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모기질종은 양성 피부종양의 한 종류로, 모낭의 기질(hair cortex cell)에서 분화한 종양이다. 임상적으로는 대부분 무증상이며, 피부 심부에서 딱딱하고 불규칙한 각도를 보이는 결절이 촉지되고 정상적인 표피로 덮여 있으며 약간 융기되어 있다1). 대개 두경부나 상지에 호발하나 신체의 어느 부위에서나 발생할 수 있으며, 대부분 다발성보다는 단발성으로 관찰된다. 남성보다 여성에서 발생비율이 높으며, 모든 연령층에서 발생 가능하나 20대 이하의 영유아 및 청소년과 50대 이상의 중장년층에서 호발한다2-4).
모기질종은 皮肉이 腫起하는 瘤의 한 종류로 볼 수 있다. 《諸病源候論·卷三十一·瘤候》에서 ‘瘤者, 皮肉中忽腫起, 初如梅李大, 漸長大, 不痛不痒, 又不結强, 言留不散, 謂之爲瘤. 不治, 乃至塸大, 則不復消, 不能殺人, 亦愼不可輒破.’라 하였다. 瘤는 체표에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자각증상이 없는 국한성 종괴이며, 치료를 하지 않으면 곧 커지게 되어 없어지지 않으며, 생명에 지장을 초래하는 질환은 아니다. 모기질종의 경과는 자발적인 퇴화과정이 나타나지 않는 경과 과정을 거치는 종양이므로, 수술적 치료가 권장되는 질환이다5). 과거의 문헌에 한의사의 수술적 치료와 관련된 기록이 있으나, 이6), 정7), 허8)의 표피낭종, 지방종의 수술적 치료 외의 수술적 치료에 대한 보고는 적은 편이다.
피하 종괴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조직학적 검사가 필요하지만, 조직학적 검사는 침습적이며 흉터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이에 비해 초음파는 비침습적으로 부작용이 적으며, 초음파 검사를 통해 종괴의 위치, 크기, 경계, 특성, 혈류 등을 파악하여 진단 및 치료에 유용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
이에 수술 전 초음파를 통해 석회화 결절을 확인 후 외과적 절제술을 성공적으로 시행한 증례를 경험하여 보고하고자 하며, 이를 통해 한의계에서 초음파 기기를 활용한 외과술이 임상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
Ⅱ. 증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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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명 : 김OO, F/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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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증 : 좌측 소퇴부 전면에 약 0.5x0.5㎝ 크기의 종괴 2개 관찰되었으며(Fig. 1), 그 외 특이 사항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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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음파 상 소견 : 2024년 3월 8일 초음파기기(GE;general electronics사 P9)를 활용하여 Anterior tibialis의 피부병변에 longitudinal view로 probe를 잡고 영상을 촬영하였다. 사용된 probe는 linear probe로 ML6-15이며 15㎒로 setting하여 측정하였다. 초음파 영상에서 최상단에 가로 0.36㎝, 깊이 0.1㎝ 크기의 매끄러운 결석 경계면을 확인할 수 있었다. Acoustic shadow로 후방음영 및 clean shadow가 관찰되었다(Fig.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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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명 : r/o 모기질종
상기 환자는 본원 침구과에 spinal stenosis of lumbar spine으로 입원하던 중 2년 전부터 발생한 좌측 소퇴부 전면의 종괴(0.5-0.7㎝) 제거를 위하여 2024년 3월 8일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에 타과 의뢰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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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yperlipidemia : 2020년 Dx., 현재 Sx(-), med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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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arkinson's disease : 2014년 Dx., 현재 Sx(+, 간헐적 별무원인 심화되는 사지 위약감), medication (+, ONGENTIS HS/PERKIN D123/LIPINON D1/AZILECT D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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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Urinary stone : 2023년 Dx., 현재 Sx(-), med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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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Pyelonephritis : 2023년 Dx., 현재 Sx(-), medic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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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houlder arthritis : 2023년 Dx., 현재 Sx(-), medication(-)
2024년 3월 11일 좌측 소퇴부 전면을 시진 및 촉진하였고, 유동성이 없는 종괴 2개가 관찰되었으며, 초음파 검사 상 석회화 소견 하 모기질종으로 추정진단 후 수술을 진행하였다. 절제술 전 결절의 표피 및 주변 조직에 蟾酥약침액(대한약침제형연구회) 4㎖를 주입하여 국소마취 후 5분 뒤 절개할 부위를 촉진하여 감각의 둔함을 확인하여 마취 여부를 확인하였다. 이후 11번 blade를 사용하여 횡단으로 0.7㎝ 절개선을 넣었다. 결절의 상부 부위까지 CO2 하니매화레이저(surgical mode/ultra pulse/on time 1000㎲, frequency 100㎐, ㈜함소아제약)를 사용하여 절개 후 adson tissue forcep과 iris scissors로 주변 조직에서 결절을 분리하여 제거하였다(Fig. 3).
결절을 제거한 후 消炎약침액(대한약침제형연구회 제조) 2㎖를 생리식염수 20㎖에 혼합하여 제거 부위의 irrigation 시행 후 단순 봉합(non-absorbable blue nylon 4-0, ㈜아이리)을 시행하였다(Fig. 3). 수술 후 5일간 3회/일, 식후 30분에 連翹敗毒散(단미엑스산혼합제, ㈜한국신약) 1포(2.91g)를 투약하였다. 3월 11일부터 3월 24일까지 1회/일 simple dressing 및 경과 관찰을 시행하였으며, 3월 25일 유합 확인 후 봉합사를 제거하였다.
마취는 수술이 종료될 때까지 지속되었으며 환자는 통증을 호소하지 않았다. 수술 후 경과 관찰을 위해 시행한 초음파 상 결절은 완전히 제거되었으며, 수술 시행 중 및 수술 후 이상 반응은 발견되지 않았다. 2주 후 봉합사를 제거하였고, 수술 부위가 완전하게 유합된 후 퇴원하였으며, 2024년 4월 12일 재내원 시 이상 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4).

Ⅲ. 고 찰
모기질종은 1880년 Malherbe와 Chenantais에 의해 피지샘에서 기원한 양성 신생물인 석회화 상피종으로 보고되었으며, 이후 전자현미경 연구에서 모기질세포(hair matrix cell)에서 기원함을 확인한 종양으로, 국내에서 보고되는 모분화종양의 약 80%를 차지한다9,10).
고전에서 모기질종에 정확하게 일치하는 내용은 찾기 어려우나, 皮肉이 腫起하는 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瘤는 瘀血, 痰飮, 濁氣가 體表의 조직에 머물러 형성된 췌생물을 뜻하며, 일종의 국한성 종괴를 포함한다. 체표에 발생하고 발전이 완만하며 일반적으로 자각증상은 없고 장기간 쉽게 消散되지 않는 특징이 있다11).
모기질종은 양성 피부 종양으로 암으로 진행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크기가 커지므로 미용상으로 문제가 될 소지가 있거나 다른 질환과 감별이 필요한 경우 절제술 시행이 필요하다1). 모기질종은 일반적으로 상방의 피부에 유착되어 있는 경우가 많고, 하방 조직과는 비교적 잘 분리된다12). 외과적 절제술을 통한 완전한 적출 후 재발은 0-3%로 드물다13). 본 증례 또한 2년 전 병소를 발견한 후 점차 딱딱해지고 크기가 커지는 것 같아 불편함을 호소하여 절제술을 시행하였다.
과거 외과질환에 대해 針과 刀를 활용하여 수술을 시행하였으며, 이러한 수술법은 《黃帝內經》 이후 다수의 문헌에 등장하며 의학적 전통으로 이어져 오고 있다. 의료기술의 발전으로 현대에는 針과 刀을 대신하여 연조직 수술에 Scalpel, CO2 레이저, Nd:YAG 레이저 등이 사용되고 있으며, 특히 레이저 적용 시 지혈효과가 뛰어나다는 장점이 있어7) 이6), 정7), 허8)의 표피낭종, 지방종 수술에서 현대 의료기기를 사용하여 성공적으로 외과적 수술이 시행된 보고가 있다.
절제술 시행 전 병변부위 마취를 위해 蟾酥약침액을 사용하였다. 蟾酥는 두꺼비과 동물인 中華大蟾酥 또는 黑眶蟾酥 등의 이하선 및 피부샘에서 분비되는 백색 장액을 가공한 것으로, 성분 중 bufalin이 마취 작용이 있다. 중국에서는 각종 수술에 蟾酥가 사용되고 있으며14), 국내에서 이6), 정7), 허8) 등의 논문에서 蟾酥약침액을 사용하여 국소 마취가 수술 후까지 이상 반응 없이 유지된 보고가 있다. 본 증례에서도 蟾酥약침액을 피하 주입하여 국소 마취를 시행하였으며 수술 종료까지 이상 반응 없이 마취가 유지되었다.
수술 부위 세척에 사용한 消炎약침액은 黃連解毒湯(黃連, 黃芩, 黃柏, 梔子)에 淸熱解毒藥인 連翹, 金銀花, 蒲公英과 淸熱凉血藥인 生地黃이 가미된 처방에서 추출한 것으로, 黃連解毒湯은 염증성 사이토카인 생성을 억제하여 淸火濕熱, 瀉火解毒하는 항염작용을 하며15), 《方藥合編》에 '外科의 癰腫疔毒질환을 치료한다.'고 기술되어 있다. 消炎약침액은 淸熱解毒, 凉血消腫, 瀉火燥濕의 효과를 내는 약재들이 포함되어 있어 통증 경감과 감염 억제 목적으로 급성 염증 및 통증 질환에 사용할 수 있다16).
수술 부위 절개 시 사용한 CO2 하니매화레이저는 한의 외치법인 烙法의 원리를 적용한 고출력 레이저 기기이다. 烙法은 열에너지를 이용하는 수술 조작 외치법이며, 灼烙의 작용은 절개법을 대체하면서 수술 부위의 출혈을 방지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11). 《中醫外科學》에서 또한 "粗針……疕借灼烙的作用 代替切開法 幷有防止手術出血之功"이라 하여 烙法의 절개 및 지혈 효과에 대해 기술하고 있다6). 본 증례에서도 CO2 하니매화레이저의 surgical mode ultra pulse로 수술 부위 절개 및 지혈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결절 제거 수술 및 봉합 후 봉합부의 이차감염 예방을 위해 소염, 항염증 작용을 하는 連翹敗毒散 1포를 하루 3번, 식후 30분, 5일간 투약하였고, 이차감염, 통증, 혈종 등의 합병증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連翹敗毒散 투약으로 수술 후의 이차감염에 대한 우려를 낮출 수 있었다.
초음파는 한의계 임상에서 뇌혈류, 근골격계, 소화기계, 유도 하 침술 등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지만, 외과적 수술에 앞서 초음파를 활용한 보고는 전무하다. 초음파 검사를 외과적 수술 전 단계에서 활용 시 여러 장점이 존재한다. 초음파는 비침습적 검사로, 병변의 위치와 크기, 병변의 특성을 확인할 수 있어 수술 계획 수립에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며, 주요 구조물 및 주변 혈관을 명확히 파악할 수 있으므로 수술 전 준비 과정에서 필수적인 평가 도구로 활용할 수 있다17,18). 본 증례는 초음파를 활용하여 병변의 위치, 크기, 특성 등을 확인하여 수술의 정밀성을 재고하여 수술하였으며, 수술 후 경과에 이상 없음 또한 초음파를 활용하여 확인할 수 있었다.
모기질종은 초음파에서 잘 구분되는 둥근 형태의 불균질한 상으로 나타나며, 이는 병소 내에 낭종화된 무향 부위(anechoic area)와 점상으로 분포하는 석회화물에 기인하며19), 일반적으로 조직검사와 방사선학적 검사를 통해 정확한 진단이 이루어진다. 본 증례는 초음파에서 석회화가 관찰되었으며 피부 종양 중 초음파 상 석회화를 보이는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모기질종, 피부석회증 등이 있다. 피부석회증은 피부 조직 내 비정상적인 calcium 축적으로 인한 질환이며, 모기질종과 무통성, 석회화, 결절의 형태를 띠는 공통점이 있어 감별이 필요하다.
병리조직학적으로 모기질종은 하부진피에서 피하지방층 사이에 생기는 피하 종양으로, 종양은 호염기 기저모양세포와 음영세포, 이행세포로 구성되며, 기저양 세포(basaloid cell) 군집, 잔영세포(ghost cell), 거대세포, 이물성 육아종, 칼슘의 축적으로 석회화 등의 소견이 관찰되는 특징이 있다1).
본 증례는 이학적 검사와 초음파에서 석회화가 관찰되어 모기질종, 피부석회증을 의심하였고, 외과적 수술을 통해 황백색 적출물이 확인되어 모기질종으로 추정한 사례이다. 진단명이 다르더라도 수술 방법에 있어서 차이는 없으나, 정확한 진단을 위해서는 수술 후 적출물에 대해 조직검사 시행이 필요할 수 있다. 현재 조직학 및 병리학은 한의과대학 교과 과정에 포함되어 있으나, 임상에서 활용은 미미하다. 향후 명확한 진단을 위해 한의계에서 한의과대학 교과 과정에 포함된 조직학 및 병리학의 조직검사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