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안면신경마비는 제 7번 뇌신경인 안면신경(Facial nerve)의 병리적 이상으로 나타나며 표정을 짓기 어렵고 이마와 코의 주름잡기, 눈감기 등의 복합적인 안면 근육 운동장애와 미각장애, 청각과민, 눈물 감소, 얼굴이나 목 부위의 이상감각 및 동통, 이명, 유루증 등의 증상을 특징으로 한다1). 이러한 증상들은 환자마다 다르게 나타나며, 일반적으로 발병 후 48시간 내에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 안면신경 마비의 진행과정은 전구기(Prodromal stage), 마비기(Paralytic stage), 악화기(Aggravating stage), 평행기(Parallel stage), 회복기(Recovery stage)의 5개 과정으로 진행된다.
안면마비의 정확한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감염성 질환, 염증, 외상, 자가면역질환 등으로 보고 있다2). 외국문헌에서는 일측성 안면마비의 발생률이 인구 10만 명당 12-25명으로 보고되었다3). 치료는 급성기 고농도 스테로이드제 투여 및 중추성 안면마비를 감별하기 위한 Brain 검사를 일반적으로 시행하며, 안면부 물리치료 등과 같은 비침습적 치료와 보툴리눔 톡신 주사, 수술적 신경감압 치료, 눈썹거상술, 신경 이식 등 광범위한 치료법을 적용한다4). 일측성 안면마비의 예후는 수주에서 2개월 내에 80%가 회복되고, 10일 이후에도 신경손상의 소견이 있는 경우 3개월 이후부터 회복 과정이 시작되어 길게는 2년 이상까지 지속되며 6-8%에서 평균 10년 후에 재발한다5).
양측 동시형 안면마비는 양측의 발병 간격이 4주 이내인 경우6), 초발 병변이 아직 완치되지 않은 상태에서 1주일 이내에 반대쪽에 마비가 생긴 경우7) 등으로 정의된다. 양측성 안면신경마비는 양측의 구각이 내려가며 안면부 전체의 긴장이 저하되어 무표정한 얼굴을 보인다8). 양측성 안면마비는 전체 안면마비 환자 중 0.3-2%의 발생률을 나타내는 비교적 흔하지 않은 질환으로 유병률은 5백만명 당 1명 정도로 보고된다9).
현재 일측성 안면마비에 대한 한의학적 연구는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으나 양측성 안면마비에 대한 한의학적 연구는 2024년 4월 27일 기준으로 ScienceON(scienceon.kisti.re.kr), KTKP(koreantk.com), KISS(kiss.kstudy.com), OASIS(oasis.kiom.re.kr), RISS(www.riss.kr)의 검색엔진에서 검색식 “(안면마비 OR 벨마비) AND 양측성”을 이용하여 검색하였을 때 아직까지 증례 보고 10편에 불과하여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한 상태이다. 이에 저자는 특발성으로 나타난 양측성 안면신경마비 환자에게 한약, 침, 약침 등의 한의학적 치료를 시행하여 양호한 결과를 얻었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Ⅱ. 증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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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 명 : 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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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별/나이 : F/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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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증 : Bilateral facial pals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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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일 : 2024년 1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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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명 : 벨마비(G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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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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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력 : none specifi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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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 : 어머니-고혈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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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력 : 흡연(-), 음주(1달에 1번, 맥주 1캔)
상기 환자 상기 O/S경 갑자기 오른쪽 볼 근처에 鈍痲感이 나타나기 시작하여 안동병원 신경외과 내원하여 Brain MRI 검사 상 별무 이상 소견 들었으며 local 한의원에서 침 치료 받았다. 2024년 1월 25일경부터는 왼쪽 볼 근처에도 鈍痲感이 나타났고 1월 26일에는 양쪽 눈이 제대로 안 감겨 세수할 때 양안으로 물이 들어가고 양쪽 눈에서 눈물이 나며 양쪽 입꼬리가 마비되어 웃는 동작이 안 되고 식사 시 양쪽으로 밥을 흘리는 증상이 나타났다. 정밀 검사를 위해 용인세브란스병원에 내원하여 1월 29일부터 1월 30일까지 입원치료 받았으며 Brain MRI 상 no specific finding으로 central origin facial palsy 가능성 떨어지며 근전도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한 결과 peripheral bilateral facial palsy 진단 하에 약물처방 받았다. 이후 1월 31일 적극적인 한방치료 받기 위하여 상지대학교 부속 한방병원 안이비인후피부과에 내원하였다.
No brain-parenchymal lesion with restricted diffusion.
No evidence of acute infarction.
Straightening of the lumbar curvature.
Broad-based central disc protrusion at L5/S1 with abutting to both nerve root.
Diffuse posterolateral disc bulge, facet hypertrophy at L4/5 causing thecal sac indentation and narrowing of the both foraminal canal.
Diffuse disc bulge is also noted at residual lumbar intervertebral disc with thecal sac indentation.
Scanned lower spinal cord shows unremarkable.
No abnormality in paraevertebral soft tissue on this stud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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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소론도정5㎎(부신피질호르몬제) 12T#1 아침 식후: 2024년 1월 31일-2024년 2월 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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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소론도정5㎎(부신피질호르몬제) 10T#1 아침 식후: 2024년 2월 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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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소론도정5㎎(부신피질호르몬제) 8T#1 아침 식후: 2024년 2월 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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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소론도정5㎎(부신피질호르몬제) 6T#1 아침 식후: 2024년 2월 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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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소론도정5㎎(부신피질호르몬제) 4T#1 아침 식후: 2024년 2월 1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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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소론도정5㎎(부신피질호르몬제) 2T#1 아침 식후: 2024년 2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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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소론도정5㎎(부신피질호르몬제) 1T#1 아침 식후: 2024년 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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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발트렉스정500㎎(항바이러스제) 2T#2 아침, 저녁 식후: 2024년 1월 31일-2024년 2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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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비타메진캡슐50㎎(비타민B 제제) 2T#2 아침, 저녁 식후: 2024년 1월 31일-2024년 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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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펙수클루정(소화성궤양용제) 1T#1 아침 식후: 2024년 1월 31일-2024년 2월 12일
일회용 stainless 毫鍼(세진침, 0.25×30㎜)을 사용하여 평일에는 오전, 오후로 하루 2번 자침하였고 주말 및 공휴일에는 오전에만 1번 침 치료 하였다. 혈위는 양측 合谷(LI4), 足三里(ST36), 地倉(ST04), 頰車(ST06), 迎香(LI20), 顴髎(SI18), 下關(ST7), 四白(ST2), 太陽(經外奇穴), 翳風(TE17), 完骨(GB12), 攢竹(BL2), 絲竹空(TE23), 魚腰(經外奇穴), 陽白(GB14), 水溝(GV26), 承漿(CV24), 百會(GV20)로 하였으며 유침 시간은 20분으로 하였다.
양측 地倉(ST04)과 顴髎(SI18)에 전침(stratek, STN-111) 단자를 연결하였고 주파수는 1㎐, constant mode로 하였다. 환자가 통증 없이 적당한 자극을 느끼는 시점까지 출력을 올린 후 20분간 유침하였다. (입원기간 중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오전 침 치료 시 시행)
기린원외탕전실에서 제조한 紫河車 약침액 0.4㏄를 30gauge×13㎜, 1㎖/㏄ syringe(성심메디칼)를 사용하여 양측 翳風(TE17), 下關(ST7), 顴髎(SI18)에 나누어 피하로 주입하였다. (입원기간 중 일요일과 공휴일을 제외한 오전 침 치료 시 시행)
양측 翳風(TE17)과 우측 肩井(GB21), 상완이두근건 부위 등 압통처에 습부항을 시행하였다. (입원기간 중 2월 4일, 2월 9일-12일, 2월 18일, 2월 20일 제외하고 매일 시행)
키네시오 테이프(Kinesiology SNS Tape 5㎝)를 안면부 4곳에 부착하였다. 테이프를 눈썹 윗면-전발제까지의 4㎝ 길이로 자르고 테이프의 윗면으로부터 길이의 1/2을 오려서 양쪽 눈썹으로부터 올려붙였으며 가운데 갈라진 부위는 살짝 비틀어 Y자 모양으로 붙여지도록 하였다. 또 인중부터 턱선을 따라 귀 앞까지의 길이를 재서 13㎝ 길이로 자르고 입술에 테이프가 붙지 않도록 1/3 가량을 위쪽 1.5㎝, 아래쪽 3.5㎝ 정도로 자르고 환자에게 볼에 바람을 넣어 팽팽하게 유지하도록 한 뒤 인중을 기준으로 입 주변부터 귀 앞까지 양쪽으로 테이프를 붙였다. (입원기간 중 2월 20일 제외하고 매일 시행)
경피전기자극요법(transcutaneous electrical nerve stimulation, TENS)와 hot pack 치료를 양측 안면부에 시행하였다. (입원기간 중 1월 31일, 2월 9일-12일 제외하고 매일 시행)
치료에 따른 안면 움직임의 변화를 Fig. 3-5에 제시하였다. 코 찡긋하는 동작에서는 점차 비근(Nasalis muscle)과 비근근(Procerus muscle), 추미근(Corrugator supercilii muscle), 대 ․ 소관골근(Zygomaticus major and minor muscle) 등의 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Fig. 3). 이마 주름 잡는 동작에서는 점차 전두근(Frontal belli)이 회복되면서 눈썹이 올라가고 이마에 주름이 약간 잡히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좌측이 마비가 더 심하기 때문에 우측에 비해 눈썹 높이가 낮음을 확인할 수 있다(Fig. 4). 입술 모으는 동작에서는 처음에는 양측 마비로 입술에 힘이 들어가지 않다가 구륜근(Orbicularis oculi)이 회복되면서 상대적으로 마비가 덜 심한 우측 위주로 입술에 힘이 들어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Fig. 5).
날짜에 따른 H-B scale과 각 근육별 마비의 정도는 Table 5와 같다.
날짜에 따른 Yanagihara's scale은 Table 6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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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24년 1월 31일(입원 1일 차): 눈은 감기지만 완전히 다 감기지는 않음. 양쪽 눈의 건조감이 있으며 눈물도 나와 점안액을 수시로 사용하고 있음. 코 주름을 잡을 수 없고, 양 볼과 입가 주변으로 음식물이 고이며 물을 머금으면 양쪽 입가로 다 새서 식사하기가 많이 힘들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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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2024년 2월 1일(입원 2일 차): 눈을 살짝 감았을 때 우측 3㎜, 좌측 6㎜가 남으며, 세게 감았을 때 우측 1㎜, 좌측 2㎜가 남음. 코 주름이 잡히지 않고 코가 두꺼워지는 느낌이 든다고 함. 볼에 바람 넣는 것, 휘파람 불기가 되지 않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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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2024년 2월 3일(입원 4일 차): 눈을 살짝 감았을 때 우측 1.5㎜, 좌측 4㎜가 남으며, 세게 감았을 때 양쪽 모두 0.5㎜가 남음. 식사 시 음식물이 덜 끼고 입가가 회복되는 느낌이 든다고 함. 코 주름이 정상의 20% 정도로 잡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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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24년 2월 5일(입원 6일 차): 눈을 살짝 감았을 때 우측 1.5㎜, 좌측 4㎜가 남으며, 세게 감았을 때 양쪽 모두 다 감김. 눈 건조감은 많이 없어짐. 귀 주변 근육이 뻣뻣한 느낌이 덜함. 코 주름이 정상의 30% 정도로 잡힘. 입술 아래쪽으로 떨림이 있었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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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2024년 2월 6일(입원 7일 차): 눈을 살짝 감았을 때 우측 0.5㎜, 좌측 1.5㎜가 남으며, 세게 감았을 때 양쪽 모두 다 감김. 코 주름과 입가 경직되는 느낌이 호전됨. 코 주름이 정상의 40% 정도로 잡힘. 휘파람이 약간씩 불어지기 시작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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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2024년 2월 8일(입원 9일 차): 눈을 살짝 감았을 때 우측은 다 감기고, 좌측은 0.7㎜가 남으며, 세게 감았을 때 양쪽 모두 다 감김. 눈이 건조하거나 따갑거나 시리진 않고 눈물, 눈곱도 덜해짐. 코 주름이 정상의 60% 정도로 잡힘. 음식물이 전보다 훨씬 덜 끼고 입가 움직임이 많이 좋아졌다고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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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2024년 2월 18일(입원 19일 차): 눈을 살짝 감았을 때 우측은 다 감기고, 좌측은 0.2㎜가 남으며, 세게 감았을 때 양쪽 모두 다 감김. 우측은 호전도가 좋으나 좌측은 아직 증상이 남아있는 느낌이라고 함. 좌측 볼은 힘이 떨어지는 것 같으나, 볼에 바람은 잘 들어오고, 우측 볼은 바람이 잘 안 들어온다고 함. 코 주름이 정상의 90% 정도로 잡힘. 휘파람이 호전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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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2024년 2월 20일(입원 21일 차): 좌측 눈을 빠르게 감는 것과 좌측 눈만 감는 것이 잘 되지 않는다고 함. 좌측 눈만 감는 동작은 발병 이전부터 완전히는 잘 안되었다고 함.
Ⅲ. 고 찰
안면신경마비는 한의학에서 口眼喎斜에 해당하며, 《靈樞 · 經筋篇》에서 “口斜”, “口僻”으로 최초로 명명하였고13), 이 외의 다양한 문헌에서 面癱, 口喎, 口僻, 喎僻, 口喎僻, 口眼喎僻, 口噤喎斜, 口眼歪斜, 口噤眼合 등으로 불리었다. 안면마비의 병인 및 증상에 따라 風邪外襲, 氣血瘀阻, 虛風內動으로 변증할 수 있으며, 각각 祛風通絡, 行氣活血, 養血熄風 등의 치법이 적용된다2). 양측성 안면마비의 경우 한의학적으로 이를 특정하여 지칭한 용어는 없지만 양측성 안면마비는 다른 원인 질환으로 인한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기존의 口眼喎斜의 개념뿐만 아니라 中風, 眞頭痛, 痿證, 痿癖, 厥逆, 虛勞, 癥痂, 積聚, 瘀血, 溫毒 등으로도 볼 수 있다14).
안면신경 마비의 분류법 중 가장 널리 사용되는 방법은 Yanagihara6)에 의한 5분류법으로, 편측 비재발형(Unilateral non-recurrent), 편측 재발형(Unilateral recurrent), 양측 교대형(Bilateral alternating), 양측 동시형(Bilateral simultaneous), 양측 재발형(Bilateral recurrent)으로 나뉜다. 그 중 양측 교대형은 한쪽이 마비에서 회복된 후 반대쪽에 교대로 발생한 것을 말하며 양측 동시형은 한쪽에 발생 후 증상의 호전 없이 반대쪽에 동시에 발생한 것을 의미한다. 또한 양측 재발형은 양측에 독립적으로 각각 재발한 경우를 말한다. 일측성 안면마비는 약 70%가 특발성이지만 양측성 안면마비는 약 23%가 특발성으로 진단된다15). 양측성 안면신경 마비의 주요한 원인은 트라우마나 라임병(Lyme disease), 뇌수막염(meningitis), 대상포진(herpes zoster), 양측성 중이염(bilateral otitis media), 매독(syphilis), 감염성 단핵구증(infectious mononucleosis) 등의 감염성 질환들, 종양(neoplasias), 다발성 경화증(multiple sclerosis), 혈관 발작(vascular accidents) 등의 신경 질환들, 멜커슨-로젠탈 증후군(Melkerson-Rosenthal syndrome), 길랑-바레 증후군(Guillain-Barrésyndrome), 백혈병(leukaemia), 유육종증(sarcoidosis), 벨마비(Bell's palsy) 등의 정확한 원인을 알기 어려운 장애들이 있다16). 이처럼 양측성 안면마비는 주로 특발성으로 나타나는 일측성 안면마비에 비해 예후가 불량한 여러 질환들과의 관련성이 높으므로 정확한 원인 감별이 중요하다. 한편 양측성 안면신경마비의 치료는 일측성 안면신경마비와 같은 방법으로 시행되고 있으며, 예후 또한 일측성 안면신경마비와 유사하게 양호한 편으로 알려져 있다17).
안면마비 증상의 치료를 위해서 2월 1일부터 2일까지 口眼喎斜의 虛證에 자주 활용되는 加味補益湯을 처방하였으나 한약 복용 후 배가 아프고 묽은 변을 본다고 하여 2월 6일부터는 補中益氣湯 가미방인 喎斜方을 14일간 처방하였고 퇴원 시 본 처방에 鹿茸을 加하여 20일간 처방하였다. 補中益氣湯은 益氣昇陽하고 脾胃를 調補하는 대표방이다. 黃芪를 君藥으로 하여 補中益氣, 升陽固表로 止汗하고 人蔘, 白朮, 甘草를 臣藥으로 하여 益氣健脾하고 君藥과 調和되어 益氣補中한다. 佐藥에는 理氣和中시키는 陳皮와 養血하는 當歸를, 使藥으로는 升麻, 柴胡가 君藥을 도와 下陷된 陽氣를 昇提해준다18). 본 증례의 환자는 기력저하와 식은땀, 입마름 증상 등을 보여 氣陰兩虛로 변증되었으며 복통과 설사 이후 변비가 나타나는 등 위장 기능 저하를 보여 補中益氣湯을 기본으로 하는 상기 처방을 선정하였다. 또한 본 처방은 안면마비와 관련하여 祛風息風 효과가 있는 羌活, 防風, 白芷, 釣鉤藤, 白殭蠶을, 위장기능과 관련하여 消食藥인 山楂, 萊菔子, 神麯을 포함하고 있는 처방이다.
침 치료는 양측 안면부 穴位와 양측 合谷(LI4), 足三里(ST36)에 시행하였다. 手陽明大腸經은 그 支脈이 頸部로 올라가 頰部를 꿰뚫고 아랫니 齒齦으로 들어간 다음 다시 입을 순행하여 人中에서 교차한 후, 左側은 右側으로 右側은 左側으로 올라가 鼻孔을 끼고 순행한다. 또 足陽明胃經은 경락 유주상 코의 외측을 끼고 나와 윗잇몸으로 들어가고, 입을 끼고 돌아 나와 입술을 돌아 承漿穴에서 좌우의 경맥이 만나고, 下顎의 뒤쪽 아래를 따라 大迎穴로 나와 颊車穴을 따라 귀 앞으로 올라가므로 두 경락 모두 안면 부위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치료에 활용하였다. 合谷(LI4)은 四總穴 중에서 口面을 주관하므로 祛風通絡, 息風止痙의 효능이 있어 牙關緊閉, 口眼喎斜, 面腫 등의 口面疾患을 치료하는 要穴이다. 足三里(ST36)는 機體强壯의 要穴로 益氣養血, 健脾補虛, 扶正培元의 효능이 있어 瘦弱虛損의 疾患을 치료에 사용된다19).
紫河車는 건강한 산모의 태반을 烘製한 약재로서, 性은 溫·無毒하고 味는 甘鹹하며 肺, 肝, 腎經에 歸經하여 補氣, 養血, 益精하는 효능이 있다20). 위와 같은 효능으로 안면마비의 빠른 회복을 돕고자 紫河車 약침을 사용하였다.
본 증례의 환자는 2024년 1월 22일에 우측 볼 근처에 鈍痲感이 나타나기 시작하였으며 1월 25일경부터는 왼쪽 볼 근처에서도 이상 감각이 느껴졌다가 1월 26일부터 양쪽 안면 근육의 마비 증상이 나타났다. Brain MRI 및 혈액검사 상 안면 마비와 관련된 특별한 소견이 관찰되지 않았으며 안면부 전기생리학적 검사 상 bilateral facial neuropathy를 시사하는 소견이 관찰되어 양측성 안면신경마비로 진단 받았다. 안면부의 이상 감각은 우측에서 3일 정도 먼저 나타났고 근육 움직임의 이상은 양측에서 동시에 느꼈으므로 양측 동시형 안면마비로 볼 수 있다. 입원 초반에는 양측의 마비로 안정 시에 외관상의 마비는 심하지 않았으나 특유의 무표정한 얼굴과 함께 눈물, 안면 경직감, 식사 시 불편감 등이 심하였다가 점차 눈 감김, 코 주름 잡기, 휘파람 등의 동작이 개선되며 불편감도 완화되었다. 또한 안면마비 경과 중 좌측이 우측에 비해 마비가 더 심하게 나타났으며 회복은 비슷한 속도로 이루어졌다. 특히 발병 15일경인 2월 6일에는 양측 모두 안면마비 평가지표들과 환자의 증상 모두에서 확연한 호전을 보였다. HB-grade는 입원 초반 HB-scale (3/4, 右/左)로 특히 좌측의 마비가 심한 편이었는데 발병 약 1달 차인 퇴원일에 HB-scale(1/2, 右/左)로 우측은 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였고 좌측도 경도 마비로 호전되었으므로 예후가 양호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 양측성 안면마비에 대한 한의학적 연구는 증례보고 10편이 발표되었으며 그 중 3편에서는 한의학적 치료법만을 사용하였고 나머지 7편은 양약 치료를 병행하였다. 평가지표로는 H-B scale이 8편에서 사용되어 가장 많이 사용되었고 다음으로 Yanagihara’s scale이 6편에서 사용되었다. 대부분의 연구에서는 한두 가지의 평가지표를 활용한 반면 본 연구에서는 H-B scale, Yanagihara’s scale 외에도 안면신경 마비의 근육 마비 판정 기준(Standardization of muscular paralysis)과 사진 촬영을 통한 육안적 관찰을 병행하여 치료 효과를 객관적으로 파악하고자 하였다. 특히 기존 연구 10편 중 환자의 안면마비 경과를 나타내는 사진을 제시한 논문은 단 2편8,21)이었다. 양측성 안면신경마비는 양측의 구각이 내려가며 안면부 전체의 긴장이 저하되어 무표정한 얼굴을 보이는 등8) 일반적인 일측성 안면마비와는 다른 모습을 보이기 때문에 사진을 통해 경과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입원기간 중 6회 정도 침 치료 전 사진 촬영을 하여 제시하였다. 또한 안면마비의 구체적인 선행 원인이 제시된 경우가 4편이었으며 이외에는 명확한 원인을 파악할 수 없는 경우였다. 본 연구에서는 양측성 안면마비를 일으킬 수 있는 질환을 배제할 수 있는 검사 결과들을 자세하게 제시하였다. 치료 기간은 28일부터 5개월까지 다양하였으며 마지막 치료 시 증상이 완전히 소실된 경우가 3건이었고, 나머지는 호전을 보였지만 안면마비 증상이 남아있는 상태에서 치료가 종료되었다. 본 증례에서는 3주간의 짧은 기간 동안 HB-scale(3/4, 右/左)에서 HB-scale(1/2, 右/左)로, Yanagihara’s scale(18/11, 右/左)에서 Yanagihara’s scale(40/30, 右/左)로 호전되어 기존 연구와 비교하여 양호한 치료 결과를 얻었다. 하지만 증례 수가 1례로 적고 좌측의 경우 완치까지 추적 관찰 되지 못하였으며 여러 한의학적 치료법과 서양 의학의 치료법이 병행되어 한의학적 치료만의 효과를 명확하게 확인하기 어렵다는 점 등의 한계가 있다. 양측성 안면신경마비는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하여 다양한 경과를 나타낼 수 있는 질환이므로 추후에도 지속적인 증례보고 및 임상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