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결절성 양진(Prurigo nodularis, PN)은 심한 가려움증, 태선화된 결절이 발생하는 비교적 만성으로 경과하는 피부질환이다1). 결절은 일반적으로 사지의 신전근에서 볼록하게 튀어나온 단단한 구진, 판 등의 형태로 나타나며2,3), 극렬한 소양감으로 수면에 장애를 일으키게 되는 것이 특징이다1). 발병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면역 및 신경 조절 이상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4). 병정이 길고 부분적으로 완해되기도 하나 쉽게 재발하여, 치료가 어렵고 예후가 불량하다고 보고된 질환이다1,5).
일반적인 치료 방법으로는 국소 스테로이드제, 칼시뉴린 억제제(calcineurin inhibitors), 캡사이신, 가바펜티노이드(gabapentinoids), 광선 요법 등이 대표적이나, 다양한 부작용을 야기하며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6,7). 또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결절성 양진 치료제로 승인한 생물학적 제제 두필루맙(Dupi- lumab)은4), 안과 합병증(결막염, 각막염, 안구 소양증, 궤양성 각막염 등) 및 두경부 피부염, 건선, 원형탈모증, 관절염 등의 다양한 부작용을 유발하기에 신중한 투약이 필요한 실정이다8).
결절성 양진의 한방 치료에 대한 연구는 총 6편이 존재하는데, 그 중 4편의 연구는 1년 미만의 짧은 경과를 보인 치험례이다. 만성적 경과를 치료한 사례는 소수의 증례보고9,10)를 제외하면 그 수가 부족한 상태이며, 특히 본 증례와 같이 판상형의 중증 임상 양상, 그리고 치료 저항성을 동시에 갖춘 경우는 보고된 바가 없다.
본 논문은 스테로이드제의 장기간 복용 및 사용에도 증상의 호전 없이 10년 이상 경과된 판상형 결절성 양진 환자에게 한방 치료를 시행한 후 유의미한 효과를 확인하였기에 보고하고자 한다.
Ⅱ. 증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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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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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나이 : M/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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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증
양측 상지, 허리 및 복부의 결절, 양측 소퇴의 판상형 결절, 색소침착, 태선화, 소양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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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일 : 2013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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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력
2023년 7월경 퇴행성 고관절염으로 고관절 수술 시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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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력
2013년경 상기 증상 발현하여 local 병원에서 원인불명으로 2개월 간 항히스타민제 복용하였다. 2015년경 local 피부과에서 결절성 양진 소견으로 약 6개월간 내복약, 연고를 처방받았으나 재발하였다. 2016년 겨울 서울 아산병원에서 결절성 양진 진단받고 2017년부터 약 2년간 local 피부과에서 항히스타민제, 경구 스테로이드제 복용 및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아 치료하였다. 2021년경 local 피부과에서 가려울 때마다 항히스타민제, 스테로이드 연고를 처방받아 치료하였으나 증상 심해져 2023년 1월경 한의학적 치료를 위해 본원에 내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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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력 : 담배 1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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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통적 문진
2023년 01월 28일 – 2023년 06월 18일, 2023년 12월 14일 - 2025년 01월 02일
(2023년 06월 19일 – 2023년 12월 13일 약 6개월은 고관절 수술로 인하여 치료 공백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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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3년 01월 28일 – 2023년 02월 12일: 化班解毒湯을 1일 2첩 3팩(120㏄/1팩) 복용하였다(Table 1). 黃連解毒湯 정제(정우신약, 대한민국)를 1일 3회 탕약과 함께 복용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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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23년 02월 13일 – 2023년 03월 22일: 기존 처방에서 地骨皮, 牡丹皮, 生地黃, 當歸를 가미하여 1일 2첩 3팩(120㏄/1팩) 복용하였다(Table 1). 黃連解毒湯 정제(정우신약, 대한민국)를 1일 3회 탕약과 함께 복용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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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23년 03월 23일 – 2023년 04월 09일: 烏蛇驅風湯加減方을 1일 2첩 3팩(120㏄/1팩) 복용하였다(Table 1). 黃連解毒湯 정제(정우신약, 대한민국)를 1일 3회 탕약과 함께 복용하도록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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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23년 04월 10일 - 2023년 06월 18일, 2023년 12월 14일 – 2024년 01월 03일: 烏蛇驅風湯加減方에 石膏, 生地黃, 知母, 牛蒡子, 獨活, 玄蔘, 牡丹皮를 1일 2첩 3팩(120㏄/1팩) 복용하였다(Table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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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24년 01월 04일 – 2024년 10월 22일: 滋陰降火湯加味를 1일 2첩 3팩(120㏄/1팩) 복용하였다(Table 1).
일회용 스테인리스 멸균 호침(동방침, 0.25×30㎜)을 사용하였다. 혈위는 合谷(LI4), 曲池(LI11), 足三理(ST36), 血海(SP10), 三陰交(SP6), 太谿(KI3), 太衝(LR3) 및 병변 주변으로 15분 동안 留鍼하였다. 留鍼하는 동안 전침, 전자뜸을 병행하였다. 침 치료는 환자의 여건에 맞추어 한 달에 1-3회 내원시마다 시행하였다.
瘀血 약침(기린한의원 부설 원외탕전실, 대한민국)을 31G 0.5㏄ 인슐린 주입용 주사기(FEELject, ㈜필텍바이오, 대한민국)을 사용하여 1회 치료 당 1㏄를 환부 주위로 나누어 주입하였다. 약침치료는 내원시마다 침 치료 시 함께 시술하였다.
VAS 8.0
내원 첫날 양측 소퇴부에 열감을 동반한 판상형 결절 병변이 관찰되며, 긁음으로 인한 표피 박리 소견과 출혈 양상을 보인다. 상지 및 체간부 병변은 단단한 결절, 국소적 태선화와 색소침착 양상이 확인된다. 수면 중 소양감으로 4회 각성한다. 치료를 시작하면서 기존에 처방받은 항히스타민제와 스테로이드 연고 도포는 모두 중단하였다.
VAS 8.5
항히스타민제 복용과 스테로이드 연고 도포를 끊은 후 소양감과 하지부 열감이 악화되었다. 양측 상완, 대퇴 외측, 옆구리에 새로운 결절이 발생하였다. 수면 중 소양감으로 4-5회 이상 각성한다.
VAS 7.5
소양감 약간 감소하여 양측 소퇴부의 긁어서 생긴 출혈이 감소하였다. 병변의 부피 및 상태는 처음과 비슷하게 유지중이다. 수면 중 소양감으로 3회 각성한다.
VAS 8.0
내원 직전 주에 소주 1병 반 음주 후 소양감이 악화되었다. 양측 소퇴부를 자주 긁게 되어 표피가 박리된 결절이 늘어났다. 긁은 병변에서 출혈, 딱지와 국소적인 열감이 확인된다. 상지와 체간부 병변의 결절 상태는 여전하다. 수면 중 소양감으로 4회 각성한다.
VAS 6.5
소양감이 많이 줄어들어 긁는 빈도가 약간 감소하였다. 양측 소퇴부 판상형 병변의 크기는 비슷하나 결절의 중심부가 단단해지는 양상을 보이는 중이다. 복부, 허리의 결절은 색깔이 약간 연해졌다. 수면 중 소양감으로 2-3회 각성한다.
VAS 6.0
하지의 소양감은 약간 줄었으나 열감은 지속적으로 느껴진다. 양측 소퇴부 판상형 결절 경계면의 색깔이 진해지고 단단해지는 양상을 보인다. 표피 박리로 인한 출혈 양상은 소실되었으며, 새로운 결절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수면 중 2회 정도 각성한다.
VAS 6.5
환자의 개인사정으로 약 6개월 간 내원하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내원 시 보다는 소양감이 약간 완화된 상태를 유지중이라고 하였으며 수면 중 소양감으로 3회 각성한다. 하지부 열감은 지속적으로 느껴지며 양측 소퇴부 판상형 결절의 크기는 처음과 비슷하나 결절 경계면의 색깔이 많이 진해졌다. 상지에는 과각화된 단단한 결절, 체간부에는 태선화와 색소침착 양상의 흐린 결절이 있다.
VAS 6.0
하지의 국소적 열감은 많이 소실되었으나 기상 직후, 야간에 가렵다고 호소하였다. 피부의 건조한 느낌이 최근 심화되어 로션을 바르는 중이라고 하였으며, 병변 상태는 이전 내원과 비슷한 상태 유지중이다. 수면 중 2회 각성한다.
VAS 5.0
기상 직후, 야간에 긁는 강도가 좀 더 줄어들었으며 열감은 많이 줄어든 상태를 유지중이다. 양측 소퇴부 판상형 결절의 크기가 약간 축소되었으며, 중심부 딱지가 부분적으로 떨어져 나간 반흔이 관찰된다. 병변의 경계면의 색은 진하고 한 가운데는 연한 분홍빛의 양상을 보인다. 복부, 허리, 좌측 팔의 결절은 경계가 많이 흐릿해졌다. 수면 중 1-2회 각성한다.
VAS 6.0
음주 후 전신 소양감이 일시적으로 재발하였다가 완화되었다. 우측 하완, 양측 소퇴부의 소양감 위주로 증상 남아있으며, 병변을 긁은 후 출혈이 발생하진 않았으나 열감이 약간 있다고 호소하였다. 수면중 2회 정도 각성한다.
VAS 5.0
우측 하완, 양측 소퇴부에 간헐적으로 소양감이 발생한다. 가려움의 빈도는 좀 더 줄어 수면중 1-2회 각성한다.
Ⅲ. 고 찰
결절성 양진은 심한 소양증을 동반하는 결절이 피부에 발생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1). 환자는 지속적이고 조절이 어려운 가려움–긁기 악순환(itch–scratch cycle)을 경험하며, 이로 인해 수면 장애, 심리·사회적 고통, 그리고 삶의 질 저하를 호소한다. 발병기전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면역 및 신경 조절 이상과 관련이 있으며, IL-4, IL-13 등의 사이토카인이 관여하는 제 2형 면역 반응(type 2 immune response)이 중요한 병태기전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4).
2022년 09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결절성 양진 치료제로 최초 승인한 두필루맙(Dupilumab)은, 16주 이상 치료 시 45.3%의 완전 관해를 보고하며 기존의 경구 및 국소 스테로이드제 등의 치료방법에 비해 확실한 효과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11). 그러나 영국 보건부 산하 의약품 · 의료기기안전관리국(MHRA)은 궤양성 각막염 등 일부 중증 안구 관련 부작용이 예측 불가능하다고 경고한 바 있어12), 승인된 지 오래되지 않은 현 시점에서 안전성에 대한 우려로 인해 사용에 신중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사료된다.
결절성 양진은 한의학 문헌에서의 “粟瘡”과 유사하다. 피부 각화가 과도하여 소결절을 형성하고 소양감이 심한 만성 소양성 피부병으로 馬疥, 血疳, 血風瘡이라 불리기도 하며1), 《醫宗金鑒 · 外科心法要訣》에 “形如粟粒, 其色紅, 搔之愈痒, 久而不瘥, 亦能消耗血液, 膚如蛇皮.”라 하여 양상과 경과에 대하여 기술하고 있고, “粟瘡癢證屬火生, 風邪乘皮起粟形, 風爲火化能作癢, 通聖苦蔘及消風”이라 하여 그 원인을 風邪가 火로 轉變된 것으로 보았다13). 辨證으로는 風盛濕阻, 血熱風盛, 血虛風燥가 있으며, 각각 消風散, 凉血消風散, 地黃飮子 등 다양한 처방을 활용하고 있다1).
본 증례의 환자는 과거 지속적으로 국소 및 전신 스테로이드 치료를 받아왔으나 재발을 반복하면서 전신성 결절, 태선화, 색소침착 등의 피부 증상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특히 하지 신측부에는 결절이 커져 판을 이루고 있는 상태였으며, 열감과 극심한 소양감을 주로 호소하였다. 환자의 체형, 용모, 성격, 문진 내역을 종합하였을 때 少陽人으로 판단하였고, 陽毒發斑 양상을 보이는 피부상황까지 고려하였을 때 少陽人 裏熱證으로 진단하였다. 따라서 陽毒發斑을 치료하기 위한 淸熱瀉火의 치법과, 만성적 경과로 인해 진액이 부족해진 피부 상황을 고려하여 滋陰强火의 치법을 함께 사용하는 것이 적절할 것으로 판단하였다.
2023년 01월 28일 - 2023년 02월 12일에는 피부의 결절과 열감, 소양감 완화를 위해 陰虛火毒으로 변증하여 化斑解毒湯을 처방하였다. 化斑解毒湯은 石膏, 玄蔘, 升麻, 知母, 甘草, 連翹, 牛蒡子, 竹葉, 黃連으로 구성되는데, 《醫宗金鑑.外科心法要訣》에 처음 수록되어 滋陰解毒, 淸肌熱하여 熱이 陽明으로 들어가 發斑하는 증세를 치료한다14).
2023년 02월 13일 - 2023년 03월 22일에는 양약을 끊으면서 증가한 열감 · 소양감의 완화를 위해 化斑解毒湯에 淸血하는 地骨皮, 牡丹皮, 生地黃 및 補血하는 當歸를 가미하였다. 복용 후 소양감은 약간 완화되었으나 병변의 크기 및 상태는 비슷하게 유지중임을 확인하였다.
2023년 03월 23일 - 2023년 04월 09일에는 내원 일주일 전 음주 후 심화된 소양감과 열감을 濕熱로 인한 증상으로 보고 烏蛇驅風湯加減方을 처방하였다. 烏蛇驅風湯(烏蛇, 羌活, 白芷, 荊芥, 防風, 金銀花, 連翹, 黃連, 黃芩, 甘草)은 《朱仁康臨床經驗集》에 등장하는 경험방으로, 風濕熱의 邪氣가 피부와 주리에 毒으로 뭉쳐 응취된 것을 搜風除濕 淸熱解毒의 치법을 통해 風濕의 邪氣로 하여금 체표를 따라 나오게 하는 처방이다15). 다만 搜剔風邪하는 烏蛇는 공식 한약규격품에 등재되어 있지 않아서 현실적 사용이 힘들 뿐만 아니라 血虛生風한 경우에는 금기16)이기에 제외하였으며, 補血을 위한 當歸, 赤芍藥과 活血祛瘀를 위한 桃仁, 紅花, 蓬朮, 三稜을 가미하였다. 복용 후 병변의 크기는 여전하나 소양감이 VAS 6.5로 줄어들면서 긁은 상처의 발생이 감소하였고, 중심부가 단단한 결절이 늘어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수면 중 소양감으로 인한 각성은 2-3회로 감소하였다.
2023년 04월 10일 – 2023년 06월 18일, 2023년 12월 14일 - 2024년 01월 03일에는 하지부 병변의 지속적인 열감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烏蛇驅風湯加減方에 陽毒白虎湯加味方인 石膏, 生地黃, 知母, 牛蒡子, 獨活, 玄蔘, 牡丹皮를 추가로 가미하였다. 치료 중간 약 6개월은 환자의 개인사정으로 인하여 내원하지 못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처음 내원 시 보다는 소양감이 약간 완화된 상태를 유지중이며(VAS 6.5), 수면 중 2-3회 각성한다. 소퇴부 판상형 결절은 색깔이 진해지고 환부 열감은 많이 소실되었다. 복부와 허리의 결절은 점차 연해지는 중이다.
2024년 01월 04일 - 2024년 10월 22일에는 심화된 피부 건조감 개선을 목적으로 滋陰降火湯加味方을 처방하였다. 滋陰降火湯은 白芍藥, 當歸, 大棗, 麥門冬, 白朮, 生薑, 熟地黃, 生地黃, 陳皮, 甘草, 知母, 黃柏로 구성된 처방으로 《萬病回春》에 처음 수록되어 陰虛化動으로 인한 肌肉消瘦나 慢性 消耗性 疾患에 의한 虛熱에 활용하는 방제이다17). 祛風消散을 위한 羌活, 獨活, 荊芥, 防風과 活血祛瘀를 위한 三稜, 蓬朮, 紅花, 牡丹皮, 桃仁을 추가로 가미함으로서 補陰, 祛風, 祛瘀를 통하여 피부 건조감·소양감을 해소하고자 하였다.
치료 초반인 2023년 01월 28일부터 2023년 04월 16일까지는 탕약과 함께 黃連解毒湯 정제를 1일 3회 복용하도록 하여 淸熱瀉火, 解毒消腫을 통한 병변의 열감 및 소양감 해소를 기대하였다. 鍼治療는 合谷(LI4), 曲池(LI11), 足三理(ST36), 血海(SP10), 三陰交(SP6), 太谿(KI3), 太衝(LR3)과 병변 주변에 자침하여 氣血 순환을 통한 소양감 완화, 피부 회복 유도를 목표로 하였다. 또한 단단하고 뭉쳐있는 결절을 瘀血로 간주하여, 瘀血약침으로 환부 주변에 1㏄를 나누어 피하 주입함으로써 活血, 祛瘀 작용을 유도하였다. 습부항 치료를 병행하여 표피의 비후 및 경화가 관찰되는 환부 주위에 국소 출혈을 유발함으로써 울체된 혈류를 개선을 도모하였고, 이에 따른 결절의 완화를 기대하였다. 습포 요법은 黃連解毒湯(黃連, 黃芩, 黃柏, 梔子) 전탕액의 淸熱, 解毒, 消炎 작용을 통하여 피부 표면의 열감과 소양감을 개선하고자 하였다.
치료 결과 좌측 손 부위의 결절이 약간 남아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상지, 체간부 결절은 대부분 소실되어 옅은 색소침착의 형태로 남아있으며, 증상이 가장 심했던 하지부 판상형 결절 역시 경계면이 거의 소실되 며 분홍빛의 반흔으로 대체되었다. 소양감, 열감 등의 불편감은 VAS8에서 VAS 2로 호전되었고 수면 중 각성 또한 하루 4회에서 일주일 간 1-2회로 감소하였다. 치료 종료 후 약 9개월 뒤, 유선상으로 환자에게 확인한 결과 재발 소견은 없었으며 증상 또한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었다.
결절성 양진에 대한 한의학적 연구 중, 만성적 경과를 보인 중증 각화성 결절성 양진 환자를 성공적으로 치료한 사례는 변 등9)에 불과하며, 특히 본 증례와 같이 판상형의 심각한 증상 정도, 장기간의 병력, 그리고 치료 저항성을 동시에 갖춘 경우는 아직까지 한의학계에 보고된 바가 없다. 본 연구는 이러한 난치성의 판상형 결절성 양진을 한방 치료만을 통해 유의한 효과를 얻었으며, 재발이 흔한 질환임에도 불구하고 치료 효과가 단기적 개선에 그치지 않고 일정 기간 유지되었다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사료된다. 또한 치료 초반 전신 및 국소 스테로이드 사용을 완전히 중단하였음에도 증상의 호전이 가능하였다는 점은, 장기간 스테로이드 의존성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한다.
총 1년 6개월의 치료 기간 중 환자가 내원하여 침치료를 받은 횟수는 비교적 적었던 반면, 치료 공백이 있던 약 6개월을 제외하면 한약은 중단 없이 비교적 연속적으로 복용(420貼 945packs)하여 한약 단독 치료의 가능성을 제시하였다고 사료된다. 다만 침, 약침, 습부항 등 복합 치료가 병행되어 각 치료법의 독립적 효과를 명확히 분리하여 평가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었으며, 한약 단독 치료로 경과를 관찰했더라면 보다 명확한 결론을 도출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있다. 또한 치료 기간 중 약 6개월간 치료 공백이 있어 연속적 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데 제약이 있었으며, 다양한 평가지표를 사용하지 못해 치료 경과를 보다 폭넓게 보여주지 못했다는 한계점 역시 존재한다. 향후 연구에서는 치료법을 분리하여 각 치료 요소의 개별 효과에 대한 분석과, 다양한 평가지표의 활용이 이뤄질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