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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선 치료용 한약제제에 대한 임상시험 가이드라인 설명 및 제언

김봉현1, 김관일2,3, 강세현1, 박중군1, 강동원1, 남혜정1, 김윤범1, 이준희3,4,*, 김규석1,3,*
Bong-Hyun Kim1, Kwan-Il Kim2,3, Se-Hyun Kang1, Jung-Gun Park1, Dong-Won Kang1, Hae-Jeong Nam1, Yoon-Bum Kim1, Jun-Hee Lee3,4,*, Kyu-Seok Kim1,3,*
Author Information & Copyright
1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안이비인후피부과
2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폐계내과학교실
3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의약임상시험센터
4경희대학교 한의과대학 사상체질과
1Department of Ophthalmology, Otolaryngology and Dermatology of Korean Medicine, College of Korean Medicine, Kyung Hee University
2Division of Allergy, Immune & Respiratory System, Department of Internal Medicine, College of Korean Medicine, Kyung Hee University
3Korean Medicine Clinical Trial Center, Kyung Hee University Korean Medicine Hospital
4Department of Sasang Constitutional Medicine, College of Korean Medicine, Kyung Hee University
*Corresponding Author : Kyuseok Kim, Department of Ophthalmology, Otorhinolaryngology and Dermatology of Korean Medicine, Kyung Hee University, 1 Hoegi-dong, Dongdaemun-gu, Seoul 130-701, Korea.(Tel : 82-2-958-9499, E-mail: kmdkskim@khu.ac.kr)Jun-Hee Lee, Department of Sasang Constitutional Medicine, Kyung Hee University, 1 Hoegi-dong, Dongdaemun-gu, Seoul 130-701, Korea.(Tel: +82-2-958-9280, E-mail: ssljh@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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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ceived: Apr 6, 2018 ; Revised: Apr 24, 2018 ; Accepted: May 1, 2018

Published Online: May 30, 2018

Abstract

Objectives : We report on the contents and reviews of the guidelines for clinical trials of herbal medicine for psoriasis.

Methods : After reviewing the existing reports, the guidelines were drafted by the writing committee on guidelines for Korean medicine clinical trial center in Kyung Hee university Korean medicine hospital. Since then, the guidelines have been consulted by the experts in diseases, clinical trials and pharmaceuticals. In addition, the guidelines have been certified by the Korean medicine clinical trial center association and Korean Medicine Ophthalmology & Otolaryngology & Dermatology Society.

Results : The guidelines for clinical trials are divided into 8 categories: (1) general contents, (2) evaluation standards of effectiveness, (3) outcome valuables, (4) selection of study participants, (5) designs of clinical trials, (6) safety evaluations, (7) combination therapies in psoriasis treatment and (8) Korean medical considerations.

Conclusions : There are 3 major contents for discussion: (1) obscurity of Korean medical considerations to differentiate from existing guidelines, (2) the absence of Korean version of PASI and DLQI, which are validity parameters and (3) realistic institutional problem using the herbal medicine.

Keywords: Psoriasis; clinical trial guidelines; Herbal medicine

Ⅰ. Introduction

건선은 은백색의 비늘을 동반한 홍반, 구진과 판이 특징인 피부질환으로 이 질환에는 면역 및 유전요인이 다양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1). 유럽 및 북유럽에서 건선의 유병률은 2% 정도로 알려져 있으며2), 국내의 보건의료빅데이터개방시스템에 따르면 2016년 건선 환자는 16만 명 정도로 상당히 빈번한 실정이다. 기존의 치료법은 스테로이드, 비타민 D 유도체, 광선요법 등을 사용하며, 최근에는 생물학적 제제(biologic)인 TNF-α inhibitor인 etanercept, adalimumab, infliximab이나 T cell조절제인 alefacept 등이 개발되고 있다3). 기존 치료법의 효과에 대한 불만족, 치료비용 등의 문제로 한의학 치료를 찾는 사람들은 점차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그러나 현재 한국 한의학계에서 건선치료에 대한 연구는 증례보고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실상 임상연구는 부족한 상황이다.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은 임상시험을 설계함에 있어서 진단기준, 선정기준, 제외기준, 유효성 평가지표 선정 등에서 필요한 근거를 제시하여 임상시험의 설계시간 단축 및 연구의 방향 설정에 도움이 된다. 더불어 미연에 발생할 수 있는 문제점을 예방할 수 있어 임상연구의 질 향상을 도울 수 있다. 이에 식약처에서는 비만, 당뇨병, 아토피 등의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을 제정한 바가 있다. 건선 질환을 대상으로 한 한약제제 임상시험 가이드라인 관련 연구로는 2016년 강 등4)이 국내외 건선 임상시험 가이드라인 및 기존 건선 치료 한약제제 임상연구 고찰을 통하여 건선 한약제제 가이드라인 수립에 필요한 준비연구가 있었지만 아직까지 건선 치료용 한약제제에 대한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은 없다.

따라서 본 연구는 1) 건선을 대상으로 한 한약제제 임상시험 가이드라인 개발과정 및 구성을 설명하고, 2) 가이드라인 내용을 소개하고자 해당 가이드라인을 덧붙여 참고하도록 하였으며(Appendix 1, 3) 개발 당시 중점적으로 고려되었던 점들을 제시하여 향후 수립될 건선 한약제제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에 접근성 및 활용성을 높이고자 계획되었다.

Ⅱ. Methods

1. 가이드라인의 수립 배경

본 가이드라인을 통하여 건선 질환에 유효하면서 안전성을 확보한 한약제제를 개발하고자 할 때 필요한 고려사항을 연구자 및 제약 업계에 제공하고자 한다. 또한 가이드라인을 이용한 결과를 실제 임상유효성 평가에 응용하고자 한다. 특히 한약제제의 경우 변증 등의 한의학의 특수성을 살릴 수 있는 가이드라인을 수립하고자 하였다.

2. 가이드라인 개발 과정

본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을 통해 보건복지부 한의약선도기술개발사업의 재정지원을 받아 진행되었다(과제고유번호: HI13C0700). 우선 자료조사로 국내외 건선임상시험가이드라인, 임상진료지침 및 국내외에서 진행된 건선 관련 임상연구에 대하여 조사하였다4). 이 결과를 바탕으로 초안이 완성되었으며, 이후 전문가 검토를 통하여 대한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 학회장 인준을 받았고(2016년 4월 25일), 한의약임상시험센터협의회에서 가이드라인에 대한 인증을 받았다(2017년 1월 10일).

3. 가이드라인 집필위원회 및 검토위원회 구성

가이드라인 집필에는 경희대학교한방병원 한의약 임상시험센터 가이드라인 집필위원회가 초안을 작성하였다. 초본을 토대로 10명의 자문위원이 검토를 거쳐서 최종본이 완성되었다. 자문위원은 총 10명으로 구체적으로 다음과 같다.

위원장 1명(한국한의학연구원 이준환), 분과위원 3명(경희대학교 이준희, 원광대학교 권영달, 대전대학교 정인철), 임상시험방법론 전문가 2명(한국한의학연구원 이명수, 메디팁(CRO) 유정희), 제약관련 전문가 3명(대전대학교 박양춘, 원광대학교 김윤경, 한풍제약 김혜수), 질환전문가 1인(부산한의학전문대학원 서형식).

4. 가이드라인의 구성

가이드라인은 크게 건선의 증상, 진단, 역학, 치료 부분을 개괄적으로 설명한 일반적 사항, 유효성 평가 기준, 유효성 평가 방법, 시험 대상자 선정, 임상시험 설계, 안전성 평가, 건선 치료에서의 병용요법, 한의학적 고려사항으로 구분될 수 있다. 개략적인 설명은 다음의 Results를 통하여 제시한다.

Ⅲ. Results

1. 일반적 사항

건선은 은백색의 비늘로 둘러싸인 홍반, 구진과 판을 특징으로 하는 면역학적 다유전자성 만성질환이다. 증상으로 비늘로 덮인 듯한 구진, 홍반을 동반한 판이 특징이며, 때로 소양감을 동반하기도 한다. 조직학적으로 건성형 표피 과증식 및 과립층의 약화, 부전각화증, 해면양 농포, 표피 및 진피 안으로의 호중구, 림프구 침입, 진피 유두상 혈관구조를 보인다.

진단은 발병부위(두피, 체간, 엉덩이, 사지, 신전부) 및 조갑 건선 유무, 주요형태(밝은 붉은색 판 위에 은백색 인설이 덮고 있는 형태)를 가지고 있을 때 임상적 증상을 통하여 진단한다. Auspitz’s sign이 유용한 진단법이며, 주요감별질환으로는 화폐상 습진, 백선, 피부 낭창, 균상 식육종, 습진, 백선, 편평 태선, 전신성 홍반성 루푸스 등이 있다.

표준 치료로는 건선의 중등도에 따라 초기에는 국소치료제, 중등도에는 국소치료제와 광선치료, 중증의 경우에는 전신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다.

2. 유효성 평가기준 / 평가방법
1) PASI(Psoriasis Area and Severity Index)

건선의 유효성 평가방법으로 가장 많이 사용된다. 피부를 머리, 체간, 상지, 하지 4개의 부위로 나누고 각각 부위의 증상(홍반, 유병기간, 인설 정도)과 증상범위를 평가하여 이들을 통하여 값을 평가한다. 1차 유효성 평가 변수로 PASI를 사용할 것을 권장하며, 치료의 성공을 PASI 감소율이 75% 이상으로, 치료실패를 PASI 감소율이 50% 이하로 설정하였다.

2) DLQI(Dermatology Life Quality Index)

증상의 감정상태, 일상생활, 여가생활, 직장과 학교, 대인관계와 치료 6가지 항목을 평가하는 10가지 문항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삶의 질을 평가하고자 2차 유효성 평가 변수로 사용하기를 권장한다.

3) 기타

PASI의 경우 손발바닥, 접힌 부위 피부 및 두피, 조갑 부위는 적용하기 힘들다는 단점이 있고, 증상이 10% 이하인 경우 민감도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PASI를 보조해 줄 수 있는 2차 유효성 평가 변수로 PGA(Physician’s Global Assessment) 혹은 BSA(Body Surface Area)를 병용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으로 사료된다.

PGA는 건선의 심각도를 평가하는 6점 단위 평가도구로 모든 건선 병변을 대상으로 판의 홍반, 인설, 두께의 정도를 평가하는 지표이다. 이 도구는 체표면적을 정량화하지는 않으며, 개별적인 병변을 평가하지는 않는다. BSA는 건선 병변의 범위를 평가하는 방법으로 화상의 표면적을 평가하기 위해 개발된 9의 법칙을 사용하는 평가 방법이다. 머리와 목에 대해 9%, 각 팔에 대해 9%, 앞, 뒤의 다리에 대해 9%, 체간을 4등분 하여 각각에 대해 9%로 정의하며 회음부를 1%를 가해 합계 100%로 한다. 또 다른 측정 방법으로 손바닥이 BSA의 약 1%에 해당한다고 가정하여 환자의 손바닥 영역 수로 BSA의 정도를 평가할 수 있다5).

3. 시험 대상자 선정
1) 건선의 중증도 설정

-Mild : BSA<10% or PASI<10, PGA(mild to moderate), 국소 요법만으로 잘 조절됨.

-Moderate : BSA>10% or PASI≥10, PGA (Moderate), 국소 요법만으로 어느 정도 조절됨.

-Moderate to severe : BSA>10% or PASI score 10-20, 치료가 잘 안 되는 부위(손바닥, 발바닥 등)에 상당히 두꺼운 병변이 있으면서 BSA<10%인 경우, PGA(Moderate to severe), 국소 요법으로 조절되지 않음.

-Severe : BSA>20% or PASI>20, 상당히 두꺼운 병변부와 더불어 매우 중요한 국소 증상이 동반되면서 BSA>10%인 경우, PGA(Severe), 전신적인 치료법이 필요한 상태.

2) 고려해야 할 합병증 혹은 동반질환

우울증, 심혈관계 질환(중증의 경우), 관절질환, 비만, 대사증후군, 흡연, 음주력, 정신과적 질환, 악성종양, 크론병

4. 임상시험 설계

임상시험 참여 이전에 국소 외용제나 경구용 제제, 광선치료, 생물학적 제제를 사용하고 있었던 경우 치료를 중단하고 적절한 휴약기(wash-out period) 및 안정기(run-in period)를 거쳐야 한다. 그 기간은 약물의 반감기를 고려할 경우 통상 2~4주 정도로 설정할 수 있다. 중증 건선 환자의 경우 양약의 지속적 투여가 필요한 경우가 있을 수 있다.

치료적 탐색시험(therapeutic exploratory studies)을 시행할 경우 임상적으로 유용한 투여용량 범위를 평가하기 위하여 최소 3가지 이상의 투여용량에서 실시되어야 한다. 이중 눈가림, 위약대조 시험이 권장되며, 고정 용량군 - 평행군 시험이 일반적이다. 각 용량별로 치료효과를 증명해야 하며 이를 위해 최소 8~12주 동안 투약을 지속하도록 한다. 다만, 생약(한약)제제의 경우 적정용량 설정을 위한 약동학-약력학의 평가가 어려운 부분이 존재하여 11종 기성 한약서에 의한 경험적 용량 혹은 기존 허가의약품의 경우 허가용량을 적정용량으로 사용할 수 있다.

치료적 확증시험(therapeutic confirmatory studies)을 시행할 경우 이미 치료효과가 널리 인정된, 시판중인 치료제를 이용한 비교연구 임상시험이나 유효성분이 제외된 위약을 이용한 위약대조임상시험이 일반적으로 권장된다. 투약기간은 8~12주 사이를 기간으로 잡고, 2~4주 정도의 단위로 중간평가를 시행한다. 느리게 작용하는 한약(생약)제제의 경우 16~24주까지 연장할 수 있다.

5. 안전성 평가

이상반응 및 안전성 평가, 뇨검사, 대변검사, 심전도검사, 간기능검사, 신장기능검사 및 피부암 부작용 여부, 면역결핍에 관련된 항체검사 등에 대해 치료 전후의 결과를 비교해야 한다. 임상시험 동안 발생하는 모든 이상반응에 대해 정도, 약물관련성, 치료유무, 중도탈락 여부 등을 개개로 분석하여 모두 기록되어야 하며, 연구대상 약물에 대한 잠재적 이상반응 및 오남용 등을 분석, 평가하여 결과에 반영해야 한다.

6. 건선 치료에서의 병용요법

임상시험 기간 동안에는 원칙적으로 스테로이드제, 항생제, 전신 광화학요법 및 다른 면역억제제의 투여는 금한다. 단 연구목적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 병용 시 고려해야 할 사항은 Metatrexate(MTX)의 경우 간독성, 빈혈, 백혈구, 적혈구, 혈소판감소, 오심, 구토, 탈모, 신장과 폐 기능 장애의 부작용이 보고되어 있다. Cyclosporin의 경우 신독성, 고혈압을 주의해야 하며, Retinoid의 경우 간, 신장질환, 고지혈증, 심한 음주자에게 본 약물의 병용을 금해야 한다. TNF-α 억제제 병용 시 결핵감염유무, 악성림프종, 루프스모양증후군, B형 간염바이러스 검사 등이 필요하다.

7. 한의학적 고려사항

2002년에 발간된 中藥新藥治療白疕的臨床硏究指導原則에 따르면 白疕의 한의학적 주요변증 분류기준은 다음과 같다.

1) 風熱證

-主症 : 새로운 피진이 끊이지 않고 나타나며, 구진형과 반구진형 위주이다. 피진이 있는 피부 아래 색이 선홍색이다. 제거 시 인설과 점상출혈이 보이는 Auspitz 징후가 있다.

-次症 : 처음 발생하거나 재발할 수 있으며, 가려움은 일정하지 않고 心煩口渴, 口乾, 便秘, 尿黃, 舌質紅, 苔黃, 脈數.

2) 血虛證

-主症 : 피진이 판상이 주가 되며 피진 부위의 피부색이 비교적 옅고 인설이 많으나 비교적 얇다.

-次症 : 병정이 길고 오래되며 가려움이 있을 수 있고 피로하고 舌質淡紅 苔薄白 脈細.

3) 血瘀證

-主症 : 피부병변이 두텁게 침윤을 보이며 피진 부위의 피부색이 암홍하고 인설이 견고하다.

-次症 : 병정이 비교적 길고 피부 병변 부위가 국소적으로 가벼운 편이며 오래도록 없어지지 않고 일정하지 않은 소양감이 있을 수 있다. 전신증상이 불명확하고 舌質暗紅 혹 어혈로 인한 점이나 반점이 보일 수 있으며, 脈澁 혹 細澁.

위의 언급한 主症을 가지고 있으며 次症이 2개 이상 있으면 해당 변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연구의 성격에 따라 수정된 변증 기준을 사용할 수 있다. 이때 변증은 임상경험 5년 이상의 전문의 2인이 위의 변증 기준을 근거로 한 지침을 마련하고 합의에 의해 변증하는 것을 권장한다.

4) 기타 고려사항

치료적 탐색임상시험의 진입 전까지는 제법 또한 규격에 포함되는 사항이므로 적합한 제법이 확립되어야 하며, 한약(생약)제제의 규격, 기준 및 시험방법이 확립되어야 한다. 한약제제 구성성분(예: 타르색소류 등)이 건선을 유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충분한 정보 및 검토가 있어야 한다.

외용제의 경우 도포부위 및 피부상태에 따라 약물의 흡수가 달라질 수 있으므로 이를 고려하여 설계하고, pH 조절제 등의 적절한 부형제를 사용하여 흡수율을 조절할 수 있다.

Ⅳ. Discussion

기존 한의학 연구는 임상시험 설계에서 무작위화(randomization), 할당(allocation) 은폐(concealment) 및 맹검(blinding)에서 적절하지 못한 방법을 사용하여 질이 낮은 경우가 많았다6). 이에 임상시험에 대한 질을 높이고자 한약제제에 해당하는 임상시험 보고지침(CONsolidated Standards of Reporting Trials, CONSORT) 확장판이 만들어졌고 2017년에는 개정판이 보고되었다7). 하지만 이러한 지침은 보고지침이기 때문에 중재, 무작위, 눈가림 등의 내용이 위주이다. 개별 질환에 대하여 진단기준, 선정/배제기준, 유효성평가를 위한 방법, 한의학의 변증도구 사용방법에 대한 내용을 얻기에는 부족함이 있었다.

최근 한의학회에서 연구되고 있는 임상진료지침(Clinical Practice Guideline, CPG)도 임상시험 가이드라인과는 목적 및 제시내용이 다르다. CPG를 이용하는 주체와 보건상의 목표에 따라 CPG가 수립되다 보니8) CPG에는 개별적인 질환에 대한 전반적인 역학, 진단, 평가 및 예후 등의 사항은 자세히 기술되어 있으나 임상시험 설계와 관련된 환자모집, 유효성, 안전성 평가 도구 등의 내용은 부족하였다.

본 연구는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여 건선 개별질환의 특수성을 살리면서, 한의약산업에서 한약제제를 개발하는데 필요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자 만들어졌다. 또한 한의학의 특수성을 담아 기존의 의약품 임상시험 가이드라인과는 차별화를 두고자 하였다.

자문위원들이 가이드라인 검토 시에 제기한 문제는 크게 세 가지로 (1) 기존의 임상시험 가이드라인과 차별화된 한의학적인 고려가 명확한지, (2) 유효성 평가변수로 살펴보았던 PASI 및 DLQI가 영문판 밖에 없어서 이를 임상시험에서 실제로 사용될 수 있는지, (3) 건선을 한의사가 임상적으로 진단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였다.

자문위원들의 의견 중 첫 번째를 살펴보면 한약제제 대상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는 이유는 기존 의약품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에서 포괄하지 못하는 한의학의 특수성을 담기 위함이며, 이러한 특수성은 한의학적인 고려 부분에서 변증분류가 대표적으로 해당이 된다. 하지만, 가이드라인의 한의학 변증분류 기준을 보면 피부증상 및 임상증상, 맥진, 설진으로 구성되어 있어, 모두 주관적인 지표로 편견이 개입될 가능성이 크다. 더구나 이러한 변증분류는 중국의 변증분류를 적용했다9)는 한계가 있다. 본 변증 분류가 한국 한의학에 적합한지에 대한 여부는 한국 한의학에서 이 분야의 전문가집단이라고 볼 수 있는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학회의 공식적인 고려와 지침이 필요하다. 추가적인 지적 내용으로 현재 배우고 있는 한방피부과학의 교과서 내용과도 본 가이드라인의 변증분류 기준이 일치하지 않는 것10)을 고려하였을 때, 변증 분류 기준은 한약 제제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에서 좀 더 정교하게 다듬어야 한다는 의견이 있었다.

또한 변증 분류 기준은 主症과 次症으로 구분되어 있으며 主症을 가지고 있으며 次症을 2개 이상 가지고 있는 경우가 기준점으로 제시되었는데, 2개 이상의 증상이라는 말이 心煩口渴, 口乾, 便秘, 疲勞 등의 증상에서 어디까지를 2개로 인정하는가에 관해서 표현이 모호하고, 맥진, 설진을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가에 대한 한계점이 지적되었다. 그리고 유효성을 평가하는 기준으로 양방에서 사용하는 PASI의 75% 이상의 감소율을 가진 경우로 판단한다고 하는데 한의학은 양방과는 다른 치료법 및 기준을 가지는 만큼 유효성을 평가함에 있어서 추가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준을 마련하여 한의학 접근의 특수성을 수립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었다. 이 부분에 대한 해결 방법으로 임상경력 5년 이상에 해당하는 전문의 2인 이상이 진단 및 평가의 세부지침을 마련하도록 하여 본 문제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는 방법이 제기되었다. 다만 향후 장기적으로는 명확한 변증기준이 마련되어 한의학 치료의 특수성을 명확히 하는 것이 필요할 것이라 생각된다.

두 번째로 제기된 문제는 유효성 평가변수가 영문으로 되어 있어 평가지표로서 제대로 사용되기 어렵다는 점이다. Appendix에 제시된 가이드라인에서 주요 평가지표에 해당하는 PASI와 DLQI 모두 국문판이 존재하지 않는다. PASI의 경우 평가자가 시행하며, 증상의 심각성을 사진을 통하여 구분하며 현재 PASI 값으로 보험급여여부가 결정되는 만큼 중요평가도구로 인정받으므로 언어적 문제는 PASI의 경우 일반적으로 큰 영향을 끼치지 않는다고 볼 수 있다11). 하지만 DLQI의 경우 환자가 작성하는 설문지로 해석의 정도에 따라 기존에 만들어졌던 부분과는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다. 설문문항도구가 실제 임상에 사용되기 위해서는 타당도(validity)뿐 아니라 신뢰도(reliability)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또한 이 문항이 번역된 경우 번역이 제대로 되었는지 번역본에 대한 타당도 및 신뢰도 평가가 필요하다12). 향후 다른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을 작성할 경우 이러한 부분에 대한 고려가 필요하며, 필요하다면 선행연구로 주요 설문들의 타당도 및 신뢰도를 평가하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도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자문위원들의 지적사항으로 한의사의 진단가능여부를 언급한 사항이 있었다. 필자의 의견으로 건선은 임상 증상으로 진단하기 때문에 한의사가 진단하는데 큰 문제는 없다. 하지만 이 부분은 보다 넓은 문제를 포괄하고 있다. 진단 자체는 임상적 증상으로 판단하지만, 다른 유사질환과 감별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 조직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다.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에서 언급된 바에 의하면 주요 제외기준으로 혈청학적 이상이 있는 환자, 건선관절염환자들을 제외하는데, 이를 통하여 임상시험이 이루어지고 그 결과 한약제제가 출시된다 하더라도 한의사는 이 제외기준을 확인할 수 있는 장치가 없다.

진단 단계뿐만 아니라 한약 투여 시에 유효성은 적절한 바이오마커(biomarker)가 없는 관계로 증상을 통하여 평가하지만13) 안전성 평가 경우 혈액검사, 소변검사에서 확인하며, 다양한 병용투여약물에 대한 금기들이 설정되어 있다. 하지만 한의사는 이러한 안전성 여부를 평가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없으며, 의약품 안전사용서비스(Drug Utilization Review)에 접근이 배제되어 있어 병용약물을 확인할 수 없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록 임상시험을 통과할지라도 이 약을 실제 한의사가 사용하기에는 매우 요원한 실정이다.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의 수립배경 자체가 한약제제의 개발을 통한 사용증진을 목적으로 한다면 향후 사용증진을 위한 제도의 정비 및 개선이 필요하다고 사료된다.

Ⅴ. Conclusion

건선치료용 한약제제에 대한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에 대한 개발과정 및 소개 더불어 가이드라인 수립 시에 심의내역에 대하여 살펴 본 바 다음과 같은 내용을 얻을 수 있었다.

가이드라인의 주요 구성으로는 (1) 건선의 증상, 진단, 역학, 치료 부분을 개괄적으로 설명한 일반적 사항, (2) 유효성 평가 기준, (3) 유효성 평가 방법, (4) 시험 대상자 선정, (5) 임상시험 설계, (6) 안전성 평가, (7) 건선 치료에서의 병용요법, (8) 한의학적 고려사항으로 구성되었다.

한의학적인 고려사항으로는 변증기준으로 風熱證, 血虛證, 血瘀證으로 구분되며 시험대상자가 이 중의 한 기준에 해당하는 主症을 가지고 있으며 次症이 2개 이상 있으면 해당 변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가이드라인 검토 시에 제기되었던 내용은 크게 세 가지로 (1) 기존 임상시험 가이드라인과 차별화된 한의학적인 고려가 명확하지 않음, (2) 유효성 평가변수인 PASI 및 DLQI의 한글판 부재, (3) 유사질환과 감별하기 위해서는 혈액검사, 조직검사 등이 필요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한 제도적 문제가 있었다.

한약제제 임상시험 가이드라인을 수립하면서 대략적인 내용과 검토 시에 제기된 내용을 제시하여 본 가이드라인의 활용성을 높이고, 더불어 추후 해당 가이드라인에 대한 업데이트 및 다른 질환의 임상시험 가이드라인 수립 시에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cknowledgement

본 연구는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을 통해 보건복지부 한의약선도기술개발사업의 재정 지원을 받아 수행된 연구임(과제고유번호: HI13C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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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endices

부록
건선치료용 한약제제에 대한 임상시험 가이드라인 Ver 1.05 jkmood-31-2-40-suppl1.pdf