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Ramsay-Hunt Syndrome은 이성 대상포진에 말초성 안면 마비가 동반되어 일반적으로 이통, 귀 부위의 수포성 발진, 안면 마비의 3가지 임상 증상을 보이는 질환으로, 감각신경절에 잠복해있던 대상포진 바이러스(Varicella zoster virus, VZV)가 여러 가지 면역 이상으로 재활성화되어 안면신경의 슬관절부에 침범하여 신경학적 기능 이상을 야기시키는 것이 그 원인으로 알려져 있으며1), 드물게 다른 뇌신경을 침범할 시 난청, 현훈, 이명, 쉰 소리 등의 다양한 임상 증상을 동반할 수 있다2).
그 유병률은 연간 10만 명당 5명으로 미국에서 보고된 바 있으며, 두 번째로 흔한 말초성 안면 마비의 원인으로 전체 안면 마비 환자 중 약 6.1%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3).
남성보다 여성에서 호발하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으나3), 대개 특별한 남녀의 차이는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1). 비교적 소아에서는 그 빈도가 매우 낮고 60대 이상의 노년층에서 그 발병률이 증가하는데4), 이는 60세 이후 대상포진 바이러스에 대한 세포면역기능이 급격히 저하되는 것과 관련성을 보인다5).
일반적으로 특발성 안면 마비인 벨마비에 비해 안면 마비의 정도가 심하고 완전 회복률이 낮아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6).
현재 Ramsay-Hunt Syndrome의 치료로는 항바이러스제 및 스테로이드의 복합 치료가 주요 1차 치료로 선택되며, 이후 회복 양상에 따라 성상신경 차단술 또는 신경 감압술 등의 수술적 요법이 권유되기도 한다. 그러나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제 복합 치료의 완전 회복률은 54-67%, 신경 차단술을 추가 병행한 경우는 57%로 수술적 요법의 병행이 안면 신경 기능의 완전 회복률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어7), 아직까지 초기 치료 외에 효과적인 치료법은 부족한 실정이다.
현재까지 Ramsay-Hunt Syndrome에 대한 한의학적 치료가 효과가 있다는 연구는 꾸준히 보고된 바 있으나, 대부분 2개월 안에 뚜렷한 증상 호전을 보인 증례로 그 이상의 장기간 치료 후 좋은 호전을 보인 증례는 2001년 권 등8)에 의하여 2건의 증례가 보고된 후 추가적으로 발표된 바 없어 임상적으로 아쉬운 현실이다.
이에 본 증례에서는 Ramsay-Hunt Syndrome 환자에게 한약 제제 투여 및 黃連解毒湯 약침 요법, 물리 치료를 병행한 장기간의 한방 복합 치료 후 양호한 결과를 얻었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III. 증 례
2022년 5월 초경 발열, 우측 이후통 발생한 뒤 local 이비인후과에서 이하선염 의심 소견으로 약 복용하였다. 이후 우안면마비 및 난청, 이개 수포 발생하여 2022년 5월 8일 반도병원에서 PTA상 우측 난청 및 Ramsay-Hunt Syndrome 진단 후 2022년 5월 21일까지 입원하여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 4회 시행 및 약 복용하였다. 이후 별무 호전하여 2022년 5월 24일 경상대병원에서 고실내 스테로이드 주입술 2회 추가 시행 및 약 복용하였으며, 2022년 6월 10일 PTA상 별무 호전 및 안면 마비 증상 별무 호전하여 2022년 6월 13일 본원 외래 경유하여 입원하였다.
동방메디컬 사의 멸균된 0.20×30㎜ 규격의 1회용 스테인리스 호침을 사용하였으며 입원 기간 동안 매일 오전, 오후로 1일 2회 시행하였고 통원 치료 기간 동안 1일 1회 시행하였다. 穴位는 환측 안면부의 地倉(ST4), 頰車(ST6), 攢竹(BL2), 瞳子髎(GB1), 絲竹空(TE23), 太陽(Ex-HN5), 陽白(GB14), 承漿(CV24), 迎香(LI20), 四白(ST2), 顴髎(SI18), 巨髎(ST3), 下顴(ST7), 耳門(TE21), 聽宮(SI19), 聽會(GB2), 完骨(GB12), 翳風(TE17), 百會(GV20) 등의 穴位를 選穴하여 15분간 留鍼하였다.
침 전기 자극은 침 치료와 동시에 시행하였고 瞳子髎(GB1)와 太陽(Ex-HN5), 地倉(ST4)과 頰車(ST6), 巨髎(ST3)와 下顴(ST7), 翳風(TE17)과 完骨(GB12)을 짝지어 침 전기 자극기(STN-111, 스트라텍, 3㎐ frequency)로 전기 자극을 15분간 시행하였다.
약침 치료는 1회용 주사기(26G×13㎜ syringe, 1㏄; ㈜벡톤디킨슨, 서울, 한국)에 黃連解毒湯 약침(黃連解毒湯, 기린한의원 원외탕전)을 환측의 안면부의 陽白(GB14), 太陽(Ex-HN5), 巨髎(ST3), 下顴(ST7), 地倉(ST4), 頰車(ST6), 翳風(TE17)에 1일 1회 1㏄를 나누어 자입하였다.
中脘(CV12), 關元(CV4), 神闕(CV8)에 44-46도의 전자뜸(새뜸사, 무연전자 왕뜸기)으로 留鍼 시간 동안 병행하여 시술하였다. 또한 침 치료가 끝난 뒤 太陽(Ex-HN5), 下顴(ST7), 翳風(TE17)에 동방메디컬사의 무연 뜸으로 온침 치료를 10분간 1일 1회 시술하였다.
증기 치료는 溫經通絡의 목적으로 羌活, 獨活, 香附子, 木瓜, 桂枝, 白灼藥, 半夏 3g, 丁香 1g으로 구성된 약재를 이용하여 환측 안면부와 耳部에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침 치료와 함께 입원 기간에는 1일 2회, 통원 치료 기간에는 1일 1회 각 20분간 시행하였다.
아로마 오일(Jojoba Oil 50㏄, Peppermint 6 drops, Lavender 6 drops)을 이용하여 瞳子髎(GB1), 絲竹空(TE23), 太陽(Ex-HN5), 陽白(GB14), 顴髎(SI18), 巨髎(ST3), 下顴(ST7), 承漿(CV24), 地倉(ST4), 頰車(ST6), 耳門(TE21), 聽宮(SI19), 聽會(GB2), 完骨(GB12), 翳風(TE17), 天牖(TE16)와 SCM을 3-4분 마사지를 해준 뒤, 太陽(Ex-HN5), 陽白(GB14), 巨髎(ST3), 下顴(ST7), 地倉(ST4), 頰車(ST6), 耳門(TE21), 翳風(TE17) 주위를 사혈 후 1일 1회 습식부항을 시행하였다
한약은 理氣祛風散加減을 기본 처방으로 하여 기간에 따라 환자의 상태에 맞추어 가감하였다(Table 1). 입원 기간에는 하루 3첩 3팩으로 달여 각각 아침, 점 심, 저녁 식후 30-60분 후 120㏄씩 복용하도록 하였고, 이후 통원 기간에는 하루 1첩 2팩으로 달여 각각 아침, 저녁 식후 30-60분 후 100㏄씩 복용하도록 하였다(Table 2).
Date | Ingredients(g in 1貼) |
---|---|
22.6.13-22.6.24 | 理氣祛風散加減方 |
22.6.25-22.10.8 | 理氣祛風散加減方 加 黃芪 8, 連翹 8, 金銀花 4, 白何首烏 4, 蓮子肉 4, 白扁豆 4, 石斛 4 |
안면 신경 마비 회복 정도의 평가는 치료 기간 중 Yanagihara’s score를 사용하였고(Appendix 1), 사진을 통해 안면 변화를 기록하였으며 또한 회복 전후로 House-Brackmann grading system(H-B Grade)을 부여하였다(Appendix 2). 더불어 동반 증상의 자각적인 불편감을 수치화하여 비교하기 위해 Visual Analog Scale(VAS)을 이용하였다. 증상이 없을 때를 0점, 초진 시 증상으로 인한 불편감의 정도를 10점으로 가정하여 환자의 주관적 증상의 호전도를 분석하였다.
입원 당시 H-B Grade상 무표정 상태에서도 입술의 비대칭이 보이는 V등급으로 평가되었으며, 눈이 완전히 감겨지지 않고 코를 포함한 중안부와 이- 모양 시 환측 입술의 움직임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입원 치료 기간 동안 눈이 좀 더 감겨졌으나 입술의 움직임은 동일한 상태로 약 2개월간 큰 호전을 보이지 않았다. 발병일로부터 약 3개월 이후인 22년도 8월부터 오- 표정 시 환측 위아래의 입술이 조금 더 붙여졌으며, 이- 표정 시 보이는 윗니의 개수가 1-2개 차이가 나는 정도로 호전되기 시작하였다. 이후 치료 시작 70일 차에 눈을 세게 감았을 때 눈 주위의 주름이 잡히기 시작하였고, 치료 시작 87일 차에는 눈을 위로 올렸을 때 눈썹이 약간 올라가기 시작하 였다. 치료 시작 102일 차에는 무표정 상태에서 정상적인 대칭을 보였으며, 치료 시작 141일 차에는 눈 표정 시 모든 움직임이 정상으로 회복되었으며, 치료 시작 162일 차부터 이마의 주름이 대칭적으로 잡혔으며 웃을 때 치아의 개수가 양측 모두 동일하고 입꼬리가 대칭적이며 코 찡긋 시 코 옆의 주름이 미세하게 비대칭적인 것을 제외하고 모든 표정에서 정상적인 움직임을 보여 H-B Grade상 Ⅰ등급으로 평가되었다(Fig. 1, Table 3).
2022년 6월 13일 초진 시에 시행한 순음 청력 검사(Pure Tone Audiometry, PTA)상 우측 청력은 125㎐ 40㏈, 250㎐ 50㏈, 500㎐ 60㏈, 750㎐ 50㏈, 1,000㎐ 40㏈, 1,500-4,000㎐ 30㏈, 6,000㎐ 70㏈, 8,000㎐ 60㏈로 측정되었다. 10일간의 입원 치료 이 후 2022년 6월 22일에 시행한 순음 청력 검사상 125㎐ 30㏈, 250㎐ 40㏈, 500㎐ 50㏈, 750㎐ 50㏈, 1,000-1,500㎐ 40㏈, 2,000-4,000㎐ 30㏈, 6,000㎐ 60㏈, 8,000㎐ 50㏈로 125-500㎐와 6,000- 8,000㎐의 저주파와 고주파 영역에서 일정 부분 청력의 회복을 보였다(Fig. 2, Table 4).
입원 시 이개 포진이 가피로 덮여있는 상태였으며 우측 귀 뒤의 통증을 VAS 7, 저녁에 심해지는 마른 기침을 VAS 8 정도로 호소하고, 우측 귀에서 삐- 소리가 들리고 혀 우측 대부분에서 신맛을 제외한 맛을 느끼지 못한다고 호소하였다. 입원 2일 차에 기침의 빈도가 줄어 VAS 4-5 정도로 호소하였으며 미각과 귀의 통증은 동일한 상태였다. 입원 3일 차에 얼굴 감각이 조금 풀린 듯 하고 귀 뒤를 만질 때 느껴지는 통 증이 VAS 6 정도로 호전되었고, 기침이 저녁에만 나오는 정도로 빈도가 줄어 VAS 3-4로 호전되었다. 입원 7일 차에 이명과 미각 이상은 동일한 정도이나 귀 주변의 통증과 기침이 각각 VAS 2-3 정도로 호전되었다. 입원 10일 차에 기침이 거의 나오지 않아 VAS 1-2 정도로 감소하였고 신 것을 먹을 때 자극이 좀 더 강하게 느껴진다고 호소하여 미각은 경미하게 호전하였으나 귀 주변에 느껴지는 통증이 VAS 3-4 정도로 강도가 증가하였다. 입원 12일 차에 이명은 동일한 정도이나 미각은 신 맛 이외에 다른 맛도 조금씩 느껴진다고 호소하였고 귀 뒤를 만질 때 느껴지는 통증 또한 VAS 1-2 정도로 감소하였으며 기침 또한 거의 나오지 않는 VAS 1-2 정도로 호전되어 퇴원하였다. 이후 통원 치료 시 2022년 6월 25일 인후부 이물감과 건조감을 호소하였으나 치료 20일 차인 2022년 7월 2일 내원 시 기침이 소실되었다고 하며, 귀 뒤의 통증은 치료 53일 차인 2022년 8월 4일 내원 시 느껴지지 않는다고 하였다. 이후 미각은 약 80-90%정도 느껴지는 상태로 호전되었고, 이명은 크게 호전되지 않은 상태로 치료를 종료하였다(Fig. 3).
III. 고 찰
1904년 독일의 이과학자인 Körner에 의해 안면마비 증상과 더불어 이개의 수포와 내이의 기능 장애를 보이는 질환이 이성 대상포진(Herpes zoster oticus)이라 명명 되었으며, 이후 1907년 Hunt9)가 현훈, 눈 떨림, 구역 등의 다양한 임상 양상에 대해 분석하고 신경학적 기능 이상을 일으키는 원인에 대해 유추한 것을 업적으로 현재에 와서는 Ramsay-Hunt Syndrome이란 병명으로도 불리게 되었다.
통상적인 치료법으로 항바이러스제와 부신피질스테로이드제의 병합 투여가 시행 되고 있으며, 그 외 2차적인 세균 감염을 막기 위한 항생제와 미세 순환 개선을 위한 혈관 확장제, Vit.B, 신경 차단술 등이 시행될 수 있으며, 스테로이드와 항바이러스제를 병행한 경우 안면 마비의 완전 회복률은 54-67%로 보고되고 있다7).
대개 안면 마비의 정도, 치료 시작 시기, 연령, 기저 질환이나 현훈의 유무가 의미 있는 예후 인자로 알려져 있고, 특히 치료 결과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인자로는 이환 당시 안면마비의 심한 정도와 치료 시작 시기로, H-B Grade상 V/VI이었던 경우는 대개 II/III의 불완전 회복을 보였으며10), 3일 이내에 치료를 시작한 경우 완전 회복률은 75%, 8일 이후에 치료를 시작한 경우의 완전 회복률은 30%로 치료 시작 시기에 따라 상당한 차이를 보였다11). 그 외에도 안면마비 발생 후 6주 이내에 호전을 보인 경우, 그렇지 않은 경우보다 좋은 예후를 보였다는 연구 결과가 존재하고12), 김 등13)에 의한 보고에서는 60%의 환자에서 3개월 이내에 완전 회복을 보였다는 연구가 있어, 대부분 발병 후 빠른 시일 내 괄목할 만한 호전을 보인 경우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 Ramsay-Hunt Syndrome은 명확히 분류된 바는 없으나, 안면마비의 측면에서 구안와사, 동통을 수반한 수포성 발진의 측면에서 사관창의 범주에서 고려될 수 있다. 구안와사는 風寒이 안면의 경락을 침범하여 국소 신경에 해당하는 혈관이 경련하고 해당 신경의 부종과 허혈을 일으켜 발병하는 것으로 언급된 바 있으며14), 사관창은 肝鬱氣滯, 脾經濕熱, 氣滯血瘀 등의 변증으로 나눌 수 있어 濕과 熱, 瘀血이 주요 원인으로 파악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상기 환자는 발병 후 약 한 달이 지난 뒤 본원에 내원하여 이개 부위의 수포는 거의 소실되고 가피 형태로 남아있던 상태였으나 동통이 심하고, 완고한 안면 기능 장애를 보여 급성기에 준하는 치료를 시행하기 위해 理氣祛風散加減方을 투약하였다. 理氣祛風散은《古今醫鑑》에서 최초로 수록되어 風寒濕邪에 의한 경락기혈의 순환 장애로 인한 모든 질환, 특히 구안와사를 치료하는 것으로 알려져 Ramsay-Hunt Syndrome을 포함한 안면 마비에 다빈도로 사용되는 처방으로15), 한 실험 연구에서 신경 병리성 통증을 효과적으로 억제할 수 있음이 확인된 바 있다16). 치료 기간에 따라 통원 치료 시에는 미비한 호전을 보이는 안면마비와 기력저하, 식욕부진의 증상으로 氣血虛의 변증을 더하여 기존의 처방에 소염 효능을 가진 金銀花, 連翹와 補氣劑인 黃芪와 補血劑인 白何首烏를 추가하고 建脾胃의 효능을 가진 蓮子肉, 白扁豆, 石斛을 더하여 투약하였다.
또한 본 증례에서는 미세 혈류 증가에 의한 신경 기능의 회복과 안면부 근육 이완을 목적으로 다양한 한방 복합 치료를 시행하였다.
침 치료는 手陽明大腸經, 手少陽三焦經, 足陽明胃經, 足太陽膀胱經의 안면부를 유주하는 경락의 穴位와 이명, 난청을 치료하기 위한 목적으로 耳門(TE21), 聽會GB2), 聽宮(SI19) 등의 穴位를 주로 선정하였다. 안면 신경 경로 상에 위치하고 있는 迎香(LI20), 地倉(ST4), 頰車(ST6), 下關(ST7), 翳風(TE17) 등은 祛風, 四白(ST2)은 疏肝理氣, 舒筋, 絲竹空(TE23)은 平肝熄風 효능이 있으며 특히 翳風(TE17)은 안면 신경이 두개골에서 외부로 출현하는 경유돌공과 밀접하게 위치해있어,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약침 요법은 경혈이나 압통점에 약물을 주입하는 신침 요법으로 본 증례에서는 黃連, 黃芩, 黃柏, 梔子로 구성된 黃連解毒湯을 사용하였다. 黃連解毒湯은 대상포진과 말초성 안면 신경 마비에 모두에 다용되는 약침액으로, 임상적으로 해열, 진통, 소염 등의 약리작용과 최근 혈관 이완 작용17) 및 항혈전 작용18)에 대한 유의성이 보고되어 미세 혈액 순환 개선에 긍정적인 효과를 끼칠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증기 치료는 性溫하며 舒筋活絡, 祛風濕의 효능을 지닌 獨活, 羌活, 木瓜와 溫經通絡 효능을 지닌 桂枝 등을 끓여 쏘이는 방법으로 환측의 안면부의 근육을 이완하고 혈류 순환을 증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사용되었다.
또한 溫經散寒의 목적으로 온침 치료를 시행하였으며, 기혈의 순환을 위해 아로마 오일과 갈바닉 이온기를 이용하여 瞳子髎(GB1), 太陽(Ex-HN5), 地倉(ST4), 巨髎(ST3), 翳風(TE17) 등의 안면 근육 穴位와 경부 근육을 마사지한 후 기혈이 응체된 것을 소통시킬 목적으로 해당 부위로 습식 부항을 시행하였다.
저주파 자극기(SSP)는 원추 형상을 한 은도자 금속 전극(Silver spike point)를 이용해 전극을 치료점에 배치하여 저주파 자극을 실시하는 표면 침점 자극요법으로, 저주파 자극과 함께 연축이 일어나 안면근의 마사지 효과와 동시에 말초 순환을 촉진하여 한 연구에서 통증 조절과 함께 국소 혈류 개선 효능19)이 보고된 바 있다.
본 증례에서 초진으로 내원 시 안면 마비 정도는 무표정에서도 입술의 비대칭이 보이고 환측 안면부의 움직임이 미약하여 H-B Grade상 V등급과 Yanagihara’s Score 11점으로 판단되었다. 이후 약 2개월의 입원과 통원 치료 동안 눈의 움직임이 미약하게 호전된 것 이외에 다른 안면 근육의 기능은 호전 되지 않았으나, 주 4회 이상의 꾸준한 통원 치료를 지속하여 발병 후 약 3개월 이후에도 점진적인 호전 양상을 보였고, 치료 시작 약 6개월 뒤 대부분의 안면 기능을 회복하여 H-B Grade상 Ⅰ등급의 완전 회복된 상태로 치료를 종료하였다. 2002년 Peitersen20)이 보고한 증례 중 71%의 환자에서 완전 회복이 이루어졌으나, 이 중 단 6%에서 발병 3개월 이후 완전 회복을 보여 대부분의 완전 호전은 발병 3개월 이내에 이루어지며, 4-6주 사이에 회복이 시작된 경우 완전 호전된 경우는 없다고 발표된 바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회복의 시작이 늦은 시기에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발병 3개월 이후 완전 회복으로 호전된 증례로 Ramsay-Hunt Syndrome 환자에서 장기적인 치료와 경과 관찰에 대한 의의를 깊이 있게 고려해 볼 수 있었다.
초진 시 동반하였던 이후통과 기침은 입원 기간 동안 상당 부분 호전되어 퇴원 후에도 소실된 상태를 유지하였으며 미각 장애는 치료 종료 시 80-90%까지 호전되어 대부분의 자각적인 증상이 개선되었으나, 와우 증상인 이명과 난청의 경우 주관적으로 크게 호전 되지 않았으며, 순음 청력 검사상 눈에 띌만한 호전은 보이지 못하였다. 또한 안면의 근력 저하는 거의 모두 호전되었으나 발병 약 5개월 차에 하품 시 불수의적으로 눈이 같이 움직이는 눈-입 연합 운동 현상이 발생하였으며, 이에 대한 치료를 지속하고자 하였으나 이후 환자의 개인 사정으로 치료를 종료하게 되어 후유증기에 지속적인 치료를 이어나가지 못한 것이 본 증례의 아쉬움으로 사료된다.
안면 근육의 마비는 이환 기간 중 통증에 의한 물리적 불편감뿐 아니라 외관상으로 중요한 안면부에 나타나 감정을 표현하거나 표정을 짓는 데에 어려움이 있어 각종 대인 관계와 사회적 상황에서 심각한 정신적 스트레스를 야기할 수 있는 질환으로, 앞서 언급한 경구약을 포함한 통상적인 치료 시기가 지나고 나면 수술 치료 이외에는 안구 보호를 위한 점안액이나 물리 치료 등을 제외한 특별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기에 증상이 잔존된 경우 환자들은 심각한 삶의 질의 저하와 함께 치료에 대한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그러나 한방 치료의 경우 발병 초기부터 증상이 호전될 때까지 여러 가지 다양한 치료를 비교적 꾸준히 시행할 수 있어, 지속적인 치료에 있어 일차적인 선택지로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에 맞추어 추후 발병 후 일정 시간이 지난 후에도 안면마비 증상에 호전을 보이지 않거나 미비한 경우에 대한 장기적인 치료와 경과 관찰에 대한 대규모의 후속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