6.1%), 고실 내 주사 단독 치료는 1명(3.0%)이었다(Fig. 4). 입원 당시 스테로이드 투여 상황을 분석한 결과, 입원 전 스테로이드 치료를 완료하고 내원한 환자는 12명(36.4%)이었으며, 입원 중 스테로이드 치료를 병행한 환자는 21명(63.6%)이었다(Fig. 5.). 발병 후 입원까지의 기간은 중앙값 12.0일(범위 1-40일), 평균 기간은 14.5 ± 11.5일로 나타났다. 평균 입원 기간은 10.8 ± 4.0일(범위 5-21일)이었다(Table 2.).
입원 치료 전 대상자들의 평균 청력 역치는 52.88 ± 20.31㏈였으며, 평균 10.8 ± 4.0일간의 한의 집중치료 후 퇴원 시점의 평균 청력 역치는 42.73 ± 19.34㏈로 나타났다. 청력 개선도의 분포를 분석한 결과, 개선도의 중앙값은 10.0㏈이었으며 분포 범위는 -5.0㏈에서 52.5㏈였다. 전체 대상자 중 청력이 개선된 환자는 27명(81.8%), 변화가 없는 환자는 2명(6.1%), 청력이 악화된 환자는 4명(12.1%)이었다. 청력 개선도 데이터에 대한 Shapiro-Wilk 정규성 검정 결과 비정규 분포를 보였으나(p < 0.05), 대응표본 t-검정상 치료 전후의 역치 차이는 평균 10.15 ± 13.98㏈로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p < 0.001) (Table 3, Fig. 6).
| Variables | Mean ± SD | p-value |
|---|---|---|
| Initial PTA (㏈) | 52.88 ± 20.31 | |
| Final PTA (㏈) | 42.73 ± 19.34 | < 0.001 |
| Improvement (㏈) | 10.15 ± 13.98 |
치료 종료 후 Siegel’s criteria에 근거하여 치료 성적을 판정한 결과, 청력이 정상 범위(25㏈ 이하)로 회 복된 complete recovery는 12명(36.4%)이었으며, partial recovery는 1명(3.0%), slight improvement는 2명(6.1%)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 호전 반응을 보인 환자는 총 15명(45.5%)이었으며, 유의한 청력 변화를 보이지 않은 군은 18명(54.5%)으로 분석되었다 (Table 4, Fig. 7).
돌발성 난청의 주요 예후 인자로 알려진 현훈의 동반 유무가 치료 효과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였다. 현훈을 동반한 환자군(n=14)의 초기 청력 역치는 60.36 ± 25.11㏈로, 현훈이 없는 환자군(n=19)의 50.39 ± 16.08㏈에 비해 높게 나타나 초기 난청의 정도가 더 심각한 경향을 보였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175). 치료 후의 청력 개선도를 비교한 결과, 현훈 동반군은 평균 10.18 ± 12.18, 비동반군은 10.13 ± 13.03 ㏈ 호전되어 두 군 간에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992) (Table 5).
Ⅳ. 고 찰
본 연구는 단일 한방병원에 입원하여 집중적인 치료를 받은 돌발성 난청 환자들의 임상적 특성과 치료 효과를 분석하였다. 전체 대상자의 평균 연령은 43.6세로 중장년층의 비율이 높았으며, 여성이 남성보다 많은 성비를 보였다. 이는 돌발성 난청 환자가 40대 이상인 경우가 많고 여성 유병률이 다소 높다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및 기존 연구 결과와 일치하는 경향이다2,18,19). 본 연구 대상자들의 발병 후 입원까지 기간의 중앙값은 12.0일(평균 14.5일)로 발병 초기를 지나 내원한 환자가 다수 포함되었다. 통상 돌발성 난청의 치료 시작일이 발병 후 1-2주 이내일 경우 회복율이 우수하며20-23), 청력 회복 기간이 완전 회복의 경우 평균 7.1일, 부분 회복이 평균 13.2일임을 감안할 때24), 본원 내원 환자들은 타 의료기관의 1차 치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되어 내원한 아급성기 또는 회복 지연 단계의 환자군에 해당한다. 연구 대상자 전원이 내원 전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고 있었거나 이미 완료한 상태였다는 점은 이러한 특성을 뒷받침한다. 따라서 본 연구의 결과는 초기 돌발성 난청 환자의 치료 효과 분석이 아닌, 기존 치료에 반응하지 않은 환자들에 대해 기존 치료의 한계를 보완하는 구제 요법으로서 한의 집중치료의 임상적 가치를 조명한다는 점에서 중요한 의의를 갖는다.
본 연구에서 중앙값 12.0일 시점에 입원하여 평균 10.8일간 치료받은 33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퇴원 시 청력 역치는 입원 시 대비 평균 10.15㏈ 유의하게 개선되었으며, Siegel’s criteria에 따른 전 체 회복률은 45.5%로 나타났다. 돌발성 난청의 자연 회복률은 47~63%로 추정되나, 완전 회복은 전체 환자의 1/3 정도로 알려져 있다25). 특히 Mattox 등14)은 치료적 개입 없이 자연 경과 관찰시 발병 2주 후에는 청력 회복을 기대하기 어렵다고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본 연구에서는 연구 대상자 전원이 스테로이드 치료 후 회복이 지연되고 발병 후 중앙값 12.0일이 경과하여 입원한 환자군임에도 불구하고 45.5%의 유의미한 청력 호전을 확인하였다. 돌발성 난청 발병 후 초기 치료에 실패하거나 초기 치료의 시기를 놓친 경우 경구 스테로이드 투여 혹은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사, 고압산소 치료 등으로 구제 치료를 시도할 수 있다26-29). 발병 후 7일 이내 초기 치료를 시작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구제 치료로서의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사의 호전율이 Moon 등30)의 연구에서는 48.5%, Wu 등31)의 연구에서는 44.4% 수준으로 보고된 것을 감안할 때, 한의 집중치료가 유효한 대안적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러한 양호한 결과는 입원 생활을 통한 안정 및 식이 조절 등 환경적 요인과 한의 집중치료가 복합적으로 기여한 결과로 사료된다. 즉, 외부 스트레스가 차단된 환경에서의 정서적 안정이 한의 치료의 효과를 극대화하는 데 상보적인 역할을 하였을 가능성이 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입원 치료는 환자의 신체적, 정신적 안정을 도모함으로써 스트레스와 불안을 줄여 외래 치료만 받았을 때보다 더 높은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고 보고된 바 있는데32), 본 연구 결과 역시 이를 뒷받침한다. 또한 침, 뜸, 한약 등 복합적인 한의치료를 매일 1~2회 집중적으로 시행함으로써 치료 자극의 총량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입원 환경은 일상생활의 소음과 과로로부터 환자를 격리하여 청각 기관의 휴식을 보장하며, 이는 내이의 미세 혈류 순환을 개선하는데 긍정적인 기여를 했을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의료진의 관찰을 통해 매일 변화하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의 종류와 강도를 즉각적으로 조절하는 맞춤형 치료가 가능하다는 점도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했을 것이다. 다만, 본 연구는 후향적 관찰 연구로서 입원 환경과 한의 치료 각각의 단독 효과를 분리하여 평가하거나 두 요인 간의 통계적 상호작용을 입증하기에는 설계상의 한계가 있다. 따라서 향후 적절한 대조군 설계를 통해 입원 환경과 각 중재 요인의 개별 기여도 및 병용 효과를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돌발성 난청은 耳聾의 범주에 속하며, 돌발적으로 발생되었다는 점에서 卒聾으로 볼 수 있다. 卒聾은 병사가 왕성하여 氣逆으로 인한 實證의 양상을 띤다25). 현재 돌발성 난청의 표준 치료가 스테로이드를 통한 와우 내 염증 억제에 주력하는 반면1), 肝鬱化火, 氣血瘀阻, 陰精虧虛 등의 변증을 통해 염증 제어뿐만 아니라 손상된 청각 세포 및 신경의 기능 회복을 돕는 舒肝解鬱, 活血化瘀, 補腎益精 등의 치법을 사용할 수도 있다25). 본 연구에서 주처방으로 사용된 順氣活血湯은 선행 연구에 따르면 祛痰, 順氣, 活血 작용을 통해 혈액순환장애를 개선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다33). 처방 내 半夏, 茯苓 등은 祛痰 작용으로 대사산물 정체를 조절하고, 香附子, 烏藥, 陳皮 등은 順氣 작용으로 氣機의 울결을 해소하고, 川芎은 活血을 통해 내이의 혈류 미세 순환을 개선함으로써 청력 회복에 기여하였을 것으로 사료된다. 본 연구에서 시행된 침 치료는 聽宮(SI19), 耳門(TE21), 翳風(TE17) 등의 귀 주변 혈위를 자극하여 말초 혈류 순환과 귀의 산소 공급을 증가시키고34,35), 전침 자극은 내이 모세혈관의 투과성을 증가시켜 미세혈관 순환을 개선한다고 알려져 있다36). 본 연구에서 시행한 뜸 치료와 증기 치료는 환측 귀 주변에 지속적인 온열 자극을 가하여 혈관을 확장시키고 내이로 가는 혈류 공급을 원활하게 하기 위하여 시행되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뜸 치료의 온열 자극은 혈액의 점도를 낮춰 혈류 속도를 증가시키며37), 증기 치료는 온열 효과와 더불어 약물 성분의 경피 흡수를 도모하는 외치법으로 기존의 돌발성 난청 연구들에서 청력 회복을 돕는 보조 요법으로 사용된 바 있다8). 본 연구의 양호한 치료 성적은 입원이라는 환경적 안정이 주는 이점과 더불어, 이러한 한의 복합 치료가 스테로이드의 항염증 작용과 상호 보완적인 작용을 하여 내이의 미세 순환 개선과 청각 신경 기능 회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에 기인한 것으로 사료된다.
돌발성 난청에서 현훈의 동반은 널리 알려진 불량한 예후 인자 중 하나이다16). 선행 연구38)에 따르면, 어지럼증을 동반한 환자군은 그렇지 않은 군에 비하여 초기 청력도가 유의하게 불량하며, 어지럼증의 동반 여부가 초기 청력의 중증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치료 후 예후를 불량하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된다고 보고된 바 있다. 본 연구 결과에서도 현훈 동반군의 초기 청력 역치는 비동반군에 비해 약 10㏈ 이상 높게 나타나, 현훈이 있는 환자가 더 심각한 청력 손상을 입은 상태에서 내원한다는 기존의 연구 결과38)를 재확인하였다. 주목할 점은, 현훈을 동반한 환자군이 이처럼 초기 청력 손상이 큰 상태였음에도 불구하고, 치료 후 청력 개선도에 있어서는 비동반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는 현훈을 동반해 청력 역치가 악화된 환자군이라 하더라도, 적극적인 한의 집중치료를 통해 비동반군과 대등한 수준의 청력 회복을 기대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즉, 한의 집중치료는 현훈을 동반한 환자군에서도 비동반군과 유사한 수준의 청력 개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
본 연구는 다음과 같은 한계점을 지닌다. 첫째, 단일 기관의 의무기록을 기반으로 한 후향적 관찰 연구로서 대조군이 설정되지 않아, 본 연구에서 관찰된 청력 호전이 한의 치료에 의한 것인지 돌발성 난청의 자연 회복 경과에 의한 것인지 그 인과관계를 명확히 분리해 내기 어렵다. 둘째, 대상자 전원이 본원 내원 전후로 타 의료기관에서 스테로이드 투여를 병행하거나 완료한 상태였으므로, 한의 치료만의 단독 효과를 명확히 분리해 낼 수 없다. 본 연구에서는 의무기록을 바탕으로 스테로이드 병행 여부를 확인하였으나, 구체적인 투여 용량이나 정확한 누적 투여 기간 등을 체계적으로 수집하여 하위 그룹 분석을 시행하지 못하였다. 따라서 관찰된 결과는 한·양방 병용 혹은 순차적 치료에 의한 복합적 효과로 해석하는 것이 타당하다. 특히 돌발성 난청은 자연 회복률이 47~63%에 달하는 질환으로, 대조군 없이는 관찰된 청력 개선이 한의 치료의 효과인지 자연 경과에 의한 것인지를 분리하기 어렵다. 셋째, 연구 대상자 수가 33명으로, 특히 하위 그룹 분석에서 통계적 검정력을 충분히 확보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 현훈 유무에 따른 초기 청력 차이가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던 것은 연구 대상자 수 부족에 기인했을 가능성이 있다. 넷째, 실제 임상 현장의 후향적 데이터 특성상 한약 처방의 완전한 표준화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주 처방으로 순기활혈탕이 활용되었으나, 개별 환자의 변증과 수면, 소화 등 동반 증상에 따라 가감이 이루어졌으므로 단일화된 중재에 의한 엄격한 유효성 평가를 수행하기에는 제한이 따른다. 다섯째, 퇴원 이후의 장기적인 추적 관찰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돌발성 난청은 발병 후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회복되기도 하므로, 퇴원 시점의 청력만을 기준으로 한 본 연구의 결과는 실제 최종 치료 성적보다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이 있다. 여섯째, 후향적 의무기록 분석의 한계로 인해 환자가 호소하는 어지럼증의 양상을 회전성과 비회전성으로 명확히 구분하여 통계 처리하지 못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이를 내이 손상으로 인한 전정 증상으로 포괄하여 현훈으로 정의하였으나, 선행 연구14)에서 두 양상이 예후에 미치는 영향이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 바 있으므로 향후 세분화된 분석이 요구된다. 일곱째, 본 연구에서는 예후 인자로 현훈의 동반 여부만을 중점적으로 분석하였으나, 임상적으로 빈번하게 동반되는 이충만감이나 청각과민과 같은 다른 청각 증상들이 예후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다루지 못하였다. 이러한 주관적 동반 증상들은 환자의 삶의 질 및 청력 회복의 중요한 지표가 될 수 있으므로 추후 연구에서는 이들 증상과 예후 간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다각적인 분석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입원 환자 대상의 실제적 치료 효과 분석을 수행하여 선행 연구의 한계를 극복하였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으며 실제 임상 현장의 데이터를 통해 한의 집중치료가 발병 후 조기에 내원하지 않거나 현훈이 동반된 돌발성 난청 환자에게도 유의미한 청력 개선을 유도할 수 있음을 통계적으로 입증하였다. 본 연구의 전체 회복률 45.5%는 동일 기관에서 입원 치료를 시행한 황 등12)의 연구에서 보고된 호전율 52.9%를 고려할 때 시기와 대상자가 다르더라도 한의 집중치료가 돌발성 난청 환자에게 일관된 치료 경향성을 나타냄을 시사한다.
본 연구는 표준 치료에도 청력 회복이 불충분한 아급성기 돌발성 난청 환자에게 한의 집중치료가 유의미한 청력 개선과 회복을 도울 수 있음을 확인하였으며,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알려진 현훈 동반 환자에게도 임상적으로 유용한 치료 전략이 될 수 있음을 제시하였다. 향후 더 많은 표본을 대상으로 한 다기관 전향적 연구와 퇴원 후 장기적인 예후 변화를 추적하는 연구가 이어져야 할 것이며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하는 연구들이 축적됨으로써 돌발성 난청의 초기 치료와 구제 치료에 한의 치료가 더욱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Ⅴ. 결 론
본 연구는 2022년 1월 1일부터 2025년 9월 30일까지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에 입원하여 집중적인 한의 치료를 받은 돌발성 난청 환자 33명의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여 한의 입원 치료의 효과와 현훈이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1. 발병 후 입원까지의 기간은 중앙값 12.0일(평균 14.5일)로 급성기를 지나 내원한 환자가 다수 포함되었으며, 대상자 전원이 양방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았음에도 충분한 호전을 보이지 않은 환자들이었다.
2. 평균 10.8일간의 한의 집중치료 후, 환자들의 청력 역치는 입원 시 평균 52.88㏈에서 퇴원 시 42.73㏈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호전되었다. Siegel’s criteria에 따른 전체 회복률은 45.5%로 나타나, 표준 치료에 반응이 불충분했던 환자에서도 한의 치료가 임상적으로 의미있는 청력 개선 효과를 나타낼 수 있음을 확인하였다.
3. 주요 예후 인자인 현훈 여부에 따른 분석 결과, 현훈을 동반한 환자군은 비동반군에 비해 초기 청력 역치가 약 10㏈ 더 높게 나타나 초기 손상 정도가 심각한 경향을 보였으나 치료 후 청력 개선도는 두 군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는 현훈을 동반한 환자군에서도 한의 집중치료 후 청력 개선도가 비동반군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음을 시사하며, 이에 대한 확인을 위해서는 충분한 표본을 확보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이상의 결과를 종합할 때, 한의 집중치료는 발병 후 조기에 회복되지 않았거나 현훈 등 불량한 예후 인자를 가진 돌발성 난청 환자에게 유효한 구제 요법이자 대안적 치료 전략이 될 수 있다. 향후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대규모 전향적 연구와 장기 예후 관찰 연구가 지속되어 한의 치료의 임상 근거가 더욱 강화되기를 기대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