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se Report / 증례

Miller-Fisher 증후군에서 나타난 지연형 안면마비 및 현훈 치험 1례

송미사1https://orcid.org/0000-0002-3392-4563, 윤화정2https://orcid.org/0000-0003-0211-7213, 고우신2,*https://orcid.org/0000-0003-3679-9531
Mi-Sa Song1https://orcid.org/0000-0002-3392-4563, Hwa-Jung Yoon2https://orcid.org/0000-0003-0211-7213, Woo-Shin Ko2,*https://orcid.org/0000-0003-3679-9531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안이비인후피부과학 교실(수련의)
2동의대학교 한의과대학 안이비인후피부과학 교실(교수)
1Dept. of Korean Medicine Ophthalmology & Otolaryngology & Dermatology, Clinical Korean Medicine, Dong-Eui University
2Dept. of Korean Medicine Ophthalmology & Otolaryngology & Dermatology, Clinical Korean Medicine, Dong-Eui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 Woo-Shin Ko, Dep. of of Korean Medicine Ophthalmology & Otolaryngology & Dermatology, Dong-Eui University, 62, Yangjeong-ro, Busanjin-gu, Busan, 47227, Republic of Korea. (Tel : 051-850-8658, E-mail : wsko@deu.ac.kr)

© 2019 the Society of Korean Medicine Ophthalmology & Otolaryngology & Dermatology. This is an Open-Access article distributed under the terms of the Creative Commons Attribution NonCommercial-ShareAlike License (http://creativecommons.org/licenses/by-nc-sa/3.0/) which permits unrestricted non-commercial use, distribution, and reproduction in any medium, provided the original work is properly cited.

Received: Jul 02, 2019 ; Revised: Jul 18, 2019 ; Accepted: Jul 25, 2019

Published Online: Aug 31, 2019

Abstract

Objective : Miller-Fisher syndrome(MFS) is a type of acute inflammatory polyneuropathy, a disease characterized by abnormal muscle coordination, absence of tendon reflexes, and paralysis of the eye muscle. This study is to report a case of delayed facial palsy and dizziness in Miller-Fisher syndrome, treated with traditional Korean medicine.

Methods : A 57-year-old male was diagnosed with Miller-Fisher syndrome accompanied by neurological symptoms such as right facial palsy and dizziness. He received traditional Korean medicine treatment such as acupuncture(including pharmacopuncture, needle embedding therapy, electroacupuncture) and herbal medicine for 17 days.

Results : Each neurological symptoms were improved after traditional Korean medicine. In case of facial palsy, House Brackmann Grading System was reduced form grade 3 to grade 2, and Sunnybrook Scale was improved from 39 to 55. Also, other symptoms such as dizziness and headache was also improved.

Conclusions : This case report suggests that traditional Korean medicine may have a role in treating neurological symptoms such as facial palsy and dizziness in patient diagnosed with Miller-Fisher syndrome.

Keywords: Miller-Fisher syndrome; Delayed Facial palsy; Dizziness

Ⅰ. 서 론

밀러 피셔 증후군(Miller-Fisher syndrome, MFS)이란 외안근마비, 운동실조, 심부건반사 소실의 3대 증상이 보이는 신경학적 임상 증후군이다1). 1932년 Collier에 의해 길랑 바레 증후군(Guillain-Barre syndrome, GBS)의 변형으로 처음 기술되었으며2), 1956년에 Miller Fisher가 상기 세 가지의 신경학적 증상이 급성으로 발생한 유사 증례 3건을 보고하면서 다른 질환군으로 명명되었다3).

밀러 피셔 증후군은 초기에는 상기 3대 주증상과 함께 말기의 뇌척수액 검사상 단백만이 증가하는 소견이 보인다고 보고되었으며3), 급성 감염성 질환에 이환 된 후 자가면역성 기전으로 발생하는 말초 신경병 마비성 질환인 길랑 바레 증후군의 한 변형으로 여겨지기도 했다4).

밀러 피셔 증후군에서는 3대 주증상 이외에도 안면마비, 동공이상, 안검하수, 사지감각장애 및 근력저하를 동반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안면마비의 경우 밀러 피셔 증후군 증례의 약 30%에서 확인되며5) 3대 주증상 이외에 가장 흔하게 발생되는 증상 중 하나이나, 그 임상적 또는 전기생리학적인 특징에 관한 보고는 저조하다6).

밀러 피셔 증후군에 대한 한의학적인 보고는 2000년 정 등1)의 양안의 완전 외안근마비, 양측 안검하수, 안면마비 및 연하장애 등에 대한 치험례를 시작으로 드물게 보고되고 있으며, 특히 안면마비를 주증상으로 한 밀러 피셔 증후군 치험례는 더욱 적다. 이에 동의대학교부속한방병원 한방 안이비인후피부과에 내원하여 한의학적 치료를 통해 지연형 안면마비 및 현훈 증상이 호전된 1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Ⅱ. 증례보고

1. 증례
  1. 환자 : 정○○, M/57

  2. 진단 : 길랭-바레증후군(G610), 밀러휘셔증후군(G610B), 안면마비(G510A)

  3. 발병일 : 2018년 8월 16일(복시 증상으로 초발), 수일 후(안면마비)

  4. 주소증 : 右顔面痲痺(peripheral type), 眩暈

  5. 부증상 : 복시(본원 초진 시에는 거의 완치된 상태임), 좌측의 이후통 및 측두통

  6. 과거력

    • - 고혈압: 2016년경 진단받아 약물 복용 중.

    • - 전립선비대증: 18.9.4 본원 입원가료 중 비뇨기과 협진 통하여 진단받아 약물 복용 중.

  7. 가족력 : 별무

  8. 현병력 : 상기 환자는 건장한 체구의 57세 남성으로, 발병 1개월 전인 2018년 7월경 혈변 증상있어 타병원 소화기내과 내원하였으나 당시 검사상으로 이상소견 없다고 들었다. 그 이후 스트레스 및 과로가 있던 중 2018년 8월 16일 우안의 내전장애 및 좌안의 상전장애로 인한 복시, 보행 시 발생하는 비회전성 현훈, 우측 이후부 및 측두부의 두통 증상이 복합적으로 발생하여 타병원 신경과에 내원하였다. Brain MRI상 이상소견이 확인되지 않았으며, 길랑 바레 증후군과 같은 말초신경병변으로 의심되어 2018년 8월 16일부터 2018년 8월 24일까지 9일간 입원하여 고용량 스테로이드 및 면역글로불린 치료 시행하였다. 당시 안구운동장애로 인한 복시 증상은 빠르게 호전되었으나 입원기간 중 우측 안면으로 말초성 양상의 마비가 새로이 발생하였으며, 환자는 정확한 발병일을 기억하지는 못하였으나 입원일로부터 수일 뒤에 안면마비가 발생하였다고 했다. 퇴원 후에도 안면마비 증상은 호전되지 않았으며 현훈 및 두통 등의 증상이 지속되어, 이에 대한 적극적인 한방치료를 원해 동의대학교부속한방병원 한방 안이비인후피부과 외래를 통하여 2018년 8월 27일부터 2018년 9월 12일까지 입원치료를 시행하였다.

  9. 望聞問切

    • - 食慾 : 平, 惡心

    • - 消化 : 平

    • - 大便 : 1일에 1번.

    • - 小便 : 不快(夜間頻數)

    • - 睡眠 : 不良(병실소음에 예민하여 입원기간 중 깊게 수면하지 못함.)

    • - 寒熱 : 平

    • - 汗出 : 平

    • - 脈診 : 浮

    • - 舌診 : 舌淡紅 苔薄白

  10. 검사소견

    • ① Brain MRI : No definite diffusion restriction on DWI.

      No significant abnormal SI on brain parenchyme.

      On MRA, no definite aneurysmal dilatation or significant stenosis.

    • ② 척수검사 : 기존에 입원했던 타병원에서 외주검사를 시행하였으며, 이에 대한 결과 본원 입원기간 중인 2018년 9월 4일에 밀러피셔 증후군 확진 소견서를 확인하였다. 또한 길랑 바레 증후군의 또 다른 아형질환 중 하나인 Bickerstaff 뇌간뇌염과 중첩되어 발병했을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는 소견을 확인하였다.

    • ③ Vestibular Function Test : 환자가 현훈 증상에 대한 이비인후과적 검사를 원하여 2018년 8월 31일경 본원 이비인후과 협진을 통하여 검사 시행하였다. VFT상으로 이상소견 확인되지 않았으며 양측 고막 및 외이도의 이상소견 역시 확인되지 않아 이비인후과적 질환으로 인한 어지럼증의 가능성을 배제하였다.

  11. 연구윤리

    본 연구는 연구 대상자에게 학술적 발표의 목적으로 진료 정보를 활용하는 것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이루어졌으며, 이에 대한 동의를 받고 진행하였다.

2. 한방치료
  • 1) 침 치료

    • ① 호침 치료

      일회용 스테인리스 호침(동방침구제작소 동방침 0.20×30㎜)을 사용하여 攒竹(BL2), 絲竹空(TE23), 瞳子髎(GB1), 承泣(ST1), 地倉(ST7), 頰車(ST6), 合谷(LI4), 足三里(ST36) 등의 경혈에 자침하였으며, 1일 2회 20분간 유침하였다. 유침 중에는 환측 안면부에 적외선(Infrared) 조사를 병행하였다.

    • ② 전침 및 약침 치료

      오전 자침 시에는 絲竹空(TE23)-瞳子髎(GB1) 및 地倉(ST7)-頰車(ST6)의 경우 전침을 사용하여 4㎐의 저빈도 전기자극을 주었으며, 오후 자침 시에는 일회용 주사기(성심메디칼, INSULIN SYRINGE 1㎖/㏄, 30G×8㎜)를 사용하여 자하거약침(대한약침제형연구회 자하거 2.0㎖)을 안면부에 총 0.4㏄ 자입하였다.

    • ③ 매선치료

      일회용 매선(미라큐, Mono Thread 29G×40㎜)을 사용하여 2018년 8월 29일, 2018년 9월 7일로 총 2회 안면부 매선을 시행하였다. 매선을 시행한 날은 약침을 시행하지 않았다.

  • 2) 한약치료

    환자의 주증상에 초점을 두어 탕약치료를 시행했다. 본 환자는 어지럼증으로 인한 경미한 오심 증상이 동반되었기에 탕약의 용량은 본원 기본량인 120㏄보다 더 적은 양으로 처방하였다.

    • ① 2018년 8월 27일 - 2018년 9월 5일 (Table 1) 理氣祛風散加減 (防風, 白芍藥 酒炒, 白芷, 靑皮, 川芎, 天麻, 獨活, 羌活, 桔梗, 甘草, 荊芥, 枳殼, 陳皮, 南星, 烏藥, 半夏 5g) (2첩 3팩 100㏄로 하여, 1일 3회 식후 30분 복용)

    • ② 2018년 9월 6일 - 2018년 9월 12일 (Table 2) 淸暈化痰湯 (白茯苓, 半夏, 陳皮, 生薑 4g, 白朮, 枳實 3g, 防風, 白芷, 川芎, 羌活, 黃芩, 南星, 人蔘 2g, 甘草, 黃連, 細辛 1g) (2첩 3팩 90㏄로 하여, 1일 3회 식후 30분 복용)

Table 1. Composition of Ligigeopoong-san
Herbal Name Botanical Name Dose(g)
防風 Saposhnikovia Radix 5
白芍藥 Paeoniae Radix Alba 5
白芷 Angelicae Dahuricae Radix 5
靑皮 Citrii Unshiu Immaturi Pericarpium 5
川芎 Ligustici Rhizoma 5
天麻 Gastrodiae Rhizoma 5
獨活 Angelicae Pubescentis Radix 5
羌活 Osterici Radix 5
桔梗 Platycodi Radix 5
甘草 Glycyrrhizae Radix 5
荊芥 Schizonepetae Spica 5
枳殼 Aurantii Fructus Pericarpium 5
陳皮 Citri Pericarpium 5
南星 Arisaematis Rhizoma 5
烏藥 Linderae Radix 5
半夏 Pinelliae Rhizoma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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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ble 2. Composition of Cheonghunhwadam-tang
Herbal Name Botanical Name Dose(g)
白茯苓 Poria cocos Wolf 4
半夏 Pinelliae Rhizoma 4
陳皮 Citri Pericarpium 4
生薑 Zingiberis Rhizoma Recens 4
白朮 Atractylodis Rhizoma Alba 3
枳實 Aurantii Immaturus Fructus 3
防風 Saposhnikovia Radix 2
白芷 Angelicae Dahuricae Radix 2
川芎 Ligustici Rhizoma 2
羌活 Osterici Radix 2
黃芩 Scutellariae Radix 2
南星 Arisaematis Rhizoma 2
人蔘 Ginseng Radix 2
甘草 Glycyrrhizae Radix 1
黃連 Coptidis Rhizoma 1
細辛 Asari Herba Cum Radix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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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경과 (Table 3)

17일간의 입원치료 후 우안면마비 및 현훈 증상이 개선됨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면마비의 경우 안면마비 평가도구로 널리 사용되고 있는 House Brackmann Grading System(이하 HBGS)과 Sunnybrook Scale(이하 SB) 두 가지를 사용하여 안면마비를 평가하였다. 2018년 8월 28일경 평가 시 HBGSⅢ SB 39 수준이었으며, 2018년 9월 12일경에는 HBGSⅡ SB 55로 증상 개선된 점을 확인했다. 또한 현훈의 경우 초진 시에는 보행 시 발생하는 비회전성의 현훈의 불편감을 VAS 5 수준으로 호소하며 걸을 때 가볍게 휘청거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퇴원 경에는 자각적 증상 경감되어 불편감 VAS 2으로 감소하였고 흔들림 없이 안정적으로 보행할 수 있었다. 이외에도 초진 시 우측 이후부 및 측두부에 VAS 4 수준의 우리한 통증을 호소하였으나, 퇴원 시에는 VAS 1 수준으로 통증이 크게 호전되어 자각적인 불편함이 없었다.

Table 3. Evaluation of the Clinical Symptoms
Symptoms Scale 2018.8.28 2018.9.12
Facial palsy HBGS III II
SB 39 55
Dizziness VAS 5 2
Headache VAS 4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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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기간 중의 집중적인 한방치료 후 수 주간의 외래 통원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었으나, 환자가 퇴원 후 외래로 내원하지 않아 증상의 경과를 확인하기 어려웠다.

Ⅲ. 고찰 및 결론

밀러 피셔 증후군은 급성 염증성 다발성신경병증의 한 종류로 운동실조, 심부건반사 소실, 외안근마비 세 증상으로 특징지어지는 질환이다. 밀러 피셔 증후군이 발생하는 남녀비율은 2:1로 보고되며 평균연령은 43세이고, 전체 환자 중 소아 환자가 14%를 차지한다고 보고된다7). 길랑 바레 증후군의 발생률은 100,000명 중 1-2명으로 보고되며, 그 중에서 5-10%가 밀러 피셔 증후군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8).

밀러 피셔 증후군은 환자들의 71.8% 정도에서 호흡기나 위장관 감염이 선행하고 평균 10일 후에 신경증상이 뒤따르며 첫 증상은 복시(39%), 운동실조(21%)로 나타나고 두통(3.1%)이나 연하장애(3.1%)가 첫 증상으로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9). 외안근마비는 완전마비가 되거나 또는 안구 운동장애가 심하게 나타나게 되고 안검하수는 경우에 따라 다르나 대부분이 경미하다. 보고에 의하면 순수한 외안근 마비가 32.3%, 동공 괄약근으로 가는 부교감신경의 마비를 동반한 경우가 48.9%였다고 한다2). 대부분의 경우 임상 경과가 양호하여 특별한 치료 없이 발병 후 수주에서 수개월 내에 걸쳐 비교적 완전히 회복된다. 그러나 일부 보고에 의하면 지속적인 잔재성 마비도 증명되었다고 한다7).

1956년 Miller Fisher는 말초신경 증상이 뚜렷하지 않으면서 외안근마비, 운동실조, 심부건반사 소실의 3대 주 증상을 보이는 증후군을 길랑 바레 증후군과는 다른 질환으로 간주해야 한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1990년대에 들어서 밀러 피셔 증후군을 포함한 각종 길랑 바레 증후군의 아형 질환 환자에게 항강글리오시드 항체(anti-ganglioside antibodies, anti-GQ1b 항체)가 발견된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들은 별개의 질환이 아니라 동일한 임상질환 범주에 있다고 여겨지게 되었다11). 근래에 anti-GQ1b 항체가 밀러 피셔 증후군 환자의 90% 이상에서 양성으로 나타나고 정상 대조군에선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anti-GQ1b 항체가 동안신경, 활차신경, 외전신경에 발현하고 있는 GQ1b에 결합하여 외안근 마비로 복시가 생기는 것으로 보고 있다10). 또한 임상적으로도 밀러 피셔 증후군을 포함한 각종 길랑 바레 증후군의 아형 질환 환자에게서는 전형적인 증상만 발현되는 것이 아니라 아형 질환의 여러 신경학적 증상들이 중첩되어(overlapping) 나타난다는 점이 보고되고 있다8,11-13). 따라서 Yuki 등14)은 길랑 바레 증후군과 그 아형 질환을 통틀어서 ‘항강글리오시드 항체 증후군(anti-GQ1b antibody syndrome)’으로 명명해야 한다는 개념을 제시하기도 했다.

2000년에는 Goffette et al이 주요 3징후 중 1-2개의 징후만 나타나는 비전형적 밀러 피셔 증후군을 보고하였다9). 연구에 따르면 밀러 피셔 증후군에서 동안신경 이외의 뇌신경 침범은 57%에서 나타난다고 하였는데, 그 중 제 7뇌신경의 침범이 46%, 제 9, 10번 뇌신경의 침범이 40%, 제 12번 뇌신경의 침범이 13%라고 하였다. 따라서 구음장애, 연하장애, 호흡곤란 등의 증상을 보일 수도 있다고 한다2). 본 증례의 경우에도 운동이상이 두드러지지 않은 점, 외안근마비는 빠르게 회복되었으나 지연형 안면마비가 발생한 점, 중추성으로 추정되는 어지럼증이 동반되는 점으로 미루어 전형적인 밀러 피셔 증후군의 양상과는 상이한 것으로 보인다.

밀러 피셔 증후군은 한의학적으로 ‘痿證’의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痿證은 肢體의 筋脈이 弛緩하고, 手足이 痿軟無力한 것을 말하며 주요 원인을 內熱傷津으로 인해 宗筋이 濡養받지 못하여 痿軟弛縱되는 것이다. 임상상 ‘痿證’은 熱, 虛, 痰, 瘀의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형성되는 것이 많으며, 그 병위는 肺, 胃, 肝, 腎 등의 장부와 밀접한 관계가 있으며 중의학에서 肺熱傷津, 肝腎虧虛, 脾胃虛弱, 濕熱侵淫, 瘀阻脈絡으로 정리했다10).

밀러 피셔 증후군의 한의학적 치료에 대한 기존의 연구를 확인하면 정 등1)은 안구운동장애를 포함한 다양한 임상증상을 보인 밀러 피셔 증후군 환자에게 肝腎陰虛, 肝陽上亢으로 辨證하여 杞菊地黃丸을 투여하여 치료한 보고를 하였고, 차 등15)은 밀러 피셔 증후군으로 인한 제증상 치료 중 불면 증상을 호소하는 환자를 肝腎虛損으로 인한 陰虛火動으로 辨證하여 六味地黃湯 및 滋陰降火湯을 사용한 치험례를 보고하였다. 또한 유 등10)은 안구운동장애 등의 임상증상을 보인 환자에게 祛痰息風, 健脾化濕하는 半夏白朮天麻湯을 사용하였고, 두 등2)은 脾胃虛로 辨證된 밀러 피셔 증후군 환자에게 香砂六君子湯을 투여하였으며, 이 등9)의 치험례에서는 勞倦傷에 의한 脾胃虛寒으로 辨證하여 補中益氣湯을 가감한 처방을 사용하였다. 이상의 내용을 정리하였을 때 기존의 밀러 피셔 증후군 치험례에서 주로 肝腎 또는 脾胃의 虛損을 補益하는 처방이 우선적으로 사용된 점을 확인할 수 있었다.

본 환자의 경우 57세의 중년남성이므로 연령으로 인한 肝腎虛損의 상태가 기본적으로 있었겠지만, 체구가 건장하고 肌肉이 잘 발달한 편이고 望聞問切 및 부수적인 증상에서 虛損의 증상이 두드러지지 않아 虛證의 병리와는 가깝지 않다고 사료되었다. 또한 본 환자의 경우 발병 1개월 전 혈변 증상이 있었던 점으로 미루어 소화기계의 염증소견이 선행되었던 것으로 추정되며 이로 인하여 신경계의 염증성 반응이 촉발된 것으로 생각하게 되었다. ‘痿證’의 병리에 대하여 많은 의가들은 《內經》과 丹溪의 설에 기초하여, 火熱에 편중하였다는 언급이 있다10). 따라서 저자는 ‘內熱傷津으로 인해 宗筋이 濡養받지 못하여 痿證이 발생한다10)’라는 한의학적인 병리기전은 현대의학적으로 감염이 선행한 뒤 수일 후 신경증상이 발생한다는 길랑 바레 증후군의 병리기전과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생각하였다. 임상상 ‘痿證’은 熱, 虛, 痰, 瘀의 여러 가지 원인으로 인해 형성되는 것이 많으며 중의학에서 肺熱傷津, 肝腎虧虛, 脾胃虛弱, 濕熱侵淫, 瘀阻脈絡으로 정리했다10)는 내용에 근거하여 밀러 피셔 증후군의 치료에서도 虛實의 구분에 따른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생각하게 되었다.

이에 본 치험례에서는 초기 방제를 實邪를 제거하는 방향으로 선정하게 되었다. 환자의 증상은 비전형적이었으며 말초성 양상의 안면마비 증상 및 오심을 동반하는 어지럼증을 보였기에 주증상에 초점을 두고 치료를 시행하였다. 입원초기에는 안면마비의 호전을 목적으로 하여 理氣祛風散加減을 투약하였으나, 시일이 경과하면서 안면마비의 호전을 보였으나 현훈 증상이 지속되어 淸暈化痰湯으로 탕약을 변경하였다. 《東醫寶鑑·風門》16)에서 ‘風中血脈, 則口眼喎斜’라고 하여 안면마비의 발병기전을 風으로 보았고, 《東醫寶鑑·頭門》16)에서는 ‘眩而悸是飮’, ‘痰盛嘔吐, 頭重不擧’라고 하여 어지럽고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痰飮 때문이고, 痰이 성하면 구토를 하며 머리가 무거워 들지 못한다고 하며 痰暈을 설명하였다. 따라서 환자의 병인을 風, 痰, 熱로 진단하고 治中風喎斜하는 理氣祛風散과 治風火痰眩暈하는 淸暈化痰湯을 치료에 사용하였다.

침 치료 관하여 이 등9)에 따르면 밀러 피셔 증후군 환자의 안근마비를 치료하기 위해 四白(ST2), 魚髎, 攢竹(BL2), 絲竹空(TE23) 혈위에 전침을 연결하여 사용하였고, 안질환에는 睛明(BL1), 瞳子髎(GB1), 攢竹(BL2), 陽白(GB14), 絲竹空(TE23) 등의 혈을 사용하였다는 기존의 보고에 따라 비전형적 밀러 피셔 증후군 환자를 치료하였다고 하였으며, 유 등10)의 연구에서는 百會(GV20), 攢竹(BL02), 魚腰, 絲竹空(TE23), 四白(ST02), 翳風(TE17), 合谷(LI04), 太衝(LR03), 足三里(ST36)를 선혈하고 攢竹(BL02), 絲竹空(TE23) 혈위에 전침을 연결하였다는 보고를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攒竹(BL2), 絲竹空(TE23), 瞳子髎(GB1), 承泣(ST1), 地倉(ST7), 頰車(ST6), 合谷(LI4), 足三里(ST36) 등의 경혈에 자침하였으며, 絲竹空(TE23)-瞳子髎(GB1) 및 地倉(ST7)-頰車(ST6)에 전침을 시행하였다.

또한 본 증례에서는 환자의 안면마비 증사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를 위하여 약침 치료 및 매선 치료를 병행하였다. 박17)에 따르면 안면신경마비에 관한 기존 발표된 임상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호침 치료에 자하거약침을 병행하였을 경우 호침 치료만 했을 때보다 더 나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음을 확인하였는데, 이는 자하거약침은 虛損을 補益하고 氣血과 精을 補하는 효능이 있기 때문이라고 하였다. 이에 본 증례에서는 호침 치료와 함께 자하거약침 사용을 병행하였다. 또한 김 등18)의 연구에서는 말초성 안면신경마비로 입원치료 받은 환자 60명을 대상으로 후향적 차트 리뷰를 통해 치료성적을 비교연구하였으며, 매선요법 시술군이 대조군에 비해 치료 후 성적이 유의한 증가를 보였기 때문에 말초성 안면신경마비 환자의 치료에 있어 현재 임상에서 多用되는 매선요법은 유효하다고 볼 수 있다 하였다.

상기 환자는 우안의 내전장애 및 좌안의 상전장애로 인한 복시, 보행 시 발생하는 비회전성 현훈, 우측 이후부 및 측두부의 두통, 말초성 양상의 지연형 안면마비와 같은 복합적인 신경증상이 발생하였다. 타병원에서 고용량 스테로이드 및 면역글로불린 치료를 받고 9일간 입원치료 하였으나 복시 증상을 제외한 제증상이 호전되지 않았으며, 특히 우안면마비 및 현훈 증상은 전혀 개선이 없었다. 이에 본 환자는 본원에서 17일간의 입원치료 중 전침과 매선을 포함한 침 치료, 한약치료, 뜸 치료를 병행하는 적극적인 한방 치료 후에 안면마비 및 현훈 증상의 개선을 보였다. 다만 퇴원 후 환자가 외래로 내원하지 않아 지속적인 치료 및 경과관찰이 이루어지지 않은 것은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밀러 피셔 증후군은 평균 회복기간이 6주에서 6개월에 이르는 예후가 좋은 질환이다1). 본 증례의 경우 밀러 피셔 증후군 환자에게 虛實 구분에 따른 적절한 한방치료를 시행하여 신경학적 증상의 일반적 예후에 비해 양호한 치료효과를 본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이러한 한방치료를 통하여 제증상으로 인한 환자의 일상생활 불편감의 보다 빠른 개선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사료된다. 현재 밀러 피셔 증후군에 대한 한의학적 보고는 드물기에, 추후 지속적인 치험 및 연구 발표가 축적된다면 이를 통하여 진일보한 고찰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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