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 서 론
돌발성 감각신경성 난청(sudden sensorineural hearing loss, SSNHL)은 인구 10만 명당 5~27명이 발병하는 비교적 흔한 이비인후과 응급 질환으로, 72시간 이내에 급격히 발생하는 감각신경성 청력 소실을 특징으로 한다1). SSNHL은 치료 시작 시점이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American Academy of Otolaryngology–Head and Neck Surgery(AAO-HNS)는 증상 발생 후 14일 이내에 경구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투여를 권고하고 있다. 이 권고 시점을 초과할 경우 청력 회복 가능성은 유의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된다2, 3).
SSNHL 환자 중 일부에서는 이차적으로 양성 발작성 체위성 현훈(benign paroxysmal positional vertigo, BPPV)이 동반될 수 있다4). BPPV는 평생 유병률이 약 2.4%에 이르는 가장 흔한 재발성 말초성 현훈 질환이며, 원발성과 이차성으로 구분된다5,6). 기존 연구에 따르면 이차성 BPPV는 전체 BPPV 중 3%에서 66%까지 다양한 빈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SSNHL 이후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는 약 5~19%로 알려져 있다7).
일차성 BPPV에 대해서는 이석정복술(canalith repositioning procedure, CRP) 등 수동 환원 요법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으로 확립되어 있다8). 그러나 SSNHL에 이차적으로 동반된 BPPV의 경우, 수동 환원 요법의 치료 효과는 불확실하며, 임상 양상 또한 보다 복잡하고 난치성 경향을 보이는 것으로 보고된다7).
2000년대 초의 초기 증례를 기점으로9), SSNHL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는 지속적인 임상 보고를 통해 학술적 근거를 축적해 왔다. 그러나 SSNHL 이후 BPPV가 연속적으로 발병한 사례에 대해 한의학적 치료 경과를 보고한 문헌은 아직 발표된 바 없다.
이에 저자는 SSNHL 발병 후 경구 코르티코스테로이드 치료를 시행하였으나 4개월 경과 시점에도 청력 개선이 관찰되지 않았고, 이후 BPPV가 이차적으로 발현된 환자에게 한의학적 치료를 시행하여 청력과 현훈 증상 모두 유의미한 호전을 보인 사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본 증례는 SSNHL과 BPPV의 연속적 발현에 대한 임상적 이해를 심화시키는 동시에, 이러한 복합 이비인후과적 질환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의 유의성과 적용 가능성을 제시하는 데 의의가 있다.
II. 대상 및 방법
좌측 SSNHL 발병 후 청력 회복이 지연되던 중, 좌측 BPPV를 이차적으로 진단 받은 환자로 한의학 치료로 청력 및 어지럼 증상뿐 아니라 동반 증상의 호전을 보인 환자 1례를 선정하였다. 연구에 앞서, 대상자에게 개인정보 및 진료기록의 수집과 활용에 관한 충분한 설명을 제공하였으며, 모든 정보는 학술적 목적에 한하여 사용될 것임을 명시하고 서면 동의를 받은 후 연구를 진행하였다.
난청 평가 시 순음 청력 검사 결과를 분석하였으며, 난청의 중증도는 World Health Organization (WHO) 청력 손실 등급10)를 기준으로 평가하였고(Table 1), 회복여부는 Siegel’s criteria11)에 근거하여 판단하였다(Table 2). 청력 평가에는 미세 자기 청력검사기인 AMA-PTA134(이어로직코리아, 대한민국)를 사용하였으며, 가로 2,236㎝ × 세로 1,400㎝ × 높이 218㎝ 크기의 방음 부스 내에서 검사를 시행하였다. 본 방음 부스는 외벽에 파티클 보드를 사용하고, 내부에는 적정 비율로 배합된 직물 기반 흡음재, 저주파 차단용 필름, 차음 보드를 충진하여 설계되었다. 이와 같은 구조적 특성을 통해 외부의 소음을 충분히 차단한 상태에서 검사를 수행하였다.
어지럼증이 환자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Dizziness Handicap Inventory(DHI)를 사용하였다. 총 25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기능적, 정서적, 신체적 영역을 포함한다. 각 문항은 0점(아니다), 2점(가끔), 4점(그렇다)로 채점되며, 총점은 0점에서 100점까지 산정된다. 점수가 높을수록 어지럼으로 인한 삶의 질 저하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 DHI 16~34는 경도 장애, 36~52는 중등도 장애, 54 이상 은 고도 장애로 평가하며12), 치료 후 18점 이상 점수가 개선되면 치료 효과가 유의하다고 볼 수 있다13).
III. 증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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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 임○○(F/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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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기간 : 2024.02.26 - 2024.09.03(외래 치료 28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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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일 : 2023년 10월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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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증 : 좌측 청력 저하, 좌측 이충만감, 현훈, 두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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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력 : 고지혈증 진단받고 약 복용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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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 : 별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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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력
2023년 10월경 갑작스런 좌측 이충만감 및 청력 저하를 자각하여 인근 이비인후과에서 좌측 SSNHL으로 진단받고 경구 코르티코스테로이드를 복용하였으며 일시적 호전 양상을 보였음. 이후 소음 환경에 노출된 뒤 청력 재저하가 발생하였고, 이에 고막 내 스테로이드 주사를 총 4회 시행하였으나 청력 호전은 관찰되지 않았음.
2024년 2월 중순경 회전성 어지럼증이 새롭게 발생하여 좌측 BPPV으로 진단받고 경구 코르티코스테로이드 및 이뇨제 치료를 시행하였으나, 치료 중에도 지속적인 좌측 이충만감 및 어지럼증이 반복되어 2024년 2월 26일 본원 외래로 내원하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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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진소견 : 수면(다소 불량, 중도 각성 1-3회), 식욕저하 외 별무이상. 舌淡紅白苔, 脈細
침 치료는 주 1회 외래 내원 시 1일 2회에 걸쳐 두 단계로 시행되었다. 첫 번째 자침은 복와위에서 시행되었으며, 일회용 멸균 강자성 침(SMC-M01, 0.30 × 60㎜; SMC, Republic of Korea)을 사용하였다.
약 10㎜의 깊이로 양측 天柱(BL10), 風池(GB20), 完骨(GB12), 翳風(TE17)를 取穴하여 直刺하였으며 10분간 留鍼하였다. 이후 두 번째 자침은 앙와위에서 시행되었으며, 일회용 스테인리스 호침(0.25 × 30㎜; Dongbang Medical, Republic of Korea)을 사용하여 자침의 심도는 3-5㎜ 정도로 양측 聽宮(SI19), 耳門(TE21), 頭維(ST8), 百會(GV20)를 取穴하여 直刺하였으며 15분간 留鍼하였다. 다만, 百會(GV20)에는 1㎜의 깊이로 直刺하였다. 해당 침 치료는 2024년 2월 26일부터 2024년 9월 3일까지 총 28회 시행되었다.
복와위에서 시행된 첫 번째 침 치료와 병행하여, 전기 및 자기장 자극이 동시에 가능한 의료용 전자기 발생기인 Whata 153(Medi Lab, Republic of Korea)을 사용하였다(Fig. 1). 모든 자입된 침에 자기장 유도 케이블을 연결하였으며, 침체가 원형 케이블 중심부에 위치하도록 스티커를 이용해 케이블을 피부에 고정하였다. 자극 강도는 기기 설정값 기준 35레벨(2.1–3 gauss 범위)로 설정하였으며, 10분간 자기장 자극을 병행하였다(Fig. 2).
약침에는 허브매직 원외탕전실에서 조제한 聽音약침을 사용하였다. 聽音약침의 구성은 아래와 같으며 (Table 6), 한약의 증류수와 휘발성 오일 성분을 분리 추출하기 위해 –98∼–95 kPa의 진공상태에서 20∼35℃로 유지되는 진공증류추출법을 이용하여 제조하였다. 29G×1/2 일회용 주사기(㈜ 정림의료기산업, 1.0㏄ 주사기)를 사용하여, 양측 翳風(TE17) 혈위에 각각 0.3㎖씩 총 0.6㎖를 피하 주입하였다. 약침 치료는 외래 내원 시마다 침 치료와 병행하여 시행되었다.
추나 치료는 주 1회 외래 방문 시마다 시행되었으며, JS 앙와위 경추신연 교정법을 적용하였다. 해당 기법은 경추 후면부 근육의 이완을 유도한 후, 측굴 변위가 관찰되는 경추 관절에 대해 선택적으로 교정 자극을 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손상 대역 중심의 주파수 재활을 목표로 AMA- MTM 장비(이어로직코리아, 대한민국)를 사용하여 역치 음향 조절(threshold sound conditioning, TSC)을 시행하였다(Fig. 3). 순음 청력검사 결과를 바탕으로 청력 역치가 가장 저하된 주파수 3구간을 각각 선정한 후, 해당 주파수 대역을 집중 자극할 수 있도록 맞춤형 소리 자극음을 제작하였다. 제작된 치료음은 환자 개인의 청력 역치 수준에 맞춰 조절되었으며, 환자는 이를 하루 1시간씩 자가 청취하였다.
2024년 2월 26일 본원에서 시행한 청력검사 결과, 좌측 500㎐, 1,000㎐, 2,000㎐, 4,000㎐의 평균 청력역치가 43.70㏈로 측정되어 WHO 기준에 따라 중등도 난청에 해당하였다. 이후 4주간의 치료 후인 2024년 3월 26일 검사에서는 평균 청력역치가 21.93㏈로 호전되어 정상 청력 범주에 도달하였다. 10주 경과 시점인 2024년 5월 5일에는 21.85㏈로 정상 수준을 유지하였으며, 치료 개시 약 6개월 후인 2024년 9월 3일 청력검사에서는 25.63㏈로 측정되어 회복된 청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Table 7, Fig. 4).
치료 시작일인 2024년 2월 26일 초진 시 DHI 총점은 70점으로, 고도 장애 수준에 해당하였다. 이후 4주간의 치료를 거친 2024년 3월 26일에는 총점이 40점으로 감소하여 중등도 장애 수준으로 호전되었으며, 환자는 “어지럼증이 상당히 줄었고, 희망이 생겼다”고 진술하였다. 치료 10주 후인 2024년 5월 5일에는 DHI 총점이 25점으로 경도 장애 수준으로 진입하였고, 치료 14주 후인 6월 4일에는 20점으로 유지되었으며, 환자는 “어지럼증은 거의 느껴지지 않으며, 떨리는 느낌은 완전히 소실되었다”고 표현하였다. 이후 치료 20주 후인 7월 16일에는 15점, 26주 후인 8월 22일에는 10점으로 점차 감소하였으며, 이 시점에서 환자는 수면의 질 향상과 일상생활의 안정감을 보고 하였다. 최종적으로 치료 28주 후인 2024년 9월 3일 평가에서는 DHI 총점이 8점으로 측정되어, 임상적으로 정상 범위에 도달하였다(Table 8, Fig. 5).
| Date | DHI |
|---|---|
| 2024.2.26 | 70 |
| 2024.3.26 | 40 |
| 2024.5.5 | 25 |
| 2024.6.4 | 20 |
| 2024.7.16 | 15 |
| 2024.8.22 | 10 |
| 2024.9.3 | 8 |
초진일인 2024년 2월 26일, 환자는 현훈 8점, 이충만감 7점, 두통 6점으로 중등도 이상의 주관적 불편감을 호소하였다. 치료 4주 후(2024년 3월 26일)에는 각각 3점, 4점, 3점으로 모두 빠른 호전 양상을 보였으며, 환자는 청각적 명료성을 보고하였다. 치료 10주 후(5월 5일)에는 현훈 2점, 이충만감 3점, 두통 2점으로 증상이 경미한 수준으로 감소하였고, 이충만감은 컨디션에 따라 경미한 변동이 있었다. 이후 14주(6월 4일), 20주(7월 16일), 26주(8월 22일) 시점까지 세 증상 모두 2점 이하로 유지되었으며, 최종적으로 28주 후(9월 3일)에는 현훈, 이충만감, 두통 모두 0점으로 평가되어 주관적 증상이 완전히 소실되었음을 확인하였다(Table 9, Fig. 6).
| Date | Dizziness | Ear fullness | Headache |
|---|---|---|---|
| 2024.2.26 | 8 | 7 | 6 |
| 2024.3.26 | 3 | 4 | 3 |
| 2024.5.5 | 2 | 3 | 2 |
| 2024.6.4 | 1 | 2 | 2 |
| 2024.7.16 | 1 | 1 | 1 |
| 2024.8.22 | 1 | 1 | 1 |
| 2024.9.3 | 0 | 0 | 0 |
IV. 고 찰
SSNHL의 회복 예후에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는 환자의 연령, 초기 청력 역치, 어지럼증 동반 여부, 치료 시작 시점, 청력도 형태 등이 있으며, 이 중 치료 시작 시점은 중요한 예후 결정 요인 중 하나로 간주된다2,3). 일반적으로 SSNHL의 청력 회복은 발병 2주 이내에 대부분 이루어지며, 발병 4~6주 이후의 회복은 비교적 드문 것으로 보고된다14).
본 증례는 발병 직후 경구 및 고막 내 코르티코스테로이드 투여 등 표준 치료를 적절히 시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4개월 이상 청력 회복이 관찰되지 않은 난치성 SSNHL 사례에 해당한다. 이는 전체 SSNHL 환자의 약 30~50%가 초기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다는 기존 보고와 일치한다15).
이후 발생한 BPPV는 SSNHL 이후 이차적으로 발생한 경우로 이차성 BPPV는 전체 BPPV 중 3%에서 66%까지 다양한 빈도로 보고되고 있으며, SSNHL은 외상, 전정신경염, 수술 후 합병증 등과 함께 이차성 BPPV의 주요 원인 중 하나로 분류된다7). SSNHL 후 발생한 BPPV는 단순한 말초성 현훈과는 달리 진단과 치료에 어려움이 따르며, 이석정복술에 대한 반응도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7).
그러나 본 증례에서는 SSNHL 발병 4개월 경과 시점까지 청력 호전이 없었던 환자에서 한의학적 치료 개입 이후 청력이 유의하게 회복되었고, 그 상태가 지속적으로 유지되었다. 또한 이석정복술을 시행하지 않았음에도 현훈 증상이 점진적으로 완화되었다. 이는 단순히 이석의 위치 이상을 넘어서, 전정계와 청각계 기능 전반의 균형 회복과 조절이 치료 기전에 포함되었을 가능성을 시사한다.
『東醫寶鑑』 「耳門」 편에서는 “耳目之陰血虛, 則陽氣之加無以受之, 而視聽之聰明失”이라 하여, 氣血의 부족이 청각 기능 저하 및 현훈 발생의 병리적 기반이 될 수 있음을 언급하고 있다. 본 증례 환자 역시 초진 시 청력 저하, 이충만감, 현훈, 두통, 피로감, 식욕부진 등 복합적인 증상을 호소하였으며, 舌象과 脈象에서 血虛損 소견이 관찰되었다.
이에 따라 본 증례에서는 氣血이 부족한 소음인에게 사용되는 처방을 바탕으로, 理氣解鬱, 補血, 行血의 약재로 체력을 보강하고, 發汗解表하는 약재로 사기를 제거하는 궁귀향소산을 기본 처방으로 활용하였다16). 또한, 쥐의 cisplatin 유도 청각 손상 모델에서 산화적 손상으로부터 청감각 세포를 보호한 효과가 보고된 사물탕을 합방하였다17). 이와 함께 위장기능 저하, 수면장애, 체력 저하 등의 전신적 증상을 고려하여 理氣和胃(砂仁, 山楂, 神麯), 開竅安神(石菖蒲, 遠志), 滋陰淸熱(知母, 黃柏), 補腎助陽(鹿茸) 하는 약재를 가미하였다. 이러한 처방 구성은 氣血을 補하고, 전정기관 및 청각계로의 미세 혈류 순환 촉진함으로써, 청각 기능 및 현훈 증상의 동시 개선에 기여한 것으로 판단된다.
이후 병세가 안정되었으나, 淡紅, 苔薄, 脈細弱하여 2024년 7월 16일부터는 자음건비탕가미방으로 처방을 전환하였다. 본 처방은 白朮, 茯苓, 陳皮, 半夏, 甘草, 人蔘 등의 健脾和中 약재를 중심으로, 白芍藥, 乾地黃, 當歸, 川芎, 麥門冬 등의 養血滋陰藥을 보조적으로 배합하였으며, 安神 작용을 강화하기 위해 遠志를 추가하였다. 2024년 8월 22일부터는 본 처방에 茯苓과 半夏를 제외하고 鹿茸을 가하였다. 이는 환자의 脾胃虛弱 증상이 다소 호전되었으나, 전신 피로감을 호소하여 補陽益精을 도모하기 위함이었다.
치료는 돌발성 난청의 상용 혈위인 天柱(BL10), 風池(GB20), 完骨(GB12), 翳風(TE17), 聽宮(SI19), 耳門(TE21), 頭維(ST8), 百會(GV20) 등을 取穴하였다18). 耳聾 치료의 주요 穴位인 翳風(TE17)에 聽音약침을 주입하였다, 聽音약침은 補藥에 속해있는 약이 25가지, 活血祛藥이 6가지, 利水滲濕藥과 發散藥 3가지, 淸熱藥 2가지 등으로 구성된 약침으로, 補益과 活血祛瘀 효과를 위해 시행하였다19). 또한, 침체에 Whata 153 기기를 연결하여 자기장을 유도함으로써 발열 및 신경근 자극을 유도하는 저온침 효과를 병행하였다20).
추 추나 요법은 경추부의 정렬 교정과 근막 이완을 통해 추골동맥 혈류의 개선을 도모하고, 후두 및 뇌기저부 순환을 촉진시켜 전정 및 청각 기능 개선에 기여하였다. 해부학적으로 추골동맥은 C6 이상의 횡돌공을 통해 뇌에 혈액을 공급하므로, 경추의 미세한 위치 변화가 청각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21).
소리재활치료로 시행한 TSC 치료는 항산화 효소의 활성, 내이에서 COX-2의 발현 억제 등 유모 세포 보호에 기여할 수 있음이 연구에서 입증된 바 있다22). 이는 청각세포의 역치 재활성화를 유도하여 청력 회복과 청각피질의 가소성을 촉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기존 연구에서도 감각신경성 난청 환자에서 TSC 치료군의 청력 개선 반응률이 대조군(44%)에 비해 78%로 보고된바 있다23). 본 증례에서는 청력역치가 가장 저하된 주파수대 3개를 선정하여 해당 음역대의 음원으로 환자에게 1일 1시간 청취하게 함으로써 청각기능의 선택적 회복을 유도하였다.
임상적으로, 본 환자는 4주 이내 청력이 정상 범주로 회복되었고, 현훈·이충만감·두통 등의 주관적 증상은 완전 소실되었다. 또한, 어지럼증 장애 평가 지표인 DHI는 고도 장애군(70점)에서 정상 수준(8점)으로 호전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단일 중재가 아닌, 한약, 침, 약침, 추나, 청각 재활 치료 등 다각적이고 통합적인 한방 복합 치료 전략의 유효함을 시사한다.
돌발성 난청에 대한 한방 치료 관련 문헌을 살펴보면 돌발성 난청 단일 질환에 대한 증례로 보고되어 왔으며, 본 증례는 SSNHL과 이차성 BPPV가 연속적으로 발병하고 난치성 경과를 보이던 환자에 대해 체계적인 한방 복합 중재를 적용함으로써 청력과 전정계 기능 모두에서 유의미한 호전을 관찰한 사례라는 점에서 학술적 의의가 있다.
다만, 본 연구는 단일 사례 보고로서 결과의 일반화에 한계가 있다. 또한 SSNHL과 BPPV의 자연 경과에 의한 호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렵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복합 중재가 동시에 적용된 만큼 개별 중재의 효과를 명확히 분리하기 어려운 제약이 존재한다. 그러나 실제 임상 환경에서도 단독 요법보다는 다중 중재의 병행이 일반적인 치료 양상임을 고려할 때, 본 증례는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임상 치료 모델로서 의미를 가진다. 향후 유사한 복합 이비인후과적 질환에 대한 증례 축적과 자료화, 통계적 분석이 이루어져야 하며, 이를 토대로 다기관 증례 수집 및 전향적 연구 가 지속적으로 수행될 필요가 있다.
궁극적으로 본 증례는 SSNHL 및 이차성 BPPV의 복합 병태에 대응하는 한의학 치료 전략의 적용 가능성을 제시하며, 향후 치료 효과와 경제성 모두를 고려한 다양한 한의 진료 프로토콜 정립에 기초 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