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돌발성 난청은 72시간 이내에 연속된 3개 이상의 주파수에서 30㏈ 이상의 감각신경성 난청이 나타난 경우로 정의되며1) 돌발성 난청은 연간 100,000명 당 5-27명 정도의 유병률을 가진다2).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제시한 돌발성 난청으로 내원하는 연간 환자 수의 변화를 살펴보면 2019년 90,471명 2023년 110,429명으로 2019년에 비해 약 22% 증가하였다. 돌발성 난청의 병인으로 감염, 혈관 손상, 외상, 내이 기형, 중추신경계 질환 등이 언급되나 아직 명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며3) 청력 회복은 대부분 발병 2주 이내에 이루어지며 4-6주 이후 지연성으로 회복하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알려져 있다4). 임상적으로 치료를 위해 고용량 경구스테로이드 요법,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 항바이러스제, 고압산소요법 등을 적용하나 치료법이 확실히 정립되어 있지 않다5).
현재까지 돌발성 난청에 대한 한방 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보고가 김 등6), 김 등7), 황 등8)에 의해 꾸준히 이어지고 있으나 발병 6주 이후 내원한 환자가 한방 치료로 호전된 증례를 포함한 보고는 안 등9), 김 등10)에 의한 것으로 그 수가 부족한 실정이다.
본 증례에서는 발병 6주가 지났음에도 청력 회복이 미비했던 돌발성 난청 환자에게 한방 치료로 양호한 결과를 얻었기에 보고하고자 한다.
Ⅱ. 대상 및 방법
대전대학교 대전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에 돌발성 난청으로 진단 받아 내원한 환자들 중 내원 당시 발병일로부터 6주 경과하였으며 본원에서 한방 치료를 받고 청력호전을 보인 환자 2례를 선정하였다.
동방메디컬 사의 멸균된 0.20×30㎜ 규격의 1회용 스테인리스 호침을 사용하여 내원시마다 1일 1회, 입원한 경우 오전, 오후 2회로 시행하였다. 穴位는 耳門(TE21), 聽宮(SI19), 聽會(GB2), 完骨(GB12), 陽白(GB14), 翳風(TE17), 百會(GV20), 外關(TE5), 俠谿(GB43), 風池(GB20) 등을 취혈하여 15분간 유침하였다.
침전기자극은 침 치료와 동시에 1일 1회 시행하였고 환측 翳風(TE17), 完骨(GB12) 자침 후 침전기자극기 (STN-111, 스트라텍, 3㎐ frequency)로 전기 자극을 15분간 가하였다.
증기 치료는 환측 귀 부위로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여 침 치료와 동시에 내원시마다 1일 1회, 입원한 경우 오전, 오후 2회로 15분간 시행하여 溫經通絡의 효과를 위해 사용하였다. 증기약재는 羌活, 獨活, 木瓜, 香附子, 桂枝, 半夏, 白灼藥 3g 丁香 1g로 구성했다11).
關元(CV4), 神闕(CV8), 中脘(CV12)에 동방메디컬사의 쑥탄(쑥숯, 황토, 옥, 게르마늄, 세라믹) 또는 44도-46도의 전자뜸(새뜸사, 무연전자 왕뜸기)으로 유침 시간 동안 병행하여 내원시마다 1일 1회, 입원한 경우 1일 2회 시술하였으며 翳風(TE17), 耳門(TE21)에 동방메디컬사의 무연 뜸으로 온침 치료를 10분간 1일 1회 시술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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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증례 1 : 한약은 順氣活血湯加減을 기본 처방으로 하여 기간에 따라 환자의 상태에 맞추어 가감하였다(Table 1). 통원 기간에는 하루 2첩 3팩으로 달 여 각각 아침, 점심, 저녁 식후 30분 후 120㏄씩 복용하도록 하였고, 입원 기간에는 하루 3첩 3팩으로 달여 각각 아침, 점심, 저녁 식후 30분 후 120㏄씩 복용하도록 하였다. 沈香拱辰丹은 拱辰丹의 구성약재인 麝香을 沈香으로 대체한 것이며 취침 30-60분 전 1환씩 복용하도록 하였다(Table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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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증례 2 : 한약은 三一腎氣丸加減을 기본 처방으로 하여 환자의 상태에 맞추어 가감하였다(Table 2). 하루 2첩 3팩으로 달여 각각 아침, 저녁 식후 30분 후 120㏄씩 복용하도록 하였다(Table 3).
Case No. | Date | Prescription Name | Ingredients(g in 1貼) |
---|---|---|---|
1 | 23.8.26-23.8.28 | 順氣活血湯加減 | 順氣活血湯加減(Table 1) 加 當歸 4, 當歸尾 4, 石菖蒲 4, 白何首烏 4, 蓮子肉 4, 白扁豆 4, 赤芍藥 4, 丹蔘 4, 貢砂仁 4 |
23.8.26-23.9.1 | 沈香拱辰丹 | 沈香 0.08, 鹿茸 0.734, 當歸 0.734, 山茱萸 0.734, 꿀 1.74 | |
23.8.29-23.9.11 | 順氣活血湯加減 | 順氣活血湯加減(Table 1) | |
23.9.18-23.9.27 | 順氣活血湯加減 | 順氣活血湯加減(Table 1) 加 當歸 4, 當歸尾 4, 石菖蒲 4, 白何首烏 4, 蓮子肉 4, 白扁豆 4, 赤芍藥 4, 丹蔘 4, 貢砂仁 4 | |
23.9.28-23.10.7 | |||
2 | 24.4.11-24.4.26 | 三一腎氣丸加減 | 三一腎氣丸加減(Table 2) 加 枸杞子 2, 黃芪 4, 白何首烏 4, 石菖蒲 4, 牛蒡子 4, 遠志 4 |
24.5.4-24.5.19 |
돌발성 난청 환자의 순음청력검사 결과를 분석하여 난청 정도의 평가는 ISO(International Organizationfor Standardization, 1969)의 Classification of Hearing Loss(Table 4)을 기준으로 삼았고, 치료 전후의 청력 회복 정도를 평가하기 위하여 Siegel's Criteria(Table 5)를 참고하였으며 환자의 주관적 증상 호소를 비교 분석하였다.
Hearing Loss Range | Degree of Hearing Loss |
---|---|
10 – 26 | Normal |
27 - 40 | Mild |
41 - 55 | Moderate |
56 - 70 | Moderate severe |
71 - 90 | Severe |
91 < | Profound |
Ⅲ. 증 례
2023년 7월 14일 상기 증상 발생하여 2023년 7월 17일부터 2023년 8월 9일까지 지역 이비인후과에서 청력검사상 우측 돌발성 난청 진단받아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 10회 시행하였으나 별무 호전하여 보다 적극적인 한방 치료를 위하여 2023년 8월 26일 본원 내원하였다.
2023년 8월 26일(발병 44일차)부터 2024년 1월 13일(발병 184일차)까지 15회의 통원 치료 및 2023년 8월 29일 – 2023년 9월 11일 총 14일간 입원 치료
지역 이비인후과에서 돌발성 난청 진단으로 처방받은 Meniace Tab.(동구바이오제약, Betahistine Mesilate 6mg, 항현훈제), Itimin Tab.(이든파마, Ginkgo leaf dried extract 80mg, 순환개선제), Acidine Cap.(한국유나이티드제약, Nizatidine 150mg, H2 차단제) 아침, 저녁 식후에 1T씩 2023년 8월 29일부터 2023년 9월 2일까지 5일간 지역 이비인후과 처방대로 복용하였다.
2023년 8월 26일 시행한 순음청력검사상 500㎐, 1000㎐, 2000㎐, 4000㎐의 4개 주파수에서 우측 평균 역치가 32.5㏈로 측정되었고, ISO Classification of Hearing Loss(Table 4)상 Mild에 해당했다. 입원 치료 4일 후 2023년 9월 2일 시행한 순음청력검사상 500㎐, 1000㎐, 2000㎐, 4000㎐의 4개 주파수에서 우측 평균 역치가 25㏈로 Normal 상태까지 회복되었고 2023년 11월 4일 시행한 순음청력검사상 500㎐, 1000㎐, 2000㎐, 4000㎐의 4개 주파수에서 우측 평균 역치가 20㏈로 측정되어 Siegel's Criteria(Table 5)상 Complete Recovery 수준으로 회복하였다(Table 6).
2023년 11월경 상기 증상 발생하여 2023년 11월경 백제병원에서 Brain MRI 및 청력검사상 좌측 돌발성 난청 및 중이염 진단 하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 10회 및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 후 2023년 12월경 완치 소견 들었으나 2024년 2월경 증상 재발하여 백제병원에서 청력검사상 좌측 돌발성 난청 재발 진단 하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 후 2024년 3월 10일 진행한 청력검사상 별무호전 소견 들은 후 보다 적극적 한방 치료 위하여 2024년 4월 11일 본원 내원하였다.
2024년 4월 11일 시행한 순음청력검사상 500㎐, 1000㎐, 2000㎐, 4000㎐의 4개 주파수에서 좌측 평균 역치가 37.5㏈로 측정되었고, ISO Classification of Hearing Loss(Table 4) 상 Mild에 해당했다. 2024년 5월 9일 시행한 순음청력검사상 500㎐, 1000㎐, 2000㎐, 4000㎐의 4개 주파수에서 좌측 평균 역치가 17.5㏈로 Normal 상태까지 회복되었고 2024년 7월 17일 시행한 순음청력검사상 500㎐, 1000㎐, 2000㎐, 4000㎐의 4개 주파수에서 좌측 평균 역치가 20㏈로 측정되어 Siegel's Criteria(Table 5)상 Complete Recovery 수준으로 회복하였다(Table 6).
Ⅳ. 고 찰
돌발성 난청은 이비인후과적 응급 질환으로 국내에서도 10만 명당 10명 이상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2). 돌발성 난청의 예후 인자로는 나이, 어지럼증 동반 여부, 초기 청력 역치, 치료 시작 시기, 청력도 유형 등이 있으며13) 원인으로 바이러스 감염설, 내이의 순환장애설, 이독성 약물, 청신경 종양, 외상, 선천성 기형, 자가면역성 질환 등이 제시되고 있으나 현재까지 정확한 원인과 발생기전이 밝혀져 있지 않다14).
돌발성 난청은 임상적으로 전체 환자의 1/3은 정상 청력으로 회복, 1/3은 40-60㏈ 가량의 청력을 소실, 나머지 1/3은 청력을 완전히 소실하는 것으로 보고되며 그 자연회복률은 부분 청력 회복과 완전 회복을 포함하여 약 47-63%로 추정되고 있다. 발병 2주 이내에 청력 회복을 보이는 경우 좋은 예후를 예측할 수 있으며 이 시기 안에 청력 변화가 미미하다면 추후 청력 회복률은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어 조기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하다15). 그러나 이 등16)의 연구에서 청력 회복을 보였던 121명의 환자 중 9.9%가 4주 이후에도 청력 회복을 보인 사례가 보고된 바 있으며 치료 종료 2개월 후 청력 검사를 추가적으로 실시하여 예후를 살피는 것이 권고되기도 한다5). 그러므로 발병 2주 이내 청력 회복이 되지 않더라도 지속적인 치료를 통하여 청력 회복을 기대해 볼 수 있다.
돌발성 난청은 한의학의 耳聾으로 분류할 수 있고 風聾, 勞聾, 濕聾, 虛聾, 厥聾, 卒聾으로 구분해 병인에 따른 치료법을 중시하였다17).
첫 번째 증례의 환자는 14일간의 입원 치료 및 15회의 통원치료를 시행하였으며 37일간 順氣活血湯加減을 처방하여 투여하였고 7일간 沈香拱辰丹을 투여하였다. 順氣活血湯은 理氣劑인 香附子, 活血劑인 川芎 등으로 구성된 처방으로 혈행개선의 효능이 있어18) 돌발성 난청의 원인 중 하나로 추정되는 혈관 장애를 개선하기 위해 사용하였고 補血 및 活血을 위해 當歸, 當歸尾, 白何首烏, 赤芍藥, 丹蔘을 加하고 開竅의 효능을 가진 石菖蒲, 補脾劑인 蓮子肉과 白扁豆를 加하고 行氣를 위해 貢砂仁을 추가하였다. 또한 항산화 작용 및 신경 보호 효과19)와 항염증 활성20)을 위하여 麝香을 沈香으로 대체한 沈香拱辰丹을 사용하였다. 2023년 8월 26일 시행한 본원 순음청력검사상 우측 평균 청력역치 32.5㏈로 ISO 기준 Mild에 해당하는 난청이었으며 호악 반복 후 2023년 11월 4일 20㏈로 Complete Recovery 되었다. 입원 당일인 2023년 8월 29일 우측 귀의 청력저하감, 청각과민, 웅웅거리는 양상의 이명, 귀가 꽉 막힌 듯한 이충만감을 호소하였으나 입원 3일차에 이명이 VAS 5로 호전되었으며 입원 4일차부터 청력저하감 VAS 4, 이명 VAS 3-4, 이충만감 VAS 3-4로 호전되었고 퇴원시까지 호전된 상태를 유지하다가 2023년 12월 9일 자각증상이 거의 소실되었다.
위 환자는 양방치료를 시행한 후 내원하여 본원에서 입원 및 통원 치료를 받은 환자로 발병 6주가 경과했음 에도 한방 치료로 지연성 청력 호전을 보인 사례이다.
두 번째 증례의 환자는 22회의 통원 치료를 시행하였다. 32일간 三一腎氣丸加減을 처방하여 투여하였고 2024년 4월 11일 시행한 본원 순음청력검사상 좌측 평균 청력역치 37.5㏈로 ISO 기준 Mild에 해당하는 난청이었으며 2024년 5월 9일 17.5㏈로 Complete Recovery 되었다. 돌발성 난청이 초발한 뒤 완치 후 다시 재발하였으며 재발 이후에도 일정 시간이 지났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腎虛 상태로 판단하여 三一腎氣丸加減을 처방하였다. 三一腎氣丸加減은 滋陰의 효능이 있는 熟地黃과 澁精하는 山茱萸 등으로 구성된 처방으로 腎虛로 인한 돌발성 난청에 사용되었던9) 三一腎氣丸加減에 補肝腎의 효능이 있는 枸杞子를 증량하고 補氣劑인 黃芪와 補血劑인 白何首烏를 加한뒤 開竅를 위한 石菖蒲, 宣肺를 위한 牛蒡子, 安神을 위한 遠志를 추가하였다. 외래에 처음 내원했을 당시 좌측 귀의 청력저하감, 이명, 이충만감 및 자성강청을 호소하였으나 2024년 6월 4일 이명, 이충만감, 자성강청이 소실되었으며 2024년 6월 11일 좌측 귀의 청력저하감도 소실되었다.
위 환자는 돌발성 난청이 발생한 후 고실 내 스테로이드 주입술을 포함한 양방치료로 완치판정을 받았음에도 재발한 뒤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을 포함한 양방치료에 완고한 경과를 보였으나 한방 치료를 통해 지연성 청력 호전과 재발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에서 유의미한 결과이다.
환자 침 치료에 사용한 혈위는 이전 연구에서 사용한 耳門(TE21), 聽宮(SI19), 聽會(GB2), 完骨(GB12), 陽白(GB14), 風池(GB20), 翳風(TE17), 百會(GV20), 外關(TE5), 俠谿(GB43) 등을 취혈하였으며8) 溫經을 위하여 환측 귀에 온침 치료를 시행하였다.
증기 치료는 이과 질환에 사용된 바 있는 外治法으로 舒筋活絡의 효능을 가진 木瓜, 羌活, 獨活 등을 가열하여 증기를 15분간 환부에 쏘이는 방법이며 환측 두경부의 혈류순환을 증진시켜 혈행개선을 목적으로 사용하였다11).
적은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고 돌발성 난청의 자연 호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 첫 번째 환자의 경우 입원기간 초기 5일간 양약 순환개선제를 복용하였다는 것이 교란 변수로 작용할 수 있으며 두 번째 환자의 경우 주관적 증상 사정시 VAS를 측정하지 않은 점이 본 연구의 미진한 부분으로 생각된다.
하지만 지연성 청력호전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16) 국내 논문 중 한방 치료로 지연성 청력 호전을 보인 증례 보고가 적은 상황에서 본 연구에서 양방 치료를 받았음에도 단기간에 청력회복을 하지 못한 돌발성 난청에 일정 기간의 한·양방 병용치료 또는 한방 단독 치료 후 지연성 청력회복 및 청력저하감 외 동반되는 제반 증상에서 호전도가 있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 향후 초기 치료에 실패한 돌발성 난청의 한방 치료에 관한 후속 연구에 기초 자료로 활용이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돌발성 난청의 지연성 청력회복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 근거 축적을 통해 돌발성 난청의 초기 치료 및 구제 치료에 한방 치료의 임상적 활용 확대가 이루어지길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