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급처치가 필요한 열상에 한의과에서 시행한 봉합 수술 증례

Ⅰ. 서 론

피부는 인체의 가장 바깥에 위치한 기관으로, 외부 환경으로부터의 병원체 침입 및 기계적 손상으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¹⁾. 상처는 정상적인 피부구조가 파괴된 상태를 의미하며, 개방 유무, 기간, 깊이에 따라 개방성/폐쇄성, 급성/만성, 표층/부분층/전층으로 분류된다²⁾.

열상은 피부가 찢어지면서 발생하는 개방성 창상의 일종으로, 출혈과 감염 위험이 높기 때문에 지혈, 드레싱, 봉합 등의 초기 처치가 필수적이다³⁾.

한의학 고문헌에서도 다양한 봉합술의 사용이 기록되어 있다. 《醫宗損益》에서는 ‘腸及肚皮破者, 麻縷爲線, 或桑白皮尖茸爲線, 以花蕋石散付線上, 從裏縫之’, 《袖珍經驗神方》의 ‘牛觸傷, 腸出不損, … 以桑白皮線, 縫合肚皮’, 《身機踐驗·卷六·頭腦傷》에서는 ‘凡頭皮大塊破者, 應縫結兩三處, 勿令下垂’ 등 복부 장기 손상, 두피 손상, 창상과 관련된 봉합의 기록이 등장한다. 이는 근대 이전에 한의학에서도 외과적 개념에 기반한 봉합 처치가 실제 임상에서 시행되었음을 시사한다. 최근에는 서⁴⁾ 등의 열상의 창상 치유를 위한 봉합술이 성공적으로 시행된 사례가 있다. 이외에도 이⁵⁾, 정⁶⁾, 허⁷⁾, 정⁸⁾ 등의 증례를 미루어 보아 한의사가 양성종양 절개 제거 후 봉합술을 시행한 보고가 있으나 열상 봉합술 관련 임상보고는 극히 드물어 관련 임상 보고의 축적이 필요한 실정이다.

본 증례는 비록 1례에 불과하나, 응급처치가 필요한 열상에 대해 한의사가 봉합술을 직접 시행하고 성공적인 회복을 관찰한 사례로 향후 임상에서 외과적 처치에 한의사의 초기 대응 역할과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증 례

6. 치료방법

열상 부위(Fig. 1)를 생리식염수로 세척하고, 주변부를 포비돈 요오드로 소독하였다. 이후 蟾酥 약침액(대한약침제형연구회) 1㎖로 국소 마취를 진행한 후 단순봉합(simple suture)을 시행하였다(Fig. 2). 봉합 후 열상고(부산대학교한방병원 한약국 조제)(Table 1)를 도포하고, 連翹敗毒散(단미엑스산혼합제, ㈜한국신약) 1포(2.91g)를 투약한 후 단순드레싱을 시행하였다.

Fig. 1. Photographs of Laceration of Patient.; A 2025.02.04. (0 day); B 2025.02.05 (1 day); C 2025.02.20 (16 days); D 2025.03.31 (59 day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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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Surgical Suture, Needle Holder and Tissue Force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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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1. Composition of Yeolsang-go

Herbal Name	Pharmaceutical Name	Dose(g)
生地黃	Rehmanniae Radix	18
當歸	Angelicae Gigantis Radix	12
白芷	Angelicae Dahuricae Radix	9
牡丹皮	Moutan Radicis Cortex	9
寒水石	Glauberitum	9
大黃	Rhei Radix et Rhizoma	9
乳香	Olibanum	6
沒藥	Myrrha	6
知母	Anemarrhenae Rhizoma	4
黃柏	Phellodendri Cortex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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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고 찰

피부는 표피(평균 0.04-1.6㎜), 진피 및 피하 조직 세 부분으로 구성되며, 외부의 기계적 자극 및 병원체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역할을 한다⁹⁾. 상처는 손상 깊이에 따라 표피와 진피 상부 일부를 침범한 경우 부분층 상처와 진피의 전층 이상을 침범한 전층 상처로 분류되며, 치유 과정은 손상 형태에 따라 일차 치유, 이차 치유, 삼차 치유로 구분된다¹⁾.

열상이란 피부가 찢어지면서 발생하며, 상처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고 피부의 가장자리가 울퉁불퉁하고 불규칙한 개방성 상처이다³⁾. 피부 봉합은 외부 자극에 의해 찢어진 피부를 바늘과 봉합사를 이용해 일정 기간 밀착시켜 봉합 상태를 유지하는 술기로, 출혈을 억제하고 감염을 예방하는 동시에 조직의 해부학적 구조와 기능을 보존하여 상처 치유가 촉진되도록 한다¹⁰⁾.

상처 치유 과정 중 일차 치유는 깨끗한 상처의 양 끝을 붙여 상처의 교정 및 봉합을 통해 빠른 회복을 유도하는 방법으로, 수술 상처 및 열상 등이 적용된다. 이차 치유는 상처를 개방된 상태로 유지하면서 초기 오염이나 감염의 제거를 우선적으로 시행한 후, 자연적인 육아조직의 형성과 재상피화를 통해 회복되도록 한다. 삼차 치유는 초기 일차 치유로 봉합을 하였으나 감염 등의 원인으로 상처가 벌어진 경우, 이를 다시 개방하여 이차 치유 방식으로 회복시키는 방법이다¹⁾.

Parkinson’s disease로 강직이 있는 86세 남성이 미상의 물체에 의해 우측 제2수지에 열상 및 출혈이 발생하였다. 즉시 지혈을 한 후 처치를 위해 안이비인후피부과에 의뢰되었다.

환자는 Parkinson’s disease 및 Alzheimer's disease 병력으로 직접 문진하기에 어려움이 있어 보호자 및 간병인을 통해 환자가 미상의 물체에 의해 열상이 발생한 사실을 파악할 수 있었다. 병변 확인을 위해 제2수지 신전 시 상체 움직임을 통해 통증을 호소하였으며, 체온 측정 시 36.3이었으며, 맥상은 세삭하였다.

의뢰 당시 길이 약 3.5㎝, 폭 약 1㎝ 가량의 열상 및 손상되지 않은 혈관 노출을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었으며, 일차유합을 위한 처치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열상 부위 세척 및 주변 소독 후 병변 부위 마취를 위해 蟾酥 약침액(대한약침제형연구회)을 사용하고 단순 봉합을 시행하였으며, 봉합 후 봉합 부위에 열상고(부산대학교한방병원 한약국 조제)를 도포하였다. 蟾酥는 中華大蟾酥 또는 黑眶蟾酥와 같은 두꺼비과 동물의 이하선 및 피부샘에서 분비되는 백색 장액을 가공한 것으로, 성분 중 bufalin은 마취 작용이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각종 수술에 蟾酥가 사용되고 있으며¹¹⁾, 국내에서도 양성 종양 절개 제거 시 蟾酥 약침액을 활용한 논문이 있다^4-8).

봉합부의 이차 감염을 예방하기 위하여 소염, 항염증 작용을 하는 連翹敗毒散 1포를 즉시 투약하였다. 단순 봉합 후 환자의 인지 저하 및 사지 강직으로 인해 일부 부위에서 봉합이 느슨해지는 현상이 관찰되어 16일간 단순드레싱을 시행하였으며 봉합사 제거 후 열상이 이상 반응 없이 유합되었음을 관찰할 수 있었다.

이와 같은 보고는 한의사가 응급 상황에서 열상에 대해 봉합술을 안전하게 시행하여 감염 예방 및 상처 유합을 이끌어낸 사례로서, 향후 한의계가 외과적 처치를 통해 창상 관리 및 응급 대응에 참여할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한다.

Ⅳ. 결 론

본 증례에서는 응급 처치가 필요한 열상에 대해 신속하고 적절한 처치로 봉합술을 시행하고, 성공적으로 상처 유합을 이끌어 낸 사례를 경험하였기에 이에 보고하는 바이다.

Ⅴ. 윤리적 승인

본 증례보고의 연구대상자 보호자에게 사진 및 진료기록의 학술적 이용에 대해 사전 동의를 받았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