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서 론
건선은 인설을 동반한 구진과 판을 특징으로 하는 피부 질환으로1,2), 대부분 장기간 악화와 호전을 반복하는 만성적 경과를 보인다3). 아직 명확한 기전은 밝혀지지 않았으나 유전, 감염, 대사 장애, 내분비 요인 및 면역과 연관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다4). 심혈관계 질환, 관절염, 당뇨 등과도 연관이 있어 단순한 피부병이라고 보기보다는 전신질환으로 여겨지기도 한다2). 한의학 문헌은 건선과 유사한 질환으로 ‘白疕’, ‘乾癬’, ‘風癬’, ‘銀屑病’, ‘松皮癬’, ‘牛皮癬’, ‘白屑風’ 등을 언급하고 있다1). “血分蘊毒”은 중국에서 건선의 중요한 병기로 간주되며4), 이를 중심으로 건선의 변증 유형을 주로 血熱證, 血瘀證, 그리고 血燥證으로 나누고 있다. 그러나 그 외에도 血熱風燥證, 血虛風燥證으로 분류하거나, 血熱證, 濕熱證, 血燥證으로 분류하는 의견도 존재하는 등5) 건선의 세부 변증유형에 대한 의가들의 의견에 다소 차이가 있다.
변증은 望聞問切의 四診을 통하여 환자의 임상양상과 신체 징후들을 포괄하여 이루어지는 한의학 고유의 진단방식이다. 여기에서 “證”은 발병원인의 작용으로 인한 신체 증상 및 징후의 총합을 의미한다6). 변증은 질병과 환자의 상태를 파악하고, 치법과 처방을 고르는 데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그러나 현재까지 국내에서는 건선의 변증에 대해 진행된 연구는 많지 않았다. 조 등1)이 건선에 대한 국내 논문만을 고찰하였으나, 변증별 증상보다는 처방에 초점을 맞추었다.
오랜 역사로 대중적인 발전을 이룬 중국의학은 지식의 표준화, 이데올로기의 확립 등 여러 과정을 통해 전문적으로도 큰 발전을 이루고 있다7). 한국은 중국과 유사한 지정학적 특징을 가지기에 의학 발전에 있어서도 많은 영향을 주고받았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건선에 관한 중국 논문들에서 변증 유형 및 각 변증 유형별 특징적인 증상과 치료 한약을 분석하여 중의학에서의 활용하는 건선에 대한 변증 유형별 주요 특징 및 건선의 변증 진단 접근방식을 고찰해보고자 국내 임상 실제에 맞는 건선 한의 진단 도구 개발 시 활용할 수 있는 참고 자료를 마련하고자 하였다.
2. 연구방법
CNKI (China National Knowledge Infrastructure)에서 “銀屑病” AND “中医”라는 키워드를 사용해서 검색한 후, 제목과 초록을 통해 건선의 변증형을 언급하고 있는 임상 연구들만 추출하였다. 이 중 원문이 제공되지 않거나, 변증별 비율이나 진행기에 따른 변증형 등만 언급하고 변증별 특징적인 증상 및 증후에 대해서는 서술하지 않은 것, 단일 병증에 대해서만 서술하고 있는 논문, 변증에 따른 증상이 아닌 연령, 생활습관 등의 원인에 대해서만 언급하고 있는 논문은 배제하였다.
각 논문에서 언급하고 있는 변증형을 “血分蘊毒”을 기준으로 삼아 血熱證, 血瘀證, 그리고 血燥證을 토대로 분류하였다. 血熱, 血燥, 血瘀證은 출현빈도가 높고, 많은 한의학 분야 피부과 전문의들이 사용하는 변증체계이다. 姜8) 또한 오랜 기간 동안 건선을 血熱, 血瘀, 血燥로 나누어 치료하였는데 그 효과가 좋았고, 중국의 중, 서의들의 동의를 받았다고 하였다. 따라서 본 연구에서도 血熱證, 血瘀證, 血燥證 3가지 변증을 중심으로 다른 변증표현들을 배속시켰으며, 배속이 어려운 논문들은 따로 구분하였다.
각 건선 변증에 따른 증상과 사용된 본초 및 처방의 빈도수를 셀 때 동일 논문 속 서로 다른 증례에 사용된 변증이 같은 경우에도 중복하여 계산하였다. 예를 들어, 리뷰논문의 경우 한 논문에 의가들에 따라 여러 방법의 변증 방법들을 기록하였는데, 이러한 경우는 각각을 개별 건으로 산정하여 빈도수를 산출하였다. 임상연구논문의 경우, 보고된 케이스들이 동일한 변증유형에 속하여도 빈도수는 케이스 개별로 추산하였다.
각 변증유형의 특징적인 증상들을 크게 피부증상, 전신증상, 舌象, 脈象, 그리고 혈행 상태로 구분하였다. 피부증상은 구진의 색과 모양, 인설의 형태, 피부감각(소양감, 작열감 등), 침윤정도, 건조정도 그리고 병의 지속기간으로 나누었고, 전신증상은 구강 및 인후부의 건조도 및 통증, 한열 민감도, 피로도, 얼굴 및 입술의 색, 통증여부, 大小便, 월경으로 나누어서 정리하였다. 혈행 상태는 미세순환현미경을 통해 혈관의 형태 및 유속을 확인하고9), 말초혈액을 추출하여 전자 점도계를 통해 점도를 측정한 값을 의미한다10). 각 항목 중 빈도수가 가장 많은 2-3개의 증상들을 주로 추출하였고(Table 2), 해당 항목에 특징적인 증상이 존재하지 않는 경우에는 공란으로 두었다. 처방의 경우 빈도수가 높은 1-2개, 본초의 경우 5개를 정리하였으며(Table 2), 다빈도 동일 석차인 본초의 개수가 5개를 넘어가는 경우에는 표가 아닌 본문에서 언급하였다.
여러 논문에서 사용되고 있는 변증방식 및 변증방식의 각 체계에 해당되는 변증유형들의 빈도수를 살펴보기 위해 이에 대해 분석하여 보았다.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氣血津液辨證과 八鋼辨證을 중심으로 각각의 氣, 血, 津液 그리고 寒, 熱, 虛에 분류될 수 있는 변증유형들을 살펴보았고, 그 외로 六淫辨證과 기타 三焦辨證, 臟腑辨證, 衛氣營血辨證, 經絡辨證, 六經辨證에 해당되는 것들을 구분하였다(Table 3). 이를 통해 현재 변증체계가 사용되고 있는 방식에 대해 고찰해볼 수 있었다.
3. 결 과
CNKI에 “銀屑病” AND “中医”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총 1495개의 논문이 검색되었다(2020.1.27 기준). 이 중 제목과 초록만을 통해 추출된 논문의 수는 116개였다. 이후 원문이 제공되지 않는 논문 19개, 각 변증형의 특징에 대해 서술하지 않은 논문 28개, 한 개의 변증형에 대해서면 언급하고 있는 논문 3개, 변증형 분류의 원인에 관한 논문 6개를 배제하여 최종적으로 총 60개의 논문을 추출하였다(Fig. 1).
총 60개의 논문에서 추출된 변증형은 44개였다. 血熱證, 血瘀證, 血燥證 세 가지 변증유형을 기준으로 특징적 증상에 따라 변증표현들을 배속시켰으며, 이에 배속시키기 어려운 변증들 중 하나로 묶을 수 있는 특징증상을 가진 변증들을 濕熱證, 陽虛證으로 나누었다. 血熱證(65건)5, 8-54), 血熱内蘊證(4건)43,55,56), 血熱陰耗證(1건)57), 風熱證(4건)50,58-60), 風熱挾血熱型(1건)51), 風熱血燥證(2건)61), 血熱風盛型(3건)62-64), 血熱風燥型(2건)24,45)은 血熱證으로 분류하였다. 그 중 血熱證과 증상은 비슷하지만, 그보다 증상이 심한 경우들을 묶어 血毒型로 구분하였는데, 이에는 血毒型(1건)41), 熱毒傷營證(1건)62), 熱毒熾盛證(2건)24,61), 火毒熾盛證(2건)43,56), 熱毒證(2건)45,50), 膿毒證(1건)50)이 속한다. 같은 방법으로 血瘀證에는 血瘀證(58건) 5,8-45,49-51,58,65), 血瘀肌膚型(2건)62), 瘀滯肌膚證(3건)55,61), 血瘀熱結證(1건)63), 氣血瘀滯證(2건)56,64), 氣滯血瘀證(2건)43,57), 濕瘀互結證(1건)44), 濕阻氣滯證(1건)65), 肝氣鬱結症型(1건)4)을, 血燥證에는 血燥證(47건)5,8-39,45,50,58), 風寒血燥型(1건)60), 血虛風燥證(17건)24,43-48,55-57,61-64), 陰虛證(1건)50), 陰虛血燥證(1건)40) 肝腎陰虛證(2건)50,62)을 분류하였다. 그 외에는 血熱證과 血瘀證사이에 속하는 血熱血瘀證(1건)5)과, 血瘀證과 血燥證 사이에 속하는 血瘀血燥證(1건)5), 血虛證(9건)24,31,42,49,51,52,59,65), 氣陰兩虛證(1건)65), 衝任失調證(1건)50), 血燥證과 血熱證사이에 속하는 血熱血燥證(1건)5)이 있다.
濕熱證과 陽虛證은 특징적인 증상들이 있어 따로 구분하여 분류하였다. 삼출증상이 특징적인 濕熱證에는 濕熱證(9건)24,29,40,45,50,60), 濕熱阻絡證(1건)24), 濕熱蘊結證(1건)24), 濕熱蘊毒證(1건)62), 濕毒蘊阻證(2건)43,56)이 속하고, 냉증의 증상들이 특징적인 陽虛證에는 陽虛證(2건)62,65), 寒濕證(1건)44), 寒濕阻絡證(2건)43), 風寒證(2건)50)이 속한다(Table 1).
血熱證(90건)은 丘疹의 색은 鮮紅色(54건), 형태는 点滴狀(15건)인 경우가 가장 많았으며 鱗屑은 주로 두텁고(33건), 잘 떨어진다(7건). 瘙痒이 있는 경우(34건)가 많으며, 점상 출혈이 있는 경우(19건)도 많다. 발병은 신속한 편(17건)이며, 새로운 구진들이 많이 생기는(26건) 편이다. 모세혈관강은 커지고(6건), 혈류의 속도는 빨라지는(2건) 경향성을 갖는다. 전신적으로는 口乾(43건)하고, 咽喉痛(12건)이 있으며, 心煩(29건), 發熱(11건)이 있는 경우가 많고, 大便은 보통 秘結(43건)하고, 小便은 赤(21건)하거나, 黃(30건)하다. 월경은 正常(2건)이거나, 색이 深紅(2건)한 경우가 있으며, 舌은 紅(54건)하고 苔는 黃(47건), 薄(24건)하거나 膩(13건)한 경우가 많았다. 脈은 주로 數(48건), 滑(32건)하거나, 弦(30건)하다. 많이 쓰이는 처방으로는 犀角地黃湯(12건), 消銀解毒湯(2건)이 있으며, 본초로는 生地黃(15건), 紫草(13건), 水牛角(12건), 板藍根(10건), 赤芍藥(10건)이 있다(Table 2).
血瘀證(69건)은 紫暗(31건)의 皮疹을 많이 가지며, 형태로는 斑块狀(31건)이 가장 흔하다. 鱗屑은 주로 두텁고(18건), 제거하기 어려운 경우(13건)가 많으며, 皮損 부위에 浸潤肥厚(14건)가 많은 편이다. 瘙痒의 정도는 때에 따라 다르다고 보고한 경우(13건)들이 많았으며, 点狀出血이 존재하는 경우(6건)도 있었다. 병정은 긴 편(29건)이며, 모세혈관의 직경은 넓어지며(3건), 혈액의 점도도 증가하는 경우(3건)가 많았다. 전신증상으로는 口乾(6건)하지만 不欲飮(5건)한 편이고, 丘疹의 색뿐 아니라, 面色(7건)과 脣色(5건)도 暗한 경우가 많다. 關節不利(6건)한 경우도 꽤 있으며, 大小便은 주로 정상(각각 3건)이다. 월경은 色이 暗紅(3건)하고 血塊가 있는 경우(3건)가 많다. 舌은 暗紅(38건)하거나, 瘀斑이 있는 경우(32건)가 많고, 苔는 薄(10건)하거나 白(10건)한 경우가 많다. 脈은 주로 澁(28건), 細(24건), 또는 緩(10건)하다. 처방으로는 桃紅四物湯(6건)이나 活血散瘀湯(3건)이 많이 사용되었고, 빈용 본초로는 丹蔘(8건), 紅花(8건), 三稜(8건), 莪朮(8건), 桃仁(7건) 등이 있었다(Table 2).
血燥證(69건)은 丘疹의 색이 淡紅(28건)하고, 斑片狀(11건)을 보이는 경우가 많으며, 전체적으로 피부가 乾燥(15건)한 편이며, 瘙痒(23건)도 심한 경우가 많고, 鱗屑 또한 많고(17건), 얇은 경우(28건)가 많다. 혈액의 점도는 높은 편(3건)이며, 전신증상으로는 口乾(15건), 咽乾(6건), 肢體倦怠와 疲勞(11건), 眩暈(5건)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고, 面色 또한 丘疹과 같이 淡紅한 경우(8건)가 많다. 大便은 秘結하고(8건), 小便은 정상(2건)인 편이며, 월경 또한 정상(2건)이거나 色淡量少(2건)한 편이다. 舌은 淡紅(32건)하고, 苔는 薄(33건)하거나 白(22건)한 경우가 많고, 脈은 주로 細(37건), 沈(16건), 弦(13건)이다. 처방으로는 當歸飮子(3건), 消銀三湯(3건)이 많이 사용되며, 본초로는 當歸(10건), 生地黃(8건), 丹蔘(6건), 草何車(6건) 등이 자주 사용된다(Table 2).
濕熱證(14건)은 紅色의 丘疹(6건)을 보이며, 鱗屑은 비교적 膩(7건)한 편이다. 渗出(8건)과 腫脹(4건)이 있기도 하며, 搔痒이 매우 심한 편(7건)인 것과 皮損부위의 浸潤肥厚(3건)가 흔하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전신증상으로는 口乾(6건)한 것과 함께 痰多而粘(2건)이 많이 나타나며, 心煩(2건), 發熱(2건), 疲勞(2건), 下肢沈重(3건), 關節不利(2건)도 자주 보인다. 大便은 膩(2건)하고 小便은 黃(2건)하거나 短(2건)한 편이며, 帶下는 양이 증가(3건)하거나 색이 黃(2건)한 경우가 많다. 舌은 주로 紅(10건), 苔는 黃(11건), 膩(11건)하다. 脈은 滑(10건), 數(7건) 弦(5건)이 많이 나타난다. 많이 사용하는 처방은 萆薢渗濕湯(3건)이고, 본초는 黃柏(8건), 生地黃(8건), 土茯苓(8건), 澤瀉(7건), 白鮮皮(7건)이다(Table 2).
陽虛證(7건)은 淡紅色(2건)과 蠣殼狀(1건)의 丘疹을 많이 가지며, 鱗屑은 薄(1건)한 편이고, 点狀出血(1건)을 보이기도 하며, 병정은 긴 편(1건)이다. 전신증상으로는 口乾痰(1건), 不欲飮(1건), 畏寒(4건), 自汗(2건), 肢冷(2건), 關節痛(3건), 肢體倦怠(3건), 少氣懶言(2건)한 경우가 많으며, 面色은 淡紅한 편(4건)이다. 大便은 溏(2건)하며, 小便은 清長(1건)한 경우가 많으며 월경 또한 색이 淡(1건)하기도 하다. 舌은 주로 淡紅(5건)하고, 胖(5건)하며, 齒痕(2건)이 있으며, 苔 또한 薄(3건)하거나 潤滑(3건)한 경우가 많다. 脈은 沈(5건), 細(2건), 緩(1건)인 경우가 많고, 처방으로는 桂枝湯(2건)을, 본초로는 麻黃(2건), 桂枝(2건), 甘草(2건)을 많이 사용하였다(Table 2).
총 60개의 논문에 44개의 변증표현이 존재했으며, 각 변증유형을 살펴보았을 때, 여러 변증체계가 혼용되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가장 많이 사용된 변증체계는 氣血津液辨證으로 41번, 그 다음으로는 八鋼辨證이 34번 사용되었다. 그 외에 六淫辨證이 8번 사용되었고, 기타 변증체계로는 三焦辨證이 9번, 衛氣營血辨證이 2번, 臟腑辨證이 2번 사용되었다. 氣血津液辨證에서는 血(21번)과 津液(15번)에 관련된 변증유형들이 많았고, 八鋼辨證 중에서는 熱에 관련된 변증유형들이 22개로 가장 많았다(Table 3).
4. 고 찰
중국에서 건선의 병인병기 중 빈용되는 것은 血分蘊毒이다. 이는 혈에 쌓인 과도한 열이 독성을 띠게 되어 병을 유발한다는 뜻으로, 혈의 중요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여기서 혈에 열이 쌓이는 것은 병의 시작이 되기에 血熱病機는 중요한 위치에 있다66). 따라서 血分蘊毒에 따라 건선의 변증유형을 크게 血熱, 血瘀, 血燥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세 가지 분류 안에 포함시키기엔 특징적인 증상들을 가지는 변증으로는 濕熱證과 陽虛證이 있다. 濕熱證은 농포나 삼출성 병변을 가지며, 전신증상으로도 몸이 무겁거나, 피로감을 호소하는 등의 특징이 있으며, 陽虛證은 惡寒, 肢冷 등과 같은 냉한 전신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血熱, 血瘀, 血燥證의 대표적인 피부증상들을 병리조직학적 측면에서 관찰할 수 있다. 혈에 열이 쌓이게 되면 모세혈관이 확장되고, 혈관 투과성이 높아지며, 기형적 꼬임이 나타나서 진피 내 부종을 형성하고, 염증세포들이 모여들게 되여 염증성 증상들을 초래하게 된다67). 이것은 血熱證의 특징이며, 건선의 진행기에 속한다52). 이후 이어지는 정지기에 해당하는 血瘀證은 표피의 증식, 비후 또는 침윤을 보이며 병정이 길고, 정지기 및 퇴행기에 속하는 血燥證은 새로 피부의 손상이 확대되지는 않으나 건조하고 소양감이 나타난다68). 전신증상은 대부분이 或證이기에 진단적 가치를 지니기엔 부족하므로 피부증상의 특징에 따라 다른 변증유형들을 세 가지 기준에 따라 분류하였다.
그러나 한국에서는 아직까지 통일된 변증 기준이 없고, 중의 변증 유형과 유사점과 차이점을 가지는 다양한 변증유형을 사용하고 있다. 조 등1)은 2006년에서 2016년까지 출판된 19개의 건선연구(38건의 증례)에서 총 21개의 변증유형을 사용하였다고 보고하였다. 해당 연구 결과에 따르면 血熱證이 3회 보고되었고, 다른 유형들은 모두 1회씩만 보고되었다. 한국의 독특한 체질 진단인 四象體質辨證을 사용한 경우에도 少陽人 胃受熱裏熱病만 2회 보고되고 나머지 四象體質辨證은 각각 1회씩 언급되었다. 다양한 변증유형은 환자들의 특이적인 증상들에 더욱 부합하는 치료를 가능하게 한다. 그러나 다양한 변증유형을 사용한다는 것은 한편으로는 특정 질병에 대해 통일된 접근 방법이 마련되지 못했다는 의미가 될 수도 있다. 따라서 중의학에서 많이 사용하는 血熱, 血瘀, 血燥證과, 특징적인 증상을 가진 濕熱證과 陽虛證을 고찰한 본 연구는 국내 임상 실제에 맞는 건선 한의 진단 도구 개발 시 참고 자료로 쓰일 수 있을 것이다. 또한, 각 건선의 변증 유형별 특징적 증상을 통해 환자를 진단하고, 이에 따른 치법을 사용하는 것이 보다 효과적인 건선 치료를 가능하게 하고, 이후 관련 연구의 축적도 용이하게 할 것이라 기대한다.
血熱證은 매운 음식이나 情志 문제로 인한 內傷 또는 外邪로 인해 생긴 血熱이 化毒되어 피부에 홍반, 인설로 나타나는 것이다42,69). 따라서 병의 진행기에 속하는 초기 단계이며52), 염증성 증상들이 특징적이다. 鮮紅色 또는 深紅色 皮疹을 가지고 있으며, 구진의 형태로는 点滴狀이 가장 많고, 混合狀도 존재한다. 鱗屑이 많고 두터운 편이지만, 건조하고 쉽게 잘 떨어진다. 瘙痒은 다수의 경우 존재하나, 경우에 따라 상이하다는 보고도 존재한다. 그 외에도 灼熱이 동반되거나, 点狀出血이 있는 경우도 있다. 진행기에 속하는 단계인 만큼 발병이 신속하고, 많은 양의 새로운 구진들이 계속해서 생겨난다. 모세혈관강은 커지고 혈류속도도 빨라진다. 따라서 출혈증상들이 보일 수 있다.
전신증상으로는 口乾하고 咽喉가 붓거나 疼痛이 있으며, 喜冷飮 多食易饥한다. 心煩易怒하며 더위도 많이 탄다. 大便은 秘結하고, 小便은 黃赤하다. 월경은 정상이거나, 색이 深紅하고 양이 많아진다. 모두 熱證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증상들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전신증상들은 나타날 수도 있는 증상들로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서 血熱證이 아니라고 하기엔 어렵다. 절반 이상의 경우에서 舌質紅 薄黃하지만 苔는 膩한 경우도 있다. 脈은 數한 경우가 가장 많고, 弦하거나, 滑하기도 하다.
그 중 血毒證은 血熱證에서 毒邪에 外感되어 생긴 것으로, 편도선염이나 상기도감염과 연관이 있다69). 보다 증상의 정도가 심한 경우가 많았기에 血熱證의 하위분류로 따로 구분할 수 있었다. 血熱證에 비해서 작열감을 느끼는 경우와 피부 전체적으로 浸潤과 肥厚가 동반되는 경우가 빈도상 많았고, 붓는 경우도 있었다. 또한 작은 농포 또는 수포들이 나타나기도 한다. 전신적인 증상으로는, 血熱證에서 發熱만 나타나던 것과 달리 血毒證에는 이와 더불어 惡寒증상까지 생긴다. 또한 血熱證에서는 보이지 않는 關節不利, 頭痛, 失眠, 疲勞도 나타날 수 있다.
血熱證의 경우에는 淸熱, 瀉火하고 血毒證의 경우에는 淸熱, 瀉火와 더불어 解毒하는 치법을 사용한다19). 처방으로는 犀角地黃湯을 가장 많이 쓰며, 그 외에도 消銀解毒湯, 剋銀一方, 消風散 등을 사용한다. 국내에도 消風散加味方을 사용한 증례가 있었지만, 구체적인 증상들이 기록되어 있지 않아 血熱證에 해당하는지는 판단하기 어려웠다70). 그 외 血熱證에 生料四物湯을 사용한 치험례가 있었는데, 生料四物湯은 四物湯의 熟地黃을 生地黃으로 바꾸고 防風, 黃芩, 薄荷 등 祛風淸熱하는 약재들을 배오한 처방으로, 실험적으로도 DNCB로 유도한 아토피 피부염 동물 실험에서 효과를 보였다는 보고가 있다71).
血毒證의 경우에는 銀翹散이나 黃連解毒湯을 많이 사용한 것으로 보아, 염증정도가 더욱 심한 상태임을 알 수 있다. 본초 또한 淸熱하는 生地黃, 水牛角, 赤芍藥과 같은 것들이 많이 사용되었다.
국내에서는 비슷한 경우에 白虎湯을 투여한 사례들이 있었다. 박 등72)은 전신의 열감이 심하고 갈증이 매우 심한 2례를 陽明熱證으로 판단, 白虎湯을 투여하였는데, 白虎湯은 TNF-α를 포함한 염증성 cytokines을 조절하여 소염, 해열 작용을 가진다고 보고하였다. 원73)은 사상인 체질변증을 이용하여 편도선염을 앓은 후와 스테로이드 중단 시 심해진 건선을 소양인 胃受熱裏熱病으로 판단하여 少陽人 陽毒白虎湯을 처방하여 유의한 효과를 얻었다.
血瘀證은 熱毒이 해결되지 않아 陰液을 손상시켜 血瘀를 만들어 血行이 원활하지 않아진 경우로42), 피부가 失養하여 비후나 침윤이 두드러지게 되는 것이 대표적인 상태이다69). 병정으로는 정지기에 해당되기에52) 병정이 길고 잘 낫지 않는다는 특성을 가진다. 紫暗의 皮疹을 가지며, 錢币狀, 斑块狀, 蠣殼狀의 형태를 보인다. 皮損부위의 肥厚와 浸潤이 뚜렷하며, 鱗屑은 두텁고, 血熱證과 달리 鱗屑을 제거하기가 어렵다. 또한 특징적으로 색소침착이 관찰된다. 点狀出血이 있으며, 瘙痒은 경우에 따라 정도가 다르다. 정지기에 해당하는 단계이기에 새로 생기는 구진의 수는 血熱證과 비교해보았을 때 현저하게 적다. 모세혈관의 직경은 좁아지며, 혈관의 기형이 많이 생기고, 어혈로 막히기도 하며, 혈액의 점도가 증가하기 때문에 혈류속도는 감소한다. 그러나 이와 상이하게 혈관의 직경이 넓어진다고 보고된 경우도 있다.
血瘀證의 경우 전신증상이 불명확하다고 보고되어 있다18). 그러나 경향성을 보자면 口乾하지만 瘀血이 있기 때문에 不欲飮하고, 식욕이 감퇴한다. 열이 熾盛하기보다는 瘀血이 형성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颜色暗紅하며, 唇甲紫暗하고, 關節不利하여 움직임이 원활하지 않다. 월경은 色暗하고 血块가 있는 경우가 많으며 간혹 정상이기도 하고, 大小便은 정상인 편이다. 舌은 紫暗하거나 暗紅하고, 瘀斑이나 瘀点이 잘 나타나고, 苔는 薄白하거나 膩하다. 脈은 澁, 하거나 細한 경우가 가장 많고, 緩 또는 弦하기도 하다.
이러한 경우에는 活血化瘀 祛風潤燥68)해야 하기에 처방으로는 桃紅四物湯과 活血散瘀湯이 많이 사용되었고, 본초로도 桃仁, 紅花, 丹蔘, 三稜, 莪朮와 같은 活血去瘀之劑들이 쓰였다. 血瘀로 인해 초래된 증상들을 개선시키기 위해서 근원적으로 血瘀를 제거하는 것에 초점을 맞췄기 때문이다.
血燥證은 熱毒이 오래되어 陰血을 상하고 生風하여 燥하게 된 상태로 피부가 건조하고 균열이 생긴다69). 병의 단계 중에는 정지기 또는 퇴행기에 해당되는 상태로52) 血瘀證과 유사하게 병정이 길고 오랫동안 낫지 않는다. 皮損부위 및 구진의 색이 淡紅하고, 형태는 다양한데, 주로 斑片狀을 보이며, 그 외에도 錢币、地图, 斑块, 环狀이 있다. 전체적으로 피부가 乾燥, 乾裂하고 瘙痒도 심하여 통증이 동반되기도 하며, 간혹 出血도 보인다. 鱗屑은 주로 많지만 얇고(多而薄), 건조하다. 정지기 또는 퇴행기에 해당되는 만큼 새로 생기는 구진이 적은 편이며, 모세혈관의 직경은 감소하고, 점도가 높아져 혈액의 침강이 빨라진다.
咽乾하고 口乾하지만 不欲飮水하고, 五心煩熱이 있다. 面色도 淡紅해지며, 頭晕이 있고, 肢體倦怠와 疲勞, 關節痛 및 少眠이 동반된다. 大便은 秘結하고, 小便은 정상이지만 短한 경우도 존재한다. 월경의 경우 정상 또는 色淡量少하다. 舌은 淡紅하고, 苔는 薄白하거나 少하고 건조하여 잘 떨어진다. 脈은 細한 경우가 가장 많지만 그 외에도 沈, 弦 등의 脈象도 나타난다.
血燥證은 養血潤燥해주어야 하기에 처방으로는 當歸飮子, 消銀三湯, 二至丸이 많이 사용되며, 본초로는 當歸와 같은 보혈약과 함께, 淸熱하는 生地黃, 活血祛瘀하는 丹蔘이 자주 쓰인다. 그 외에도 天花粉, 元蔘, 白鮮皮, 威靈仙, 蜂房 등도 血燥證 치료에 사용되었다. 血燥證이 血熱, 血瘀證의 병리상태를 거쳐 다다른 상태이기에 熱과 瘀血도 함께 해결해주어야 하는 상태이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국내에도 7-8년간 지속된 만성 건선에 當歸飮子加減方을 사용한 치험례가 존재한다. 심 등74)은 해당 치험례에 대하여 오랜 기간의 반복적인 발생으로 陰血이 손상되고 氣血이 燥해져서 風을 일으킨 血燥生風으로 변증하였다. 실험적으로도 當歸가 macrophage나 monocyte의 식작용을 활성시키는 등 면역반응을 증강시켰으며, 當歸飮子 또한 histamine으로 유도된 족부종을 억제하는 효과를 보였다75). 그 외로는 生血潤膚飮과 潤燥養營湯을 합방한 加味潤膚飮을 사용한 치험례도 있다76).
濕熱證은 渗出이 존재하고 濕疹样의 형태를 띤다는 것과 搔痒이 매우 심하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병리조직학적으로 건선에서 드러나는 이상각화, 백혈구, 림프구의 표피 내 침윤이나 염증세포의 진피 침윤 등을 濕熱에 의한 것으로 본다77). 紅色의 구진을 보이며 皮損부위의 침윤과 비후가 심하며, 腫脹이 있기도 하다. 鱗屑은 비교적 薄하지만 黏膩하다. 口乾한 것과 함께 痰多而粘하며 口臭도 있다. 心煩易怒하고 胸悶하며, 濕이 主가 되는 변증유형이기에 神疲勞力, 下肢沈重, 頭身困重하며, 關節不利하다. 大便은 膩하고 小便은 黃하며, 帶下는 양이 증가하거나 색이 黃하다. 舌質은 紅하고, 苔는 黃하면서 膩, 滑厚하다. 脈은 滑, 數 弦하다. 전반적으로 濕이 체내에 많이 존재할 때 나타나는 증상들이다.
이 경우 淸熱利濕이 필요하다. 따라서 처방으로는 萆薢渗濕湯, 犀角地黃湯을 많이 사용하고, 龍膽瀉肝湯을 사용하기도 한다. 본초도 利水渗濕하는 澤瀉, 淸熱燥濕하는 白鮮皮와 함께 淸熱하는 黃柏, 生地黃이 많이 사용되었다. 熱과 濕을 모두 제거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국내에 보고된 유사한 치험례로는 生地黃, 牧丹皮 등을 넣어 凉血利濕하는 건선1호방을 사용한 건이다78). 해당 환자는 가려움증이 동반된 건선을 앓았다. 또한 지질대사이상으로 인한 건선에 膽胃丸을 사용한 경우도 있었는데, 조 등79)이 보고한 환자들은 脾濕과 瘀血이 존재한 경우로, 공통적으로 소화불량과 묽은 변 혹은 지방변을 호소하며 불규칙한 식습관 또는 기름진 음식이 건선을 악화시켰다. 그러나 사용된 본초가 薑黃, 柴胡, 升麻, 蒼朮, 麥芽, 蜀椒, 黃連으로 黃連을 제외하고는 중국문헌에서 사용된 것이 보고된 바가 없다. 중국문헌들에서 본 濕熱證은 소화기에 초점이 맞춰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陽虛證은 피부증상보다도 냉한 전신증상을 특징으로 한다. 따라서 다른 증형들과는 상이하게 전신증상이 진단기준의 가치를 가진다. 陽虛證의 경우 畏寒, 自汗하며 肢冷하고 關節不利, 關節痛하다. 더불어 倦怠勞力, 少氣懶言하며 面部가 晄白하다. 大便도 溏하며, 小便은 清長하다. 월경 또한 색이 淡하다. 舌은 淡白하고, 齒痕이 있으며, 胖大해지고, 苔 또한 薄白하거나 潤하고, 滑하다. 脈은 沈한 경우가 가장 많고, 그 외로는 緩하거나 細하다. 피부증상은 淡紅색의 丘疹은 잘 낫지 않고 계속해서 반복하여 생겨 병정이 길고, 鱗屑은 薄하기도 厚하기도 하며 잘 떨어진다. 陽虛證은 케이스 수 자체가 많지 않았기 때문에 공통적인 증상을 추출해내는 것에는 한계가 있었다.
이와 같은 경우에는 혈액 순환을 통해 陽虛證을 개선시키기 위해 溫補하는 치법이 필요하기에 桂枝湯을 많이 사용하였고, 빈용 본초도 麻黃과 桂枝이다. 그 외에 처방으로는 麻黃四物湯, 獨活寄生湯, 金花甘草湯을 본초로는 當歸, 生地黃, 熟地黃, 白朮, 桑葉, 沙蔘, 杏仁, 釣鉤藤, 梔子, 白附子, 天麻, 山査, 蔓荊子, 生薑, 白芍藥을 사용한 케이스가 1개씩 존재하였다.
변증체계 중 가장 많이 사용된 것은 氣血津液辨證이다. 氣血津液辨證 중에서는 血에 관한 변증유형들이 가장 많았다. 그 다음으로 많이 사용된 것은 八鋼辨證으로, 陰陽, 表裏, 寒熱, 虛實 중 가장 많은 빈도를 보이는 것은 熱이었다. 이는 앞서 언급했듯이 건선에 가장 많이 사용되는 병인병기인 血分蘊毒이 血에 熱이 쌓여서 병적인 상태가 시작된다는 부분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八鋼辨證이 六淫辨證보다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청대 이전에는 外因에 맞춰져 있던 초점이 근대 이후 內因으로 이동하였기 때문이다72).
六淫辨證 중에서는 風邪가 가장 많았다. 《外科大成》에서도 건선에 대하여 “由風邪客于皮膚 血燥不能營養所致”라 하였고, 《醫宗金鑑》에서도 “由風邪客皮膚 疥由血燥難營外”라 하였다80). 예로부터 건선을 초래하는 外邪를 風으로 보는 견해가 많았다는 것을 나타낸다. 風邪가 침범하면 소양증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특성을 가진다. 농포성 병변이 특징적으로 가지는 변증유형의 경우 三焦辨證도 많이 사용되었다.
국내 변증 연구에서도 동일하게 氣血津液辨證에서는 血熱證과 血燥證에 대한 언급이 많았으며, 外感에 관해서는 風熱證, 濕熱證 등 열과 관련된 변증들이 많이 사용되었다. 臟腑辨證에서는 脾濕證에 관한 것이 빈번했는데 이는 濕과 관련된 三焦辨證체계의 사용과 연결지어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중국과는 다르게 六經辨證의 관점에서 太陽病, 少陰病의 변증을 사용한 경우와 四象體質辨證을 사용한 경우도 존재하였다1).
중국과 한국 모두 건선에 있어서 다양한 변증체계를 혼용하여 사용하고 있다. 여러 변증체계의 혼용은 변증유형을 분류하는 데에 여러 가지의 기준이 존재하는 것이기 때문에 명료한 분류를 어렵게 하며, 변증의 객관화에도 어려움을 초래한다. 우리나라에서 지나치게 다양한 변증유형이 사용되는 이유 또한 여러 변증체계를 함께 사용하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앞서 살펴본 44개의 변증유형에서도 氣血津液辨證, 八鋼辨證이 유사한 빈도로 사용되었고, 그 외 六淫辨證 등 다양한 체계가 사용되고 있다는 것을 통해 변증체계들이 혼용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한의학에서 변증은 질병을 진단하고 치료하는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틀이다. 한의학의 변증방식은 단순히 병의 증상만을 보는 것이 아니라, 시간, 공간, 환자를 모두 봄으로써 같은 병도 다르게, 다른 병도 같게 보기도 한다81). 또한 환자의 주관적인 호소 등도 포함시켜 고려하기에 보다 자세하고 구체적이라는 장점이 있지만, 객관적이고 수치화되기는 쉽지 않다는 한계점을 가진다82).
그러나 중국과 한국에서 많이 쓰이고 있는 변증체계 및 변증유형들은 존재한다. 건선 변증에는 크게는 血과 熱이 깊이 관여되고 있다. 이러한 경향성은 변증체계의 혼용 해결과 변증유형에 대한 명료화 및 정량화에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연구들이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개 四診의 결과들을 정량화 하는 데에 초점이 있을 뿐 체계의 혼용에 대해서는 아직 연구가 미진한 부분이 있다. 따라서 혼용된 기준으로 인해 초래되는 문제점에 관한 연구도 향후 더욱 진전될 필요가 있다.
5. 결 론
건선의 변증 유형과 유형별 주요 증상, 증후를 탐색하고자 2020년 1월까지 CNKI에 “銀屑病” AND “中医”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론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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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대상 논문은 총 60편으로 이들 논문에서 변증형 44개를 추출하였으며, 건선의 주요 병기로 간주되는 “血分蘊毒”을 중심으로 血熱證, 血瘀證, 血燥證의 주요 변증 유형을 추출할 수 있었고, 이와 별개로 濕熱證, 陽虛證을 주요 변증유형으로 도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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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의 주요 변증별 주요 증상, 증후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血熱證은 질병 초반의 염증성 홍반 및 熱證이 많이 나타나는 반면, 血瘀와 血燥證은 병정이 길고 잘 낫지 않는다는 특징을 가진다. 구체적 피부 증상 특징으로 血瘀는 비후와 침윤, 색소침착을, 血燥는 건조로 인한 피부균열 및 소양을 보인다. 또한 濕熱은 삼출 및 심한 소양감, 陽虛證은 惡寒 또는 肢冷과 같은 전신적 냉증을 특징적인 증상으로 나타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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血熱證, 血瘀證, 血燥證, 濕熱證, 陽虛證 등 변증 유형별로 각각 淸熱瀉火, 活血祛瘀, 養血潤燥, 利濕, 溫補하는 처방 및 본초를 주로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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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증체계는 氣血津液辨證 (41번), 八鋼辨證 (34번), , 三焦辨證 (9번), 六淫辨證 (8번), 衛氣營血辨證 (2번), 臟腑辨證 (2번) 순으로 사용되어 氣血津液辨證이 가장 많이 사용되었다. 氣血津液辨證에서는 血(21번)과 津液(15번)에 관련된 변증유형들이 많았고, 八鋼辨證 중에서는 熱에 관련된 변증유형들이 22개로 가장 많았다. 이는 건선의 주요 병인병기인 血分蘊毒이 血에 熱이 쌓여서 병적인 상태가 시작된다는 관점과 연관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八鋼辨證이 六淫辨證보다 많이 사용되고 있는데, 이는 청대 이전에는 外因에 맞춰져 있던 초점이 근대 이후 內因으로 이동한 것과 연관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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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를 통해 건선에 대한 변증 진단 시 여러 변증체계들이 혼용되어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따라서 변증의 객관화, 명료화에 대해 향후 연구가 진행되어 임상 진료 현장에 변증 진단이 보다 체계적으로 적용될 수 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