Ⅰ. 서 론
주사는 만성 재발성 혈관 및 염증 질환으로 주로 얼굴의 중앙 부위에 반복되는 홍조와 홍반, 모세혈관 확장 및 염증성 구진, 농포, 부종 등을 특징으로 한다. 한편 안면 홍조는 신체 내·외부 자극 등에 의해 안면부 피부의 모세혈관이 확장되면서 혈류량이 증가해 붉어지거나, 이유 없이 항상 붉어지는 질환이다. 안면홍조는 주사에서 가장 흔한 징후로 주사의 초기 증상이거나 일부 증상으로 보는 견해가 있다1).
국내에서 2005년부터 2006년까지 90명의 주사 환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발병연령은 40대(36.7%)에서 가장 많았고, 성비는 1:1.3으로 여자에게 호발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주사의 1차 소견 중 모세혈관 확장(70%)이 가장 많았고 그 외에 지속적 홍반(68.9%), 홍조(61.1%)가 나타났으며 여성의 경우에는 지속적인 홍반(74.5%)이 가장 호발 하였다2).
한의학에서 酒齄鼻는 딸기코 형태처럼 홍반, 丘疹, 膿疱, 鼻贅 등의 딸기코종형 주사와 유사한 형태를 대표하는 정의로 병인에 따라 肺熱型, 濕熱型, 血瘀痰結型로 분류하여 辨證施治를 통해 枇杷淸肺飮, 五味消毒飮, 桃紅四物湯加減方 등 다양한 처방을 활용하고 있다3). 한편 陽毒發斑이란 열감이 나타나면서 얼굴 및 기타 피부에 발적, 丘疹, 잔물집, 딱지 및 소양감 등을 특징으로 하는 증상으로4) 현대 주사의 형태를 두루 포함하여 그 개념이 유사하다고 판단하였다. 外治法으로는 병변의 손상 형태에 따라 浴液, 粉劑, 洗劑, 溶液濕敷, 軟膏 등의 제형과 약물을 사용한다3).
국내에서 연구는 이 등5), 정 등6)의 안면홍조의 치험례 등 다양한 연구들이 보고되고 있다. 대부분 갱년기 증후군의 여성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며, 주사에 대한 연구는 부족한 실정이다. 이는 폐경기 여성의 약 60%가 안면 홍조를 경험하는 만큼 안면홍조는 갱년기에 나타나는 주요 증상이기 때문이라 생각한다7).
본 증례의 경우에는 홍반-혈관확장형 주사(Ery-thematotelangiectatic Rosacea)로 진단하고 안면 홍조 등의 증상들을 陽毒白虎湯, 黃連解毒湯 濕布 그리고 침 치료를 병행한 한방치료로 유의한 효과를 얻었기에 보고하는 바이다.
Ⅱ. 연구대상 및 방법
동신대학교 부속 목포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에 2019년 4월 19일부터 2019년 4월 30일까지 입원 치료를 받은 홍반-혈관확장형 주사 환자 1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환자에게 진료정보 수집 및 활용에 관해 치료 내용과 사진 촬영이 연구 목적으로 활용될 수 있음을 충분히 설명하였고, 동의를 얻은 후에 진행하였다.
Sloan 등8)의 연구에서 쓰인 도구로 주사의 병변 중 하나인 홍조(일시적 홍반)에 대한 점수를 평가하였다. 하루에 발생하는 평균 홍조 횟수를 기록하기 위해 주간(아침 10시-오후 5시)과 야간(오후 5시-다음 날 아침 10시)으로 나누어 홍조 강도가 ‘가벼움(1점)’, ‘중간(2점)’, ‘심함(3점)’, ‘아주 심함(4점)’이 몇 회씩 발생했는지를 표시하게 하였다. 점수는 홍조 횟수와 홍조 강도를 곱하여 더한 값으로 나타내었다.
화끈거림이나 따끔거림, 부종, 안구 소견 등 환자의 주관적인 증상의 정도를 NRS(Numeral rating scale)로 평가하였다. 환자가 직접 숫자로 표현하게 하였으며, 점수는 '증상 없음(0점)', '증상이 심하여 참을 수 없음(10점)'으로 했으며 점수가 높을수록 주사의 정도가 심함을 나타낸다.
본 증례에서 선택한 陽毒白虎湯을 탕제로 제조하여 1일 3회 2첩 3팩(120㏄/pack)을 식후 30분에 복용함을 원칙으로 하였다. 복용기간은 2019년 4월 19일부터 2019년 4월 30일까지(12일)이다(Table 1).
Ⅲ. 증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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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 : 송○○ F/61세 (157㎝/54㎏, BMI: 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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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병일
2019년 2월(실내 난방을 많이 하고 난 뒤 갑자기 안면 홍조 증상 호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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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기간
2019년 4월 19일-2019년 4월 30일까지의 입원치료와 2019년 5월 24일까지 12회의 외래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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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소증
안면부 지속적인 홍반 및 화끈거림과 따끔거림, 목 부위 발적, 안구 건조와 이물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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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력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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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력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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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병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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望聞問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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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질소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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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 및 경과
문진 결과 본 환자는 50세 폐경이 진행되었으나 갱년기 증후군은 현재까지 거의 없을 정도로 양호했고, 기질적으로 홍조를 발생시킬 만한 질환이 없으며 햇빛, 온돌, 취침 전에 악화되는 경향이 있었다. 홍반 크기와 정도를 육안으로 관찰하였고, 주사의 주요 증상인 홍조의 횟수 및 강도, 주관적으로 느끼는 화끈거림, 따끔거림, 안구의 증상 등의 정도는 환자의 진술을 토대로 하였다. 치료기간에 따른 홍조 점수, 주사의 정도(NRS), 홍반의 사진 변화는 다음과 같다(Fig. 2, Table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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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입원 시 (2019년 4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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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홍조 점수 변화 : 20점(5회×4) – 얼굴 전체적으로 상열감이 시작하여 양측 顴髎穴 부위에 홍반이 심해지며, 앞 목까지 발적이 나타나고, 발한 증상은 없었다. 부위별로 좌측 顴髎穴 부위와 太陽穴 부위가 가장 심했고, 이마, 코, 턱 부위의 홍조는 비교적 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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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NRS : 7 – 화끈거림과 따끔거림이 수시로 나타나고, 피부 건조감과 안구 건조 및 이물감을 동반했다. 육안상으로도 홍반이 계속 유지되고 이로 인해 수면에 지장이 있었다.
입원 당시 사진을 검토하던 중 환자분 한방 치료 진행 후 촬영하여 판정이 정확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어 제외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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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입원 후 3일 (2019년 4월 2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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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입원 후 8일(2019년 4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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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입원 후 12일(퇴원 시, 2019년 4월 30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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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퇴원 후 18일 (2019년 5월 1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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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requency | Intensity | Frequency* Intensity | NR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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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19 | 5 | 4 | 20 | 7 |
2019.04.22 | 3 | 3 | 9 | 3 |
2019.04.26 | 2 | 2 | 4 | 1 |
2019.04.30 | 3 | 2 | 6 | 2 |
2019.05.18 | 2 | 2 | 4 | 1 |
Ⅳ. 고 찰
주사는 안면부에 홍조, 홍반, 모세혈관 확장, 염증성 구진, 농포, 부종 등의 임상 증상이 복합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충혈성 질환이다9). 주사는 임상 단계에 따라 4단계로 분류하는 Wilkin10)의 분류법과 홍반-혈관확장형과 구진-농포형의 두 가지의 형태로 분류하는 Berg와 Leiden의 분류법11) 등이 있으나 진단과 분류 방법이 통일되지 않아 임상에 적용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2002년 미국의 National Rosacea Society에서 주사의 진단 및 분류 기준을 새롭게 밝힌 바가 있으며 이에 따르면 안면 홍조, 지속적인 홍반, 구진과 농포 및 모세혈관 확장 등의 증상인 1차 소견과 화끈거림이나 따끔거림, 판, 건조함, 부종, 안구 소견, 비류성 변화 등의 2차 소견 중 각각 1가지 이상 만족하는 경우에 주사로 진단하기로 했다. 또한 홍반-혈관확장형, 구진고름물집형, 딸기코종형, 안구형 등 4가지 형태로 분류하고, 한 환자가 2가지 이상의 형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다고 제시했다12).
홍반-혈관확장형은 안면 중앙부에 10분 이상 홍반이 지속되고 모세혈관이 확장된다. 구진고름물집형은 지속적인 홍반, 재발되는 구진이나 농포가 발생한다. 딸기코종형은 코를 중심으로 턱, 이마, 뺨 피부 조직이 비후되고, 섬유 증식증이나 딸기 코 변형이 나타난다. 안구형은 안구의 이물감, 작열감, 안구건조, 가려움증, 눈부심, 반복적인 결막염 등의 증상이 있다9). 국내에서는 홍반-혈관확장형 주사가 가장 많으며2) 본 환자의 경우도 홍반-혈관확장형 주사에 해당된다고 판단했다.
주사의 양방적인 치료 접근으로는 항생제, 교감신경차단제, 항고혈압제 등 경구약물을 복용하거나, 스테로이드제, 0.75 metronidazole gel, 피메크롤리무스 크림 및 타크롤리무스 등의 국소 연고제를 활용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레이저 치료를 진행하는데 헤모글로빈에 흡수되는 특정 파장의 레이저를 이용하여 확장된 혈관을 선택적으로 파괴, 응고, 흡수시키는 원리를 이용한다. 파장으로는 585㎚, 595㎚, 1064㎚ 등이 있고 585㎚와 1064㎚를 함께 조사하여 표재성 혈관과 심재성 혈관 둘 다 치료하기도 한다13).
일반적으로 酒齄鼻의 내치요법은 肺熱型, 濕熱型, 血瘀痰結型으로 분류하여 宣肺淸熱, 淸熱利濕解毒, 活血化痰軟堅 등의 치법을 활용하나3)본 증례는 기존의 辨證施治가 아닌 陽毒發斑의 개념을 활용한 체질 감별을 통해 처방하였다.
안면 홍조에 대한 연구로는 이 등5)의 갱년기 안면홍조에 黃連解毒湯加味方을 활용한 증례, 정 등7)의 二仙湯加味方을 활용하여 갱년기 안면 홍조의 증상 완화를 보고한 사례 등이 있으며 이와 같이 중년 여성의 안면 홍조를 갱년기 증후군에 입각하여 치료한 경우가 대다수다. 하지만 본 연구는 안면 홍조를 주사의 1차 소견으로 판단하고 內治法과 外治法을 응용하여 유의한 결과를 얻었기에 이를 보고하는 바이다.
본 증례의 환자는 갱년기 증상과 무관하게 2019년 2월경 실내 난방을 강하게 하면서 안면 홍조가 나타나고 안면부 상열감과 함께 지속적인 홍반, 안구 건조 및 이물감 등을 주소로 2019년 4월 19일에 본원에 입원한 61세 여환이다. 입원 당시 양측 顴髎穴 부위에 홍반과 열감을 지속적으로 호소하였고, 온돌, 햇빛, 취침 전 시간대 등에 악화되는 양상을 보였다. 로컬 피부과에서 레이저 치료 2회와 경구 약물을 복용하던 중 증상의 호전이 없었고, 내원 당시에는 내복약을 중단한 상태였다. 치료 방법으로는 한약으로 陽毒白虎湯을 처방하였고, 침 치료 후 黃連解毒湯 濕布를 활용하였다.
사상의학에서 陽毒白虎湯은 『東醫壽世保元』 「少陽人 胃受熱裏熱病論」 “陽毒發斑 流注丹毒黃疸等病 受病之日已爲險證也.”, 『東醫壽世保元』 「少陽人泛論」 “少陽人 內發咽喉 外腫項頰者 謂之纏喉風....此二證 始發而 輕者 當用 凉膈散火湯 陽毒白虎湯”라고 하여 少陽人의 陽毒發斑 증상에 주로 쓰는 처방이다14). 최 등15)과 김 등16)은 陽毒白虎湯을 처방하여 아토피 피부염 환자를 개선시킨 연구가 있는 등 피부 질환에 陽毒白虎湯을 활용한 논문들이 발표된 바가 있다.
이에 본 증례의 환자가 지닌 체형, 용모 그리고 성향, 발병 당시 진액 부족의 상황과 동반한 홍반 상열감 등의 陽毒發斑과 관련된 피부 증상을 비롯하여 口渴, 大便, 舌診, 脈診 등을 종합하였을 때 少陽人 裏熱證으로 진단하였고, 陽毒發斑에 淸熱瀉火 효능이 있는 陽毒白虎湯이 효과가 있을 것이라 생각하였다. 陽毒白虎湯의 구성은 淸胃瀉火 등의 효능이 있는 石膏와 知母를 기본으로 淸熱生津 효능이 있는 生地黃과 祛風解表, 消風淸熱 등의 효능이 있는 防風, 荊芥, 牛蒡子를 가미한 것으로 淸熱益陰 등의 효능이 있다.
鍼灸 치료의 경우 淸陽明經熱 효능이 있는 顴髎(SI18), 四白(ST2), 下關(ST7), 合谷(LI4) 등 陽明經 위주로 選穴하고 필요에 따라 가감하여 사용하였다17).
黃連解毒湯은 『肘後備急方』에서 최초로 언급된 이후로 각종 身熱, 小便黃赤, 濕熱黃疸, 發斑 등의 질환에 淸熱燥濕, 瀉火解毒 등의 효능이 있는 처방이다18). 黃連解毒湯의 구성은 黃連, 黃柏, 黃芩, 梔子이며 항염증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으며19), 홍 등20)은 한방 黃連 마스크팩이 顴骨 주위로 보습, 유분, 피부결 상승의 효과가 있음을 검증한 바 있다. 이에 저자는 淸熱瀉火 작용과 항염 및 피부 진정을 목적으로 안면부에 黃連解毒湯 濕布를 보조적으로 적용하였다.
본 환자의 입원 첫날 안면홍조 점수는 20점이며, VAS는 7이었고 양측 顴髎穴 부위를 중심으로 홍반이 지속적으로 나타났다. 더불어 화끈거림과 따끔함과 건조감, 안구 이물감 등을 동반했다. 취침 전 열감이 발생해 최근 수면도 불량한 상태였다. 2019년 4월 19일-2019년 4월 30일까지 입원 기간 동안 입원 2일차부터 홍반의 크기와 정도가 감소하였고, 상열감의 횟수도 줄어들어 수면에 불편감이 없어졌다. 하지만 퇴원 시 낮에 상열감 횟수가 1회 더 증가하고, 취침 전 좌측 귀와 顴髎穴 부근 상열감이 약간 증가한 양상이었으나 정도는 호전된 양상이었다. 퇴원 후 18일 추적 조사 시 상열감의 횟수와 홍반의 정도는 4점으로 유지 중이었고, 홍반이 확대되거나 기타 주사의 다른 임상 증상이 새로 나타나지 않았고, NRS도 1 정도로 상열감과 수면 시 불편감도 호전 상태로 유지 중이었다.
12일간의 입원기간 동안 안면 홍조 점수는 20점에서 4점으로, NRS는 7에서 1로 감소하였고, 육안 상 홍반의 감소도 확인할 수 있었다. 퇴원 후 18일차에도 증상이 심화 되지 않고 홍반의 정도와 상열감이 감소한 상태였으며 더불어 호소하던 消化不良, 大便秘의 증상도 호전되었다. 하지만 임상 증상의 완전한 소실을 관찰하기에는 치료 기간이 짧았다고 판단된다.
치료 방법에 있어 한약 복용, 침, 黃連解毒湯 濕布 등 복합치료를 시행하였기에 단일 치료의 효과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한계점이 있었다. 앞으로 단일 치료를 중재로 한 무작위 대조군 연구가 이루어져 단일 치료의 효과를 확인할 수 있기를 바라며, 평가방법으로 피부 표면의 온도나 혈류량을 측정하는 등 객관적인 측정 도구를 활용하는 것이 정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