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아토피 피부염은 심한 가려움증 및 재발성 습진성 병변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 염증성 피부질환이다. 소아 유병률이 높고 청소년기를 지나며 호전되는 경우가 많아 과거 소아 피부질환으로 여겨졌으나, 최근에는 성인기까지 지속되거나 성인기에 초발하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1,2). 아토피 피부염은 지속적인 가려움증과 반복적인 발병으로 환자와 가족 모두의 삶의 질을 저하시키는데3), 아직까지 완치는 없고, 증상의 완화 및 장기적인 관리를 치료의 목표로 삼고 있다2).
만성 재발성 경과를 가지는 아토피 피부염을 장기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영향요인을 적절히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며, 이를 위해서는 요인 파악이 선행되어야 한다. 기존 연구들은 피부 장벽 기능의 결함과 면역계의 조절 장애를 초래할 수 있는 다양한 인자가 아토피 피부염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밝혔다4-6). 기존 국내 연구들은 아토피의 개인력7-9) 및 가족력7-10), 출생 주수10), 모유수유 여부8), 영아기의 항생제 사용력9), 영아기의 새집 이사력8,9,11), 간접 흡연8,12), 음식 알레르기8), 거주 지역10), 주거 공간의 노후도11), 주거 공간 내의 곰팡이 존재 유무9) 등을 위험요인으로 보고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존 국내 연구들은 주로 유전적, 환경적인 위험요인을 분석하는 데 그쳤으며, 또한 소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편중되어 있었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에 본 연구진은 아토피 피부염의 악화 · 완화요인을 탐색하고자, 중등도 이하 청소년 및 성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단면 연구를 설계하였다. 비교적 높은 민감도, 타당도, 신뢰도가 검증되어13,14), 가장 빈번하게 활용되고 있는 Scoring Atopic Dermatitis (SCORAD) Index15,16)를 아토피 피부염의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로 설정하고, 이를 기준으로 요인 분석을 실시하였다. 환자의 인구학적 특성, 신체검사 정보, 음주 · 흡연 여부, 혈액검사 상 생체 지표 및 피부 수분 관련 기계적 측정치에 대한 회귀분석을 시행하였는데, 유의미한 결과가 도출되었기에 보고하고자 한다.
Ⅱ. 연구 대상 및 방법
본 연구는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기관생명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아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의약임상시험센터에서 2018년 7월부터 2019년 4월까지 시행되었다(연구 승인 번호: KOMCIRB-180523-HR-016).
연구 대상자로 선정된 자는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의약임상시험센터에 총 1회 방문하여 성별, 연령, 신체질량지수(Body Mass Index, BMI), 흡연력, 음주력, 피부 수분량(Skin Surface Hydration, SSH), 경피수분손실량(Transepidermal water loss, TEWL), Eczema Area and Severity Index (EASI), SCORAD Index에 대한 측정을 시행하였다. 또한, 같은 날 혈액 검체를 채취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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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SCORAD Index
SCORAD Index는 아토피 피부염의 중증도를 평가하는 임상 척도로, European Task Force on Atopic Dermatitis에 의해 개발되었다13). SCORAD Index에는 습진성 병변의 중증도 및 범위를 객관적 항목으로 측정하는 oSCORAD, 가려움증 및 수면장애로 인한 환자의 주관적 불편감을 측정하는 Subjective SCORAD (sSCORAD), 이 두 지표를 합하여 아토피 피부염의 객관적, 주관적 증상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Total SCORAD (tSCORAD)가 있다. 본 연구에서는 세 종류의 SCORAD Index 모두를 이용하여 환자의 아토피 피부염 상태를 평가하였다.
가려움증 시각상사척도(Visual Analogue Scale for itch, VAS(Itch))와 수면장애 시각상사척도(Visual Analogue Scale for insomnia, VAS(Insomnia))의 합인 sSCORAD는 0에서 20 사이의 값을 가지며, oSCORAD는 0에서 83, 이 둘의 합인 tSCORAD는 0에서 103 사이의 값을 가진다. European Task Force on Atopic Dermatitis는 2주 간격으로 측정한 oSCORAD의 평균값이 0이상 15미만인 경우 경증(Mild), 15이상 40미만인 경우 중등도(Moderate), 40이상인 경우 중증(Severe)으로 분류할 것을 제안하였고18) 이후 이 분류가 임상 및 많은 연구에서 활용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도 이 분류 기준을 따라 경증 및 중등도 환자를 연구 대상자로 하였으며, 선행연구를 참고하여 oSCORAD가 10점 이상17)인 경우로 참여를 제한하였다.
SCORAD Index는 평가자 간(inter-rater) 신뢰도가 낮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기도 하였으나14,19), 여러 연구에서 높은 타당도, 좋은 평가자 내(intra-rater) 신뢰도, 양호한 평가자 간 신뢰도가 보고되어13,14,20,21) 아토피 피부염의 임상평가 척도로서 가장 다용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모든 연구 대상자의 SCORAD Index 평가를 한 명의 연구 담당자가 시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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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VAS(Itch), VAS(Insomnia)
아토피 피부염은 주관적 증상이 큰 불편감을 야기하는 피부질환이며, 특히 가려움증의 경우 여러 아토피 피부염 진단기준의 공통적인 주 진단기준 항목에 포함되어 있다. 본 연구에서는 sSCORAD의 하위항목이기도 한 VAS(Itch), VAS(Insomnia)를 통하여 가려움증과 수면장애의 주관적 심각도를 평가하였다. 가려움증과 수면장애로 인한 직전 3일간의 불편감의 정도를 각각 연구 대상자가 직접 100㎜의 선분 위에 사선으로 표시하도록 하였고 그 길이를 ㎝단위로 소수점 첫 번째 자리까지 측정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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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EASI
EASI는 아토피 피부염의 습진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 (PASI)에 착안하여 개발한 임상 척도이다22). 전신을 머리/목, 체간, 상지, 하지의 네 부위로 나누어 홍반, 부종/구진, 찰상, 태선화를 평가한다. 0에서 72 사이의 값을 가지며, 0 초과 6 미만인 경우 경증, 6 이상 23 미만인 경우 중등도, 23 이상인 경우 중증으로 분류할 것이 제안된바 있다23). 여러 연구를 통해 민감도, 타당도, 신뢰도가 검증21,22,24)되어 SCORAD Index와 더불어 다용되고 있다. 본 연구에서는 모든 연구 대상자의 EASI 평가를 한 명의 연구 담당자가 시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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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 SSH
피부 표면의 수분함량을 객관적 측정이 가능한 기계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SSH는 피부 장벽 기능과 염증 상태를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25). 본 연구에서는 CorneometerⓇ (CM 825, C+K electronic GmbH, Cologne, Germany)를 사용하였다. 이 장비는 수분이 피부에서 가장 높은 정전부하용량을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이용하여 피부 전기 용량의 측정을 통해 간접적으로 수분량을 측정한다. 건조한 피부의 측정 시 민감도가 더 높아 아토피 피부염, 건선 등의 병변부 측정 시 유용하고, 각질층 최상단 약 30-40㎛ 깊이 내에 존재하는 수분함량을 일정하게 측정할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SSH는 대기 온도 및 습도에 의해 영향을 받을 수 있으므로 연구 대상자 내원 때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의약임상시험센터 내의 항온항습실에서 15분간 안정을 취하게 한 뒤, 해당 공간 내에서 병변부를 세 번 측정한 결과값의 평균을 분석에 활용하였다. 결과값은 0에서 130 사이의 값을 가지며25) 제조사 임의의 단위(Corneometer-Unit)로 표기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모든 연구 대상자의 SSH 측정을 한 명의 연구 담당자가 시행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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⑤ TEWL
피부를 통한 체내 수분의 손실량을 객관적 측정이 가능한 기계로 평가하는 방법이다. 본 연구에서 사용한 VapometerⓇ (Delfin Technologies Ltd, Kuopio, Finland)는 센서가 탑재된 챔버가 폐쇄형으로 설계되어, 주변 공기의 흐름에 영향을 받지 않는 측정 장비이다. 일관된 조건에서의 TEWL 측정을 위해 연구 대상자 내원 시 측정 부위를 비누 또는 폼클렌저로 씻어내고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의약임상시험센터 내의 항온항습실에서 30분간 안정을 취한 뒤, 해당 공간 내에서 병변 부를 세 번 측정한 결과값의 평균을 분석에 활용하였다26,27). 본 연구에서는 모든 연구 대상자의 TEWL을 측정을 한 명의 연구 담당자가 시행하였으며 결과값은 g/㎡h 단위로 표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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⑥ 혈청 IgE, IL-4, IL-5, IL-6, IFN-ϒ 농도
아토피 피부염의 면역학적 지표로서 혈청 Total IgE, 염증성 지표로서 IL-4, IL-5, IL-6, IFN-ϒ의 농도를 혈액검사를 통해 정량적으로 측정하였다.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의약임상시험센터에서 채취한 혈액검체를 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해부학 교실 연구센터에 이송하여 효소면역측정법(Enzyme Linked Immunosorbent Assay, ELISA)으로 분석하였다. 결과값은 ρg/㎖ 단위로 표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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⑦ 성별, 나이, BMI, 음주 · 흡연 여부
환자의 인구학적 특성, 신체검사 정보 및 사회력 중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이 있거나 교란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는 성별, 나이, BMI 그리고 음주 · 흡연 여부를 조사하였다. 만 나이를 조사하여 분석에 활용하였으며, BMI는 연구 대상자 내원 시 경희대학교 한방병원 한의약임상시험센터 내의 신장 · 체중 자동측정기(DS-103, Dong Sahn Jenix Co., Seoul, Korea)를 사용하여 측정하였다. 음주 · 흡연 여부는 연구 참여 시점의 상태를 조사하여 분석에 활용하였다.
통계 분석은 SAS 소프트웨어(SAS institute inc., Version 9.4 for Windows)를 사용하였다. 통계적 유의성은 95%의 신뢰 수준(Confidence level)에서 검증하였으며, 정규성 검정에는 샤피로-윌크 검정(Shapiro- ilk normality Test)을 사용하였다. 연속형 자료 중 정규분포를 보이는 것은 평균 ± 표준편차, 정규분포를 보이지 않는 것은 중앙값 (사분위수)로 표기하였으며, 범주형 자료는 절대 빈도 (상대 빈도, %)로 표기하였다.
변수 간 상관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피어슨 상관계수(Pearson's coefficient), 스피어만 등위상관계수(Spearman rank-order coefficient), 그리고 양류상관계수(Point-biserial coefficient)를 사용하였다. 변수 간 함수 관계를 파악하고 종속변수가 독립변수들에 의해 어떻게 설명 혹은 예측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능형 회귀분석(Ridge regression, λ=0.1)을 사용하였다.
Ⅲ. 결 과
연구 참여를 희망하여 내방한 48명 전원이 모든 선정 기준을 만족하고 제외 기준에는 해당되지 않아 연구 대상자로 선정되었다. 혈액검사의 경우 연구 대상자 1명의 검체 분석 결과를 얻지 못해, 총 47명분의 혈액학적 정보만 분석에 활용하였다.
연구 대상자의 SCORAD Index 및 환자 특성에 관한 정보를 표로 제시하였다(Table 1). 본 연구는 만 14세 이상 60세 미만인 자를 연구 대상으로 설정하였으나 연구 결과 만 17세 연구 대상자 1명을 제외하고는 나머지 47명이 만 19세 이상이었다.
요인 분석을 시행하기 전 tSCORAD, oSCORAD, sSCORAD와 환자 특성 간 상관 분석을 시행하였고, 각각의 상관 계수 및 유의 확률을 표로 나타내었다.
EASI는 tSCORAD와 유의적인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r=0.744, p<0.001), SSH는 유의적인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다(r=-0.431, p=0.002). TEWL (r=0.369, p=0.01)과 IgE(r=0.385, p=0.008)는 통계적 유의성은 있으나 낮은 상관 계수를 보였다. 이 외에 성별, 연령, BMI, 음주 · 흡연 여부, IL-4, IL-5, IL-6, IFN-γ는 tSCORAD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p>0.05).
sSCORAD는 oSCORAD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고(r=0.275, p=0.059), VAS(Itch)는 통계적 유의성은 있으나 낮은 상관 계수를 보였다(r=0.345, p=0.016). EASI는 oSCORAD와 유의적인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r=0.757, p<0.001). SSH는 유의적인 음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r=-0.494, p<0.001), TEWL(r=0.414, p=0.004)과 IgE(r=0.454, p=0.001)는 유의적인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이 외에 VAS(Insomnia), 성별, 연령, BMI, 음주 · 흡연 여부, IL-4, IL-5, IL-6, IFN-γ는 oSCORAD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p>0.05).
oSCORAD는 sSCORAD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으며(r=0.275, p=0.059), EASI와는 통계적 유의성은 있으나 낮은 상관 계수를 보였다(r=0.353, p=0.014). 이 외에 성별, 연령, BMI, SSH, TEWL, 음주 · 흡연 여부, IgE, IL-4, IL-5, IL-6, IFN-γ는 sSCORAD와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이지 않았다(p>0.05).
상관 분석상, IgE와 oSCORAD간의 약한 상관관계를 제외하면, 혈액학적 지표와 SCORAD Index간에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는 산점도를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었는데, SCORAD Index와 혈액학적 지표 간 유의미한 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Fig. 1).
여러 환자 특성 중, 아토피 피부염의 악화 · 완화요인이 무엇인지 규명하고, 나아가 환자 특성이 변하였을 때 아토피 피부염의 상태에 어떠한 변화가 생길지 예측하기 위해 회귀분석을 시행하였다. 성별, 연령, BMI, SSH, TEWL, 음주 · 흡연 여부, IgE, IL-4, IL-5, IL-6, IFN-γ를 포함한 모형으로 분석을 시행하였다.
tSCORAD를 종속변수로 하여 회귀분석을 시행한 결과, 유일하게 SSH가 tSCORAD의 악화 · 완화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β=-0.26, p=0.013). SSH를 증가시키면 tSCORAD가 감소하고, 반대로 SSH를 감소시키면 tSCORAD가 증가한다는 것을 분석 결과 알 수 있었다. 상관 분석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던 TEWL과 IgE는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배제한 결과 tSCORAD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oSCORAD를 종속변수로 하여 회귀분석을 시행한 결과, 유일하게 SSH가 oSCORAD의 악화 · 완화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β=-0.22, p=0.011). SSH를 증가시키면 oSCORAD가 감소하고, 반대로 SSH를 감소시키면 oSCORAD가 증가한다는 것을 분석 결과 알 수 있었다. 상관 분석에서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던 TEWL과 IgE는 다른 요인들의 영향을 배제한 결과 oSCORAD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sSCORAD를 종속변수로 하여 회귀분석을 시행한 결과, 유일하게 성별이 sSCORAD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β=3.05, p=0.016). 성별은 상관 분석에서는 sSCORAD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상관성을 보이지 않았으나, 교란변수의 영향을 보정한 결과 sSCORAD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IV. 고 찰
아토피 피부염의 국내 유병률은 명확히 추산되지 않으나, 미국의 경우 소아28)와 성인1) 각각 약 10% 및 7%로 추산되고 있으며, 전 세계적으로는 지난 30년간 평 있다2). 만성 재발성 경과를 보이는 아토피 피부염을 효생 유병률이 높아지는 추세를 보여온 것으로 보고되고 과적으로 관리하기 위해서는 악화 · 완화요인을 파악하고 이를 적절히 통제하는 것이 필요하다. 기존 연구에서는 대기 오염29), 식습관30), 유아기 항생제 사용31), 간접 흡연32) 등이 위험요인으로 추정된 바 있다. 그런데 지난 20여 년간 소아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하여 전 세계적인 다기관 연구를 진행해온 The International Study of Asthma and Allergies in Childhood (ISAAC)33)는 국가 간, 지역 간, 인종 간 위험요인에 차이가 있을 수 있음을 보고하였다. 따라서 국내 임상 환경에서 성공적인 진료를 시행하기 위해서는 국내 연구가 필요하다.
기존 국내 연구에서는 아토피의 개인력7-9), 가족력7-10), 성별8,10), 나이8), BMI10), 거주 지역10), 출생 주수10), 모유수유 여부8), 영아기의 항생제 사용력9), 간접 흡연8,12), 음식 알레르기8), 영아기의 새집 이사력8,9,11), 주거 공간의 노후도11), 주거 공간 내의 곰팡이 존재 유무9) 등이 아토피 피부염의 위험요인으로 보고된 바 있다. 그러나 이러한 기존 국내 연구들은 주로 유전적, 환경적 위험요인에 초점을 둔 연구설계를 하였으며, 주로 소아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편중되어 있었다. 이에 본 연구는 상대적으로 연구가 부족한 청소년 및 성인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이미 발생한 아토피 피부염에 증상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 영향요인을 탐색하고자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기존 연구와는 다르게 환자 당사자의 내인적 요인을 중심으로 분석을 진행하였는데, 유전적, 환경적 요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정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회귀분석 결과 SSH는 tSCORAD 및 oSCORAD의 악화 · 완화요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임상에서 아토피 피부염을 관리함에 있어 피부 수분량 증가시키는 방향으로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건조증은 홍반, 구진, 인설, 찰상 등과 함께 아토피 피부염의 가장 대표적인 피부 증상 중 하나로서, Hanifin & Rajka의 아토피 부 진단기준 항목에 포함되어 있기도 하다. 이미 2007년 Holm 등34)은 SCORAD Index, EASI, Atopic Dermatitis Severity Index(ADSI)와 같은 아토피 피부염 임상 척도 점수가 TEWL, SSH과 같은 기계적 측정치와 상관관계를 보인다는 것을 보고한 바 있다. 국내에서도 2010년 Hwang 등26)은 치료를 통해 아토피 피부염의 증상이 호전됨에 따라 병변부의 SSH는 높아지고, TEWL은 낮아진다고 보고하였다. 이러한 기존 연구는 상관 분석 및 평균 분석을 통해 상관성을 보여주는 데 그쳤는데, 교란변수의 영향을 고려하여 여러 위험인자가 관련되는 정도를 하나의 모형으로 설명하기 위해서는 회귀분석이 필요하다. 이러한 점에서 본 연구는 기계적 SSH 측정치와 연속형 변수로서의 SCORAD Index 간 함수관계를 보인 국내 첫 번째 보고라는 점에서 의미를 지닌다.
SSH가 각질층의 수분함유량을 반영하는 지표라면, TEWL은 세포외 기질을 통한 수분의 증발량을 반영하는 지표이다35). TEWL은 각질 세포와 그 사이를 메우고 있는 소수성 지질의 작용으로 결정되는 피부 투과성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피부 장벽 기능을 나타내는 지표로 받아들여져 왔을 뿐 아니라, TEWL이 증가하면 투과 장벽의 이상을 촉진하여 염증성 사이토카인의 신호전달을 증폭시킬 수 있기35) 때문에 피부의 염증 상태를 반영하는 지표로써도 활용될 수 있다고 제안된 바 있다. 그런데 본 연구의 분석 결과 TEWL은 oSCORAD와 상관관계는 있으나, 회귀분석을 통해 다른 요인의 영향을 배제한 결과 SCORAD Index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이유와 관련하여, 본 연구에서는 연구 참여 대상을 중등도 이하 아토피 피부염 환자로 한정하였는데 피부 장벽 손상 정도가 비교적 경미하여 TEWL이 유의하지 않은 결과를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하였다. 다만, 동일한 조건임에도 SSH는 유의한 결과를 보인 이유와 관련하여 SSH는 염증이 가라앉은 후에도 저하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가 있을 정도로 비교적 오랜 시간 지속되어온 피부건조증을 반영하는 결과인 경우가 많다고 알려져 있어35), 아토피 피부염의 만성도가 SSH에 반영되어 유의한 결과를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였다. 또한, 각질세포가 수분을 함유할 수 있는 데에는 필라그린이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자연 보습인자가 각질세포 내부에 존재하며 삼투압에 의해 수분과 적극적으로 결합하는 것이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 아토피 피부염은 필라그린 유전자의 이상이 병태생리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36). 따라서, 아토피 피부염의 유전적 측면이 SSH에 반영되어 유의한 결과를 보였을 가능성이 있다.
SSH 외에 유일하게 SCORAD Index에 영향을 미치는 환자 특성으로 나타난 것은 성별이었다. 회귀분석 결과 여성의 sSCORAD가 유의하게 높은 결과가 나왔는데 이는 영국37) 및 덴마크38)의 유병률 연구와 동일한 결과를 보인 것이다. 다만, 국내 ISAAC 연구에서 6~13세 8000여 명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위험요인 분석에서는 성별은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9).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보자면, 임상 현장에서 여성 아토피 피부염 환자가 상대적으로 가려움증이나 수면장애와 같은 주관적 증상을 더 심하게 호소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하고, 이를 고려한 치료 계획의 수립이 필요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본 연구에서 BMI는 유의하지 않은 결과를 보였는데, BMI와 관련하여 선행연구들도 상이한 결과를 보고하였다. 13-14세 3,000여 명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외국의 역학조사는, BMI 기준 비만(obesity)의 유무는 아토피 피부염의 발생과 관련이 없다고 결론 내렸다39). 전 연령의 18,000여 명의 인구를 대상으로 역학조사를 실시한 다른 해외 연구는 모든 연령에 걸쳐 과체중, 비만은 아토피 피부염의 위험요인이 아니라고 결론내리기도 하였다40). 반면, 1995년과 2000년의 ISAAC 자료를 분석한 결과, BMI가 높은 중학생은 아토피 피부염 유병률이 높았다고 보고한 국내 연구10)가 있었으며, 소아 및 청소년군 모두 BMI가 중앙값보다 높은 경우 아토피 발생 가능성이 높았다고 보고한 국내 연구41)도 있었다. 5년 이상 지속되는 비만 혹은 5세 이전에 발생하는 비만은 아토피 피부염의 위험요인 혹은 악화 · 완화요인이 된다고 보고한 해외 연구42)도 있었다. 이러한 상반되는 개별 연구 결과들 속에서, ISAAC Ⅲ는 전 세계 277,534명의 소아청소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BMI를 기준으로 한 과체중(overweight) 및 비만은 아토피 피부염의 위험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43). 본 연구 결과 BMI는 유의하지 않은 결과를 보였으나 선행 연구들을 고려하였을 때 비만은 면역계에 영향을 끼쳐 아토피 질환의 심각도에 영향44)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되는 바, 체중 관리가 아토피 피부염 치료의 잠재적인 중요한 전략 중 하나로 활용될 여지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흡연과 관련하여 역시 상반되는 선행연구 결과 보고가 있었다. 간접 흡연이 아토피 피부염의 위험요인이 된다고 결론 내린 국내 연구8,12)가 있었고 ISAAC Ⅲ는 전 세계 571,061명의 소아청소년 데이터를 바탕으로 부모의 흡연이 자녀의 아토피 발병에 영향을 주며, 특히 어머니의 영향이 더 큰 것으로 결론 내렸다32). 이와 반대로 6-13세 8,0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국내 ISAAC 연구는 위험요인 분석을 통해 출생 후 간접 흡연에의 노출 및 임신 중 모체의 직접 흡연 모두 유의한 위험요인이 아닌 것으로 결론 내렸으며9), 76명의 아토피 피부염 환자 및 228명의 건강인을 포함한 Prevention and Incidence of Asthma and Mite Allergy (PIAMA) 연구는 부모의 흡연 여부가 아토피 피부염의 위험요인이 아니라고 보고하였다 45). 대다수의 기존 위험요인 연구는 소아청소년을 연구대상으로 하였기에 간접 흡연 여부를 분석하였다. 본 연구는 환자 당사자의 음주 및 흡연이 아토피 피부염의 악화 · 완화요인이 되는지 분석하였고 그 결과 SCORAD Index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는 계속되고 있으나 아직까지 아토피 피부염의 진단과 평가에 적합한 정도의 민감도와 특이도를 보이는 생체 지표는 존재하지 않는다36). 본 연구에서도 면역학적 지표 및 염증성 지표로서 IgE, IL-4, IL-5, IL-6, IFN-γ를 분석한 결과 어떠한 혈액학적 지표도 아토피 피부염의 중증도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토피 피부염과 관련하여 혈청 총 혹은 항원 특이 IgE가 상대적으로 가장 연관성이 크다고 알려져 있으나, 이마저도 아토피 피부염 환자의 약 20%에서 음성 반응이 나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46), 미국 전체인구의 55%에서 항원 특이 IgE의 양성 소견이 나타난다고 알려져 있어47) 민감도와 특이도에서 모두 한계를 보인다. 기존 국내 연구 중 tSCORAD가 50 이상인 군이 50 미만인 군에 비해 혈청 총 IgE가 유의하게 높다는 결과를 보고한 연구가 있었다48). 마찬가지로, 본 연구에서도 IgE는 oSCORAD와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r=0.454, p=0.001). 그러나 회귀분석을 통해 교란변수의 영향을 보정하자 IgE는 SCORAD Index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본 연구의 결과 중 유의해야 할 점은 oSCORAD와 sSCORAD간 상관관계가 없었으며(r=0.275, p=0.059), 특히 oSCORAD와 VAS(Itch) 간 상관관계가 없었다는 점이다(r=0.345, p=0.016). 이러한 결과를 재확인하기 위해 oSCORAD와 마찬가지로 습진의 객관적 상태를 평가하는데 사용되는 EASI와의 상관관계를 분석하였는데 EASI와 VAS(Itch)간 유의한 상관관계가 나타나지 않았다(r=0.252, p=0.084). 일반적으로 습진의 피부 징후를 치료함으로써 가려움증도 경감될 것으로 기대하는 경우가 많은데,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보면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에 있어 피부 징후의 개선 및 가려움증 관리에 대한 별개의 치료 계획을 설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는 기존 연구들이 시도하지 않았던 환자 당사자의 내인적 특성에 대한 요인 분석을 청소년 및 성인 아토피 환자를 대상으로 시행하였다는 점에 의의가 있다. 악화 · 완화요인 탐색은 그 결과물이 아토피 피부염의 관리에 직접적 도움이 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유의한 요인들을 독립변수로 하는 아토피 피부염 평가 도구를 만들어 임상 척도에 의존하고 있는 종래의 진단 및 평가 방식보다 높은 객관성을 확보하는 방법 등으로 활용될 수도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본 연구는 현실적인 제약으로 인해 표본의 수가 적다는 한계가 있었다. 연구 결과 유의한 악화 · 완화요인이 SSH, 성별 두 가지인 것으로 나타났으나 표본의 크기가 커지면 유의한 요인이 보다 많이 도출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며, 층화분석을 시행할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따라서 추후 연구가 시행된다면 보다 큰 표본 크기를 가지는 연구 설계를 하고 ‘총 이환 기간’, ‘1년 중 증상 발생 기간’ 등 분석 항목을 추가할 필요성이 있다. 본 연구의 또 다른 한계는 연구 대상자에 따라 서로 다른 부위의 병변부 SSH와 TEWL 측정값을 바탕으로 분석을 시행하였다는 점인데, 신체 부위 차이로 인한 비뚤림 위험이 존재한다.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상적인 방안은 모든 연구 대상자에서 공통적으로 병변이 나타나지 않는 부위의 측정값을 보정에 활용하는 것인데, 아토피 피부염의 습진 병변은 전신 어디든 나타날 수 있어 해당 조건을 만족하는 부위를 설정하는데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따라서 향후 연구에서는 일반적으로 아토피 피부염이 잘 발생하지 않는 복수의 기준 부위를 설정하고 그 측정값들을 분석에 반영하는 등의 방법을 활용하여 측정 부위의 차이로 인한 비뚤림 위험을 감소시키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마지막으로, 아토피 피부염은 질병의 상태와 환자 특성이 상호 영향을 주며 변화하는 특징을 지니고 있기에 단면 연구뿐 아니라 향후 전향적 코호트 연구 및 실험 역학 연구도 시행되어야 할 것으로 사료된다.
Ⅴ. 결 론
만 14세 이상 60세 미만 중등도 이하 아토피 피부염 환자 48명을 대상으로 인구학적 특성, 신체검사 정보, 음주 · 흡연 여부, 혈액검사 상 생체 지표 및 피부 수분 관련 기계적 측정치를 수집하여 SCORAD Index와의 상관 분석 및 회귀분석을 통한 요인 분석을 시행한 결과 다음의 결론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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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부 수분량이 증가할수록 아토피 피부염의 상태가 호전되고, 피부 수분량이 감소할수록 아토피 피부염의 상태가 악화된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 계획 수립 시 피부 수분량 지표의 개선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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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려움증, 수면장애와 같은 주관적 증상으로 인한 불편감이 남성에 비해 여성에서 크게 나타날 수 있다. 여성 환자의 아토피 피부염 치료 계획 수립 시 주관적 불편감을 경감시키는데 더욱 주의를 기울일 필요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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습진의 피부 징후와 가려움증, 수면장애와 같은 주관적 증상의 중증도 간에는 상관성이 없었다. 아토피 피부염 치료 계획 수립 시 피부 징후 개선과 가려움증 혹은 수면장애 관리에 대한 별개의 방향을 설정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