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당뇨병성 족부 궤양은 여러 인자가 작용하지만 주로 오랜 기간 고혈당증에 이환되면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과 말초 혈관의 기능 장애 또는 폐색이 있을 때 발생한다. 특히 족부 궤양 과거력이 있거나 발톱 무좀이 있을 때, 당 조절이 잘되지 않아 HbA1c 수치가 증가한 사람에게서 잘 발생하며, 발 절단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 이차 감염에 특히 유의하여야 한다1). 또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이 있는 경우 감각 저하로 인해 통증을 느끼지 못하면서 외상이 반복적으로 발생하여 궤양에 이르는 경우가 많은데, 일단 궤양이 발생하면 조기에 치료함으로써 감염과 괴사로 진행하는 것을 최소화하여야 한다.
이미 발생한 궤양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기 위해서는 상처나 궤양이 있는 부위의 변연 절제술이 가장 중요한 치료 과정이라 할 수 있다. 괴사 조직을 모두 제거하고, 건강하고 출혈 가능한 조직이 나올 때까지 조기에 변연 절제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하여야 하며, 육아조직의 증식을 촉진시키기 위하여 창상 주변 부위를 습윤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2).
한의계의 당뇨병성 신경병증과 족부 궤양에 대한 치료와 관련해서 오3) 등의 연구에 따르면 한약, 침, 부항, 물리치료 등을 사용하고 있었으며, 강4) 등의 연구에 따르면 레이저를 사용하고, 최5) 등의 연구에서는 봉침 등을 사용하여 당뇨병성 족부 궤양을 치료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의 의료기관에서 당뇨병성 족부 궤양 환자의 창상 드레싱 치료 보고가 없었기에 본 연구에서는 당뇨병성 족부 궤양에 적극적인 외과적 변연 절제술과 약침액, 한방 외용제를 이용한 창상 드레싱으로 빠른 육아조직 형성과 재생을 보인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Ⅱ. 증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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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내원 당일 HbA1c 10.3%이었으며, 약 25년간 당뇨 이환력이 있었으며, 평소 수족부 감각저하 등의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을 호소하던 환자로, 2020년 10월 중순 경 발생한 찰과상이 궤양으로 진행된 상태로 내원하여 당뇨병성 족부 궤양으로 진단하였다. 2차 세균 감염 징후는 보이지 않았다(Fig.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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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항염증을 위해 消炎약침액으로 irrigation을 시행하고 메스를 이용하여 우측 족지 3부위의 궤양, slough 및 괴사 조직 제거 및 변연부 절제를 시행하였다(Fig.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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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조혈작용을 통한 生肌효과로 鹿茸약침액 도포 시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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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드레싱 후 海浮膏를 도포하여 피부 재생을 유도하고 거즈 드레싱을 시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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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상기의 방법을 매일 시행하며 경과를 관찰하였다.
병변 부위의 괴사 조직 제거 및 변연 절제술 10일 후 궤양 중심부의 괴사 조직은 더 이상 보이지 않았으며, 육아조직 생성이 보였다. 14일 후부터 급속한 피부 재생으로 병변 부위의 범위가 축소하였다. 치료는 첫 날부터 5일 동안 消炎약침으로 항염증 치료를 같이 하였으며, 鹿茸약침 습포와 海浮膏는 치료 30일 동안 시행하였다. 이후에는 海浮膏만 도포하였으며 치료 40일 시점에 궤양면의 유합과 상피화가 진행되어 환자에게 생활 속 관리 방법을 교육하고 치료를 종료하였다. 치료 종료 3주 후 경과 관찰 시 조직이 재생되어 궤양면의 색소 침착과 각질화가 된 모습을 보였다(Fig. 3).

Ⅲ. 고찰 및 결론
우리나라의 당뇨병 유병율은 2010년 10.1%에서 2014년 13.7%로 점차 많아지고 있으며, 당뇨병의 합병증 중 당뇨병성 족부 궤양의 유병율은 1.7%로 보고되었다6). 당뇨병성 족부 궤양은 당뇨의 이환 기간이 긴 환자들에서 당뇨병성 말초신경병증을 동반하는 환자에 많이 나타난다. 감각의 저하로 상처 발생 후 인지가 되지 않아 궤양으로 진행하기 쉽고, 자율신경 이상 시에는 피부 온도 이상, 피부 건조 등으로 궤양이 발생하기 쉬우며, 혈전 폐쇄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 관절 변형 등으로 인한 압박에 의해서도 발생하기 쉽다. 환자의 혈당, 동반 질환, 영양 상태 등에 따라 치료기간은 매우 다를 수 있으므로 전신 상태를 교정하고 적절한 움직임을 통해 이차적인 합병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발생한 족부 궤양에는 적극적인 변연 절제술과 괴사 조직의 제거가 가장 중요한 치료 과정인데, 깊고 잘 낫지 않는 상처의 경우에는 골수염 유무를 확인하기 위하여 반드시 단순 방사선 검사를 시행해야 한다. 본 환자의 경우 양산 부산대학교 병원에서 2020년 11월 11일 CT촬영이 예정되어 있었으나 촬영 시점에서 잘 회복되고 있어 환자의 요구로 추가 검사는 시행하지 않았다.
절제술 후에는 상처 소독 및 관리도 중요한데, 육아조직을 증식 시키고 재생을 촉진시키기 위해서는 습윤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유조직이 많은 상처는 경우에 따라 마른 드레싱 제제를 사용하기도 하나 창상 치유를 빠르게 하기 위해서는 각종 소독 제제를 적절히 이용하여 습윤 드레싱을 하는 것이 유리하다. 최근에는 hydrocolloid, 저주파 초음파 치료 등의 고가의 소독 제제가 소개되고 있기도 하다. 고압 산소요법은 100% 산소를 이용하는데, 그 효과에 대해서는 논란의 여지가 있으며 더욱이 국소적 산소요법은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필요 시에 감압술, 전 접촉 석고(total contact cast), 연부 조직 이식술, 절단술 등의 치료를 시행할 수도 있다2).
한의학에서는 巢7)가 중요한 消渴(당뇨병)8)의 합병증으로 癰疽를 이야기하고 여러 의가들이 이에 동의하였으며, 許9)는 消渴이 오래되면 癰疽, 水病(당뇨병성 신장병증)10), 失明(당뇨병성 망막병증)10) 등의 합병증이 발생함을 주장하였는데, 특히 癰疽의 예방을 강조하였다11). 癰疽 중에서 발가락에 발생하는 癰疽를 脫疽라 하는데9), 이것이 당뇨환자에게 발생하면 당뇨병성 족부병변이라고 볼 수 있다11). 許는 癰疽의 예방의 중요성과 더불어 치법을 제시하였다. 《東醫寶鑑·雜病篇第七卷·癰疽》에 보면 초기에는 散腫內消法으로써 농을 흩어 없애고, 궤양이 되면 排膿斂毒法으로 고름을 밀어내고 독기를 제거하며, 배농이 되고 나면 去腐內塞法으로 썩은 살을 제거하고, 악육이 그치면 生肌付痂法 즉, 새살이 돋고 딱지가 앉게 해야한다고 하였다9). 또한 썩은 살이 제거 되고 새 살이 잘 돋아나기 위해서는 補托法으로서 치료해야 한다는 것은 영양 상태에 따른 회복을 말하는 것으로 현대 의학에서도 치료에 중요한 부분이다. 이와 같이 당뇨의 합병증으로 당뇨병성 족부 궤양을 인식하였을 뿐 아니라, 예방의 중요성과 궤양의 치료법까지 자세하게 서술하고 있지만, 당시의 기술로는 병변의 깊이를 눈으로 확인할 수 없어 다소 불편하고 부정확한 방법으로써 진단하여 치료하였다. 하지만 현대에는 방사선 검사, CT 등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한의사가 진료에 사용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아쉬운 점이다.
기존의 보고된 연구와 본 연구의 치료를 살펴보면 구12) 등은 족부 궤양의 정도를 Wagner classification13)으로 분류할 때 grade 1, 2의 환자는 내과적 치료만 받았고, 평균 재원 기간은 25.14±3.09일이었으며 grade 3 이상에서만 변연 절제술을 포함한 외과적 치료를 시행하였다. 김14) 등의 연구에서는 비록 중증도간의 재원 일수 차이 비교와 치료 종료 시점의 질병 상태 표현이 명확하지 않았지만, 족부 궤양을 동반한 당뇨병 환자들의 평균 재원 일수가 46.5±36.2일로 나타났다. 본 연구 대상자가 Wagner 분류에 따라 grade 1(foot has a superficial ulcer in the skin only)에 해당되지만, 낮은 수준의 당뇨병성 족부 궤양에서도 창상 드레싱과 한의 치료를 시행했을 때 치료 10일 시점에서 괴사조직 없이 정상 육아조직의 빠른 회복을 보여 본 연구가 더욱 의미 있는 것으로 사료된다.
한 번 발생한 당뇨병성 족부 궤양에서는 같은 곳이나 다른 부위에서 다시 상처가 생겨 재발할 확률이 높다15). 따라서 당뇨병성 족부 궤양이 발생한 환자에게는 적극적이고 철저한 창상 변연 절제술과 피부의 재생을 도와주는 적극적인 드레싱을 통해 최대한 절단술을 시행하지 않도록 하고 재발을 방지하여 삶의 질을 높여주어야 한다2). 본원에서 치료법으로 적용한 창상 드레싱은 대한약침학회에서 제조되는 약침액을 사용하였으며 消炎약침16)은 항염증을 위해, 鹿茸약침17)은 補血藥으로 병변 부위의 육아조직 형성을 촉진하기 위해 사용되었다. 海浮膏18)는 活血去瘀藥으로 생기 작용이 있는 乳香, 沒藥으로만 구성된 부산대학교 한방병원 조제 연고를 사용하였다. 상기 창상 드레싱 방법을 사용한 결과 당뇨병성 족부 궤양 환자의 치료에 좋은 효과를 보였다. 비록 본 연구는 1례에 해당하며, 혈액 검사 및 영상 검사 등을 하지 못한 한계점이 있으나 앞으로 한약 제제를 이용한 적극적인 창상 드레싱 치료가 더욱 활발히 연구되어 환자들의 건강과 삶의 질을 향상 시킬 수 있길 바라는 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