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Report / 증례

五苓散 위주의 한방 치료로 호전된 만성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 치험 1례

송미사1https://orcid.org/0000-0002-3392-4563, 윤화정2,*https://orcid.org/0000-0003-0211-7213, 고우신2https://orcid.org/0000-0003-3679-9531
Mi-Sa Song1https://orcid.org/0000-0002-3392-4563, Hwa-Jung Yoon2,*https://orcid.org/0000-0003-0211-7213, Woo-Shin Ko2https://orcid.org/0000-0003-3679-9531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안이비인후피부과학 교실(수련의)
2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안이비인후피부과학 교실(교수)
1Dept. of Korean Medicine Ophthalmology & Otolaryngology & Dermatology, Clinical Korean Medicine, Dong-Eui University
2Dept. of Korean Medicine Ophthalmology & Otolaryngology & Dermatology, Clinical Korean Medicine, Dong-Eui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 Hwa-Jung Yoon, Dep. of Korean Medicine Ophthalmology & Otolaryngology & Dermatology, Dong-Eui University, 62, Yangjeong-ro, Busanjin-gu, Busan, 47227, Republic of Korea. (Tel : 051-850-8658, E-mail : yhj1226@deu.ac.kr)

© 2020 the Society of Korean Medicine Ophthalmology & Otolaryngology & Dermatology.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Apr 02, 2020 ; Revised: Apr 28, 2020 ; Accepted: May 05, 2020

Published Online: May 31, 2020

Abstract

Objectives : This study is to report a case of chronic allergic contact dermatitis, treated with Korean medicine, primarily focused on Oryeong-san.

Methods : A 43-year-old female has suffered from dermatitis in axillary, lower abdominal, inguinal and popliteal area for more than 10 years. She was diagnosed with chronic allergic contact dermatitis accompanied by skin symptoms such as severe pruritus, erythema, skin pigmentation, papules and lichenification, and by decreased quality-of-life. She received Korean medicine treatment including herbal medicine, acupuncture and herbal external medication for 4 months.

Results : The skin symptoms such as pruritus, erythema, skin pigmentation, papules and lichenification were remarkably improved. Also, the NRS of pruritus changed from 10 to under 1, and the DLQI score changed from 29 to 6.

Conclusions : This case report suggests that Korean medicine, especially Oryeong-san may have a role in treating skin symptoms such as pruritus, erythema, skin pigmentation, papules and lichenification in the patients diagnosed with chronic allergic contact dermatitis. Also, the improvement of skin symptoms treated with Korean medicine may result in quality-of-life improvement in those patients.

Keywords: Allergic Contact Dermatitis; Korean Medicine; Oryeong-san; DLQI

Ⅰ. 서 론

습진성 피부염은 가장 흔한 피부 질환 중의 하나로 다양한 요인에 의해 발생하는 피부의 염증 반응을 말하며 대부분은 그 원인을 밝히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습진성 피부염 중 많이 나타나는 질환으로는 접촉피부염, 아토피 피부염, 자극성 피부염, 지루성 피부염, 신경 피부염 등이 있다. 이 중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은 보통 알레르겐 또는 항원이라 부르는 인자가 원인이 되어 발생하며 이는 정상인에게는 피부병을 일으키지 않으나 이 물질에 감작된 사람에게는 피부염을 일으키는 물질을 말한다1).

한의학에서 접촉으로 인해 발생하는 피부 질환으로는 옻에 의해 발생하는 漆瘡, 螳螂의 분비물 접촉으로 인한 狐尿子, 鉛粉으로 발생하는 粉花瘡, 약독에 해당하는 膏藥風 등이 있다. 이들은 병인·병기 및 증상의 유사성으로 인해 모두 접촉성 범주에 속한다. 접촉피부염은 일반적으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원인 물질을 알아내고 그것과의 접촉을 최대한 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러나 증상 유발 물질에 대한 인식이 있다하더라도, 노출되는 상황에 대한 조절이 쉽지 않기 때문에 보다 근원적 치료에의 접근이 필요하다2).

최근 10년간 접촉피부염 한의학 치험례에서 사용된 처방을 살펴보면 麻黃湯, 小柴胡湯, 甘草瀉心湯, 大黃黃連瀉心湯을 활용한 古方 치험례2-4), 連翹解毒湯, 涼膈散加減, 防風通聖散, 淸熱利濕湯加味를 활용한 後世方 치험례1,3,5,6), 太陰人 淸血降氣湯을 활용한 四象方 치험례7)가 있으며 그 외 연구자의 고유처방을 활용한 치험례8,9)도 있었다.

또한 최근 10년간 五苓散을 활용한 한의학 치험례를 살펴보면 종양으로 인한 이차성 림프부종10), 일차성 고혈압11), 만성 경막하혈종12), 다한증13), 급성 하부요로감염증14), 월경통15), 일차성 불면증16)과 같은 다양한 질환에서 五苓散을 활용한 점을 확인하였다. 또한 대상포진 또는 교통사고 골절 이후에 발생하는 전신 무력감 및 하지통증의 증상 조절17)에 대한 치험례도 확인되었다. 이렇듯 기존 연구에서는 五苓散이 순환기 질환, 뇌혈관 질환, 자율신경계 실조질환, 비뇨·생식기계 질환, 신경정신과 질환, 입원치료 후 대증처치와 같이 폭넓은 범주에서 활용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으나, 대부분의 치험례가 각 질환별로 1-2례에 그치는 등 단발적인 보고만 이루어지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10년간 피부질환에서 五苓散을 활용한 연구는 진 등18)의 성인 전신성 아토피 피부염 치험례를 포함하여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저자는 10년 이상 이환된 만성 알레르기 접촉피부염 환자에게 五苓散을 위주로 한 한의학 단독 치료를 시행하여 각종 피부 증상 및 삶의 질이 개선된 치험례를 보고하며, 이를 통하여 피부과 영역에서 한의학 단독 치료의 강점을 상기시키고 피부질환에서 五苓散의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Ⅱ. 증례보고

1. 증례
  • 1) 환자 : 43세 여성

  • 2) 진단 : 앨러지성 접촉습진 NOS(L239A)

  • 3) 발병일 : 2007년경 여름철

  • 4) 주소증 : 양측 겨드랑이, 하복부, 양측 서혜부, 양측 슬와부의 소양감, 구진, 홍반, 피부 착색, 태선화

  • 5) 기왕력 : 방광염, 공황장애

  • 6) 가족력 : 별무

  • 7) 현병력 : 본 환자는 보통 체구의 43세 여성으로, 본원 내원 12년 전 육아로 인하여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있던 중 여름철에 야외 조경작업을 시작하면서 땀을 많이 흘린 이후에 양측 겨드랑이에 두드러기가 생기면서 극심한 소양감이 발생하였다. 그로부터 수년간 양방 피부과에서 경구 약물을 복용하면서 대증적 치료를 받아왔으나 증상은 완치되지 않고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였다. 그러던 중 민간요법으로 양측 겨드랑이 부위에 사혈을 받게 되었는데, 그 이후 소양감은 호전되지 않고 병변부에 구진, 홍반 증상이 새로이 나타났으며 하복부, 양측 서혜부, 양측 슬와부에도 소양감, 홍반, 구진 등을 동반한 피부염이 새로 생기기 시작하며 증상이 악화되었다. 양방 경구약물은 간헐적으로 복용하다가 2019년 2월경을 마지막으로 복용 중단하였다. 환자는 극심한 소양감과 더불어서 겨드랑이, 서혜부와 같은 민감한 부위에 피부병변이 발생한 점에 대한 미용적 스트레스로 인해 일상생활의 어려움과 불편감을 겪고 있었다. 이에 대한 적극적인 한방 치료를 원하여 동의대학교부속한방병원 한방 안이비인후피부과에서 2019년 9월 30일부터 2020년 1월 30일까지 외래 통원치료를 시행하였다.

  • 8) 望聞問切

    • 睡眠 : 극심한 소양감으로 인하여 不良

    • 食慾 : 良好

    • 消化 : 平

    • 大便 : 平

    • 小便 : 평소에는 快하나, 방광염 증상이 자주 있음.

    • 寒熱 : 平

    • 汗出 : 多

    • 面色 : 黃

    • 口脣 : 口渴

    • 脈診 : 浮緩

    • 舌診 : 舌淡紅 苔薄白

  • 9) 연구윤리

    본 임상연구의 연구자는 연구 대상자(환자)에게 환자의 의무경과 기록, 사진, 설문지 등의 자료를 학술적 보고의 목적으로 활용하는 것에 대하여 충분히 설명하였으며, 본 연구는 환자로부터 ‘임상연구 동의서’를 통한 서면 동의를 받아 진행되었다.

2. 치료
1) 한약 치료

탕약으로 五苓散을 복용하도록 하였다(Table 1). 2019년 9월 30일부터 2020년 1월 30일까지 외래 내원 시마다 10첩 21팩 또는 20첩 42팩으로 120cc 처방하였다. 단 초진 시 탕약이 조제되어 나오기 전까지는 크라시에오령산엑스세립(Kracie Oryeongsan Ext. Fine Gran.)을 먼저 복용하였다. 복용횟수는 1일 3회 식후 30분에 복용하도록 지도하였으며, 지속적인 치료를 통하여 증상이 점차 호전되어 2019년 11월 26일경부터는 1일 2회로 횟수를 줄여서 복용하도록 하였다.

Table 1. Composition of Oryeong-san
Herbal Name Pharmaceutical Name Dose(g)
澤瀉 Alismatis Rhizoma 10
茯苓 Poria 8
蒼朮 Atractylodis Rhizoma 6
豬苓 Polyporus Umbellatus 6
肉桂 Cinnamomi Cortex Spissus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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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침 치료

외래 내원 시 일회용 스테인리스 호침(동방침구제작소 동방침 0.25×40㎜)을 사용하여 한쪽 상·하지에 肺正格, 다른 쪽에는 大腸正格에 자침하였다. 左右는 고정하지 않고 임의로 자침하였다. 肺正格으로 太淵(LU9), 太白(SP3)을 補하고 魚際(LU10), 少府(HT8)를 瀉하였으며, 大腸正格으로 曲池(LI11), 足三里(ST36)를 補하고 陽谿(LI5), 陽谷(SI5)을 瀉하였다. 자침 후 20분간 유침하였다. 초진일인 2019년 9월 30일부터 2019년 10월 29일까지 약 1개월간 총 8회의 침 치료를 시행하였으나, 환자는 침 치료를 받은 당일에는 해당 穴位의 피부에서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 소양감과 발적이 일시적으로 발생하다가 사라진다고 하였다. 침 자극이 환자에게 국소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고 판단되어 침 치료는 중단하였다.

3) 外治

본원 안이비인후피부과에서 金銀花, 當歸, 紫草 세 가지 본초를 사용하여 제조한 외용 연고로, 1일 2-3회 정도 환부에 외용하도록 하였다. 치료 초반 2개월까지는 상기 한방 외용제를 사용하였으며 한방 외용제를 사용한 기간 중 사용 부위의 증상 악화 또는 알레르기 반응은 전혀 보이지 않았다. 피부병변이 어느 정도 호전을 보인 이후에는 환자가 소양감 조절을 위한 한약 치료만 원하였으므로 그 이후로는 한방 외용제를 추가로 처방하지 않았다.

3. 경과
1) 피부 증상의 변화(Fig. 1,2)

초진일인 2019년 9월 30일경 양측 겨드랑이 부위에는 짙은 암갈색의 착색과 함께 구진, 태선화 증상이 있어 촉진 시 피부가 거칠었다. 또한 하복부, 양측 서혜부, 양측 슬와부에는 짙은 적갈색의 홍반과 암갈색의 착색, 구진 등의 증상이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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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1. Changes in Both Axillary Skin Symptoms during Korean Medicine Trea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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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Changes in Lower Abdominal Skin Symptoms during Korean Medicine Trea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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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11월 12일경 구진과 태선화 증상은 소실되고 피부를 만졌을 때 매끈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겨드랑이 부위의 착색은 초진일경과 유사한 경과를 보였다. 하복부 및 서혜부의 경우 적갈색의 홍반 증상은 호전되었으며, 겨드랑이 부위와 비슷하게 짙은 암갈색의 착색 상태를 보였다.

2019년 11월 26일경 홍반, 구진, 태선화 증상은 추가로 발생하지 않았으며, 겨드랑이, 하복부, 양측 서혜부, 양측 슬와부의 피부착색이 육안적으로도 명확하게 호전된 점을 확인하였다. 소양감을 포함하여 각종 피부 증상 호전되고 안정적인 경과를 보이는 것으로 판단되어 상기 날짜부터 五苓散 복용횟수를 1일 3회에서 2회로 줄이도록 하였다.

2019년 12월 31일경 추가적인 피부 증상의 발생이 없이 매끈한 피부 상태가 유지되었으며, 지난 내원일보다 겨드랑이, 하복부, 양측 서혜부, 양측 슬와부의 피부착색이 조금 더 감소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2) 소양감의 변화(Fig. 3)

환자에게 자각적으로 느끼는 소양감의 정도를 0에서 10까지의 수치평가척도(Numeral rating scale, NRS)를 사용하여 표현하도록 하여, 주관적인 소양감의 중증도를 평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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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3. Changes in Pruritus during Korean Medicine Trea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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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진일인 2019년 9월 30일경 환자는 NRS 10 정도의 일상생활에 지장을 주는 극렬한 소양감을 호소하였다. 엑스세립 및 탕약을 포함한 五苓散을 5일간 복용한 후 2019년 10월 4일경 다시 내원하였을 때는 소양감이 NRS 8 수준으로 감소한다고 하였다. 그로부터 6일 경과한 2019년 10월 10일에 내원하였을 때는 五苓散을 복용한 이후 갈증을 덜 느낀다고 하였으며, 소양감의 강도는 NRS 5 수준으로 초진 시 대비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였다고 했다. 다만 월경 직전 및 월경 중에는 소양감이 다소 심화되는 경향이 있으며, 피부염이 발생하지 않은 외음부에도 소양감이 발생한다고 하였다. 이후에도 五苓散을 지속적으로 처방하여 복용하도록 하였으며, 소양감 또한 점차 호전되어 2019년 11월 12일경에는 五苓散을 1일 3회 정기적으로 복용할 때는 소양감이 없으며(NRS 0), 가끔 복용을 잊었을 때는 일시적으로 경미한 소양감(NRS 1)이 발생한다고 하였다. 2019년 11월 26일경까지 소양감은 유사한 경과를 보였으며, 홍반, 구진, 태선화 등 피부 증상이 안정적인 경과를 보였으므로 五苓散 복용횟수를 1일 2회로 줄이도록 지도하였다. 2019년 12월 31일경 내원하였을 때는 五苓散 복용횟수를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NRS 0 수준으로 소양감이 전혀 없다고 하였으며, 월경 시 발생하던 외음부 소양감 역시 재발하지 않는다고 하였다.

2019년 12월 31경 당시 五苓散 10일분을 처방하였으나 그 후 10일 이상 경과하여도 환자가 외래로 내원하지 않던 중, 2020년 1월 30일경 환자가 다시 내원하였다. 그간에 五苓散 복용이 중단된 후에도 소양감 증상은 없었으나, 기왕력인 방광염이 재발하여 양방 경구 약물을 복용한 후 NRS 1 수준의 경미한 소양감이 다시 재발하였다고 하였다. 피부에서는 새로운 병변이 발생하거나 착색이 악화되는 양상은 보이지 않았다. 방광염으로 처방받았던 경구 약물은 복용하지 않도록 지도하고 동일 탕약을 1개월분 처방하였다.

3) 삶의 질 변화

환자의 삶의 질을 평가하기 위하여 Finlay 등19)이 고 안한 ‘피부과 삶의 질 지수(Dermatology Life Quality Index, DLQI)’를 사용하였다.

환자는 10년 이상의 장기간동안 피부염 증상으로 각종 치료를 받아왔으나 그 경과가 양호하지 못했다. 특히 극렬한 소양감과 더불어 겨드랑이, 서혜부와 같은 민감한 부위의 짙은 착색과 같은 피부 상태로 인하여 환자는 일상생활에서의 활기가 감소하고 대인관계에서 자신감이 위축되었으며 사회활동의 지장이 발생하는 등의 호소를 하였다.

따라서 환자의 삶의 질을 평가하기 위해 2019년 9월 30일경 시행한 설문 상 DLQI 지수는 29점으로 피부염이 환자의 삶에 극도로 큰 영향20)을 미치고 있는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Appendix 1). 한의학 치료를 약 4개월간 진행한 뒤 2020년 1월 30일경 다시 설문지를 시행하였을 때 DLQI 지수는 6점으로 감소하여 초진일경 대비 삶의 질이 크게 개선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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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4. The Change in DLQI before and after Korean Medicine Treat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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Ⅲ. 고찰 및 결론

접촉피부염이란 외부물질과의 접촉에 의하여 발생하는 피부염을 말하며 이는 습진의 일종으로 간주되고 있다. 습진은 보통 피부염과 동의어로 쓰이며 습진에는 접촉피부염 이외에도 여러 종류가 있으므로 접촉피부염은 외부물질에 의하여 발생한 습진이라고 좁게 정의할 수 있다. 접촉피부염은 자극성 접촉피부염과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자극성 접촉피부염은 피부에 직접 손상을 일으키는 자극물질(irritant)에 의해 유발되며, 따라서 항원에 대한 면역 반응으로 유발되는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과 발생기전에서 구분된다9).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은 한의학에서 漆瘡, 膏藥風, 馬桶癬 등으로 불리기도 하며 처음에는 대개 顔面, 頸項, 腕關節 주위, 手背 및 指背와 같은 노출부에 많이 발생한다. 독이 중하거나 혹은 환부를 긁어 증상이 악화되는 경우에는 陰部, 體幹, 四肢에 파급되어 전신으로 전파될 수 있다8).

국내에서 진행된 五苓散에 대한 문헌연구를 살펴보면 김 등은 五苓散 효능에 관한 기초 실험연구 문헌을 분석한 결과 신장 기능, 고혈압, 비만, 시각기능, 위장관 개선과 당뇨, 설사, 간 보호, 해열과 관련된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고하였다21). 최근 10년간 五苓散을 활용한 한의학 치험례를 살펴보면 종양으로 인한 이차성 림프부종10), 일차성 고혈압11), 만성 경막하혈종12), 다한증13), 급성 하부요로감염증14), 월경통15), 일차성 불면증16)과 같은 다양한 질환에서 五苓散을 활용한 점을 확인하였으나, 五苓散을 피부질환에 사용한 경우는 진 등18)의 성인 전신성 아토피 피부염 치험례를 포함하여 드물게 보고되고 있다.

五苓散은 《傷寒論·辯太陽病脈證辨治中》에 처음 기록되었으며 73번 조문인 “傷寒, 汗出而渴者, 五苓散主之.” 등의 조문을 통해 그 임상적 응용 목표를 확인할 수 있다21). 五苓散은 《傷寒論》에 등장한 이후 《東醫寶鑑》 등 대표 한의학 서적에 기록되면서 다양한 방향으로 연구가 되어왔다. 현재 국내 方劑學 분야의 대표 서적인 《方劑學》에서는 祛濕劑로 분류되며 “外로는 表證이 있고 內로는 水濕이 內停되어, 頭痛發熱하고 煩渴引飮하며 飮水卽吐하거나 小便不利하고 舌苔가 白하고 脈이 浮한 증상을 치료한다.”라고 하며, 임상에 응용할 때는 小便不利, 發熱, 煩渴, 舌白, 脈浮緩 등이 변증에서 요점이 된다고 하였다21).

본 환자는 10년 이상 이환된 피부염 증상으로 내원하였다. 발병일경 육아로 인한 육체적·정신적 피로가 있던 중 여름철 야외 조경작업으로 인하여 땀을 많이 흘리면서 처음에는 양측 겨드랑이 부위의 두드러기 양상으로 피부질환이 발병하였다. 양방 치료를 받아도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던 중 민간요법으로 겨드랑이 부위에 사혈을 받은 뒤 하복부, 양측 서혜부, 양측 슬와부 등에서도 피부염이 새로 생겼으며 기존 병변부인 겨드랑이 부위에도 두드러기가 아닌 새로운 양상의 피부염이 발생하면서 극렬한 소양감을 호소하였다. 민간 사혈요법을 시행한 후에는 사혈 자극을 받지 않은 부위에서도 피부염이 새로 발생하였으며, 또한 본원 침 치료 시 침 자극 부위에도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나는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환자는 비록 초발 시에는 양측 겨드랑이의 두드러기 양상으로 질환이 시작되었으나, 금속류의 물질로 양측 겨드랑이에 사혈 자극을 받은 뒤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하여 體幹(하복부), 四肢(양측 슬와부), 陰部(양측 서혜부)에 피부염 증상이 파급되는 양상을 보였으므로 알레르기 접촉피부염으로 진단하여 치료를 시작하였다. 일반적으로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은 대개 顔面, 頸項, 腕關節 주위, 手背 및 指背와 같은 노출부에 많이 발생8)하나 본 환자는 일반적으로 흔히 노출되지 않는 양측 겨드랑이 부위에 직접적인 자극을 받아서 접촉피부염이 발생한 경우로 생각된다.

환자가 땀을 많이 흘린 뒤에 갈증을 호소하는 점에서 ‘汗出而渴’의 상태를 확인할 수 있었다. 또한 평소 소변 상태에 큰 이상은 없다고 하였으나 자주 방광염에 이환되는 점은 일종의 ‘小便不利’의 상태인 점으로 추정하였다. 환자는 口渴 증상은 호소하였으나 面色, 寒熱, 舌, 脈 등에서 熱證이 두드러지지 않았으므로 白虎湯類의 처방은 배제하였다.

이러한 내용에 근거하여 본 환자는 과도하게 땀을 많이 흘린 후 발생한 체액대사 체계의 실조로 피부 병변이 발병하였다고 판단하여 五苓散을 투약하였다. 해당 치료를 통하여 환자의 소양감 및 피부병변이 명확하게 호전되었으며, 口渴 증상 역시 호전을 보이는 것을 확인하였다. 또한 환자가 五苓散을 복용하던 중에는 평소 만성적으로 재발하던 방광염과 외음부 소양감이 두드러지지 않다가 복용을 중단하였을 때에는 오히려 재발한 점으로 보아, 五苓散이 전신적인 체액 대사를 조절하여 피부질환뿐만 아니라 방광염, 외음부 소양감과 같은 기왕력까지 함께 조절했던 것으로 생각된다.

본 환자는 한방 치료 중에서도 한약 치료에 특히 만족했었는데 그 이유는 五苓散 복용 전후로 자각증상이 두드러지게 변하는 것을 느꼈기 때문이었다. 환자는 외래치료 중 “소양감이 잘 조절되다가 갑자기 다시 소양감이 올라와서, 왜 그런지 고민해보면 그제서야 한약 복용을 한 번 잊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그래서 놓쳤던 한약을 다시 복용하면 이내 소양감이 호전된다.”라고 자주 진술하였으며, 이를 통하여 본 환자에게 五苓散 투약 시 치료반응이 즉각적으로 나타난다는 점을 추정할 수 있었다. 치료 후반부에는 한방 외용제 및 침 치료를 시행하지 않고 한약 치료만 시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양호하게 조절되는 점도 확인하였다. 이와 더불어 10년 이상의 장기간동안 지속되었던 주소증이 약 4개월 정도의 치료를 통하여 크게 호전됨에 따라 일상생활, 대인관계, 사회활동 등에서 위축되어있던 환자의 삶의 질 역시 개선이 되어 환자의 치료 만족도가 높았던 증례였다.

한의학에서는 접촉피부염의 발생기전에 대하여 腠理가 不密한 신체상태, 또는 체질적인 素因이 있는 상태에서 風, 濕, 熱, 虫이나 유독한 물질에 접촉되어 발생한다고 설명하고, 일반적으로 內治는 風熱壅盛型과 火熱挾濕型으로 辨證하여 시행한다8). 본 환자는 肌肉에 극렬한 소양감이 있고 피부가 焮紅腫痛하며 구진, 부종이 나타나는데 긁으면 더욱 심해지는 특징9)을 보여 風熱壅盛型으로 辨證될 수 있을 것이며 疏風淸熱, 解毒凉血8)의 治法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반면 五苓散은 《方劑學》에서는 祛濕劑로 분류되므로21) 일견 辨證과 治法 간의 이질감이 느껴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본 치료에서는 《傷寒論》의 조문에 근거하여 辨證하고 五苓散을 처방하여 양호한 치료 결과를 이끌어내었다는 점에서, 단일 처방이 여러 관점의 辨證을 통하여 다양한 질환에 활용될 수 있는 점을 시사한다고 사료된다.

또한 본 증례에서는 치료 초반부에 金銀花, 當歸, 紫草 세 가지의 본초로 구성된 한방 외용제를 병행하였다. 金銀花는 淸熱解毒, 凉散風熱의 효능이 있어 熱毒瘡癰 치료하는 要藥이자 外科의 聖藥이 되고, 當歸는 補血和血의 효능을 가지면서 外科와 傷科에 다용되며, 紫草는 凉血解毒의 작용이 있어 瘡瘍, 濕疹, 火傷 등의 증상에 外用된다22). 본 증례에서는 피부병변을 제외한 望聞問切상 熱證이 두드러지지 않았던 환자에게 상기 한방 외용제를 사용하여 국소적인 濕疹 부위에 淸熱·解毒·凉血 작용을 이끌어낸 것으로 보인다.

이렇듯 五苓散 복용과 더불어 한방 외용제를 병용한 한방 치료를 통해, 10년 이상 만성적으로 이환되었던 피부병변이 호전을 보였고 소양감 NRS가 현저하게 감소된 점에서 內治 및 外治의 동반상승효과 있었다고 사료된다. 치료 후반부에는 구진, 홍반과 같은 피부병변은 더욱 안정적으로 호전되어 한방 외용제 사용은 종결하였으며, 피부착색, 태선화 및 소양감 증상도 대부분 소실되었다. 그 이후 환자는 종종 양방 경구 약물 복용 또는 월경 기간과 같은 특정한 계기에 따라 소양감의 경미한 증감을 호소하였으나 五苓散 복용을 지속하면 소양감 증상이 안정적으로 조절되었으므로, 五苓散 위주의 한방 치료에 대한 환자 만족도가 매우 높았던 증례로 사료된다.

반면 침 치료의 경우 본 환자는 1개월간 주 2회 간격으로(총 8회) 시행되었으나, 침 치료 후 해당 부위의 피부에서 소양감과 발적이 일어나는 등 침 자극이 국소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하는 것으로 판단되어 침 치료는 중단하였다. 특히 본 환자는 민간에서 사혈을 받은 뒤 접촉피부염이 생긴 경우이므로 금속으로 된 침의 자극이 치료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쳤다고 생각되지 않았으며 주요한 치료 효과가 있었다고 보기 어려웠다.

본 연구는 10년 이상 장기간의 양방 치료로 조절되지 않았던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 환자에게 4개월간의 한의학 단독 치료를 통하여 소양감, 구진, 홍반, 착색, 태선화 등의 제증상을 호전시키고 환자의 삶의 질 또한 개선한 치험례이다. 또한 알레르기성 접촉피부염에 관한 기존의 연구에서 보고되지 않았던 五苓散을 활용하여 양호한 치료 결과를 이끌어내었으므로, 피부과 영역에서 五苓散의 다양한 활용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단, 본 증례는 단일증례로서 근거 수준이 높지 않으므로, 향후 추가적인 증례 보고를 축적하고 신뢰도 높은 체계적 연구를 진행하여 근거 수준을 높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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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ces

Appendix
Appendix 1. How to Interpret Meaning of DLQI Scores20)
DLQI Score Meaning
0-1 no effect at all on patient's life
2-5 small effect on patient's life
6-10 moderate effect on patient's life
11-20 very large effect on patient's life
21-30 extremely large effect on patient's lif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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