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감염성 피부질환은 원인에 따라 세균, 진균, 바이러스, 동물, 기생충 피부질환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정상인의 피부는 정상적인 구조를 유지하는 한 세균 감염에 대한 저항력이 매우 강하나, 피부 손상 등으로 저항력이 무너진 경우 세균에 의한 피부 감염증이 나타날 수 있다1).
세균에 의한 피부 감염증 중 급성 림프관염(Acute lymphangitis)은 피부 파손처에서 감염이 림프관으로 확산되어 발생한 속발성 피부 질환이다. 피부 파손은 족부 백선, 발가락 사이 까짐, 외상, 수술창, 곤충 물림, 선행 피부 감염이나 피부염 등에 의하며, 이 중 족부 백선에 의한 피부 손상 후 2차 감염에 의한 경우가 가장 많다2-4). 임상적으로 급성 림프관염 환자에게서 통증성, 압통성 붉은 띠가 시간이 갈수록 뻗어나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5). 급성 림프관염의 고전 병명은 紅絲疔으로, 《東醫寶鑑》에서 “疔瘡, 或有 一條如紅線, 直上倉卒之際.”라 하여6), 피부 파손처에 속발적 발생하여 피부에 붉은 선이 나타남을 언급하고 있다. 급성 림프관염은 경증의 경우에는 전신증상이 없으며, 중증의 경우에는 오한발열, 두통, 식욕부진, 전신무력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치료를 하지 않는 경우 염증이 악화되어 패혈증 등의 중증 질환을 유발시킬 수 있으므로 이에 대한 치료가 필요하다.
급성 림프관염은 급성 염증성 질환으로, 기본적인 치료는 淸熱解毒을 위주로 한다고 기술되어 있다5). 현재 급성 림프관염이 발생한 경우 항생제 처치가 대부분 이루어지고 있으며, 한의계에서 급성 림프관염을 진단 후 한의 단독 치료에 의해 호전된 증례를 보고한 바는 전무하다. 이에 본 저자는 족부 백선에 동반하여 속발된 급성 림프관염에 대해 유의한 증상 호전의 결과를 얻었기에 이에 대해 보고하는 바이다.
Ⅱ. 증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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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정보 : 정OO, M/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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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증 : 족 4-5지 통증, 소양감, 홍색 선 모양의 병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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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력
상기 환자는 2021년 7월 6일 양측 족부 지간 소양감, 진물, 각질 증가로 본원 내원하여 KOH 검사상 양성으로 족부 백선 진단을 받고 醋泡方(부산대학교 한방병원 조제)을 도포하였다. 이후 증상 완화되었으나 2022년 4월 29일 족부 백선 증상 심화되어 본원 내원하여 醋泡方을 도포하던 중 2022년 6월 10일경 목욕 후 오한, 우측 4-5지 간 쑤시는 통증(NRS 5), 소양감(VAS 5), 열감, 압통을 동반한 우측 발등의 홍색 선 모양의 병변(Fig. 2) 발생하여 2022년 6월 14일 본원에 내원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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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력 및 복용 약물 :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 뇌경색(Lt. paramedian pontine), 폐기종, 만성 폐쇄성 폐질환으로 다음의 약물을 투약 중이었다.
족부 백선 발생 부위에 2차 감염으로 인한 속발성 급성 림프관염을 진단 후 醋泡方(부산대학교 한방병원 조제) 도포는 중지하였으며, 2022년 6월 14일 – 2022년 6월 22일까지 총 7회 본원 외래 내원을 통하여 10% 蜂 毒 약침액(자생원외탕전실 제조) 2㎖와 消炎 약침액(대한약침제형연구회 제조) 2㎖를 혼합하여 2×2 거즈에 적신 뒤 병변부에 15분간 습포를 시행하고, 9일간 連翹敗毒散(단미엑스산혼합제 ㈜한국신약) 1포(2.91g)를 하루 식후 30분에 3번 투약하였다. 또한 목욕을 매일 하는 습관이 있어 목욕 후에는 지간 사이를 건조시킬 것을 교육하였다.

2022년 6월 17일 수상 후 3일 뒤 내원 시 통증은 NRS 5에서 NRS 1로 경감되었으며, 소양감은 VAS 5에서 VAS 3으로 경감되었다. 우측 발등의 홍색 선은 미세하게 남아있었으나, 국소 열감, 압통은 소실되었다(Fig. 3). 또한 오한, 체온 상승 등의 전신반응은 관찰되지 않았다.
2022년 6월 23일 수상 후 9일 뒤 내원 시 통증은 소실되었으며, 소양감은 VAS 1로 경감되었다. 우측 발등의 홍색 선은 완전히 소실되었으며 이외의 급성 림프관염 증상은 소실 유지되었다(Fig. 4).
급성 림프관염에 대한 치료 종료 후 족부 백선으로 인한 소양감 및 인설이 지속되어 이후에는 다시 醋泡方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조제)을 도포하도록 하였다.
III. 고 찰
급성 림프관염은 피부 파손처에서 림프관으로 세균 감염이 확산되어 발생한 속발성 염증성 질환이다. 급성 림프관염의 고전 병명은 그 형태에 따라 명명되어 紅絲疔이며, 《東醫寶鑑》에서 “疔瘡, 或有 一條如紅線, 直上倉卒之際.”라 하여6), 피부 파손처에 속발적으로 발생하여 피부에 붉은 선이 나타남을 언급하고 있다.
급성 림프관염은 세균 감염에 준하여 치료하기 때문에 일차적으로 항생제 처치가 우선되며, 염증 조절을 위해 스테로이드제 등을 사용할 수 있고, 족부 백선이나 조갑백선증이 있을 때는 재발의 원인이 되므로 항진균제 병용치료를 할 수 있다. 급성 림프관염은 원인균 검출률이 낮고, β-hemolytic streptococci와 S. aureus가 대부분에서 원인균임이 잘 알려져 있으므로7), 진단에 있어서는 임상 양상이 가장 중요하며, 전형적인 임상 증상을 가진 환자에서 원인 미생물을 알기 위한 목적의 혈액배양, 흡인이나 생검을 통한 배양검사는 권장되지 않는다8). 권장되는 항생제는 S.aureus와 streptococci에 효과적인 cefazolin 같은 1세대 cephalosporin과 nafcillin과 같은 penicillinase-resistant penicillin이다9,10). 급성 림프관염은 염증성 질환의 일종이므로, 기본적인 치료는 淸熱解毒을 위주로 한다고 기술되어 있으나5), 근대 항생제의 발달 이후 세균 감염성 질환에 대해 적극적인 한의 치료를 시도할 기회가 줄어들었으며, 논문 역시 한의 단독 치료로 세균 감염성 질환을 치료하는 경우도 많지 않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항생제를 사용하지 않고, 淸熱解毒 작용을 가진 약물을 통하여 족부에 발생한 속발성 급성 림프관염을 치료하여 의의가 있어 보고하는 바이다.
본 연구에서 치료에 사용된 약물은 모두 淸熱解毒 작용, 즉 항균, 항염증, 소염 작용이 있는 약물이다. 蜂毒 약침액은 그람 음성 및 양성균에 대해 항균 작용이 있으며 특히 피부 상재균인 S. aureus 성장 억제 효과를 보이며11), 消炎 약침액은 金銀花, 蒲公英, 生地黃, 連翹, 黃連, 黃芩, 黃柏, 梔子에서 추출한 것으로 消炎, 淸熱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12), S.aureus에 항균 효과를 가진다13). 투약한 連翹敗毒散은 《古今醫監》에서 처음 제시되었으며, 淸熱解毒 작용이 있어 항염증 효과가 보고된 대표적인 처방이다14).
본 연구에서는 치료 3일 후부터 급성 림프관염에서 나타나는 붉은 선이 거의 소실되며, 통증, 소양감, 압통, 국소 열감 증상이 완화되었으며, 9일 후에는 완전히 급성 세균성 감염 증상이 소실되었다. 급성 림프관염의 치료 기간을 일률적으로 정하기는 어려우나 기본적으로 항생제 투여 시에 5일 정도 투약 후 호전이 있는 경우에는 5일 요법이 권장되며, 증상의 악화 등 필요 시 10일 이상 항생제 투여를 고려할 수 있다10,15). 본 연구에서 급성 림프관염에 있어 淸熱解毒 작용이 있는 약물을 통하여 항생제 투여를 했을 때와 비슷한 치료 기간 및 호전 효과를 보였으므로 이를 임상에서 적용해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치료 이후 본 연구의 대상자는 당뇨, 족부 백선의 병력과 매일 목욕탕에 가는 습관으로 인하여 재발의 위험성이 클 것으로 보여 환자 교육을 동반하였다. 하지에 급성 림프관염을 포함한 연조직염의 경우 재발 빈도는 8-20% 정도이며16,17), 재발은 이전과 같은 부위에 발생하는 경우가 흔하다. 따라서 재발을 막기 위해서는 유발요인이 있는지 확인하고 교정 가능한 유발요인을 교정하는 것이 권장된다10).
본 대상자의 경우 급성 림프관염의 유발 원인은 족부 백선으로 인한 피부 손상에 의하여 속발적으로 일어났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급성 림프관염 치료 후 남아있는 소양감, 인설 등의 족부 백선 증상 치료를 위한 醋泡方을 다시 도포하도록 하였다. 또한 중등도의 건성을 보이는 정상 피부에서 세균의 증식이 현저하게 감소하므로1), 재발 방지 및 족부 백선 치료를 위하여 목욕 후 지간 사이 잘 말릴 것을 교육하였다. 또한 당뇨 환자의 경우 말초 혈액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여 하지에 감염증이 흔하게 발생하기 때문에 피부 감염증에 대해 조사한 연구에서 하지 병변의 비율이 유의미하게 높게 관찰되므로, 본 대상자에 대해 혈당 관리 및 족부에 추가적인 손상이 생기지 않게 조심하도록 교육하였다1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